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례 1: 57세 여자가 왼쪽 가슴의 덩이로 검사를 위하여 병원에 왔다. 1개월 전부터 가슴의 덩이를 느꼈고 점차 커지는 양상으로 신체 검사에서 왼쪽 유방 전체가 붉게 발적이 되고 딱딱하게 만져졌으며 왼쪽 목의 림프절이 촉진되었다.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고 흉부 computed tomography (CT)와 복부CT, 18F-fluorodeoxyglucose (18FDG) positron emission tomography-CT (PET-CT)를 시행하였다. 유방 조직 검사에서 침윤성 유관암(invasive ductal carcinoma)이 진단되었고 에스트로겐수용체(estrogen receptor, ER) 음성,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 PR) 양성,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 (HER2) strong positive (3), Ki-67 40% 소견을 보였다. 흉부CT 검사에서 왼쪽의 거대한 유방 덩이와 왼쪽 쇄골위림프절과 겨드랑림프절의 비대를 보였다(Fig. 1A). 18FDG PET-CT 검사에서는 종격림프절과 왼쪽 내유림프절이 더 확인되었다(Fig. 1B). HER2 양성 유방암으로 진단하고 T4N3M0, 병기 3기로 국소 진행성 유방암으로 진단하였다. 수술 전 항암 화학 요법으로 docetaxel + carboplatin + trastuzumab + pertuzumab 요법을 6회 시행한 후 왼쪽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조직 검사에서 유방과 림프절에 잔존암이 없는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보였다.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trastuzumab + pertuzumab을 12회 시행하여 1년간의 HER2 요법을 시행하였고 보조 방사선 치료와 보조 호르몬 요법을 병행하였다.
증례 2: 43세 여자가 1개월 전부터 시작되는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왔다. 흉부 엑스선 검사에서 오른쪽 흉수로 인하여 종격이 왼쪽으로 밀리는 소견이 보였고(Fig. 2A) 신체 검사에서 왼쪽 가슴 부위의 염증성 병변이 확인되었다. 과거력에서 8년 전 왼쪽 유방암으로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보조 호르몬 치료만 시행하였다. 오른쪽 흉수 배액 이후 흉부CT와 복부CT, 뼈 스캔을 시행하였고 양측 유방암 덩이와 다발 간 전이, 다발 뼈 전이가 확인되었다(Fig. 2B, C).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에서 침윤성 유관암이 진단되었고 ER 양성, PR 양성, HER2 weak positive (2), Ki-67 40% 소견을 보였으며 HER2 제자리부합법(in situ hybridization, ISH)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HER2 양성의 재발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하였고 1차 치료로 docetaxel + trastuzumab + pertuzumab을 시행하였다. 부분 반응을 유지하여 18차까지 1년의 치료를 유지하다가 추적 CT에서 유방 부위와 오른쪽 흉막 전이, 간 전이가 악화되었고(Fig. 3A). 2차 치료로 trastuzumab deruxtecan을 시행하였다. 치료 후 추적 CT에서 부분 반응을 보여 지속적으로 치료 중이다(Fig. 3B).
본 론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2021년 국내 통계에 의하면 10만 명당 111명에서 발생하고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암종이다[1]. 유방암은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네 가지 아형(subtype)으로 구분되며 각 아형에 따라 표적으로 하는 치료와 예후에 차이가 있다[2]. HER2는 염색체 17q21에 위치한 c-erb-B2유전자에 의하여 암호화되는 185 Kd의 세포막에 위치한 표면 단백으로 HER2유전자의 증폭 또는 단백질의 과발현이 발견되면 HER2 양성 유방암으로 분류한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20%의 빈도를 보이고 HER2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를 시행하여 예후가 많이 향상되었다[3].
병리학적 검사
먼저 유방암에 대한 진단을 위하여 유방 덩이에 대한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절제된 유방암 조직에 대한 병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침윤성 유관암(invasive ductal carcinoma)과 침윤성 소엽암(invasive lobular carcinoma)을 진단한다. 유방암에서 확인하여야 할 필수적인 분자생물학적 표지자로 ER, PR을 포함한 호르몬수용체, HER2, Ki-67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유방암의 아형을 결정한다.
HER2 상태는 면역조직화학염색(immunohistochemical staining, IHC)과 ISH를 통해 확인한다. IHC 결과는 0, 1+, 2+, 3+로 판독하고 0과 1+인 경우는 음성으로, 3+인 경우는 양성으로 간주한다. 2+인 경우는 반드시 HER2 ISH 검사 결과를 통해 HER2 상태를 확인하여야 한다. 2018년 개정된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s (ASCO/CAP) 지침에 따라 HER2/CEP17 비율 2 이상이거나 세포당 평균 HER2유전자 복제 수 4 이상을 보이면 HER2 양성으로 판단한다[4].
병기에 대한 검사
환자의 병력 청취, 신체 검사와 함께 혈액 검사, 흉부 엑스선 검사, 흉부CT와 복부CT, 뼈스캔, 증상이 있는 뼈의 엑스선 검사를 시행하여 유방암의 병기를 확인한다.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는 뇌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또는 척추MRI를 시행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18FDG PET-CT를 시행한다.
