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생물학적 기법에 근거한 비편평상피세포 폐암의 진단과 치료
Diagnosis and Treatment of Non-Squamous Lung Cancer Based on Molecular Tumor T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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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최근 폐암은 정밀의학에 근거한 분자병리학적 분류 및 치료 기법이 도입되면서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2-3배 정도 증가하였다. 폐암은 동일한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조직학적, 유전자 변이 및 암단백 발현을 하고 있는 환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래서 가능한 동질성의 환자군들로 분류하고 각 분류된 환자들에게 적합한 약제를 투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거에 비해 좀더 세분화된 병리학적 진단과 유전자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불가분의 조건이 되었으며 그러한 진단을 위해 더 많은 조직 획득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조직 획득이 어려운 경우를 극복하기 위해 액상 생검을 이용한 진단 기법들이 발전하고 있다. 현재 EGFR, ALK,ROS-1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그러한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점차 표적이 되는 유전자 및 약제 개발이 증가되어 진행성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 례
80세 여자가 2주 동안 지속되는 기침, 가래와 우하엽 폐침윤 소견으로 방문하였다. 특별한 과거력은 없었고 흡연력도 없었다. 2주간 항생제 치료를 하였지만 우하엽 폐침윤 소견은 호전이 없어 흉부 computed tomography (CT)를 촬영하고 우하엽 폐침윤 소견 이외에 양쪽 폐에 다발성 결절 소견 관찰되어 경피적 폐생검을 시행하였다(Fig. 1). 조직 검사상 폐선암으로 진단되었으며 폐, 늑막 전이 소견 관찰되어 4기로 진단되었다.
1차 치료 약제의 선택
비흡연 진행성 폐선암 환자로 적합한 항암 치료 약제를 선별하기 위해 폐암 조직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다.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유전자변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peptide nucleic acid (PNA)-mediated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clamping 방법을 이용하여 검사를 진행하였다. Exon 19번에 deletion mutation이 확인되었다. 이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EGFR tyrosine kinase inhibitor (EGFR TKI) 약제인 afatinib을 투여하였으며 2개월 후 시행한 반응 평가 흉부 CT에서 부분 관해(partial response, PR)의 항암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2개월 간격으로 반응 평가 CT 촬영하면서 약제 투여를 하였고 10개월 후 반응 평가 흉부 CT에서 종양의 크기가 20% 이상 증가하는 질병 진행(progressive disease, PD) 소견이 관찰되었다.
2차 치료 약제의 선택
1세대 또는 2세대 EGFR TKI 약제 투여 후 평균 9-12개월에서 50%의 환자들이 EGFR TKI의 약제 내성으로 종양의 크기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다[1]. 약제의 내성 기전을 확인하고 2차 치료 약제를 선택하기 위해 다시 폐생검을 시행하였다. 다시 얻은 폐암 조직에서 동일한 폐선암으로 진단되었으며 폐암 조직에 대해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실시하였다. 유전자 변이 검사상 기존의 exon 19 Del 유전자 변이와 exon 20 T790M 유전자 변이가 관찰되었다. 환자는 T790M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osimertinib 약제를 새롭게 처방받았으며 반응 평가 CT상 다시 부분 관해(PR)의 반응률을 보이고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 상태이다.
고 찰
2000년도 초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gefitinib, erlotinib)의 등장 이후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평균 생존율(median overall survival)은 2000년도 초 8-10개월의 생존율에서 최근에는 2-3년까지 평균 생존율이 늘어나게 되었다[2]. 그러나 모든 폐암 환자들에서 생존율의 향상이 온 것이 아니고 특정 유전자 변이나 단백질 발현이 있는 환자에서 그러한 것들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를 사용할 때 좋은 성적을 보였으며 오히려 그러한 표적이 없는 환자에서 그러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 발생의 증가뿐만 아니라 생존율이 더 떨어지는 역효과를 보였다. 과거 표적치료제가 개발된 당시에는 표적 치료라는 치료 개념이 나왔다가 최근에는 그러한 표적 치료를 적합한 환자들에게 치료하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라는 각각의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치료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Precision medicine (정밀의학)
정밀의학이란 각 환자의 유전 정보, 질병 정보, 생활습관 등 개인의 의학 정보를 근거로 각각 환자에게 최적화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의학을 말한다. 즉, 환자 개인의 의학 관련 정보들을 정밀하게 분석, 분류하여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끔 하는 의학이다. 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밀 의료 계획(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을 발표하고 나서 더 우리들에게 친숙한 단어로 다가온 개념이다. 