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중대한 약물 유해반응의 임상 양상
Clinical Features of Serious Adverse Drug Reactions in a Tertiary Care Hospital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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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약물 이상반응의 임상 양상에 대한 조사는 종종 실시되어 왔으나,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분석을 집중적으로 한 경우는 국내에서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 어떠한 임상 양상으로 발현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방법
단일 3차 의료기관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과성 평가를 완료한 후 2012년 3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한국의약품 안전관리원에 보고한 사례 중에서 중대한 이상사례로 평가된 약물 부작용 사례(3,386사례)를 분석하였다.
결과
계통별로 백혈구와 세망내피계가 511사례로 가장 많았고, 일반적인 약물 이상반응에서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피부계통 병변과 소화기계 병변은 각각 296사례로 4번째, 216사례로 8번째였다. 단일 증상별로 백혈구감소증이 499사례(14.7%)로 가장 높았고, 저혈압이 444사례(13.1%), 그 다음이 아나필락시스 215사례(6.3%)였다. 백혈구감소증을 일으키는 약제 성분 중, 항종양제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piperacilin/tazobactam (28사례), vancomycin (10사례) 그리고 methimazole (6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저혈압은 해열제로 흔히 사용되는 propacetamol 주사제로 인해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145사례). 아나필락시스는 경구 항생제인 cefaclor (19사례)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ranitidine (12사례), 혼합비타민(9사례) 순이었다. 출혈 관련 질환이 전체 SADRs의 9.8% (332사례)를 차지하였다.
결론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의 임상 양상 및 원인 약제가 전체 약물에 인한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항생제 및 methimazole에 의한 백혈구감소증에 주의하고, propacetamol 주사제 사용시 저혈압 발생 유무에 대해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cefaclor, ranitidine, 혼합비타민제 등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약제에 의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Trans Abstract
Background/Aims
Several studies have reported on the clinical aspects of adverse drug reactions (ADRs). To date, no study has evaluated serious adverse drug reactions (SADRs) in Korea. The current study evaluates the clinical expression of SADRs in a Korean hospital.
Methods
We reviewed a total of 3,386 cases of SADR occurring between March 2012 and November 2015 in a single tertiary care institution (Regional Pharmacovigilance Center).
Results
When classified by organ system, the most common SADRs were white cell and reticuloendothelial system disorders (n = 511). Skin/appendage (n = 296) and gastrointestinal (n = 216) disorders were the fourth- and eighth-most common SADRs, respectively. The three most common single symptoms were leukopenia (n = 499 events), hypotension (n = 444) and anaphylaxis (n = 215). Leukopenia was mainly caused by anti-tumor drugs, followed by piperacilin/tazobactam (n = 28), vancomycin (n = 10) and methimazole (n = 6). Hypotension was most often caused by propacetamol injection (n = 145), while anaphylaxis was mainly caused by cefaclor (n = 19), ranitidine (n = 12), iopamidol (n = 10) and multi-vitamin infusion (n = 9).
Conclusions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noted in the clinical aspects of ADRs and SADRs. Additional studies are warranted to further assess SADRs in response to frequently used causative drugs.
서 론
약제 사용이 인류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었으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약물 이상반응은 약제에 의한 작용 중에서 유익하지 않은 모든 작용을 포함하는 넓은 뜻의 부작용을 뜻하며[1], 경미한 반응에서부터 심한 반응까지 다양하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란 사망을 초래하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부작용이거나 입원 기간이 늘어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이며, 암 또는 선천적 이상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2]. 미국에서 1966년에서 1996년까지 보고된 39개의 전향적 약물 이상반응 연구들을 메타분석하였을 때 약물 이상반응에 의한 사망률이 0.32%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미국인 사망 원인의 6번째에 해당하였다[3,4].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 보고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serious adverse drug reactions, SADRs)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34,966건에서 89,842건으로 2.6배 증가하였고, 약제 부작용으로 보고된 사망 사례는 1998년 5,519건이었던 것에 비해 2005년에는 15,107건으로 4배 증가하였다[5]. 이를 통해 볼 때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의 단일 상급종합병원에서 약물 이상반응의 빈도에 대한 보고는 종종 있었으나[3,6,7],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에 대한 분석을 집중적으로 한 경우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상당수의 약물 이상반응은 적절한 관리에 의해서 예방할 수 있는 점에 착안하여[8-10], 이번 연구를 통해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의 임상 양상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추후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2012년 3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45개월간 단일 상급종합병원의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약물감시프로그램으로 수집한 원내 의약품 부작용 보고자료 중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로 평가된 사례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동일 환자에서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한 경우 또는 한 가지 증상이 여러 가지 약물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서로 다른 사례로 간주하였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보고된 대상 환자 수는 2,048명이었고, 한 환자에서 2개 이상의 SADRs이 보고된 경우에는 각각을 독립된 사례로 분석하였다. 분석에 이용된 총 SADRs은 3,386사례였다. 인과관계 판정을 위해서 세계보건기구 웁살라 모니터링센터(World Health Organization-Uppsala Monitoring Centre, WHO-UMC)의 약물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 지표를 사용하였다. WHO-UMC 지표는 확실함(certain), 가능성 높음(probable or likely), 가능성 있음(possible), 가능성 희박(unlikely), 자료보완 또는 분류보류(conditional or unclassified), 평가 또는 분류불가(unassessable or unclassifiable)의 6단계로 분류되는데, 이 중에서 가능성 있음(possible), 가능성 높음(probable or likely), 확실함(certain)에 해당하는 사례를 포함하였다. WHO-UMC 지표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약물 이상반응 인과관계 평가지표로 지정되어 공식적인 평가지표로 사용되고 있다[11].
