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신경아세포종(neuroblastoma)은 교감신경계에서 기원하는 신경능세포(neural crest cell)들의 악성종양으로 교감신경절, 부신, 뇌 등 교감신경계 신경세포가 분포하는 어느 조직장기에서나 발생하는 소아에서 가장 흔한 두개외 고형암으로 1세 이전에 진단되는 암의 50%를 차지한다[1-3]. 매년 100만 명당 10명의 발생빈도를 보이며 환자들의 10% 만이 10세 이후에 발병한다[4].
청년기나 성인 환자들은 소아에서의 신경아세포종 환자들과는 매우 다른 예후를 보이며, 연령이 예후의 중요한 인자로 나이가 어릴수록 예후가 좋다[2]. 저자들은 최근에 신장에서 발생한 고령의 드문 성인 신경아세포종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안〇〇, 여자, 84세
주소 및 현병력: 환자는 입원 3개월 전부터 전신쇠약과 체중 감소가 있었으며, 약 한 달 전부터 지속된 혈뇨를 주증상으로 신장내과에 정밀 검사를 위해 입원하였다.
과거력 및 가족력: 특이 병력은 없었다.
이학적 소견: 내원 시 혈압 100/60 mmHg, 맥박수 65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은 36.5℃, 체중은 47 kg으로 최근 약 3 kg의 감소 소견이 있었으며, 전신상태는 외견상 급성병색을 보였다. 흉부, 복부 청진상 정상소견이었으며, 복부 촉지 시에 우상복부에서 7 cm 정도의 딱딱한 종괴가 촉지되었고, 경계는 불분명하였다. 압통은 있었으나 반발통이 없었다. 그 외 경부, 액와부, 서혜부 임파절은 촉지되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1.8 g/dL, 백혈구 7,110 mm3(호중구 67.9%, 림프구 22.4%, 단핵구 5.4%), 혈소판 283,000 mm3, 적혈구 침강속도는 2 mm/hr였다. 혈청 생화학 검사는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27 IU/L,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12 IU/L, alkaline phosphatase (ALP) 261 IU/L, 총 빌리루빈 0.4 mg/dL, lactate de-hydrogenase (LDH) 629 IU/L, 요산 2.0 mg/dL, 크레아티닌 1.2 mg/dL, 칼슘 9.7 mg/dL, 인 3.4 mg/dL, 마그네슘 2.3 mg/dL, 나트륨 140 mmol/L, 칼륨 3.9 mmol/L, 염소 104 mmol/L였다. 소변 검사는 요 중 적혈구 10-15/HPF, 백혈구 15-20/HPF, 빌리루빈 250 RBC/uL로 증가되어 있었으며, Neuron specific enolase (NSE) 14.10 ng/mL (정상: 0-12), carcinoemblionic antigen (CEA) 1.28 mg/dL, ferritin 20.2 μg/L, carcitonin 6.26 pg/mL (정상: 0-14)였다. 부신피질호르몬 검사에서 cortisol (8AM) 7.30 μg/dL (정상: 7-25), cortisol (4PM) 8.7 μg/dL (정상: 2-9), 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 6.4 pg/mL (정상: 0-60), renin (supine) 0.56 ng/mL/hr (정상: 0.15-2.33), renin (erect) 2.09 ng/mL/hr (정상: 1.31-3.95), aldosterone (supine) 42.9 pg/dL (정상: 10-160), aldosterone (erect), 93.6 pg/dL (정상: 40-310)이었다. 24시간 소변 vanillyl mandelic acid (VMA) 4.43 mg (정상: < 8)로 정상소견을 보였고, 갑상선 및 부갑상선 검사는 정상이었다.
방사선 소견: 역방향 요로조영술상 신장 상극(upper pole)으로 가는 신장 술잔(calyx)은 정상이었으나 중극, 하극으로 가는 신장술잔은 폐쇄 소견 보여 요로종양(ureteral tumor)을 의심하였다(Fig. 1A).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상 약 8.5 × 8.0 cm 크기의 종괴가 우측 신장의 하부, 비장의 내측, 췌장의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중심부에서는 괴사 소견을 보였다. 주위 장기와의 경계는 명확하였으며 림프절 전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2A and 2B).
