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은 전 세계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환자의 치료 및 감염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1,2]. Pseudomonas aeruginosa, Acinetobacter baumannii와 같은 병원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균들은 이미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으며, 최근에는 지역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균들인 장내세균속(enterobacteriaceae family)에 속하는 Escherichia coli, Klebsiella pneumoniae, Enterobacter cloacae 등과 같은 균들에서도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보고되고 있다[3-5]. 일반적으로 건강인은 CRE 감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주로 병원이나 요양원 등 의료기관의 환자에서 주로 CRE 감염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인공호흡기, 소변 카테터 또는 정맥관 삽입을 하고 있거나 오랜 기간 항균제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그 위험이 증가한다[6,7]. CRE는 항생제에 내성을 일으키는 기전에 따라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장내세균(carbapenemase producing CRE, CP-CRE)과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생성하지 않지만 카바페넴 내성인 장내세균(non-CP-CRE)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CRE의 카바페넴 내성은 주로 이동성을 가진 카바페넴 분해효소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동성을 가진 카바페넴 분해효소에 의하여 세균들 사이에서 플라스미드를 통하여 내성 유전자가 전파되어 원내 집단감염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병원 감염 관리에 중요한 요소이다[8]. 이러한 카바페넴 분해효소의 종류는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Ambler class A (serine carbapenemases), class B (metallo-β-lactamase), class D (oxacillinase carbapenemases)로 나뉘며, 국내에서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분해효소들은 Klebsiella pneumoniae carbapenemase (KPC, class A), imipenemase, Verona integron-encoded metallo-β-lactamase와 New Delhi metallo-β-lactamase (imipenemase [IMP], verona integron-encoded metallo-β-lactamase [VIM], New Delhi metallo-β-lactamase [NDM], class B), oxacillinase-48 (OXA-48, class D)이다[5,9]. 한 연구 결과에서는 CP-CRE와 non-CP-CRE에 의한 균혈증을 비교하였을 때 CP-CRE의 사망률이 4배 더 높다고 보고하였다[10]. 따라서, CP-CRE 감염을 신속하게 검출하고 감시 배양을 통하여 보균자를 검출하는 것은 원내 감염의 예방 및 감시에 중요하다. 이 논문에서는 효과적인 감염 관리를 위한 신속한 진단 및 감시 배양에 대하여 정리하여 보고자 한다.
진 단
CRE를 검출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자동화 기계를 이용하거나, 디스크확산시험법, 액체배지 미세희석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 중 한 가지 이상에 내성을 보일 경우 CRE로 진단한다. 즉, doripenem, imipenem 또는 meropenem의 최소억제농도가 4 mg/L 이상이거나 ertapenem의 최소억제농도가 2 mg/L 이상일 경우이다. 이후 CP-CRE인지 non-CP-CRE인지 구분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5].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여부 검사는 크게 표현형과 핵산분석 방법이 있다. 표현형 분석 방법 중 modified hogde test는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지만 판독이 객관적이지 않고 카바페넴 분해효소의 종류를 감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표현형 분석 방법으로 카바페넴 분해효소 억제 시험(carbapenemase inhibition test, CIT)이 있다. CIT는 특정 카바페넴 분해효소 억제제를 추가하여 카바페넴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원리를 이용한 검사이다. 분자생물학적 방법은 카바페넴 분해효소 유전자를 정확하게 동정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은 핵산중합효소연쇄반응기법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정확한 동정을 위해서 염기서열분석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핵산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이용하면 4-6시간 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민감도와 특이도가 뛰어난 장점이 있으나 비용이 높고, 자동화된 장비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며, 미리 밝혀진 유전자형 외의 새로운 유전자형을 검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신속 진단 검사
현재 많은 임상 미생물 검사실에서는 표현형 확진 시험의 확인 및 검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실시간 핵산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이용한 자동화 장비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Xpert® Carba-R (Cepheid, Sunnyvale, CA, USA) 검사를 이용하여 국내에서 흔한 KPC, IMP, VIM, NDM과 OXA-48 타입의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2시간 내에 검출할 수 있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고 자동화된 장비를 이용하여 검사의 편의성은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비용이 높고, 검출 가능한 특정 유전자형 외의 새로운 유전자형을 검출하지 못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표현형 시험에서 양성이지만, 유전형이 음성인 균주 또는 역학관계 조사를 위한 정확한 동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표준기관으로 보내 확인하여야 한다.
CP-CRE 감시 배양
CP-CRE 유병률이 높은 병원에서 전원된 환자, 중환자실 환자, 이식 환자 및 면역저하 환자는 보균자 선별을 위하여 CP-CRE를 감시 배양하는 것이 좋다. CP-CRE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rectal swab 검체가 추천된다. 감시 배양법에는 액체배지배양, 분자진단적 검출 및 상품화된 발색배지(chromogenic agar) 배양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배양법은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며, 비용이 저렴한 편이나 확진 검사가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분자진단법은 민감도가 높고, 신속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유전자형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용이 높으며, 알려진 CP-CRE 유전자형만을 검출할 수 있다. 검출 방법에 따른 장단점을 고려하여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찰
국내에서 2015년부터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CRE가 토착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 및 원내감염 전파 방지를 위한 감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많은 임상미생물검사실에서는 검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실시간 핵산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이용한 자동화 장비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CP-CRE의 보균자 검출은 원내 감염의 예방 및 감시에 중요하므로 배양법과 분자진단법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여 지속적인 감시 배양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발생률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보균자 검출을 위한 감시 배양 대상의 확대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CRE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 및 적극적인 감시 배양을 통한 환자 관리뿐 아니라 의료진 교육과 손 위생 수행률 감시, 철저한 환경 소독이 필요하며 각 병원 차원에서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