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
식도의 이물은 대부분 저절로 배출되거나 내시경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어 이로 인한 합병증은 매우 드물지만, 천공 또는 출혈 및 열상 등의 심각한 합병증은 감염을 유발하거나 다른 이차 합병증을 유발하여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7,
8]. 따라서 식도 이물에 의한 합병증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알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몇몇 보고들이 있었다[
9-
15]. 그러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식도 이물 섭취로부터 경과된 시간이나 식도 이물의 종류와 크기, 식도 이물의 위치, 이물의 방사선 투과성, 환자의 나이 또는 기저질환 등 지나치게 많은 인자들이 위험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연구마다 위험요인들이 서로 상이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전 연구들이 소아 환자에 집중되어 있거나 소아 환자와 성인 환자를 구별하지 않고 분석한 경우, 환자의 기질적 원인에 의해 식도 이물 배출 장애가 있는 경우를 포함시키거나 환자의 기저질환으로 인하여 내시경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를 포함한 연구, 식도 이물에 의한 합병증을 식도 천공에서 표재성 미란까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의한 경우 등 다양한 환자군을 분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이러한 보고들은 서양인의 식도 이물에 대한 연구가 많은데, 서양인과 섭취하는 음식물의 종류가 다른 국내의 경우 식도 이물의 종류가 다를 수 있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비교적 많은 수(29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식도 이물의 경우를 배제하였으며, 내시경적 식도 이물 제거술을 시행한 환자들만을 모아 국내에서 식도 이물에 의한 합병증 유발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였다. 또한, 성인과 소아의 환자군을 나누어 각각 가장 호발하는 식도 이물의 종류를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의 특징은 식도 이물에 의한 합병증을 식도 미란이나 궤양과 같은 경증 합병증과 열상, 출혈, 천공 등의 중증 합병증으로 나누어, 전체적인 합병증의 위험 요인뿐만 아니라, 중증 합병증 및 천공의 위험 요인을 각각 따로 분석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는 미란이나 궤양 등 경증 합병증은 식도 이물 제거술 후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나, 열상이나 출혈, 천공 등의 중증 합병증은 식도 이물을 제거한 이후에 추가적인 내시경적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요인을 알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식도 이물에 대한 역학적 분석과 합병증발생의 위험인자 분석뿐만 아니라, 식도 이물로 내원한 환자에서 이물 제거술 후 추가적인 내시경 시술이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 중증 합병증의 위험인자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전체 대상 환자 298명 중 15세 미만의 소아 환자는 77명(25.8%)으로 기존 연구의 30-35%에 비해 소아 환자의 비율이 비교적 적었다. 이는 식도 이물로 내원한 모든 환자가 아니라,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이나 수술로 이물 제거를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소아 환자의 경우 기존의 보고에서 우발적인 이물 삼킴이 많았는데[
1,
2], 본 연구의 경우에도 모든 소아 환자(100%)가 우발적인 식도 이물 삼킴에 의해 내원하였다. 또한, 성인의 경우에도 대부분(97.7%) 우발적인 이물 삼킴으로 내원하였는데, 그 외의 성인 환자는 정신질환자, 정신박약자, 또는 수감자였다.
한편,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식도 이물의 발생률과 합병증의 발생률은 모두 환자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으나[
11,
13,
15], 본 연구에서는 15세 이상의 성인 환자 중 31-45세 23.5%, 46-60세 28.5%, 60-75세 29.1%로 연령별로 환자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으며, 식도 천공이 발생한 9명의 환자들도 나이가 51-78세로 다양하고, 환자의 나이와 전체 합병증, 중증 합병증, 천공의 발생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차이는 본 연구가 식도암 환자와 아칼라지아 환자와 같이 식도 이물 배출 장애가 있는 경우는 배제하였고, 환자의 기저질환으로 인해 내시경적 식도 이물 제거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그 대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시행 받기 힘든 기저질환이 있거나 식도 배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 원인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환자의 성별은 기존의 연구에서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인이 아니었고, 본 연구에서도 위험요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천공 환자 9명 중 6명이 남자 환자였는데, 이는 식도 이물로 인해 내시경적 제거술을 시행 받은 환자가 전체적으로 여자(43.3%)보다 남자(56.7%)가 많았기 때문이다.
