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유발시험으로 진단한 Pyrazinamide 유발 두드러기와 혈관부종: 증례 보고
Pyrazinamide-Induced Urticaria and Angioedema: a Cas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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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항결핵제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국내의 결핵 유병률이 높고 항결핵제가 자주 처방되는 약물임을 고려할 때, 치료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겠다.
Trans Abstract
Pyrazinamide (PZA) is an anti-tuberculosis drug and an essential component of the standard four-drug regimen for tuberculosis. Here, we report a case of immediate angioedema secondary to PZA administration intended for pulmonary tuberculosis treatment. A previously healthy 48-year-old woman was diagnosed with pulmonary tuberculosis and tuberculous lymphadenitis. Thirty minutes after taking the first dose of isoniazid, rifampicin, pyrazinamide, and ethambutol, the patient developed facial edema, generalized rash, and dizziness. An oral provocation test was performed on the four drugs, and 1,000 mg pyrazinamide showed a positive result characterized by 50 minutes of urticaria, angioedema, and hypotension. As the prevalence of tuberculosis increases, prescriptions for anti-tuberculosis drugs may increase as well. Clinicians should be aware of the possibility of immediate hypersensitivity as well as delayed hypersensitivity to anti-tuberculosis drugs.
서 론
Pyrazinamide (PZA)는 1952년 개발된 항결핵제로 간독성의 빈도가 높아 사용이 적었으나 1970년대 후반부터 용량을 줄인 단기 병용요법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현재는 표준 4제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1]. 관절통, 고요산혈증, 간기능 장애 및 발진 등이 흔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보고되어 있으나, 아나필락시스를 비롯한 즉시형 과민반응은 보고가 드물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2].
본 증례에서는 1차 항결핵제인 isoniazid (INH), rifampicin (RFP), ethambutol (EMB), pyrazinamide (PZA)를 복용 30분 후 전신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이 발생한 환자에게서 네 가지 약제에 대해 각각 경구 유발 검사를 시행하여 PZA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을 확진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자: 48세 여자
주소: 항결핵제 복용 후 발생한 전신 발진과 안면 부종
현 병력: 내원 6개월 전부터 전신 무력감과 함께 우측 경부 림프절 비대 발생하여 감염내과로 외래 내원하였다. 흉부 CT상 좌상엽에 결절성 병소가 있고 경부 림프절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만성 육아종성 염증과 함께 ziehl-neelsen 염색에서 항산균(acid-fast bacilli)이 확인되었다. 객담에서 시행한 항산균 도말 검사는 음성이었으나, 항산균 배양 검사에서 M. tuberculosis 동정되었다. 이에 결핵성 림프절염 및 활동성 폐결핵으로 진단하고 항결핵제(INH 300 mg/day, RFP 600 mg/day, EMB 1000 mg/day, PZA 1500 mg/day)를 복용하기로 하였다. 첫 투약 후 약 30분이 경과하였을 때, 사지 저림, 전신 두드러기, 입술 및 안검 부종, 양손의 부종이 발생하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사회력/가족력: 특이 사항 없음
직업력: 가정 주부
진찰 소견: 응급실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 102/67 mmHg, 맥박 76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6.0℃, 산소 포화도 100%였다.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급성 병색을 보였고, 전신 발진과 두드러기, 입술 및 안검 부종, 양손의 부종이 있었다. 청진상 천명음은 들리지 않았으며 그 외 진찰 소견은 정상이었다.
치료 및 경과: 전신 두드러기 및 혈관부종 증상에 대해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Peniramin®, Yuhan, Seoul, Korea) 4 mg 정맥주사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Methysol®, Alvogenkorea, Seoul, Korea) 정맥주사를 투약하였다. 약 2시간 경과 관찰 후 증상이 호전되어, 항결핵제 모두 중단하기로 하고 귀가하였다. 1주일 뒤, 원인약물 파악을 위하여 알레르기 내과로 외래 진료 의뢰되었다.
검사실 소견: 혈액학적 검사상 혈색소 11.4 g/dL, 백혈구 5,200/uL (중성구 67%, 림프구 22.1%, 단핵구 9.2%, 호산구 1.3%, 호염기구 0.4%), 혈소판 263,000/uL였으며, AST 14 IU/L, ALT 11 IU/L, 혈액요소질소 9 mg/dL, 크레아티닌 0.79 mg/dL로 간효소 수치 및 사구체여과율 정상이었고, 그 외 이상 소견은 없었다.
