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통풍은 고요산혈증을 지닌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며 요산염 결정체가 형성되어 관절 또는 주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풍은 질병의 원인이 가장 명확히 밝혀져 있으며 치료 방침도 잘 알려져 있고, 최근 수년간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아직도 정확한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를 볼 수 있다. 최근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통풍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간략하게 논하고자 한다.
진 단
통풍은 무증상 고요산혈증(asymptomatic hyperuricemia), 급성 통풍성 관절염(acute gouty arthritis), 간기 통풍(intercritical gout), 그리고 만성 결절성 통풍(chronic tophaceous gout) 등 네 가지 임상 단계를 거치게 된다.
고요산혈증이 있고 요산 결절(tophi)이 육안적으로 보이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 현재 급성 관절염이 있어 활액을 편광현미경으로 검사하여 특징적인 음성의 복굴절성(negative birefringence) 통풍 결정(monosodium urate crystal)을 확인하면 통풍을 확진할 수 있으나 개원가에서 활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발작간 통풍으로 내원하였거나 불규칙하게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는 통풍을 진단하는 것이 쉽지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임상적으로 통풍을 진단해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견들은 표 1과 같은 임상적 소견들을 확인하는 것이다[1]. 첫 진단 당시에 환자의 가족력, 위험 인자, 현재 사용 중인 약물 및 잘 동반되는 질환의 유무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적절한 치료에 대단히 중요하다.
감별 진단
전형적으로 급성 단관절염을 일으키는 여러 관절염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질환은 감염성 관절염이며 관절액을 편광현미경으로 검사하거나 균 배양 검사를 통해서 감별한다. 드물게 통풍과 감염성 관절염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Bunion과 같은 퇴행성 질환, 스트레스 골절, 재발성 류마티즘도 단관절염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통풍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Calcium pyrophosphate dehydrate (CPPD) 결정에 의해서 유발되는 가성 통풍도 감별해야 하나 발생 부위가 차이가 있다. 만성 통풍 결절성 관절염 단계에서는 다발성 관절염 양상을 보여서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치 료
통풍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달라진다. 우선 현재 관절염의 발작이 있는 환자의 치료, 대개 요산강하 치료를 시작할 때 사용하는 재발 방지 치료, 그리고 장기적인 만성 통풍의 치료와 동반 질환에 대한 관리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2]. 각 상황에 따라 치료를 분리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
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염증 억제를 목적으로 통증을 비롯한 임상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당면한 목표이다. 만약 통풍으로 치료를 하고 있던 환자는 사용하는 약제, 즉 allopurinol, benzbromarone 등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요산 강하제는 새로 시작하는 것은 금기이다. 급성기 치료는 염증이 임상적으로 해소될 때까지 지속하며 증상이 개선된 후 요산 강하제를 투여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는 1) colchicine 2)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 그리고 3)당질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가 있다. 통풍 발작 시 colchicine을 과거에는 고용량으로 사용하였으나 최근 미국의 연구는 하루 1.8 mg을 첫 1시간 동안만 사용하면 부작용도 적고 효과도 고용량으로 사용한 경우와 동일하다고 하였으며 유럽류마티스학회의 권고안은 하루 3T를 분복하는 것이다[2,3]. 소염진통제는 항염증효과를 보이는 최대 용량을 사용한다. 그러나 위궤양이 있거나 신기능이 저하와 같이 소염진통제의 사용이 금기인 경우에는 당질스테로이드를 중등도 용량(30-50 mg/d)으로 단기간(1주일 이내) 사용하고 감량하거나, 통풍이 확인된 경우 1-2관절에만 관절염이 있다면 triamcinolone 40 mg을 관절강 내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
급성 관절염 치료 후 또는 급성기 증상이 없는 환자
급성 관절염이 해소되거나 증상이 없는 간기 통풍 환자는 치료의 목표가 고요산혈증을 치료하여 통풍의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혈중 요산을 낮추는 약제로는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xanthine oxidase inhibitor인 allopurinol이 있고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요산 배설 촉진제로는 benzbromarone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Allopurinol은 대개 관절염이 2회 이상 재발한 환자에서 사용하고, 요산 배설이 하루 700 mg 이상, 통풍결절, 방사선상 골미란이 있는 환자, 신기능의 저하가 있는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용량은 100 mg부터 시작하여 2-4주 간격으로 100 mg씩 증량하여 600 mg까지 증량할 수 있고 하루 한 번 복용한다[4]. 아주 드물게 HLA-B57/58과 연관성이 있는 allopurinol hypersensitivity syndrome으로 심각한 피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요산 배설 촉진제로는 현재 benzbromarone (1일 용량 25-50 mg)이 사용되고 있는데, 신장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주 강력한 요산 배설 효과를 보이지만 드물게 간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두 가지 약제 단독으로 효과가 불충분하면 병용요법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혈중 요산을 강하하는 치료를 시작하면서 혈중 요산의 변동에 따라 급성 관절염의 발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때 예방적으로 저용량의 소염진통제와 colchicine을 치료 시작 후 약 3-4개월 동안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만성 통풍성 관절염의 치료
만성 통풍 환자에서도 동일한 치료로 allopurinol을 사용하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benzbromarone을 병용할 수 있다. Allopurinol은 creatinine 청소율에 따라 용량을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권고양보다 증가시킨 경우에도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소규모 연구도 있다[4].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향후 PEGylated uricase인 pegloticase를 사용할 수 있겠다.
동반 질환의 치료
통풍의 치료에 중요한 것으로는 통풍과 동반해서 잘 발생하는 질환을 조절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사증후군이며,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당뇨병 등이 잘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치료 및 예방과 함께 생활 습관 조절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5]. 이뇨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중단을 고려하고, 동반 질환을 치료할 때 요산치를 줄일 수 있는 고혈압 약제로는 lorsatan이 알려져 있으며, fenofibrate도 유사한 효과가 있다.
치료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할 것인가?
궁극적인 통풍의 치료는 고요산혈증을 해결하여 재발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첫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관절염 발작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므로 두 번째까지 기다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혈중 요산이 매우 높고 동반 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유리하다. 치료는 우선 요산의 농도를 6.0 mg/dL 이하로 유지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통풍은 대사 질환으로서 약물 치료로 소실되지 않으므로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이 요법 등 질환 관리는?
통풍 환자들에서 식이요법은 약물 요법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기피하는 환자와 동반된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필요하며 생활 습관의 교정이 동시에 강조되어야 하다[5]. 너무 심한 식사조절 요법은 실천하기 힘들고 효과가 그에 따르지 못하므로 최근에는 많이 강조되지 않는다. 중요한 생활 요법으로는 우선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 식사 조절, 음주 제한 및 가능한 한 이뇨제 사용 회피 등이다. 요산이 증가하는 식품은 붉은 색 육류, 생선류, 조개류, 과당이 많은 과일, 설탕이나 과당이 많이 첨가된 음료수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저지방 우유나 낙농제품, 커피, 식물성 기름과 하루 500 mg 이상의 비타민 C 등은 오히려 요산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금주이며 음주는 혈중요산을 높이고 배출 또한 억제하므로 아주 강력한 통풍 발작의 위험요소이다. 맥주와 독주가 더 영향이 크고 와인은 비록 1잔 까지는 영향이 적다고는 하나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다른 주류와 같이 고요산혈증과 통풍 발작의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