식도 이물의 종류로는 소아 환자의 경우에는 동전이 가장 많았고, 성인의 경우에는 생선 가시가 가장 많았는데, 전체적으로는 생선 가시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동물의 뼈였다. 이는 이전에 서양에서 보고된 결과와는 차이가 있지만[
2-
5,
10,
16,
17],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나[9.13] 기존 국내의 연구와는 동일한 결과이다[
11,
14]. 호발되는 식도 이물에 대한 연구자들간의 차이는 연구 대상군이 다르고, 특히 동서양의 식습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식도 이물의 종류와 합병증 발생과의 연관성은 매우 높아 생선 가시의 경우 미란, 궤양 및 열상, 출혈, 천공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합병증 발생률과 연관성이 있었으며(OR 2.795,
p = 0.026), 특히, 중증 합병증의 위험요인이기도 하였다(OR 2.306,
p = 0.004). 본 연구에서 천공이 발생한 9명의 환자에서 7명은 생선 가시를 삼킨 경우였다. 이는 생선 가시가 모양의 특성상 날카로운 부위가 많고, 생선 가시는 크기가 작더라도 모양에 의해 날카로운 부위가 식도 점막에 박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열상이나, 출혈, 천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식도 이물의 크기는 전체 합병증 발생의 위험 인자는 아니었으나(OR 1.318,
p = 0.528), 이물의 크기가 25 mm 이상인 경우에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인자였다(OR 2.614,
p = 0.001). 이러한 결과는 이물의 크기가 클수록 천공, 출혈, 열상뿐만 아니라 미란이나 궤양을 포함하는 모든 합병증이 증가한다는 기존의 보고[
5,
16,
17]와 차이가 있는데, 본 연구는 서양의 연구와 달리 동물뼈보다는 생선 가시가 많았고, 이러한 생선 가시는 크기보다는 크기가 작더라도 날카로운 모양때문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보여준 분명한 결과는 25 mm 이상의 크기가 큰 이물은 열상, 출혈, 천공 등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인이라는 점이다.
식도는 정상적으로 세 곳에 협소 부위가 있는데, 윤상인두근으로 구성된 상부식도괄약근 부위, 대동맥궁이 지나는 중부식도 부위, 하부식도 괄약근이 있는 부위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부학적 협소 부위에 이물이 잘 걸린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물 중 상부식도괄약근부위에 이물이 위치할 경우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였다[
9-
11]. 본 연구에서도 상부식도괄약근부위와 대동맥궁 근위부위인 상부식도에 위치한 경우 전체 합병증의 발생률이 높았다(OR 3.709,
p = 0.001). 그러나 이물의 위치는 중증 합병증의 위험 요인은 아니었는데(OR 1.469,
p = 0.297), 기존의 연구는 합병증의 범위를 미란에서 천공까지 광범위하게 정의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추가적인 내시경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합병증만을 대상으로 다시 분석하였을 때 식도 이물의 위치는 중증 합병증이나 천공의 위험요인이 아니었다.
식도 이물 섭취 후 내시경 치료시점까지의 경과한 시간은 기존의 많은 연구에서 합병증과 관련된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9-
14], 본 연구에서도 식도 이물 섭취 후 24시간이 지나면 경증 합병증을 포함한 모든 합병증뿐만 아니라(OR 18.137,
p = 0.005), 중증 합병증의 발생률을 증가시켰다(OR 1.887,
p = 0.035). 특히, 식도 이물 섭취 후 24시간 이상의 경과시간은 천공의 유일한 위험인자로(OR 41.700,
p = 0.005), 천공이 발생한 9명의 환자 중 8명은 24시간을 지나 내원하였고, 이 중 7일 이후에 내원한 환자도 있었다. 24시간을 경과한 환자 중 48시간 경과한 경우와 72시간 경과한 경우를 서로 비교해 보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는데, 이로 미루어 일단 24시간이 경과하면 모두 유사한 위험도를 보이고, 경과 시간과 천공의 발생 사이에 정량적인 비례 관계는 적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물의 방사선 투과도가 합병증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기존의 몇몇 보고가 있었으나[
9,
10,
13], 다른 연구에서는 연관이 없다는 보고도 있어[
11,
12,
14,
16], 이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물의 방사선 투과도는 전체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인이 아니었고,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인도 아니었다.
