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대변실금은 대변 배출의 조절이 잘 안되서 대변이 갑자기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노인들과 요양원이나 보호소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에서 유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 대변 실금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여 환자에게 정신적, 사회적으로 고통을 주고 삶의 질을 감소시킨다.
대변실금의 정의는 다양하나 고형변이나 액상 변, 혹은 가스가 적어도 한 달 이상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배출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2]. 대변실금의 유병률은 1-24% 정도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1,3,4] 대변실금의 다양한 정의와 연구 간에 인구집단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적으로 대변실금의 원인은 다양한데 여러 가지 동반된 기질적인 질환에 동반된 부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기타 약물치료의 부작용으로 관찰되는 경우도 있어 그 병태생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에 본 고에서는 대변실금에 대한 기전과 진단, 치료방법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본 론
대변실금의 기전, 원인
대변을 장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문직장감각과 골반저근육이 기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이 중에 한 군데라도 문제가 발생 시 변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대변실금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며 대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대변실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성인 여성은 출산 시에 발생한 손상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치질수술이나 누공수술의 시술로 인해 조임근에 손상이 유발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 뇌졸증,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 치매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들이 대변실금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염증성 장질환, 방사선 직장염, 직장 탈출증과 당뇨 등은 직장의 순응도와 저장능을 감소시켜서 대변실금을 유발할 수 있다[5]. 대변실금의 기전과 원인을 표 1에 정리하였다.
진 단
문진
대변실금 환자들은 실금에 대한 증상에 대해 말하기를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문진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 기저 질환에 대한 파악과 함께 배변 횟수와 시간, 대변실금의 횟수와 시간, 대변의 굳기, 대변못참음의 횟수와 시간, 패드의 사용, 약물의 사용 등에 대해 문진하여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6].
환자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나 가스가 새어 나오는 경우는 감각의 저하, 직장항문반사의 장애, 혹은 항문 조임근의 기능 이상이 관련되어 있으며 변을 참으려고 하지만 대변이나 가스가 새어 나오는 경우는 항문 조임근의 기능 이상이나 직장의 수용 능력의 저하를 시사한다. 배변 후에 대변이 새어 나오는 경우는 대변이 불완전하게 배출이 되었거나 직장 감각이 저하된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신체 검사
항문 주변의 시진과 직장수지 검사를 시행한다. 대변이 항문 주위에 묻어 있는지, 돌출된 치핵이 있는지, 항문 주위에 피부염이나 반흔이 있는지, 항문이 열려 있는지 등을 관찰하면 조임근의 기능 이상이나 만성적인 피부 자극 여부를 알 수 있다. 면봉으로 항문주위 피부를 가볍게 두드리면 외항문 조임근의 수축이 정상적으로 일어 나게 되는데 이런 항문피부반사가 소실되어 있으면 구심성 혹은 원심성 신경 세포의 손상을 시사한다[7]. 직장수지 검사는 특히 중요하며 휴식기 조임근의 압력, 자발적인 조임근 압축의 정도, 배변 시도를 할 때 조임근 압력의 변화, 회음부 하강의 정도를 판정할 수 있다[7]. 최근 Tantiphlachiva 등[8]에 의한 연구에서 골반저기능부전과 정상에 대한 판별에서 직장수지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장항문기능 검사
직장항문 내압 검사는 항문조임근의 휴식기 압력, 압착 시 압력, 직장 감각, 직장항문반사, 직장의 순응도 등을 측정하게 된다[11]. 대변실금이 있는 환자는 낮은 항문조임근압 혹은 직장 감각의 저하를 보인다. 풍선배출 검사는 배변 후에 대변이 새는 환자 혹은 대변 막힘이나 대변정체가 있는 환자들에서 대변배출에 장애가 있는지를 판정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이다. 음부신경말단운동 잠복기 검사는 음부신경의 말단부와 항문조임근 간의 신경근육의 통합성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며 배변조영술은 항문직장각, 골반하강, 직장탈출 등을 진단하는 데 사용되나 대변실금 진단을 위한 검사로서는 제한적이다[12].
