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비케톤성 고혈당증(nonketotic hyperglycemia, NKH)은 심한 산증이나 케톤혈증 없이 고혈당, 고삼투압 및 탈수를 특징으로 하는 제2형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다. NKH는 임상적으로 경미한 경우부터 심한 고혈당과 탈수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hyperglycemic hyperosmoar syndrome, HHS)까지 다양한 임상상을 포함한다[1].
NKH 환자에게 다양한 양상의 경련발작이 동반될 수 있는데, 19-25%에서 경련발작이 동반되었으며 그중 대부분은 운동성 부분 발작(partial motor seizure) 또는 지속성 부분 간질 (epilepsia partialis continua)이었고, 전신 발작은 드물었다[2-6].
저자들은 NKH 환자의 첫 임상양상이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generalized convulsive status epilepticus)이었던 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68세, 남자
주 소: 경련발작
현병력: 평소 건강하게 지냈으나 내원 당일 갑자기 약 1시간 동안 의식의 회복 없이 3회의 연속적인 경련발작을 보여 응급실에 실려왔다. 경련은 전신 강직 간대 발작으로 약 10분간 지속되었고, 약 10분 간격으로 반복되었으며 경련 사이에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최근 다음, 다뇨는 없었고 체중감소도 없었다.
과거력: 특이사항 없었다.
가족력: 특이사항 없었다.
진찰 소견: 응급실에서 측정한 혈압은 142/77 mmHg이었고 맥박 115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 36℃이었다. 의식은 혼수상태였으며 신경학적 검사상 국소 신경학적 결손은 관찰되지 않았다. 흉부와 복부를 포함한 다른 부위의 신체 진찰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키 164.5 cm, 체중 65 kg, 체질량지수 24 kg/m2이었다.
검사 소견: 말초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14,200/mm3, 혈색소 15.0 g/dL, 혈소판 195,000/mm3이었고,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혈액요소질소 13 mg/dL, 크레아티닌 1.0 mg/dL, 혈당 524 mg/dL, 총 단백 8.0 g/dL, 알부민 4.6 g/dL, 총 빌리루빈 0.8 mg/dL, AST 36 IU/L, ALT 23 IU/L, 알칼리인산분해효소 82 IU/L, 총 콜레스테롤 193 mg/dL이었다. 나트륨 138 mEq/L, 교정 나트륨(corrected sodium) 145 mEq/L, 칼륨 4.0 mEq/L, 클로라이드 96 mEq/L이었으며 C-반응성 단백질 0.1 mg/dL이었고, 혈청 케톤체는 음성이었다. 혈청 오스몰 농도는 323 mOsm/kg이었고, 당화혈색소는 11.7%이었다. 혈청 C-펩타이드는 0.61 ng/mL이었고, 항GAD 항체는 0.33 U/mL (참고치, 0-1)이었다. 동맥혈 가스검사상 pH 7.100, 동맥혈 탄산가스 분압 36.0 mmHg, 동맥혈 산소 분압 110 mmHg, 중탄산염 11.0 mmEq/L이었다. 소변검사에서 케톤체는 음성이었으나 요당은 3+이었다.
뇌파 검사: 뇌파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방사선 검사 소견: 뇌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우 두정엽에 두 개의 석회화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1).
치료 및 경과: 경련발작에 대해 lorazepam 2 mg을 정맥 투여했으며 이후 경련발작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혈당 조절을 위해 regular insulin 6 IU를 정맥 주사하고 이후 regular insulin 0.1 u/kg/hr을 정맥 주입하였으며 동시에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수액치료도 병행하였다. 치료 시작 1시간 후 검사한 혈당은 225 mg/dL이었고, 약 4시간 후에는 환자의 의식이 명료해졌다. 입원하여 식사를 시작하면서 정맥 주입하던 인슐린을 피하 인슐린 치료로 변경하였고, 인슐린 치료를 3일정도 경과관찰 후 퇴원하였고, 외래에서 혈당 조절하면서 현재까지 경련발작은 없는 상태이다.
고 찰
간질 지속증은 일반적으로 일회성 경련발작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인 경련발작이 의식의 완전한 회복 없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7]. 간질 지속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20% 정도이고, 생존하더라도 많은 경우에서 인지기능의 저하가 발생하며 만성 간질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8]. 간질 지속증의 가장 중요한 예후인자는 발생원인이며 성인에서 간질 지속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간질 환자가 항경련제 복용을 중단한 경우이고, 그 외에 외상, 뇌혈관질환, 중추신경계 감염, 대사 장애 등이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간질 지속증의 4-13%가 대사 장애에 의한 것이며 대사 장애에 의한 간질 지속증은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7,8].
