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급성 혹은 만성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간염바이러스로 급성 바이러스간염의 경우 흔한 원인은 1990년에는 B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에 의한 경우가 60% 이상 차지하였지만 최근 A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에 의한 경우가 56.4-78.8%까지 증가하여[1,2] A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고 2009년부터는 법정 전염병 제1군으로 지정되었다. HBV 및 C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의한 경우는 급성간염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만성간염의 흔한 원인으로 간경변, 간세포암 등 진행성 간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급ㆍ만성 간질환의 새로운 발생을 줄이기 위하여 간염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와 감염 경로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보고 예방접종법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A형간염
급성A형간염의 경우 국내에서 지난 1990년 중반 이후 산발적인 발생을 보이다가 2006년 이후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 최근 발생하는 급성간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1,2]. 질병관리 본부의 표본감시 체계를 통하여 2001년부터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의 A형간염의 발생을 파악하기 시작하였는데, 2001년 105건, 2003년 312건이 보고되었으나 2008년 7,875명, 2009년 15,231명, 2010년 7,660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3] 실제로 보고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여 이보다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아기에 대부분 HAV에 감염되어 경미한 증상을 보인 후 자연적으로 방어항체를 획득하여 성인 90% 이상이 anti-HAV IgG 양성이었으며 성인에서 현증 A형간염은 드물었다. 그러나 생활환경과 개인 위생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어릴 때 HAV에 노출되지 않은 성인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성인에서 항체 양성률이 빠르게 낮아지는 것이 최근 20-30대 성인에서 급성A형간염 발생 증가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4]. 최근의 발표에 따르면 주된 발병 연령인 15-29세의 경우 anti-HAV IgG의 양성률이 10-19%로 매우 낮으며 40대 초반의 경우도 5년 전 96%에서 2009년 84%로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5] 이전에 급성A형간염의 발생이 드물었던 40대 이후에서도 급성A형간염의 발생이 점차 증가하여 발생 환자의 약 9-15%를 차지하고 있다[3].
소아 연령의 급성A형간염은 무증상이거나 감기나 장염 등의 가벼운 증상 후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급성A형간염에 대한 인지가 잘 되지 않아 타인에게 주요한 감염원이 된다[6]. 반면에 성인에서는 근육통, 발열,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전구증상과 식욕부진, 우상복부 불편감, 전신쇠약감 등 심한 전신증상으로 나타나며 증상이 진행하면서 황달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A형간염의 증상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중증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후는 좋아서 만성간염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 증상에 따른 치료로 호전되는 경과를 보인다. 그러나 드물게 전격성 간염이 발생하며 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7].
HAV는 오염된 매체(손이나 조리도구)를 통하거나 오염된 음식(물, 우유, 가열하지 않은 채소나 해산물 등)을 직접 섭취하였을 때 경구로 감염된다. 따라서 집단생활을 하는 군대나 학교 급식소 등의 장소에서 집단으로 발생하기 쉽다. HAV는 낮은 온도, 산성 환경, 열에 강하여 오염된 물이나 토양에서도 1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하나[6,8] 85℃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끓이면 비활성화되므로 적절하게 잘 요리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6].
HAV는 경구로 섭취된 후 간세포 내에서 증식이 이루어지며 담도를 통해 배출되어 장관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대변을 통한 배출은 증상이 발생하기 1-2주 전 주로 잠복기 시기에 대변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며 증상이 발생한 이후에는 대변으로 배출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 후에 환자의 격리는 크게 의미가 없으며 A형간염의 잠복기에 해당하는 15-50일(평균 28일) 전에서부터 증상이 나타난 시기에 A형간염 환자와 직접 접촉에 의해 감염원에 노출된 사람의 경우 노출 후 예방이 필수적이다.
A형간염 백신은 HAV를 계대 세포 배양 증식 후 정제시킨 바이러스를 포르말린으로 처리한 불활성화 백신이다[9]. 국내에서 이용이 가능한 백신의 종류는 표 1에 요약하였다. A형간염 예방접종은 0, 6-18개월에 2차에 걸쳐 이루어지며 1차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88-96%에서 항체가 형성되고[10,11], 추가 접종 후에는 94-100%에서 항체가 형성되며 20년 이상 장기간 면역력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대부분의 경우에 예방접종 후 항체가 생기므로 항체 형성 유무에 대한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A형간염 예방접종은 특별한 금기증이 없으며 백신 부작용도 피로감, 열감, 두통 등이 있으나 매우 경미하게 나타난다. 산모에서 A형간염 예방접종의 효과 및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연구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불활성 백신은 산모 및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산모가 A형간염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감염자 접촉 혹은 위험 지역으로 여행하는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있다[9].