약물 유발 시험: 항결핵제 중단 15일째, 알레르기 내과 외래에서 환자 동의 하에 경구 유발 검사를 시행하였다. INH (Yuhanzid®, Yuhan, Seoul, Korea) 100 mg 경구 투약 후 특이증상은 없었고, 1시간 뒤 100 mg 추가 복용하였으나 특이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4시간 뒤 다른 증상 발생이 없음을 확인한 후, RFP (Rifampin®, Yuhan, Seoul, Korea) 300 mg 투약하였다. 특이 증상이 없어 1시간 뒤 RFP 300 mg 추가 복용하였고, 특이 증상이 관찰되지 않아 귀가하였다. 1일 뒤 외래 내원하여 EMB과 PZA에 대한 경구 유발 검사를 시행하였다. EMB (Myambutol®, Yuhan, Seoul, Korea) 400 mg 복용 후 1시간 후에 400 mg를 추가 복용하였으나 특이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4시간 동안 경과 관찰하였으나 발진, 부종 등의 증상 나타나지 않아, 마지막으로 PZA (Pyrazinamide®, Yuhan, Seoul, Korea) 500 mg를 경구 투약하였다. 1시간 뒤 특이 증상 없어 PZA 500 mg을 추가로 복용하고 경과 관찰하던 도중, 약 50분 경과하였을 때 환자는 얼굴부터 두드러기가 시작되면서 안검 부종, 손바닥 가려움증을 호소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혈압 90/62 mmHg로 측정되어 수액과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Peniramin®) 4 mg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Disolin®, Guju, Seoul, Korea) 40 mg 정맥주사를 투약하였고, 30분 후 혈압이 정상화되고 증상도 호전되었다(Table 1).
치료 및 경과
이상의 결과로 PZA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을 진단하였고, 해당 약제 복용을 피하도록 교육하였다. 환자는 PZA를 제외한 INH, RFP, EMB 3제 투약으로 9개월간 치료를 계획하였으며, 특별한 부작용 없이 투약을 지속하고 있다.
고 찰
국내 결핵의 유병률은 치료의 발전과 국가 결핵관리사업의 결과 조금씩 감소하고 있으나, 2013년 신환 36,089명(10만명당 71.4명)으로 OECD 참여 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3]. 결핵의 표준 치료로는 2개월간 초기 치료로 INH, RFP, EMB, PZA를 투약하고, 4개월의 후기 유지치료로 INH, RFP, EMB을 투약하도록 권고되는데, 긴 치료 기간과 약제 부작용에 의하여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항결핵제에 의한 약물이상반응은 약 20-50%에서 나타나며, 중증부작용에 의해 약제를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경우는 약 4-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5]. 이는 대부분 간독성, 피부발진 등의 지연형 과민반응을 조사하여 보고한 것으로 즉시형 과민반응은 구분하여 계산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항결핵제에 의한 피부부작용은 임상 양상이 다양하며,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기존 연구들의 설계 차이로 발생률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중증 피부반응의 경우 약 3-6%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6,7].
2007년 Tan 등[8]은 활동성 결핵으로 치료받은 환자 820명 중 5.7%인 47명에서 피부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이 중 8.5%인 4명(전체의 0.5%)에서 두드러기가 발현하였음을 보고하여 즉시형 피부과민반응의 발생 빈도를 짐작할 수 있다. 2015년 Buhari 등[2]은 항결핵제를 처음으로 투약한 379명의 결핵 환자 중 13명(3.75%)에서 18건의 즉시형 과민반응이 발생하였고, 두드러기 9건, 혈관부종 4건, 가려움증 6건이 나타났음을 보고하였다. 15건이 항결핵제 4제를 동시에 복용하고 즉시형 과민반응이 발생한 증례들이었으며, RFP 재투약 후 발진과 안면부종이 발생한 환자 2명 외에는 원인약물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각 약물에 따른 과민반응의 발생 빈도는 알 수 없었다.
PZA는 결핵의 1차 치료제로, 6개월간의 2HERZ/4HRE 표준치료요법 중 2개월의 초기 치료에서 이용하며 치료 기간 단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Pyrazinamidase에 의해 대사되어 pyrazinoic acid로 전환되면, fatty acid synthetase Ⅰ enzyme의 작용을 방해하여 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대한 정균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초기 개발시 간독성의 빈도가 높아 사용이 적었으나, 용량을 40-60 mg/kg에서 25 mg/kg로 줄이면서 독성 간염 유병률이 감소하고 1970년대 후반부터 INH, RFP과 병용 투여시 INH와 RFP의 살균효과를 증강시킴이 알려지면서 기존의 9개월의 치료를 단축시킨 현재의 4제 병용 6개월 단기요법이 시작되었다[1].