정밀의학의 개념을 도입하고 가장 그 개념을 잘 이용하고 있는 치료 분야가 비소세포폐암 분야이며 그 대표적인 대상이 되는 약제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이다. 2000년대 초 gefitinib이라는 약제가 처음 폐암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일부 환자에게 획기적인 반응을 보였을 때(IDEAL 1 [3], IDEAL 2 [4] Trials) 폐암 치료에서 낙관하는 분위기였으나 ISEL Trial (A Phase III survival study comparing gefitinib (IRESSA) plus best supportive care (BSC) with placebo plus BSC, in patients with advanced 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who had received one or two prior chemotherapy regimens) 3상 임상 연구를 통해 gefitinib이 best supportive care와 비교하였을 때 생존율의 향상을 입증하지 못하고 미국 의약 시장에서 퇴출되었다[5]. 당시에는 gefitinib 약제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억제하지만 정확한 기전을 모르는 상태에서 환자의 선별 없이 환자들을 등록하여 임상 연구를 진행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지만 동양인, 여성, 비흡연자에서 반응이 좋았다는 결론만 내릴 수 있었다. 그 이후 gefitinib 약제 반응이 좋은 환자들의 조직 샘플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2004년 NEJM [6]과 Science [7] 지에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의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gefitinib의 약제 반응이 좋다는 보고가 되었다. 그 이후 EGFR TKI 약제가 EGFR의 intracellular domain에 약제 binding site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약제 반응이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그러한 개념을 이용하여 시행한 임상 연구에 최초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고한 것이 gefitinib or carboplatin-paclitaxel in pulmonary adenocarcinoma (IPASS trial)이다[8]. 이 임상 연구를 통해서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 치료 임상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연구들이 진행이 되었으며 그러한 임상 연구 결과들을 통해 폐선암으로 진단된 환자에서는 EGFR mutation test가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검사 항목이 되었으며 그러한 검사에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환자들은 EGFR TKI 약제를 투여받게 되었다. 즉, EGFR을 표적으로 하는 EGFR TKI 약제가 개발되었으며 약제의 반응이 EGFR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EGFR mutation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EGFR TKI 약제를 투여한 결과 기존 세포독성 항암 치료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생존율의 향상을 얻게 되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precision medicine의 개념을 이용하여 실제 폐암 환자를 치료하게 된 좋은 예이다.
유전자 변이 검사 방법
진행성 비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적합한 항암제 선택을 위해 폐암 조직 또는 세포진 검사에서 암세포를 추출해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EGFR mutation 발생 비율이 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translocation의 발생 비율보다 높기 때문에(Fig. 2) EGFR mutation test를 먼저하고 음성인 경우 ALK translocation FISH test를 그 이후 시행하기도 하지만 최근 ALK 억제제가 1차 치료 약제로 보험 급여로 인정받고 나서는 빠른 진단을 위해 EGFR mutation test와 ALK translocation FISH test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1]. EGFR mutation test와 ALK test에서 모두 음성을 보인 경우 최근 빈도는 낮지만 ROS-1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Table 1).
EGFR mutation test는 과거 direct gene sequencing method를 이용하여 유무를 확인하였다. Uncommon mutation을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sensitivity가 낮고 염기서열 분석을 위한 기계가 있어야 하는 단점들이 있어 최근에는 알려져 있는 특정 유전자 변이들에 대한 primer를 이용한 PNA clamping PCR method를 이용한 검사가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Table 2). 그리고 국내에서도 2017년 3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반 유저자 패널 검사에 대한 행위료를 신설해 암 유전체 검사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하여 현재 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백 가지에 이르는 암 유전자를 스크리닝하는 암 유전체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전체 검사 결과에 따라 유전자 변이에 적합한 치료 약제가 있는 경우 그러한 약제를 투여할 수 있다[9]. 또한 최근 조직 검사를 통한 유전자 검사의 경우 조직 검사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쉽게 조직을 얻지 못하는 경우 혈액내의 cell free DNA를 추출 및 증폭하여 유전자 변이 유무를 검사하는 액상 생검(liquid biopsy)을 할 수 있는 kit가 상용화되어 폐암 환자들에서 EGFR mutation 유무를 혈액 샘플을 통해 확인하고 EGFR TKI 약제를 투여할 수 있게 되었다[10]. 혈액이나 소변과 같은 타액에서 암세포 유래 유전자를 분리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실제 조직에서 시행한 유전자 검사 결과의 60-70%의 민감도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액상 생검을 통한 유전자 변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EGFR TKI 약제의 반응률이 조직에서와 거의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11]. 최근 액상 생검에서 NGS를 이용하면 EGFR, ALK, ROS-1 유전자 변이 유무를 확인 동시에 확인해서 표적이 되는 치료 약제를 바로 선택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러한 임상 자료들이 점차 축적이 된다면 향후 암조직 생검 없이 액상 생검을 통해 유전자 변이 유무 결과를 확인하고 그러한 유전자 변이 결과를 토대로 적절한 표적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