일반적으로 A형간염의 예방접종 대상은 표 2에 요약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아에서 12-36개월 사이에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나 필수 예방접종 항목 아닌 기타 예방접종 항목으로 되어 있다. 이스라엘,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비용 효과적인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필수 예방접종으로 전환이 고려되고 있다[6,13].
연령에 따른 항체 보유율에 차이를 고려하여 항체 보유율이 10%대에 불과한 20대 미만의 경우는 혈청 항체 검사 없이, 항체 보유율이 그보다 높은 30대 이상의 경우 혈청항체 검사 이후 anti-HAV IgG가 음성인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3,14].
또한,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등 만성 간질환자의 경우 A형간염 중복감염이 일어나면 일반인에 비해 급성 간부전 및 사망률이 현저히 증가하므로 A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9,15-17].
A형간염 환자와 직접 접촉 등 노출되었을 경우 2주 이내에 면역글로불린(0.02 mL/kg)을 근육 주사하는 경우 80-90%에서 3개월 정도 예방효과가 보고되어 노출 후 예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6]. 최근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 경우와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바로 시작하는 경우를 비교한 연구에서 두 군 사이에 A형간염의 발생 및 증상의 중등도에 차이가 없고[18], 예방접종의 경우 장기적으로 면역이 획득되는 장점이 있어 현재 A형간염 노출 후 예방은 만 1-40세의 경우 1차 예방접종을 바로 시행하도록 하며, 만 1세 미만, 40세 이상, 만성간질환이 있거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고 금지 사항이 없는 한 A형간염 예방접종을 동시에 시행한다[19].
A형간염의 유행지역으로 여행하거나 이주하는 경우 백신이나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는데, 장기적으로 면역이 획득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급적 예방접종을 권한다. 1차 접종은 여행 계획 즉시 시행하고 출발하는 당일이라도 예방접종을 시행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1세 미만인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고 40세가 넘은 경우, 면역결핍환자, 만성 간질환자인 경우 항체가 없는 경우 출발일 최소 2주 전에 면역글로불린과 함께 A형간염 예방접종을 동시 시행을 권장한다[3].
B형간염
B형간염은 국내에서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을 포함하는 만성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국내에서 B형간염의 유병률은 1980년대에 8.3-8.6%까지 보고되었으나 1983년 B형간염 백신이 상용화되고 1995년부터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정기 예방접종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최근에는 B형간염 유병률은 3.7%까지 감소하였으며 소아에서는 0.2%까지 감소하였다[20,21].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B형간염 유병률이 높은 지역으로 간질환 위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HBV 표지자를 검사해야 하며[22] HBV 보유자는 타인에게 간염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자문 및 교육을 받아야 한다(Table 3).
HBV 전파경로는 HBsAg 양성 산모에서 신생아로 수직감염, 성행위,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다른 사람의 손상된 피부나 점막에 노출되어 급성B형간염을 유발하는 수평감염의 경우가 있다. HBV에 노출되는 연령에 따라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에 큰 차이를 보여 수직감염 신생아의 경우 90%가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하지만, 5세 미만 아동에서는 약 30%, 5세 이상에서는 5%, 성인에서는 1% 미만에서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신생아에게 출생 시 필수 예방접종으로 HBV에 대한 예방접종을 일괄적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인의 16-18%가 항체 음성인 상태로 성인이 되고 있고[23,24], 이들은 모두 잠재적인 B형간염 백신 접종 대상이 된다. B형간염의 전파 경로는 출생 전후 감염과 성행위에 의한 감염이 가장 중요하므로 성행위가 시작되는 20대 전후에 다시 B형간염에 대한 검사와 예방접종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14]. 건강한 사람에서 3회 접종 후 항체를 측정할 필요가 없다고 되어 있어, B형간염 항체 유무를 알 수가 없다. 따라서 20대 전후 여러 이유로 병원에 내원하거나 혹은 군 입대 기간에 혈액 검사를 시행할 당시 B형간염 항원/항체를 검사하여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40대부터는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연령으로 그 결과에 따라 예방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되어 사용된 백신은 만성 B형간염 환자의 혈장에서 HBAg을 분리하여 제조한 혈장 백신이었다[25]. 국내에서는 1983년부터 혈장 백신인 헤파박스-B (녹십자)와 헤팍신(CJ 제일제당)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HBsAg 만성 감염자의 혈장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현재는 효모를 이용하여 HBsAg를 발현시켜 제조하는 유전자 재조합 백신으로 대체되었다(Table 4). 예방주사는 성인의 경우 20 μg (1.0 mL), 유소아는 10 μg (0.5 mL) 근육주사하며 0,1,6개월 3회 접종하지만 조속한 면역이 필요한 경우 1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하기도 한다.