PZA에 대한 약물이상반응은 대개 약제 복용 후 첫 3-7주 이내 일어나며[10] 지연형 과민반응 중 피부 발진이 가장 흔하고 약 2-3%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주로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간독성과 관절통인데, 관절통은 매일 PZA를 투약하는 환자의 40%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필요 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증 치료가 필요하다. 간독성의 경우 약 2%에서 발생하며 여성, 60세 이상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고, 드물게 fulminant hepatitis로 진행하여 사망하는 증례도 보고되어 있다[5]. 이외 drug reaction with eosinophilia and systemic symptoms (DRESS) 및 안면홍조, photosensitization, 식욕부진, 소화장애, 오심 등도 PZA의 부작용으로 보고되어 있으나, 즉시형 과민반응 및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증례는 수 건에 불과하며[10-12]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1990년 Bedi [11]는 PZA에 의한 과민반응 증례 4건을 발표하였는데, 경구 유발 검사로 확진된 아나필락시스 환자 1명과 혈관부종 및 두드러기 등 즉시형 과민반응이 발생한 3명이었다. 아나필락시스를 제외한 2명에서 탈감작(desensitization)을 시행하였고 1명에서 성공하였다[11]. 2002년 Ribi와 Hanser [10]은 INH, RFP, PZA와 EMB을 처음으로 투약한 뒤 수 분 후 피부발진, 호흡곤란이 발생한 환자에게서 경구 유발 시험을 통해 PZA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을 진단, 보고하였다. 2012년 Bavbek 등[12]은 INH, RFP, PZA와 EMB을 동시에 복용 후 전신 발진과 의식 소실이 있었던 환자에게서, 피부 단자 시험 결과 양성으로 PZA에 의한 IgE 매개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하였다. INH, RFP, EMB의 피부 단자 시험 및 경구 유발 검사는 모두 음성으로, PZA에 의한 과민반응임을 확진하고 PZA를 6.25 mg부터 30분 간격으로 2배씩 증량하며 투약하는 탈감작요법을 시행, 성공하여 보고한 바 있다[12].
약물 과민반응이란 약물에 감작된 환자에게서 약물 본래의 약리작용과 무관한 면역기전으로 매개되는 예측이 어려운 부작용으로 IgE 혹은 비면역성 기전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과 T세포 매개 반응인 지연형 과민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즉시형 과민반응의 경우 대개 투약 후 1시간 이내에 두드러기, 혈관부종, 비염, 기관지 경련과 아나필락시스 등 다양한 증상이 일어난다. 본 증례의 경우 항결핵제 노출력이 없는 환자에게서 처음으로 약물을 투약한 후 30분 이내에 발진과 혈관부종 증상이 발현하여 즉시형 과민반응을 의심하였다. 이는 이전에 노출된 식품, 의약품 등의 외부물질 감작에 의해 생성된 IgE와 PZA의 교차반응에 의한 IgE 매개 즉시형 과민반응일 수도 있고, 이전 감작과 관련 없는 비 IgE 매개성 유사아나필락시스 반응(anaphylactoid reaction)의 가능성도 있다. 즉시형 과민반응의 경우 상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피부 시험, 혈액 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되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경구 약물 유발 시험이다[13].
PZA에 대한 피부 단자 시험이 표준화된 참고 자료가 없고, 결핵 치료를 지속하기 위해 안전한 항결핵제 선택이 중요함을 고려하여, 증례의 환자는 4가지 항결핵제에 대한 경구 유발 시험을 시행하였다. 유발 시험 결과 PZA에서만 양성 반응이 확인되어 즉시형 과민반응을 확진할 수 있었다. 약물 알레르기에 대한 경구 유발 시험의 경우 표준화된 지침은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용량의 1:10- 1:1000에서 투약을 시작하여 30-60분 간격으로 증량하여 투약하도록 권고되고 있다[14]. 본 증례의 경우 외래 검사의 시간적 한계로 인해 치료 용량의 1:3로 경구 유발 검사를 시작하였고 향후 적절한 protocol 정립이 필요한 부분이다. 결핵 유병률이 높은 한국에서, 항결핵제 투약 빈도가 높은 만큼 지연형 과민반응뿐 아니라 즉시형 과민반응 또한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