이물의 제거 방법으로는 소아나 성인 모두 다양한 기구를 이용한 내시경적 제거술을 시행하였고, 일부는 환자의 협조가 어려워 수술실에서 전신마취 하에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9명의 환자는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 이후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식도 천공이 관찰되었는데, 7명은 날카로운 생선 가시에 의한 것이었고, 한 명의 환자는 모서리가 날카로운 알약 껍질을 통째로 삼켜 발생한 경우, 다른 한 명은 긴 금속을 삼킨 경우였다. 천공이 발생한 환자에서 식도 이물의 크기는 35-80 mm로, 모두 25 mm 이상이었고, 모양은 날카롭거나, 장경이 긴 경우였다. 이들 환자들은 대부분 이물 섭취 후 24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내원하였으며, 두 명의 환자는 천공으로 인해 추가적인 수술이 치료가 필요하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천공이 발생한 9명의 환자 중 2명의 경우 내시경적 식도 이물 제거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당시에는 내시경이나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각각 8시간과 12시간이 지난 후 흉통을 호소하였고, 추적 영상의학적 검사상 지연성 천공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중증 합병증의 위험요인인 생선 가시를 삼킨 경우, 이물의 크기가 25 mm보다 크고, 이물 섭취 후 24시간이 경과한 경우라면 성공적으로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시행했다 하더라도, 지연성 천공 등의 심각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단일 기관의 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대상 환자가 298명으로 비교적 많고, 내시경적 제거술을 시행했던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비교적 기록이 상세하며, 내시경상 관찰된 이물의 특성과 식도 점막의 상태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정보의 신뢰성이 높다. 둘째, 식도 이물의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성인과 소아의 자료를 함께 분석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소아의 기준은 각 연구자마다 다양한 분류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소아과에서 내시경적 치료를 시행한 15세를 기준으로 하였는데, 전체 298명 중 77명(25.8%)이었다. 기존에 소아와 성인을 함께 분석한 몇몇 연구에서 소아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성인보다 많거나 비슷한 것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소아의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아 그 영향이 미비할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중증 합병증의 정의가 자의적이라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 중증 합병증을 식도 이물 제거술 후 추가적인 내시경적 또는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는 경우로 정의하였는데, 천공이나 출혈뿐만 아니라 열상도 포함되었다. 열상의 경우 점막 및 점막하층이 찢어져 결함이 있는 경우로써 깊은 열상의 경우 천공의 위험이 있어 내시경적 결찰술을 흔히 시행하지만, 얕은 열상의 경우 천공의 위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내시경 의사의 자의적 판단 하에 추가적인 시술을 할 수 있고, 내시경상 열상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불필요한 시술이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본래 추가 내시경 시술을 시행한 열상과 시행하지 않은 열상을 따로 분류하여 중증도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본 연구에서는 내시경 결찰술의 시행 여부가 열상의 중증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었지만 모두 중증 합병증에 포함시켰다. 또한, 열상이 있는 경우 미란이나 궤양보다 출혈이 동반된 경우가 많았고, 천공 환자의 초기 내시경적 소견인 경우가 많았다.
결론적으로, 식도 이물에 의해 추가적인 내시경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열상, 출혈, 천공 등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인자는 이물이 생선 가시인 경우, 이물의 크기가 25 mm 이상인 경우, 이물 섭취 후 24시간 이상이 경과된 경우이며, 특히, 이물 섭취 후 24시간이 경과되면 식도 천공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 성공적인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 이후에도 지연성 천공의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요인을 가진 환자에서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시행해야 하며, 성공적인 내시경 시술 이후에도 지연성 천공 등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의 깊게 추적관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