조직검사 소견: 종양세포는 높은 세포밀도를 보이며 작고 균일한 크기를 갖는 세포들이 판상 혹은 소엽성 성장을 보였다(Fig. 3A). 세포질은 명확하지 않았고, 핵은 원형 혹은 약간 난원형이며 염색질은 과염색상을 보였으며 신경아세포종에 전형적인 원형 배열을 보이는 Homer Wright rossette가 다수 관찰되었다(Fig. 3B). 면역조직화학염색에서 종양세포는 NSE에 양성, chromogranin A에 음성을 보였으며 일부에서 S-100 단백에 양성인 슈반세포(Schwann cell) 기질이 관찰되었으나 신경절세포로의 분화는 관찰되지 않아 분화가 불량한 신경아세포종으로 진단되었다.
치료 및 경과: 연령 및 영상의학적 검사 고려하여 이행세포암종 의증으로 수술 전 오른쪽 신장동맥 색전술 시행하였고, 그 후 우측 신장의 완전 적출술을 시행하였다(Fig. 4). 적출 후 조직검사상 상극을 침범하지 않고 중극, 하극에 발생한 신경아세포종으로 진단되었으며, 병기가 낮고 고령의 합병증을 염려하여 항암화학요법은 시행하지 않았다. 현재 14개월 경과된 상태로 외래에서 전신 양전자단층촬영술로 추적관찰 시행하였으나, 재발이나 전이의 소견은 없었다.
고 찰
신경아세포종은 1864년 처음 기술되었으며 유아와 소아기에 가장 흔하고 악성도가 높은 종양의 하나로 성인에서는 드물게 발생한다[5]. 성별 분포는 남녀비가 1.2 vs. 1로 남녀가 비슷하게 발생하며[3], 원발부위는 복부에서 55% (부신 37%, 교감신경계 18%), 흉부 13%, 두경부 7%, 골반부 4%, 기타가 9%이며 원발부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12%로 복부 특히 부신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5]. 연령 분포는 1세 이하에서 25-38%, 1세에서 2세까지는 15-20%, 2세 이상에서는 45-60%였고 환자의 대부분이 15세 이하의 소아이거나 선천성 환자였으며 국내에서는 20대에서 8차례, 50대 한 차례 보고되었으나 본 증례처럼 고령환자에 보고는 없었으며 피질이 아닌 신장 내 신경아세포종의 보고는 77년 28세 남자 환자에서 1예 외에는 없었다[1,3,5-8].
신경아세포종의 임상증상은 원발부위나 전이장소, 전이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5]. 가장 흔한 임상증상은 복부에서 촉지되는 종괴, 복부 불쾌감, 종괴의 압박에 의한 호흡곤란 등이 있으며 침범 장기의 압박 증상이나 신경 침범에 따른 신경 증상이 대부분이다[4]. 골수를 침범한 진행된 신경아세포종 일 경우는 조혈장애를 일으켜 범혈구감소증을 유발해 창백하거나 쉽게 멍들고, 골의 통증, 고열 또는 전신쇠약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안와에 전이된 경우는 안구돌출, 안와주위의 반상출혈, 안검하수를 나타낸다[1,4] 또 다른 증상으로 신경아세포종에서 분비되는 카테콜아민에 의한 고혈압, 빈맥, 홍조, 발한, 만성설사 등이 드물게 있으나[4], 본 증례에서는 부신피질에서 발생한 증거가 없는 신경아세포종으로 다른 증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혈뇨만 볼 수 있었으며 신경학적 증상이나 그 외 다른 증상은 없었다.