유방암의 병기는 AJCC cancer staging manual 8th edition에 따른다[5]. 조기 유방암은 종양 크기 5 cm 이하이고 움직일 수 있는 겨드랑림프절 혹은 3개 이하의 겨드랑림프절이 있는 침윤성 유방암이다. 국소 진행성 유방암은 종양 크기 5 cm 초과하면서 림프절이 있거나 겨드랑림프절이 고정되어 4개 이상 있거나 내유림프절과 쇄골위림프절이 있는 침윤성 유방암이다. 전이성 유방암은 원발 유방암의 치료와 관계없이 원격 장기에서 발견된 유방암이고 재발암은 유방암에 대한 근치적 치료 후 암이 다시 발생하는 것으로 국소 구역 재발과 전신 재발을 포함한다.
국소 진행성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
수술적 절제가 힘든 유방암이나 국소 진행성 유방암은 수술 전 항암 화학 요법(선행 항암 화학 요법, neoadjuvant chemotherapy)을 시행한 후 수술적 치료를 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수술이 가능한 조기 유방암에서도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서 유방보존술을 시도하려는 목적이나 전신 치료에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형의 경우 선행 항암 화학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때 병리학적 완전 관해(pathologic complete response, pCR)는 장기 생존에 대한 좋은 예후 인자이다[6]. HER2 양성 유방암은 HER2를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 표적 치료제인 trastuzumab과 HER2 단백질이 다른 HER수용체(EGFR, HER3, HER4)와 이합체(dimerization)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단클론항체 표적 치료제인 pertuzumab을 병용한 선행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하였을 때 pCR 확률이 향상되었다. 가장 pCR 확률이 높았던 요법은 TRYPHAENA 연구에서 시행한 docetaxel + carboplatin + trastuzumab + pertuzumab 요법으로 66.2%를 보고하였다[7]. 그리고 수술 이후에도 HER2 표적 치료를 지속하여 1년간 유지하는 것을 권고한다. 증례 1의 경우 HER2 양성의 국소 진행성 유방암으로 진단하였고 선행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한 후 pCR이 온 경우로 HER2 표적 치료를 1년간 시행한 환자였다.
선행 항암 화학 요법 이후 침습적 잔여암이 있는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는 HER2 표적 치료를 trastuzumab emtansine (T-DM1)으로 변경하여 투여하는 것이 추천된다. 이는 KATHERINE 연구에서 수술 후 trastuzumab과 비교하여 14주기의 T-DM1을 투여한 군에서 3년 무병 생존율이 77.0% vs. 88.3%로 유의하게 높았고 무병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hazard ratio [HR], 0.50; p< 0.001) [8].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
전이성 유방암은 유방암에 대한 전신 치료를 시행하고 원격 전이에 대한 증상 완화를 위하여 국소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완화 요법을 시행하고 암의 진행을 억제하여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암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1차 치료 요법으로 docetaxel + trastuzumab + pertuzumab의 병용 요법을 권고한다. CLEOPATRA 연구에서 docetaxel + trastuzumab 요법과 비교하여 pertuzumab을 병용한 요법이 무진행 생존 기간(12.4 vs. 18.5 months; HR, 0.62; p< 0.001)과 전체 생존 기간(40.8 vs. 57.1 months; HR, 0.69)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9]. 부작용으로 docetaxel을 중단하더라도 trastuzumab + pertuzumab을 유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10]. 증례 2의 경우 전신 재발로 증상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두 가지의 HER2 표적 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이 완화되어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종양의 범위가 넓고 염증을 보였던 경우로 1년의 무진행 생존 기간 이후 질병이 진행하였다.
1차 약제 이후 진행한 HER2 양성 유방암에서도 HER2 표적 치료의 사용을 권장하는데 HER2에 대한 항체 약물 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인 T-DM1과 trastuzumab deruxtecan (T-Dxd)이 대표 약제들이다. T-DM1은 trastuzumab에 비절단형 링커로 microtubule 억제제인 항암제 emtansine이 결합된 약물이고 T-Dxd는 trastuzumab에 효소 절단형 링커로 새로운 topoisomerase 1 억제제인 항암제 deruxtecan이 결합된 약물이다. EMILA 연구에서 capecitabine과 lapatinib의 병용 요법과 비교하여 T-DM1이 무진행 생존 기간(6.4 vs. 9.6 months; HR, 0.65; p< 0.001)과 전체 생존 기간(25.1 vs. 30.9 months; HR, 0.68; p< 0.001)의 연장을 보고하였다[11]. 이 연구의 결과에 따라 T-DM1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2차 표준 치료로 권고되었다. DESTINY-Breast03 연구는 T-DM1과 T-Dxd를 비교한 연구로 T-Dxd 군에서 무진행 생존 기간(6.8 vs. 28.8 months; HR, 0.33; p< 0.0001)의 우월한 결과와 전체 생존 기간의 향상을 보고하여 새로운 2차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12]. 증례 2의 경우, 1차 요법 이후 진행한 HER2 양성 유방암에서 T-Dxd로 치료하여 암의 진행이 빠르게 완화되어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왔다.
T-Dxd 약제는 HER2 음성이라고 판단하였던 HER2 IHC 1+ 또는 2+/HER2 ISH 음성을 보이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도 의사가 선택한 세포 독성 항암제와 비교하여 무진행 생존 기간(9.9 vs. 5.1 months; HR, 0.5; p< 0.001)과 전체 생존 기간(23.4 vs. 16.8 months; HR, 0.64; p= 0.001)의 향상된 결과를 보고하였다[13]. 그러나 T-Dxd 사용 시 중요한 독성으로 폐렴(pneumonitis)과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이 12-15%에서 보고되었다. 따라서 환자를 선택할 때 주의하여야 하고 치료 중 폐질환 발생에 대해 주의를 요하며 발생 시 약제를 중단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