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남자가 2달간 지속되는 복통, 설사로 타 병원에서 1주일간 항생제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 호전이 없고 호산구 증가 소견을 보여 결핵성 대장염 가능성으로 본원 응급실 경유하여 입원하였다. 기저 질환은 없으며, 10갑년의 흡연자이고, 술은 일주일에 맥주 한 병 정도를 10년간 마셨다고 하였다. 2달 동안 체중이 5 kg 감소하였고, 1달 전부터 야간에 발열감이 있다고 하였다. 내원 시 활력징후 및 신체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18,610/mm
3 (호중구 4,969/mm
3 [26.7%]; 호산구 9,975/mm
3 [53.6%]), 혈색소 12.9 g/dL, 혈소판 219,000/mm
3, 총 빌리루빈 0.5 mg/dL, 직접 빌리루빈 0.1 mg/dL,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 29 IU//L,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 21 IU/L, 혈청 아밀라아제 66 U/mL, 혈청 리파아제 80 U/mL, C-반응단백 6.15 mg/dL, 프로칼시토닌 1.56 ng/mL였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소량의 복수와 대장벽의 전반적인 비후를 보였고(
Fig. 1A),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국소 간유리음영(ground-glass opacity)이 확인되었다(
Fig. 1B). 대장 내시경에서 전대장에 점막의 부종과 발적, 미란성 병변이 보였다(
Fig. 2).
호산구증가증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였다. 혈청 총 면역글로불린 E (immunoglobulin E)는 139 IU/mL였고, 기생충 대변충란 검사 및 기생충 감염에 대한 혈청 특이 면역글로불린 G 항체 검사에서 개회충, 간흡충, 폐흡충, 고래회충 모두 음성이었다. 항핵항체,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NCA)는 모두 음성이었다. 심장초음파에서 특이소견은 없었다. 호흡기 증상은 없었지만 유도객담에서 호산구가 30%로 증가하였고, 기도 가역성 검사, 메타콜린 유발 검사 및 알레르기 피부단자 시험, 부비동 X-선에서 정상이었다. 골수천자 및 조직 검사에서 호산구 증가 외에 특이 소견은 없었으며, fip1-like 1-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 alpha (FIP1L1-PDGFRA), platelet driven growth factor receptor alpha/beta (PDGFRA/B), fi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 1 (FGFR1), breakpoint cluster region-Abelson (BCR-ABL), Janus kinase 2 (JAK2), myeloproliferative leukemia virus 검사는 음성이었다.
이상의 소견을 종합하여 대장염으로 발현된 특발성 과호산구증가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전신 스테로이드(prednisolone, 30 mg)를 투여하였다. 치료 이틀 뒤부터 복부 증상이 호전되고 말초혈액 호산구 수가 감소하여 퇴원하였고, 외래에서 스테로이드 용량을 5주에 걸쳐 서서히 감량 후 중단하였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중단 후 1주일 뒤부터 복통은 없으나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심하여 입원하였다. 검사 결과 말초혈액 호산구 수가 다시 증가하였고(20.7%, 3,070/mm
3), 처음으로 시행한 양쪽 하지의 신경전도 검사는 정상 소견이었으나 1주일 뒤 추적한 신경전도 검사에서는 왼쪽의 축상형 좌골신경병(sciatic neuropathy)을 시사하는 소견이 보였다(
Supplementary Table 1). 왼쪽 장딴지신경(sural nerve)에서 생검을 시행하였고, 큰말이집신경(large myelinated nerve fiber)의 소실과 주변 혈관 내부에서 호산구를 확인하였다(
Fig. 3). 과호산구증가증후군 악화로 신경계를 침범한 것으로 판단하여 전신 스테로이드를 이전보다 증량하여 투여하였고(prednisolone, 1 mg/kg/day) 퇴원 후 외래에서 경과를 보며 감량하기로 하였다. 다리 통증은 서서히 호전되어 거의 호소하지 않았고, 저리고 붓는 듯한 감각 이상은 소실되지는 않았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감소하였다. 10개월에 걸쳐 서서히 스테로이드를 감량하여 prednisolone 2.5 mg까지 감량 후 환자가 외래 내원하지 않다가 1년 뒤 내원하여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호산구 수는 정상이었고 경미한 저림 증상은 지속된다고 하였다.
결 론
과호산구증가증후군은 매우 드문 질환이지만, 다양한 원인과 기저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질환이다. 다양한 장기를 침범할 수 있고, 임상 양상도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포괄적이며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원인이 되는 병인과 기저 질환을 확인하고, 침범 장기의 범위를 잘 확인하여 치료를 결정하며, 이를 위해 여러 진료과와의 협진을 필요로 한다. 또한 과호산구증가증후군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서 장기 손상, 심혈관계 합병증 등이 발생하는지 규칙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테로이드가 일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FIP1L1-PDGFRA, PDGFRA, PDGFRB가 확인되면 imatinib을 우선 치료제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호산구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들이 새로운 치료제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