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 치료의 최신 지견
Recent Advances of Antiretroviral Ag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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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treatment of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is under constant development. This report reviews recent advances in antiretroviral agents.
서 론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치료제 연구에는 많은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한편, HIV 치료제의 효과는 CD4+ T세포 수치가 얼마나 잘 오르느냐, 말초혈액 HIV RNA가 얼마나 잘 억제되느냐를 기준으로 다른 만성 질환 치료제에 비해 비교적 단기간 내에 평가할 수 있다. 위의 2가지 요인 때문에 HIV 치료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감염을 전공한 의사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새로 개발되는 신약에 대해 깊은 지식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본 글에서는 최근에 국내에 도입되었거나, 비교적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제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Table 1) [1]
새로운 뉴클레오시드유사체 역전사효소 억제제(newer NRTI)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tenofovir dipivoxil fumarate (TDF)는 주요 지침에서 권고되는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이다[2‐5]. 그러나 TDF는 신장 독성[6‐7] 골밀도 감소[8‐9]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가 tenofovir alafenamide fumarate (TAF)이다. Tenofovir를 포함한 NRTI 계열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표적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약효를 발휘하는데, TAF 형태로 tenofovir를 투여하면 TDF 형태로 투여했을 때보다 세포내 침투율이 높다[10]. 이런 이유로, TAF 형태로 tenofovir를 투여하면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고, 전신적인 부작용은 적을 거라는 이론적인 장점이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치료 경험이 없는 HIV 환자에게 TAF (TAF/emtricitabine/elvitegravir/cobicistat 복합제) 또는 TDF (TDF/emtricitabine/elvitegravir/cobicistat 복합제)가 포함된 치료제를 투여한 2개의 무작위 임상 연구가 시행되었다[11]. 이들 연구에 대한 96주 중간 결과를 보면 HIV RNA < 50 copies/mL로 억제된 비율은, TAF가 포함된 치료제를 투여한 군에서는 86.6%, TDF가 포함된 약물을 투여받은 군에서는 85.2%로 비슷하였다. 한편, 이들 연구에서 단백뇨, 알부민뇨, 세뇨관성 단백뇨, 근위 세뇨관 손상 등의 부작용은 TAF 포함 약제를 투여받은 군에서 더 적었다. 또한 척추 및 고관절 골밀도 감소도 TAF 포함 약제 투여군에서 훨씬 적었다.
TAF의 효과 및 부작용 개선 정도는 이미 기존에 다른 약제를 복용하고 있던 환자에서도 확인되었다. 기존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바이러스가 잘 억제되며 eGFR 30‐69 mL/min 환자들(이 중 65%가 TDF가 포함된 약물을 복용 중)을 TAF가 포함된 제제(TAF/emtricitabine/elvitegravir/cobicistat)로 변경한 연구의 48주 중간 결과에서, TAF 포함 제제로 바꾼 후 단백뇨, 알부민뇨, 세뇨관 단백뇨가 호전되었다[12]. 또한, TDF 포함 제제(TDF/emtricitabine/elvitegravir/cobicistat, TDF/emtricitabine + efavirenz, TDF/emtricitabine + boosted atazanavir 중의 하나)로 치료받고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는 기존 약을 그대로 복용하고 일부는 TAF 포함 제제(TAF + emtricitabine + elvitegravir + cobicistat)로 변경한 연구의 48주 중간 결과에서, 치료 효과는 서로 비슷하거나 TAF 포함 제제로 변경한 군에서 근소하게 좋았으며, 신장 독성, 골 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은 TAF 포함 제제로 변경한 군에서 더 적었다[13].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TAF는 TDF와 효과는 비슷하면서 신장 독성,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은 TDF에 비해 적다고 할 수 있겠다. TAF는 TAF/emtricitabine/elvitegravir/cobicistat 복합제 형태로 국내에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비뉴클레오시드유사체 역전사효소억제제(newer NNRTI)
기존 1세대 nevirapine, efavirenz 등의 기존 1세대 NNRTI는 내성 장벽이 낮고, 간독성, 중추신경계 부작용, 피부 발진 등이 흔히 나타나는 것이 문제였다[14,15]. 2세대 NNRTI인 etravirine과 rilpivirine은 흔한 NNRTI 내성 돌연변이인 K103N이 있어도 효과가 유지되고, 기존 1세대 NNRTI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16,17]. 그러나 이들 약제 역시 Y181C/I/V 돌연변이가 있으면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doravirine(개발명 MK‐1439)은 K103N, Y181C, G190A, E101K, E138K, K103N/Y181C 등의 내성 돌연변이가 있어도 효과가 있으며 약물 상호작용이나 부작용도 기존 1세대 NNRTI에 비해 적다는 장점을 가진 약물이다[18]. 최근 발표된 2상 임상 연구 48주 결과에서 doravirine 포함 제제(tenofovir/emtricitabine + doravirine) 투여군과 efavirenz 포함 제제(tenofovir/emtricitabine/efavirenz) 투여군에서 바이러스 억제 비율은 각각 77.8%와 78.7%로 유사했으며, 중추신경계 부작용은 doravirine 투여군에서 훨씬 적었다[19].