수직감염은 HBV 전파의 가장 중요한 경로이며 수직감염의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HBsAg 양성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출생 직후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hepatitis B immune globulin, HBIG) 0.5 mL 근육주사와 12시간 이내에 HBV 예방접종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 90-95%에서 수직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26-28]. 그러나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시행해도 수직감염 되는 신생아가 3-12%까지 보고되고 있다[29-31]. 특히, 산모에서 혈청 HBV DNA치가 높을 때(> 8 log copies/mL)는 예방접종의 효과는 감소한다고 보고되었다[29,32]. 국내 연구에서도 산모의 HBeAg이 양성이거나 HBV DNA 혈증이 있는 경우, HBV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함에도 불구하고 21-27%에서 수직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0].
수직감염 예방을 위한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는데, 103 Meq/mL (~ 109 copies/mL) 이상의 높은 바이러스 혈증이 있는 HBsAg 양성 산모를 대상으로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임신 26-30주부터 라미부딘을 투여하고 출산 이후 신생아에게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시행한 군과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만을 시행한 경우에 출생 시에 HBsAg 양성률은 차이가 없었으나(30% vs. 24%) 출생 1년 후에 HBsAg 양성률은 유의하게 차이가 있었다(18% vs. 39%). 또한 신생아에서 선천성 기형 등의 안전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환자 등록이 지연되어 연구가 조기에 종료되어 대상군이 줄어들면서 줄면서 통계 파워가 감소하였고, 또한 22% 이 환자에서 출산 54주에 추적 소실이 되어 연구 결과의 해석에 제한점이 있었다[33].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미부딘 투여효과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 임신 후반기에 라미부딘을 투여하는 것이 의미 있게 수직감염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4]. 최근에 HBsAg 양성 임산부에서 HBV DNA치가 6 log copies/mL 이상인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 20-32주부터 텔비부딘을 투여한 군과 대조군 연구에서 텔비부딘 투여하는 경우 텔비부딘을 복용하지 않은 산모의 신생아 보다 HBsAg 양성률이 의미있게 낮았고(4% vs. 23%) [35] 출생 28주에 신생아에서 HBsAg 보유율도 의미있게 낮았으며(2.1% vs. 13%) 산모와 신생아의 안정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바이러스 혈증이 있는 HBV 산모에서 임신 중반기 이후에 라미부딘 혹은 텔비부딘을 투여하는 것이 수직 감염을 예방하므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
B형간염 예방접종이 보급되기 전 시기의 연구에서 HBsAg 양성 산모의 모유 수유 시 53%, 분유 수유 시 60%의 신생아에서 B형간염의 감염률에 차이가 없었고[36] 또한 예방접종 시행 이후 HBsAg 양성 산모에서 모유를 수유한 경우와 분유를 수유한 경우 신생아 감염률에 차이가 없었다(0% vs. 3%) [37]. 따라서 국제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 아동기금(UNICEF)에서는 HBsAg 양성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인 경우에도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경우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HBV 보유자의 가족 구성원 및 HBV 보유자와 성접촉을 가지는 자는 HBV에 대한 위험도가 증가하므로[38,39]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26,27]. HBV에 혈청학적 검사를 시행한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항체가 없는 경우에 HBV 보유자와 성접촉 시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B형간염 예방접종은 3회 시행하면 90% 이상에서 반응한다(ant-HBs > 10 IU/mL). B형간염 예방접종 후 면역능이 정상인 경우 anti-HBs에 대한 검사는 필요치 않으나, HBV 만성 감염자의 가족, 혈액제제를 자주 수혈받아야 되는 환자, 의료 종사자, 혈액투석 환자, 면역저하자(e.g., HIV 감염자, 조혈모세포 이식자, 항암 치료자) 및 HBV 감염자와 성접촉을 하는 경우는 예방 백신 완료 1-2개월 후에 anti-HBs 검사를 시행하여 재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3,26,27]. HBsAg 양성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이 경우 9-18개월에 ant-HBs형성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출생 시 투여된 HBIG에 의한 수동적 항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늦게 발견될 수 있는 주산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nti-HBs 무반응자는(nonresponder) B형간염 예방백신을 완료 후에도 anti-HBs < 10 IU/mL인 경우로 정의하며, 추후 3회(총 6회)를 다시 접종하여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완전 무반응자라고 정의한다. 