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 염증반응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코가려움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에 따라 코점막에서 일어나는 IgE 매개성 염증 반응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과 이와 관련이 없는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10-25%에 달하며 최근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면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높은 유병률로 인하여 비염에 따른 삶의 질 저하와 의료비 지출이 앞으로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천식 환자의 약 60-80%가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며[1,2]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20-40% 가량이 천식을 동반하고 있다[3]. 따라서 비염 환자에서 천식의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경조절
약물치료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대부분 경구용 혹은 비강 내로 투여한다. 비강 내 투여방식은 약제가 비강 내에 직접 전달되어 높은 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알레르기결막염 혹은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하도록 한다(Table 1).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H1수용체 길항제로, 표적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작용하여 히스타민의 결합을 막는 역할을 한다. 비염에서의 항히스타민제는 콧물, 재채기, 코가려움에 효과적이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중추신경계의 H1수용체에 작용하여 졸림, 어지러움, 무력감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변비,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항콜린, 항무스카린성 효과에 따라 다양한 정도의 점막건조, 시력흐려짐, 변비, 배뇨곤란, 빈맥, 발기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당뇨병, 녹내장, 전립선비대,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은 주의를 요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중추신경 억제제인 알코올, barbiturates, 기타 진정제와의 병용 시 주의를 요하고 MAO 억제제인 iproniazid, phenelzine를 투여하는 환자에서는 금기이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blood brain barrier (BBB)를 쉽게 통과하지 않아 중추신경계의 H1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이 약하여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비하여 진정작용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fexofenadine을 제외한 모든 약물에서 BBB를 통과할 수는 있으므로 환자에 따라서 진정작용을 보이기도 하며 cetirizine의 경우 11-14% 환자에서 진정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콜린성 효과가 적으므로 당뇨병, 녹내장, 전립선비대,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1세대 항히스타민제보다 먼저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10].
비강용 항히스타민제
비강용 항히스타민제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 달리 코막힘에도 효과가 있다. 흔한 부작용으로 쓴맛이 나고(19.7%) 체내로도 흡수되어 진정작용(11.5%)을 나타낼 수 있다.
치료지침에서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경구용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비강 내 항히스타민제보다 추천한다[10].
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사용은 전신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비강 점막의 약물농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뿐만 아니라 안구 증상도 같이 호전시킬 수 있다[11]. 코막힘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제가 일차 약제로서 다른 약제보다 효과적이다.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장기적으로 사용하더라도 비강점막의 위축을 유발하지 않으며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때 고려해야하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소아에서 사용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가 최종적으로 성장지연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최근에 있었다[12]. 그러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에서는 1년간 단기 연구이지만 성장지연이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13].
따라서 치료지침에서는 성인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제로 비강 내 스테로이드를 강력히 추천하며 경구 류코트리엔억제제보다 권장한다[10].
류코트리엔억제제
류코트리엔억제제는 알레르기 비염 및 결막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 류코트리엔억제제와 항히스타민제의 병합요법과 류코트리엔억제제 단일요법에 비해 추가적인 이득이 별로 없어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는 항히스타민제 단독요법이 일차적으로 권장된다.
혈관수축제
알레르기 혹은 비알레르기 비염에서 코막힘의 치료를 위해서 단기간 비강 내 혈관수축제를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그러나 코가려움이나, 재채기, 콧물에는 효과가 없다. 비강 내 혈관수축제를 장기간(10일 이상) 사용할 경우에는 반동성 비강점막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rhinitis mediamentosa, drug-induced rhinitis, rebound rhinitis) [15].
경구용 혈관수축제로는 ephedrine, phenylephrine, phenylpropanolamine 등이 있으며 특히 pseudoephedrine이 경구 혈관수축제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전신적인 부작용은 드물지 않으며 불안, 어지러움, 두통, 손떨림, 불면, 심계항진, 고혈압 등이 있다. 녹내장이나 갑상선항진증이 있는 환자,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저류가 있는 고령 환자에서는 주의하여야 한다.
경구용 혈관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복합제제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pseudoephedrine이 항히스타민과 복합제제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이는 재채기, 콧물 외에도 코막힘을 호전시킬 수 있다. 또한 ibuprofen과 pseudoephedrine, chlorpheniramine 복합사용이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개선에 부가적인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16].
면역요법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환자에게 원인 알레르겐을 점진적으로 투여하여 알레르겐에 대한 내성을 유발하여 질환의 경과를 변경시키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면역요법은 3년 이상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하면 중단 후에도 치료효과가 지속되며[17] 향후 천식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줄여 주고[18] 새로운 알레르겐에 감작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19].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되는 면역요법은 투여경로에 따라 피하면역요법과 설하면역요법으로 나뉜다.
면역요법 대상 환자 선정
면역요법은 원인 알레르겐에 의한 IgE 반응과 임상증상과의 연관성이 확실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20]. 원인 알레르겐은 피부단자시험 또는 혈청 내 특이 IgE 항체 측정으로 판단하나 실제 증상과의 연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다.
면역요법의 절대적 금기증으로는 ① 심한 전신 면역 질환이나 악성종양을 앓고 있는 경우, ② 부작용 발생 시 응급처치로 사용되는 에피네프린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 예를 들어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한 고혈압으로 베타차단제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우, ③ 환자의 순응도가 나쁜 경우이다. 상대적 금기증으로는 ① 5세 미만의 영유아 환자, ② 중증 천식환자, ③ 임신 중에 면역요법을 시작하는 것 등이 있다[20].
면역요법 대상 알레르겐 선정
최근까지 이중맹검 대조연구를 통하여 면역요법의 효능이 명확하게 입증된 알레르겐으로는 꽃가루(잔디, 돼지풀류, 자작나무, 쑥, 개잎갈나무)와 집먼지진드기, 바퀴, 곤충독, 그리고 곰팡이(Alternaria, Cladosporium)에서 유의한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동물 알레르겐의 경우에는 고양이 털, 개 비듬이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피부단자시험 및 혈청 특이 IgE 검사 결과와 함께 병력상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한 종류 혹은 가능한 소수의 알레르겐으로 면역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여러 종류의 꽃가루에 동시에 감작된 경우는 항원간의 교차 항원성을 고려하여 항원을 선택하도록 한다.
항 IgE 치료
항 IgE (recombinant, humanized, monoclonal anti-IgE; Omalizumab) 항체는 유리 IgE와 복합체를 만들어 비만세포 및 호염기구와 IgE 의 결합을 방해하고 유리 IgE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35]. omalizumab은 혈청 내 유리 IgE 수치를 낮추어 주 증상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36]. 특히 천식과 비염이 동시에 있는 환자에서 omalizumab을 사용하면 코증상 및 기관지 증상을 모두 개선시키며 천식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37].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만 omalizumab 치료가 인정되고 있으며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천식과 비염이 모두 있고 명백한 IgE 관련성이 있으며 적절한 천식 치료에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천식의 치료 목적으로 Omalizumab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10] 부가적인 비염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수술적 치료
수술은 알레르기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으나 비갑개비후, 연골 혹은 뼈에 의한 상기도폐쇄 등을 치료하는데 수술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Table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