요약하면 doravirine은 기존 NNRTI와 효과는 비슷하면서, 내성 장벽은 높으며 중추신경계 부작용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단백분해효소 억제제(newer PI)
PI계열의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저용량의 ritonavir와 함께 투여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는 ritonavir가 함께 투여한 PI의 대사를 막아서 이들 약물의 혈중 농도와 효과를 높이기 때문이다(이를 pharmacokinetic boosting이라고 한다). 그러나 ritonavir는 소화기계 부작용, 고지혈증 등의 부작용이 흔히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20].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ritonavir 대신 cobicistat으로 pharmacokinetic boosting을 하는 약물이 개발되었다.
313명의 HIV 감염인(295명은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단일 치료법 연구 48주 결과 cobicistat boosted darunavir (DRV/c) 포함 치료를 받은 사람의 81%가 바이러스가 잘 억제되었다[21]. 한편, 상기 연구에서 복통, 설사, 구역, 구토 등의 부작용 빈도는 ritonavir boosted darunavir (DRV/r)를 투여한 기존의 연구 결과에 비해 비슷하거나 적었다[22].
한편, cobicistat boosted atazanavir (ATV/c)가 포함된 치료제와 ritonavir boosted atazanavir (ATV/r)가 포함된 치료제의 효과를 144주간 비교한 연구에서(양 군 모두 상기 약물에 tenofovir/emtricitabine을 병용 투여),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서로 비슷했고, 설사와 혈중 지질 상승은 ATV/c 투여군에서 더 적었다[23].
요약하면, cobicistat은 기존 ritonavir 대신 PI 계열 약제의 pharmacokinetic booster로 투여할 수 있으며, 비슷한 boosting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부작용은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cobicistat boosted darunavir, cobicistat boosted atazanavir 모두 복합제 형태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물 개수가 적고 pharmacokinetic boosting을 위해 추가로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DRV/c 복합제는 이미 국내에 출시되었으며, ATV/c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통합효소 억제제(newer INSTI)
INSTI계열의 약제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었기 때문에 기존 약제에 내성인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성 장벽이 높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24‐26].
최근 국내에도 출시되어 사용되고 있는 dolutegravir는 기존 INSTI보다 내성 장벽이 높은 약물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치료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abacavir/lamivudine/dolutegravir 복합제와 tenofovir/emtricitabine/efavirenz복합제의 효과를 비교한 3상 연구 144주 결과에서 abacavir/lamivudine/dolutegravir 복합제를 투여한 군은 71%에서 tenofovir/emtricitabine/efavirenz 복합제를 투여한 군은 63%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었다(p= 0.010) [27].
한편, 치료력이 없는 환자에서 dolutegravir (+ 2NRTIs)와 같은 INSTI 계열 약물인raltegravir (+ 2NRTIs)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96주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양 군 간의 치료 효과는 비슷했다[28]. 그러나, 치료 시작 전 말초혈액 HIV RNA > 100,000 copies/mL인 군에서는 dolutegravir군은 78%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었음에 반해 raltegravir 군은 63%에서만 억제되었다(p= 0.026).
치료력이 없는 환자에서 dolutegravir(+ 2NRTIs)와 DRV/r(+ 2NRTIs)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도 있다[29,30]. 96주째 결과에서 각각 80% 및 68%의 피험자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었다(p= 0.02). 한편, 이 연구에서 치료 후 총 콜레스테롤, 저밀도지질단백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상승 정도는 dolutegravir 투여군에서 더 적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치료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dolutegravir의 효과를 확인한 위 3개의 연구에서 dolutegravir 내성이 발현된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치료력이 있는 환자에서 dolutegravir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2개 이상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에 내성이지만, INSTI는 투여받아본 적 없고, INSTI에 대한 내성도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dolutegravir (+ 개별 환자 별 적절한 약물 조합)과 raltegravir (+ 개별 환자 별 적절한 약물 조합)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의 48주째 분석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된 환자 비율은 각각 71%와 64%로 dolutegravir 투여군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p= 0.03) [31].
요약하면, dolutegravir는 1세대 INSTI 또는 다른 계열의 약제와 유사하거나 우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내성 장벽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Dolutegravir는 단독제제, abacavir/lamivudine/dolutegravir 복합제제 형태로 출시되었다.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들
매일 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다. 그런 불편을 줄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나노입자를 이용한 주사제이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cabotegravir (INSTI의 일종) 주사와 rilpivirine (NNRTI의 일종) 주사제를 8주 간격으로 투여해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하는 것이다[32]. 이런 치료법이 성공하면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MK‐8591은 구조적으로 NRTI와 유사하나 3’‐OH를 가지고 있으며, 역전사효소의 전위를 방해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이다[33]. MK‐8591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지만, 경구로 투여시 1번 복용으로 1주일, 주사제 형태로 투여시 1번 투여로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34].
한편, 그 외에 다른 기전에 의한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성숙억제제는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HIV의 성숙을 방해하며 대표적인 것이 BMS‐955176이다[35]. 그리고 HIV가 gp120과 부착하는 것을 억제하는 약제(fostemsavir, 개발명 BMS‐663068) [36]도 연구 중이다.
HIV 완치를 염두에 둔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휴면 상태에 있는 기억 T세포에 proviral DNA는 기존 약제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완치의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이다. 이를 다시 활성화시켜서 치료하는 전략(이른바 shock and kill treatment)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37‐43].
결 론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HIV 치료에 있어서, 기존 약제의 단점을 보완한 약제, 새로운 기전의 약제, 완치를 위한 약제가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가까운 시일 내에 임상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발전을 기반으로 HIV 환자들이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