치 료
약물치료
약물치료의 목적은 대변 횟수를 줄이거나 대변경도를 호전시키는 것이다. 대변의 횟수는 loperamide 혹은 diphenoxylate/ atropine와 같은 지사제를 사용하여 감소시킬 수 있다[16,17]. Loperamide는 처음에는 하루에 2-4 mg으로 시작해서 하루에 최대 16 mg까지 증량할 수 있으며 대변못참음을 줄이고 내항문조임근을 강화시켜 직장탄성을 호전시킨다[17]. Diphenoxylate에 비하여 중추신경계의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으나[18] 복부팽만, 복통, 변비, 구역, 구토, 대변 막힘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대변경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methylcellulose와 같은 대변 팽화제를 사용할 수 있다. 원인불명의 대변실금 에서의 항우울제인 amitriptyline의 효과가 제한된 연구들에서 증명되었는데 amitriptyline이 갖고 있는 항콜린성 작용으로 직장 운동이 저하되는 것이 이런 결과를 설명하는 한 가지 기전으로 추정되고 있다[19].
바이오피드백 치료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비침습적으로 인지훈련을 통해 골반저 근육과 복벽근육을 강화시키는 치료법이다. 바이오피드백 치료의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낼 수 있으며 골반저 횡문근의 수축력을 강화시키고 직장 팽만을 감지하며 변을 보유하게 하는 강화인자와 감각과의 조정을 증진시킨다[20-22]. 직장에 삽입된 풍선을 확장시킨 후 2초 이내에 항문조임근의 자발적인 최대 압축이 일어날 수 있도록 훈련하는것이 바이오피드백의 목표이다. 미국소화기위장관 협회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항문조임근이 정상적인 환자에서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권장하였다[23]. 하지만 심한 대변실금, 음부 신경 이상, 신경계의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바이오피드백 치료에 효과가 적으며[24] 최근의 한 전향적 연구에서 일정한 표준치료에 비해 바이오피드백치료의 효과가 더 크지 않음을 밝혀내면서 대변실금에서의 바이오피드백 치료의 역할은 좀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25].
수술
수술적 치료의 목표는 항문조임근의 구조적인 결함이나 손상을 호전시키는 데 목표가 있다. 자가 횡문근이나 장을 이용한 항문 성형술 혹은 항문 복원술 등이 수술적인 치료로 시행될 수 있으며, 이런 시술은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대변실금 환자들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26,27]. 최근에는 인공괄약근장치 및 자석괄약근장치가 개발되었는데 항문 괄약근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으로 아무런 동력장치 없이 환자가 수동적으로 개폐시킬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으나 인공물질이라는 점에서 감염을 일으키거나 신직장 혹은 회음부를 잠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두 장치의 기능을 비교한 연구에서 효과는 유사하며 자석항문괄약근이 덜 침습적이라는 보고가 있었다[28]. 이와 같은 시술에 적합하지 않거나 실패한 경우에는 마지막 치료로 대장창냄술을 선택할 수 있으며 대장창냄술은 척수손상 환자, 대변실금으로 인한 합병증이 동반된 마비 환자에 특히 적합한 치료로 알려져있다[29].
기타 치료법
천수신경자극 치료
천수신경을 자극하는 치료는 S3 엉치뼈구멍에 전극을 삽입하고 자극기를 통해 저강도의 자극을 주는 치료법으로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직장의 운동과 감각기능, 항문조임근의 기능을 향상시킴으로써 대변실금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33-35]. 3년간 관찰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는 86%의 환자들이 대변실금의 횟수가 50% 이상 감소하였고, 주당 대변실금의 횟수도 자극기 삽입 전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함을 입증하였다[28]. 비교적 오래된 치료방법이나 최근 들어 그 기능과 방법이 발전하고 있어 최근에는 외래에서 국소마취만 시행 후 신경자극제를 삽입할 수도 있으며 스위치가 있어 끄고 켤 수 있고 리모컨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