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니볼루맙(nivolumab)은 anti-programmed death-1 (PD-1) 항체로 암의 면역체계 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D-1과 PD-1 ligand 1/2 (PD-L1/2)의 상호작용을 막음으로써 T세포의 항암작용을 하게 한다[1]. 또한 니볼루맙은 다양한 진행성암에 대한 임상연구에서 임상적인 이득을 보여주어 최근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장암 등에서 약제로 승인받아 널리 쓰이고 있다. 한편, 전반적으로 니볼루맙이 다른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하여 부작용은 적으나 면역과 연관된 폐렴을 유도할 수도 있다. 니볼루맙 치료 도중 면역과 연관된 폐렴의 발생률은 2-4% 정도이다[2-4]. 하지만 약제로 인한 폐렴을 감별하고 진단하기는 쉽지 않고 니볼루맙에 의한 폐렴은 여러 형태를 보일뿐만 아니라, 이는 각기 다른 중증도와 치료 반응을 보인다[3]. 그래서 니볼루맙에 의한 폐렴이 의심되면 치료하기 이전에 바이러스를 포함한 감염 여부와 림프관성암의 진행 상태 및 울혈성 심장 기능 상실 여부 등의 감별이 필요하고 폐렴의 등급과 중증도를 평가하여 스테로이드를 경험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니볼루맙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폐렴에 대한 이전의 증례보고는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증례와 같이 니볼루맙 치료 중 발생한 폐렴에서 감별 진단을 위하여 기관지 폐포세척을 시행한 후 폐포자충 폐렴이 진단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65세 남자
주 소: 3일 전부터 발생한 기침과 발열
현병력: 환자는 신장암이 재발하여 니볼루맙 치료 중으로 반응 평가를 위하여 시행한 positron emission tomographycomputed tomography (PET-CT)상 양쪽 폐에 대사항진을 보이는 광범위한 젖빛유리모양으로 니볼루맙에 의한 폐렴 의심 소견 보였다. 내원 5일전 라오스에서 5일 정도 체류하였는데 기침, 가래, 콧물 증상과 함께 37℃ 이상의 발열과 오한 증상이 가끔씩 있어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전신 위약감이 관찰되었으나 의식은 명료하였고, 복부 및 전신의 외상은 부인하였다.
과거력: 신장암으로 1994년 신장 절제술을 시행하고 9년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지내다가 암이 췌장으로 재발하여 유문보존췌십이지장절제술(pylorus preserving pancreatoduodenectomy)을 2005년 7월 26일에 시행하였다. 이후 8년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지내다가 소장과 신장으로 암이 재발하여 소장과 종괴절제술을 2014년 7월 11일에 받고, 2년 4개월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잘 지내다가 다시 췌장으로 재발한 경우이다. 그리하여 첫 번째 완화 목적의 항암화학 치료로 2016년 11월 30일부터 2017년 3월 20일까지 니볼루맙을 여섯 차례 시행받았고 치료 반응이 있는 상태였다. 이 외에도 2007년에 당뇨를 진단받았고 2012년 비소세포 폐암으로 비디오 흉강경 폐엽절제술(video-assisted thoracic surgery lobectomy)을 2012년 11월 14일 시행 후 무병생존 상태였다.
사회력: 특이 소견은 없었다.
진찰 소견: 혈압은 130/80 mmHg, 맥박 8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은 36.5℃였다.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급성 병색을 보이지 않았고, 공막에 황달은 없었다. 또한 흉부 청진상 심잡음은 없었지만 양쪽 폐에서 수포음이 들렸다. 복부는 부드럽고 편평하였고, 간과 비장은 촉지되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3.8 g/dL, 백혈구 7,490/uL, 혈소판 328,000/uL였다.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젖산탈수소효소 223 IU/L,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17/15 IU/L, 총 빌리루빈 0.4 mg/dL, 총 단백질/알부민 7.1/3.6 g/dL였고, 혈청 요소질소/혈청 크레아티닌 9/1.0 mg/dL, 혈청 나트륨/칼륨/클로라이드 133/4.8/101 mmol/L, tCO2 20 mmol/L였다. 혈액응고 검사는 프로트롬빈시간 11.5초(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1.01),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 28.8초로 정상 범위였다. 소변 검사는 비중 1.006, pH 7.0, 단백(-), 적혈구 1-4/high power field (HPF), 백혈구 < 1/HPF였고, 소변 나트륨/칼륨/클로라이드 35/8.2/29 mmol/L, 소변 삼투압 251 mOsm/kg이었다.
