서 론
증 례
환 자: 78세 남자
주 소: 전신기력저하 및 호흡곤란
현병력: 3일 전부터 시작된 전신기력저하 및 점점 악화되는 호흡곤란으로 내원하였다.
과거력: 3개월 전 본원에서 신세포암으로 좌측 근치적 신전제술을 시행하였으며, 폐전이 및 간전이로 인하여 1개월 전부터 pazopanib을 복용하였다. 신부전 및 고혈압으로 약물 투여 중이었다.
가족력 및 사회력: 특이사항은 없었다.
진찰 소견: 내원시 혈압 120/70 mmHg, 맥박수 95회/min, 호흡수 20회/min, 체온은 36.5℃였다. 의식은 명료하였다. 흉부 진찰에서 호흡음은 미약한 기관지 호흡음이 들렸으며 저명한 심잡음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에 말초 부종은 경미하게 존재하였다.
검사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는 10,460/mm3, 혈색소 9.6 g/dL, 혈소판 241,000/mm3로 빈혈 소견을 보였다. 전해질 검사에서 Na 142 mEq/L, K 7.0 mEq/L로 고칼륨혈증을 보이고 있었으며 blood urea nitrogen (BUN) 77.7 mg/dL, creatinine 3.01 mg/dL였다. Brain natriuretic peptide (BNP) 수치는 1,805.2 pg/mL로 상승한 소견을 보였다.
심전도에서 천막 모양의 T파나 느린 맥은 보이지 않았으며 흉부 단순촬영은 이전과 비교하여 저명한 폐부종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치료 및 경과: 고칼륨혈증 소견을 보여 수액 치료 및 이뇨제 사용을 통하여 고칼륨혈증을 교정하였으며 다시 시행한 검사에서 K은 5.3 mEq/L 소견을 보였다. 입원 12일째 호흡곤란이 악화되었고 환자 산소포화도 82%로 확인되었다. 이에 흉부 단순촬영을 시행하였으며 폐부종 및 양측 흉수 소견을 보여(Fig. 1A) 산소 공급 및 심초음파를 시행하였다. 환자의 이전 심초음파는 박출률(ejection fraction) 64.68%로 정상 소견을 보이고 있었으나(Fig. 2) 증상 발생 이후 시행한 심초음파에서 박출률 31.40%로 감소하였고, 좌심방 및 좌심실비대, 좌심실의 전반적인 운동저하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3). Pazopanib 복용을 중단하고 digoxin 및 이뇨제를 투여하기 시작하였으며 1주일 후 증상은 호전되었다. 증상 호전 이후 시행한 흉부 단순촬영에서 환자 폐부종 및 양측 흉수 소견은 호전되었다(Fig. 1B).
고 찰
신세포암은 신피질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신장암의 80-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암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조직학적으로 투명세포암가 제일 흔한 형태이다. 신세포암은 주로 옆구리 통증, 혈뇨, 배에서 만져지는 종괴 또는 전이된 병변으로 인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복부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2].
Pazopanib은 VEGFR-1, -2, and -3; PDGFR-a and -b; and c-KIT에 작용하는 multi-tyrosine kinase inhibitor로 신생혈관 생성 억제를 통하여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zopanib은 주로 간을 통하여 대사되며 대변으로 배설되며, 4% 미만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신장기능 저하가 임상적으로 pazopanib의 약동학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2].
Pazopanib은 임상시험 2상과 3상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과 치료반응 비율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으며 기존에 사용하던 sunitinib에 비하여도 비열등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1,7,8].
부작용은 고혈압, 설사, 털 색상 변화, 식욕 부진 및 메스꺼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액 검사 이상소견으로는 고혈당, 간기능 수치 이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9].
심혈관 관련 부작용으로는 서맥, 심장기능 저하, 심근경색 및 허혈이 pazopanib을 사용한 신장암 환자에서 드물게 나타나고 있으며(< 1%) 치료와 관련된 심부전과 좌심실 박출률 저하는 3상 시험에서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9].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논문들에서 pazopanib과 연관되어 심부전 발생 위험도가 상승하거나 박출률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3,10].
심부전은 VEGF 억제제 사용에서 매우 드무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10]. 심부전과 관련된 신생혈관 생성 억제 약물의 발병 기전은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기전들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10]. Sorafenib, sunitinib, vandetanib, pazopanib, axitinib, regorafenib (VEGFR-TKIs)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혈압은 잘 알려진 심부전 발생 위험인자 중의 하나이다. 다른 기전으로는 VEGF 신호전달 과정 억제를 통한 심근 독성 발생 가능성 및 심첨부 풍선확장증후군(apical ballooning syndrome)을 생각해 볼 수 있다[5,6,10].
본 증례에서는 pazopanib을 사용하기 이전의 심초음파 검사에서는 정상적인 박출률을 보였으나 pazopanib을 사용한 이후 호흡곤란 및 BNP 상승 등의 소견이 보여 시행한 심초음파에서 저명한 박출률 감소 소견이 보였으며(64.68% to 31.40%) 좌심실 운동저하 소견이 보였다. 수액 치료 및 이뇨제 사용에도 환자 C-reatinine 수치는 상승하지 않았으며 내원 이전의 C-reatinine 검사에도 2.0 mg/dL 이상의 수치를 보인 적이 있기에 만성 신부전에 동반된 급성 신부전으로 인한 일시적인 심부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여 pazopanib으로 인한 심부전 발생으로 진단하였다. 환자 약물 치료 및 pazopanib 중단을 통하여 증상 호전 및 흉부 단순촬영 검사에서 호전된 소견을 보였으며 언급된 것 이외의 다른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전에 보고된 증례에서도 약 중단 및 보존적인 심부전 치료로 증상 및 검사 결과가 호전되었다[4-6].
따라서 신장암 환자에서 pazopanib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에 드물지만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주기적인 심장기능 평가 및 증상 발현 시에 약물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