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삽입형 제세동기의 일차적 예방에 대한 가장 먼저 시행된 RCT는 2002년 발표된 cardiomyopathy trial (CAT) 연구[
14]이다. 좌심실 박출률 30% 이하의 뉴욕 심장학회(New York Heart Association, NYHA) 기능 등급 II-III의 증상이 있으며, 발병한 지 9개월 이내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104명의 환자를 등록하였으며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약 2년이었다. 이 연구에서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군과 약물 치료군 간의 총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의 차이는 증명되지 못하였다. 이후 발표된, 증상이 없는 비지속성 심실빈맥을 동반한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아미오다론(amiodarone)과 삽입형 제세동기를 비교한 amiodarone versus implantable defibrillator (AMIOVIRT)연구[
15]나 defibrillators in non-ischemic cardiomyopathy treatment evaluation (DEFINITE) 연구[
16]는 좌심실 박출률 35% 이하, NYHA 기능 등급 I-III의 증상이 있으면서 증상이 없는 비지속성 심실빈맥(nonsustained ventricular tachycardia, NSVT)이나 빈번한 심실기외수축(frequent premature ventricular ectopy)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항부정맥제인 amiodarone이나 심부전의 표준약물 치료와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의 사망률 감소에 대한 효과를 비교한 연구였다. 이 두 연구에서도 삽입형 제세동기의 일차적 예방으로서의 총 원인 사망률의 감소는 입증되지 못하였다. 다만 DEFINITE 연구에서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가 심부전 표준약물 치료에 비해 심장돌연사의 위험을 유의하게 줄였음을 보고하였다. 2004년 발표된 comparison of medical therapy, pacing, and defibrillation in heart failure (COMPANION) 연구[
4]는, 그 원인에 상관 없이, 좌심실 박출률 35% 이하, NYHA 기능 등급 III-IV, 심전도상 QRS 시간이 120 msec, PR 시간이 150 msec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총 1,520명의 환자를 등록한 큰 규모의 연구로, 심부전 표준약물 치료, 약물 치료 + 심장 재동기화 치료(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 약물 치료 + 심장 재동기화 치료+제세동기로 군을 나누어 총 원인 사망률에 대한 효과를 비교하였다. 심장 재동기화 치료는 표준약물 요법에 비해 사망률 감소의 효과가 있었으며(위험률[hazard ratio, HR]: 0.81, 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 0.69-0.96,
p= 0.014), 심장 재동기화 치료 + 제세동기를 시행한 군이 재동기화 치료 단독군보다 사망률 감소 효과가 경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보고하였다(HR: 0.80, 95% CI: 0.68-0.95,
p= 0.01).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들만을 따로 하위분석(subgroup analysis)을 하였을 때에도 심장 재동기화 치료 + 제세동기의 시행이 약물 치료 단독보다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음을 보이긴 하였지만(HR: 0.50, 95% CI: 0.29-0.88,
p= 0.015), 심장 재동기화 치료 단독군과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COMPANION 연구가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제세동기 삽입이 사망률 감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겠지만, COMPANION 연구의 주 목적은 심실내 전도 장애(interventricular conduction delay)가 있는 진행된 심부전 환자에서 심실 재동기화 치료의 효과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이후 the sudden cardiac death in heart failure trial (SCD-HeFT) 연구[
5]가 발표되었고, 이전의 네 연구들과 달리,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가 일반 약제 사용에 비해 사망률의 감소에 영향이 있었음을 보고한 유일한 RCT이다. 총 2,521명의 환자를 심부전 표준 치료군, 심부전 표준 치료군 + amiodarone군, 심부전 표준 치료군 + 삽입형 제세동기군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으며, 심부전의 원인과 상관없이 좌심실 박출률 35% 이하, NYHA 기능 등급 II-III의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의 사망률 감소의 효과는 전체 환자군을 분석하였을 때뿐만 아니라,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들만 따로 분석하였을 때에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하위분석을 시행하였을 때,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의 효과는 NYHA 기능 등급 II 환자에서만 관찰되었고 NYHA 기능 등급 III 환자들에서는 통계학적인 유의성을 보이지 못하였다. 각 RCT들은
표 1에 요약하였다.
따라서 위의 언급한 개개의 RCT들은 비허혈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제세동기의 삽입이 일차적 예방 목적의 예후 향상과 연관이 있는 것을 증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후 Desai 등[
6]이 이 5개의 RCT를 이용 메타분석(meta-analysis)을 하였을 때, 일차적 예방으로의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는 약물 치료에 비해 총 원인 사망률을 31% 줄였음(relative risk [RR]: 0.69, 95% CI: 0.55-0.87,
p= 0.002)을 보고하였고, 심실재동기화 치료 효과가 주 목적이었던 COMPANION 연구를 제외하고 분석하였을 때에도 제세동기의 삽입은 약물 치료보다 사망률을 감소에 대한 이익이 있음을 보고하였다(RR: 0.74, 95% CI: 0.58-0.96,
p= 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