완전 무반응자는(complete nonresponder) 백신 접종자의 5% 이내이다. 일반적으로 무반응자는 추가적인 3회의 재접종(revaccination)시 44-100%에서 anti-HBs가 형성이 된다[26,27]. Anti-HBs 무반응자에게는 추가 1차 접종 후 anti-HBs를 검사한 후 양성이면 접종을 중단하고, 음성이면 추가 2차, 3차 접종 후 1-2개월 후에 anti-HBs를 검사한다. 완전 무반응자에게는 추가적인 접종은 권하지 않으며 만약 HBV에 노출이 되었을 때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다[3].
B형간염 예방접종 후 anti-HBs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거나 혈청에서 소실되는 경우가 있으나 면역능이 정상인 경우는 추가 접종(booster)이 필요 없다. 그러나 만성신부전 환자에서는 매년 anti-HBs를 측정하여 그 수치가 10 IU/mL 이하인 경우 HBV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추가접종을 시행해야 한다[26]. 또한 면역저하자인 경우도 anti-HBs가 10 IU/mL 이하인 경우 추가접종을 시행해야 한다[26,27].
HBV에 경피(주사바늘에 찔림, 열상, 물림 등) 노출 혹은 점막 노출 후 예방은 의료 종사자와 비의료종사자간에 상이한데, 의료 종사자가 HBV에 노출이 있는 경우 가능하면 감염원의 HBsAg 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감염원의 HBsAg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력, anti-HBs 상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Table 5). 비의료 종사자인 일반인에게서는 표 6에 요약되어 있다[26]. 그러나 anti-HBs 양성인 경우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 없다.
HBV에 감염된 의료 종사자(health care worker)에서 환자에게 HBV는 0.5-13%에서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0,41]. 특히, HBeAg 양성인 의료 종사자의 혈액에 오염된 바늘에 찔리는 경우(needle stick injury) HBV 감염률이 30%정도로 보고되었다[42-44]. 따라서 노출이 쉽게 되는(exposure prone procedure) 시술 및 수술 시행 시 미국에서는 HBeAg양성인 경우는 전문가의 자문 후 시술을 시행하게 하고 있으며[45], 유럽의 국가들에서는 HBeAg이 양성이거나 혈청 HBV DNA치가 200-20,000 IU/mL 이상을 기준으로 시술에 대하여 제한을 하나, 이러한 기준은 각 국가의 상황에 맞는 기준을 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41,46]. 그러나 이러한 제한에 대해 아직 충분한 근거는 없으며 우리나라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권고 사항은 없다.
C형간염
과거에 HCV의 감염 경로는 대부분의 경우 오염된 혈액에 의해 발생되며, 주사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약물 남용자의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는 헌혈 혈액에 대해 ant-HCV만을 검사하여 잠복기 상태로 HCV에 오염된 혈액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2005년부터 헌혈 혈액에 대해 핵산 증폭 방법으로 HCV RNA 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오염된 혈액 및 혈액 제제에 의한 C형간염의 발생가능성은 현재 매우 드물다. 비의료인에 의한 침, 문신, piercing 등의 시술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의료인에서 주사침 찔림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간염환자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통한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 HCV에 오염된 주사침 찔림 손상이 이후 10%에서 HCV RNA가 양성으로 검출된다는 보고도 있으나[51] 이후 보고들에서는 HCV에 감염되는 경우를 0.2-0.4%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52,53]. 그러나 반대로 HCV 양성 의료진에 의해 환자가 감염되는 경우는 거의 보고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별한 HCV 감염에 대한 위험인자도 없이 C형간염이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일상 생활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전염 경로가 있을 것을 추정된다[54].