신경아세포종의 예후 예측에 가장 중요한 인자는 질병의 병기와 나이이며 연령과 병기 모두 낮을수록 예후가 좋고[2,5], 성인에서 발생 시 국소 질환일지라도 장기간의 생존율은 Esiashvili 등[2]의 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SEER) Date에 따르면 20세 이후 성인 환자의 3년 생존율이 45.9%, 5년 생존율이 36.3%로 각각 10세 이전이 86% (3년)와 84.6% (5년)인 것에 비해 불량하다[2,4]. 병기는 the international neuroblastoma staging system (INSS)에 따라 나누며, 최근은 INSS가 수술 후에 병기 구분이 가능한 점에 고려해, 위험인자인 연령(18개월 기준), 종양 등급, N-myc 복제 수, 염색체 11q 상태 및 DNA ploidy를 포함하여 수술 전에 조직검사, 영상의학적 검사, 이학적 소견만으로 병기 측정이 가능하게 한 The International Neuroblastoma Risk Group (INRG) Staging System이 개발되어 사용 중이다[4,9]. 상기 진단기준에 따라 종양조직으로부터 명백한 병리학적 진단이 내려지거나 또는 골수에서 종양세포가 관찰되고 소변 또는 혈액에서 카테콜아민이나 대사물질의 증가가 있으면 신경아세포종으로 확진된다[3,4].
감별 진단은 종양의 위치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며 신경아세포종에서 이러한 감별은 본 예와 같이 카테콜아민을 생산하지 않거나 혹은 명백한 원발성 종양으로 보이지 않을 때 특히 어려울 수 있다. 본 예에서는 광학현미경상 전형적인 Homer Wright rosette가 다수 관찰되어 확진되었으나, 분화가 나쁜 경우에는 신경아세포의 특징적인 소견을 볼 수 없고[10] 특히 성인에서 발생한 경우 조직 소견이 비교적 합당하다고 해도 그 발생 빈도가 소아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에 확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전자현미경 검사는 신경아세포종을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종양세포의 특징적인 소견은 신경분비형의 dense core granule을 지닌 세포질돌기(cytoplasmic process), microtubule, 그리고 교소체(desmosome)의 존재이다[5]. 면역조직화학염색 또한 광학현미경 검사에 보조적으로 신경아세포종을 진단하는 데 중요하며 종양세포는 neurofilament, synaptophysin, NSE에 대한 항체에 염색된다[4]. 본 증례에서는 NSE에 양성을 chromogranin A에서는 음성 소견을 보였다.
Pediatric Oncologic Group과 Children's Cancer Group (CCG)은 신경아세포종을 연령, INSS 병기, INRG 병기에 따라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치료의 강도를 정하여 치료하려는 경향이다[9]. 저위험군에서는 종양 적출 수술만으로도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며 국소적 재발이 발생된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4]. 중간위험군으로 분류된 군에서는 치료로 수술과 carboplatin, etoposide,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등의 항암화학요법을 같이 시행하며[4], European Neuroblastoma Study Group (ENSG)과 CCG은 고위험군에서 강력한 항암화학요법 후 자가골수이식이 30%로 무병생존율을 향상시켰다고 보고하였고 Matthay 등[10]은 항암요법이나 자가골수이식 후의 13-cis-retinoic acid 투여가 고위험군 환자의 치료에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4,10].
본 증례는 영상의학적으로 주변 장기에 침식 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며, 외과적으로 완전 적출 가능한 종양으로 INSS stage 1, INRG Stage L1이며 저위험군에 속하여 종괴의 완전 적출술을 시행하였으며 화학항암치료 등을 시행하지 않았다. 성인에서 발생 시에 국소 질환일지라도 장기간의 생존율은 어린 소아들에 비해 불량하나 본 증례는 성인에서 발생한 종양이지만 치료 후 1년간 재발이나 전이의 소견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보고된 성인에서 발생한 신경아세포종 본 증례를 포함한 10예 중 24 hr Vanillylamandelic acid (VMA)가 측정된 4예 중 2예가 VMA에서 정상범위 범위인 비분비성(non-secretor) 신경아세포종인 것은 신경아세포종의 경우 24 hr VMA 및 homovanillic acid (HVA) 측정상 95% 이상에서 증가되어있다는 보고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다. 본 예 등에서는 카테콜아민 분비가 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또한 질병의 활성도가 낮아 역설적으로 고령에서 발견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며 본 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또한 이제까지 연구된 성인에서 진단된 신경아세포종의 경우 대부분 30세 이전으로(10예 중 8예), 본 예와 같이 드물게 고령에서 진단된 신경아세포종의 특징 및 예후에 대해서도 새로운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