치료 및 경과: 내원 이전에 반응 평가를 위하여 시행한 PET-CT상 양쪽 폐에 대사항진을 보이는 광범위한 젖빛유리 모양 소견을 보였고(Fig. 1), 기침과 발열은 있었으나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이 보이지 않아 경험적으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호흡기 증상과 PET-CT 소견에 대한 원인 감별을 위하여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이용한 기관지 폐포세척을 시행하였다. 기관지 폐포세척 검사상 아스페르길루스 항체(Aspergillus Ag) 음성, CD4/CD8 ratio CD4/CD8 27/53 (bronchoalveolar lavage) 폐포자충 폐렴 형광 염색 양성 폐포자충 폐렴 중합효소연쇄반응 음성 소견을 보여 폐포자충 폐렴에 부합되어 박트림을 치료 용량으로 시작하였다. 7일간 박트림 치료 이후 저나트륨혈증, 오심, 구토가 생겨 약제 부작용을 고려하여 중단하였다. 이후 환자는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호전되고 가슴 X-ray상 젖빛유리모양이 진행하지 않은 소견으로 퇴원이 가능한 정도가 되어 박트림을 중단하였다. 추후 외래 추적하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박트림 재사용이나 2차 약제로의 변경을 고려하였다. 이후 외래 추적하여 시행한 가슴 CT상 젖빛유리모양 소견이 호전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Fig. 2).
고 찰
니볼루맙에 대한 2상 임상연구에서 269명 중 9명인 3%의 환자에게서 약제와 연관된 폐렴이 있었고, 그중 3명의 환자는 3-4등급의 폐렴으로 진단되었다[4]. 현재 면역과 연관된 부작용의 관리 지침을 보면 3-4등급의 폐렴에서는 니볼루맙을 중단하고 corticosteroids, cyclophosphamide와 같은 면역억제제로 치료해볼 수 있다[5]. 니볼루맙과 연관된 폐렴의 증례가 상세하게 보고된 사례는 많지 않다. Nishino 등[6]의 보고에서 보면 폐렴의 중증도가 다르게 나타났고, 그의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달랐다. 또한, 폐렴이 나타난 모든 환자에게서 가슴 CT상 젖빛유리모양, 망상화, 경결 등의 소견을 보였다. 그래서 니볼루맙을 쓰는 도중 젖빛유리모양 소견이 보여 약제에 의한 폐렴이 의심된다면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기관지 폐포세척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감별 진단을 하고 폐렴의 중등도를 평가하여 그에 맞게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약제와 연관된 폐렴은 감염, 림프관성암의 진행, 고형암에서 보이는 거짓 진행 등을 감별해야 한다[7]. 감염이나 약제에 의한 폐렴이 배제되지 않는다면 경험적으로 광범위한 항생제를 쓰면서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고 가래 및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기관지 폐포세척에서 감염에 증거가 없으며, 암 주변으로만 부종이 있고 경결이 증가한 경우가 아니면 약제에 의한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의 전신 상태가 매우 불량하여 감염의 감별을 위하여 기관지 폐포세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경험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쓰다가 반응하지 않을 시 면역억제제도 쓸 수 있는데, 본 증례와 같이 폐포자충 폐렴이 있는 경우라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폐포자충 폐렴은 T도움세포(CD4+)가 200 cells/cubic millimeter당 200개의 세포 이하로 떨어진 후천면역결핍증후군에 감염된 환자와 같이 면역이 떨어진 경우 호발하는 기회 감염이다[8]. 본 증례에서는 신세포암에서 흔히 사용되는 면역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everolimus의 치료력은 없었으며 니볼루맙은 종양 특이 T세포의 기능을 올려서 항암 면역작용을 향상시키는 약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니볼루맙을 사용하는 도중에 폐포자충 폐렴이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니볼루맙이 T세포의 면역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약제의 사용이 폐포자충 폐렴의 발생과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폐암 환자에서 니볼루맙에 대한 2상 연구에서 117명 중 5명이 폐렴이 발생하였고, 이 중 1명이 니볼루맙 마지막 치료 후 28일 뒤 기회 감염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하였다[9]. 본 증례에서도 니볼루맙에 의한 기회 감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다.
본 증례에서는 폐포자충 폐렴 형광염색 양성으로 확진되었으나 폐포자충 폐렴 중합효소연쇄반응 음성 소견을 보였다. 후천면역결핍증후군이 아닌 환자에게서 폐포자충 폐렴 진단을 위한 정량 중합효소연쇄반응은 아직 그 유용성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후천면역결핍증후군이 아닌 환자에서는 후천면역결핍증후군 환자에서의 폐포자충 폐렴과 달리 낮은 병원체 밀도로도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85-1,450 pathogens/mL에서는 중합효소연쇄반응 결과가 형광염색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며 형광염색 음성이라고 하여도 폐포자충 폐렴을 배제할 수 없어 이런 경우에는 치료를 임상적으로 결정하게 된다[9]. 본 증례에서는 후천면역결핍증후군이 아닌 환자로 임상 증상 및 PET-CT 소견과 폐포자충 폐렴 형광염색 양성이었기 때문에 폐포자충 폐렴의 치료 결정에는 무리가 없어 보이며 중합효소연쇄반응 음성에 대해서는 병원체 밀도가 85-1,450 pathogens/mL로 낮았을 가능성이 있겠다. 최근 니볼루맙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폐포자충 폐렴 발생률이 높아지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본 증례는 니볼루맙을 사용하는 도중 발생한 폐렴에서 PET-CT 상의 젖빛유리모양 소견을 보여 감염을 배제하기 위하여 기관지 폐포세척을 시행 후 폐포자충 폐렴이 진단된 사례이다. 이에 니볼루맙에 의한 폐렴에서 드물기는 하지만 페포자충 폐렴의 감별이 필요함을 보여주어 증례로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