성관계를 통한 감염은 HIV가 동반 감염되었을 경우, 동성연애자, 다수의 파트너를 가진 경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5]. 그러나 한 명의 배우자와 성관계를 통한 감염 위험은 0.4-2.5%로 비교적 낮게 보고되어[56] 콘돔 사용을 일반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 가족 내에서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HCV에 감염된 산모에서 신생아로의 수직감염은 4-7%로 보고되고 있으며[57] 혈중 바이러스의 농도가 높고(> 106 copies/mL), HIV 동시 감염인 경우 위험이 15-22%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8,59].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술을 통한 분만 방법에 따른 감염위험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유 혹은 분유를 수유한 신생아에서 모두 4%의 수직감염이 보고되어 모유 수유를 통한 HCV 전파의 위험의 증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60] 유방에 상처가 있는 경우 등은 수유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HCV에 대한 상용화된 예방백신이 없는 상태로 혈액, 장기, 조직, 정자 등의 생체 기증자에 대한 HCV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혈장제제 준비 과정에서 바이러스 비활성화를 위한 단계를 거치며, 감염을 줄이기 위한 상담과(Table 7) 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감염관리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등의 일차예방만 가능한 실정이다[61]. 그러므로 감염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질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2차 예방이 중요하다.
C형간염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를 포함하여 HCV에 노출된 경우 사후 예방을 위한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의 사용도 권장되고 있지 않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후 기본검사로 anti-HCV와 ALT, HCV RNA 검사를 시행하며 추적검사로 4주, 12주에 HCV RNA 검사를 12주, 24주에 anti-HCV을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62]. 기본검사에서 anti-HCV 음성이었으나 추적검사 결과 HCV RNA가 확인되고 anti-HCV 양성으로 전환되는 경우와 ALT가 증가하면서 임상적으로 급성간염의 경과를 보이며 HCV RNA가 확인되는 경우 급성C형간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HCV에 대한 백신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가 입증된 백신은 개발된 상용화된 백신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D형간염 및 E형간염
D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D virus, HDV)는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HBV와 함께 감염되거나(co-infection) 중복감염(superinfection)을 유발하여 B형간염의 경과를 악화시키고 전격성 간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HDV 단독으로 간염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B형간염을 예방하는 것이 D형간염 예방의 가장 적절한 예방방법이다.
E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E virus, HEV)은 A형간염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경구로 섭취하였을 때 감염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 현증 급성E형간염의 경우는 2002년 이후 산발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63] 멧돼지나 사슴 등을 날로 섭취한 후 발생하거나 급성간염이나 A형간염과 중복감염 되는 경우 등이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4%에서 보고되었다[1,2]. 최근 국내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nti-HEV IgG 보유율은 평균 20% 정도이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으로 60세 이상 연령에서 42.3%까지 보고되고 있어[64] 국내에서 발생하는 비현증 간염을 포함한 E형간염의 빈도는 생각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HEV에 대한 예방백신은 두 가지 형태의 백신이 임상 연구에서 95-100%에서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아직까지 상품화되지 않고 있다[65,66].
결 론
최근에 급성A형간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20대 이하의 연령에서 발병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1-3세 사이 연령의 소아에서 A형간염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나 기타 접종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소아 연령에서의 무증상 A형간염인 환자가 가장 중요한 감염원임을 고려하여 필수 예방접종 사업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만성 B형간염을 포함한 만성 간질환자가 많고 이들에게서 급성A형간염이 동반되는 경우 예후가 매우 불량하므로 이들에 대한 예방접종도 필수라고 하겠다. HBV의 경우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필수 접종 사업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도 성인 일부에서 HBV에 대한 혈청지표가 모두 음성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특히 B형간염의 주 감염원이 수직감염과 성행위를 통한 감염임을 고려할 때 anti-HBS 음성인 20대 미만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B형간염 예방접종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10-20대 청소년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급성A형간염 혹은 급성B형간염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로 이들에게 간염 예방 방법 및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C, E형간염은 현재까지 사용 가능한 백신이 없는 관계로 위험인자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고 환자 개개인에 감염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