NKH에 의한 경련발작은 Maccario 등[9]에 의해 1965년에 최초로 보고된 이후에 최근까지도 간헐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주로 운동성 부분 발작 또는 지속성 부분 간질의 형태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6]. Tiamkao 등[6]은 경련 발작으로 발현한 NKH 환자 중 71.4%가 이전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적이 없었으며 경련발작이 당뇨병의 첫 임상양상으로 발현했다고 보고하였다.
본 증례는 당뇨병의 병력이 없던 사람이 간질 지속증으로 내원하여 NKH를 진단 받은 경우로 본 증례와 같이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으로 발현한 NKH는 보고된 것이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Lee 등[10]이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으로 발현된 NKH 3예를 보고한 바 있다.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 외상, 뇌혈관질환, 뇌종양, 중추신경계 감염 등이 있으나[8], 본 증례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는 병력, 임상상 혹은 검사 결과가 없었다. 뇌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석회화 병변이 관찰되었지만 병변의 위치나 혈당 조절 이후에 경련 발작이 조절된 점으로 볼 때 본 증례의 경우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의 원인이 NKH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본 증례의 연령은 68세로 50세 이상에서 NKH와 연관된 지속성 부분 간질이 흔하다는 Singh 등[3]의 보고와 부합되었고, 응급실에서 측정한 혈당과 혈청 오스몰 농도가 각각 524 mg/dL, 323 mOsm/kg로 Tiamkao 등[6]이 NKH에 의한 경련발작 환자에서 보고한 혈당 290-1,104 mg/dL, 혈청 오스몰 농도 288-323 mOsm/kg와 비슷했다.
본 증례에서는 응급실에서 경련 발작이 중단된 직후 EEG를 시행하였고, 정상소견을 보였다. 다른 보고들에서는 경련 발작 중에 EEG를 시행한 경우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발작파가 관찰되었고 발작 간기에는 본 증례에서와 같이 대부분 정상소견을 보였다[2-6,9,10].
NKH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 발작의 병리생리적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들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중 특히 고혈당이 경련 발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는데, Schwechter 등[11]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혈당을 상승시키면 경련발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고혈당증이 경련발작을 일으키는 기전으로 뇌신경세포에서 삼투압 경사가 생기고 이로 인해 세포 내 탈수가 일어나 경련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2]. 또한 고혈당증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aminobutyric acid, GABA)의 대사를 증가시켜 GABA 농도를 낮춤으로써 경련발작의 역치를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12]. NKH와 달리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은 경련발작을 잘 일으키지 않는데 이는 산증이 GABA의 생체이용률을 증가시킴으로 경련발작의 역치를 높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13]. 고혈당에 의한 경련 발작의 또 다른 기전으로 고혈당에 의한 삼투압 상승으로 인해 대뇌 혈류가 부분적으로 감소하고 이로 인한 경색이 경련 발작을 유발할 것이라는 가설도 제시되고 있다[14]. 또한 ATP-민감성 칼륨통로(ATP-sensitive potassium channel, KATP channel)가 NKH에 동반되는 경련 발작의 발생에 관여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15,16]. 신경세포에도 KATP 통로가 존재하는데,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면 세포 내 ATP 농도가 상승하여 KATP 통로가 폐쇄되면서 활동전위 생성이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경련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고 제시되었다[15,16].
간질 지속증의 일반적인 치료는 먼저 diazepam 또는 lorazepam을 정맥으로 반복해서 투여하는 것이며 이후에도 발작이 지속되면 phenytoin을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다[7,8]. 만약 이러한 조치 이후에도 발작이 지속되면 난치성 간질 지속증에 해당되며 전신마취제인 midazolam, propofol, pentobarbital 중에 한 가지를 투여할 수 있다[7,8]. 약물치료와 동시에 간질 지속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실시하며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경련 발작을 중지시키고 뇌손상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7,8]. 대사 장애에 의한 경련발작은 항경련제에 반응이 좋지 않고 대사 장애가 교정된 후에야 조절되는 경향이 있다[18]. Phenytoin은 인슐린 작용을 억제하여 혈당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전신 경련성 간질 지속증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게 선행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응급치료로 우선 phenytoin을 투여할 경우 고혈당으로 인한 간질지속증을 악화시킬 위험성도 있다[17]. 본 증례에서는 응급실 내원 시 lorazepam을 사용했고 이후로 경련발작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련발작의 원인이 NKH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phenytoin 등의 항경련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최근 Tiamkao 등[18]은 NKH에 동반된 경련 발작의 경우 혈당을 낮추기 위한 치료 전에 경련발작의 횟수가 많을수록 치료 후 경련발작이 조절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함을 보고하였고, Huang 등[19]은 혈당 조절이 부적절한 환자들에게서 경련 발작의 중증도가 높고 재발률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이는 NKH에 동반되는 경련 발작의 경우 고혈당의 빠른 인지 및 신속하고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증례와 같이 간질 지속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 특히 고령이면서 고혈당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원인으로 NKH를 반드시 감별해야 하며, 고혈당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교정 및 항경련제 사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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