방법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는 A: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 B: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 C: 입원 또는 입원 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 D: 지속적 또는 중대한 불구나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경우, E: 선천적 기형 또는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 F: 기타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황으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증상별 분류는 세계보건기구 이상반응 용어(World Health Organization Adverse Reaction Terminology, WHO-ART) 코드를 이용하여 기관계 분류(System Organ Classes)하였다. 또한 WHO-ART 코드를 이용하여 단일 증상별 분석을 진행하였다. 출혈과 관련된 증상을 모아 소집단을 만들어 원인 약제를 분석하였고, 출혈 관련 증상으로는 혈소판 감소증, 응고장애, 위출혈, 혈변, 혈뇨, 혈종, 객혈, 토혈, 수술 후 출혈, 코피, 혈전성 미세혈관병증, 경막하 출혈, 소화기계 출혈, 뇌출혈을 포함시켰다.
약물의 계열별 분류는 ATC 코드(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system)에 따라 분류하였다. 한약, 생약의 경우는 기타로 분류하였다. 또한, 단일 약제 성분에 따라서 사례 분석하였다. 보고 사례 또는 백분율로 표시하였다.
통계 분석
범주형 자료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카이제곱검정을 이용하였고 환자 개인별 SADRs 경험 횟수와 사망 간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크루스칼 왈리스 비모수 검정을 시행하였다. 통계 분석은 SPSS 통계 분석 프로그램(ver. 22; IBM Corp., Chicago, IL, USA)을 통해 크루스칼 왈리스 비모수 검정을 시행하였으며, p값이 0.05 미만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였다.
결 과
환자 특징
전체 3,386사례 중 남자는 1,637사례였고, 여자는 1,749사례였다. 0세부터 98세까지 분포하였다. 20세 이하는 170사례, 21-60세까지는 1,663사례, 61세 이상은 1,553사례였다(Table 1).
심각도 분류에 따른 결과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 중에서 A: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는 45사례, B: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364사례, C: 입원 또는 입원 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는 1,265사례, D: 지속적 또는 중대한 불구나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경우는 207사례, E: 선천적 기형 또는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는 0사례, F: 기타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황은 1,505사례였다(Table 1).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 45사례 중에서 남자는 36사례, 여자는 9사례로 남자가 월등히 더 많았다(카이제곱값 3.373, 자유도 4, p< 0.001).
사망에 상당 부분 혹은 일부 기여한 약제는 ATC코드(1단계)로 나누어 보면 항종양제 및 면역조절제가 23사례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전신작용항감염제 8사례, 신경계 5사례였다.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증상으로 백혈구감소증(12사례)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패혈 쇼크(4사례), 심근병증(3사례), 저혈압(3사례) 순서였다.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호흡기계 질환은 호흡곤란(1사례), 간질성 폐질환(1사례), 폐렴(2사례)이었으며, 사망과 관련된 출혈 관련 질환은 경막하출혈(1사례), 응고장애(1사례)였다. 사망과 관련된 아나필락시스(1사례)는 amphotericin B로 인한 것이었다.
백혈구감소증으로 사망한 경우 상당수(6/12사례)가 ATC 코드(2단계)에서 항종양약제로 인한 것이었고, 패혈 쇼크로 사망한 경우 모두(4/4사례) ATC 코드(2단계)에서 항종양약제로 인한 것이었다. 항부정맥제인 amiodarone에 의한 SADRs (16사례)는 폐렴 2사례, 간질성 폐질환 2사례, 폐섬유증 2사례, 호흡곤란 1사례로 호흡기계 질환이 가장 많았으며, 이 중 2사례는 환자의 사망에도 일부 기여하였을 것으로 의심되었다.
환자 개인별 경험한 SADRs 사례 수 분석
환자 개인별로 경험한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를 보면, 1번 경험한 경우가 1,338사례였고, 2번은 886사례, 3번은 378사례 그리고 4번 이상 경험한 경우는 784사례였다. 사망에 이른 경우 환자당 경험한 사례가 4건 이상인 경우가 상당수(25/45사례, 44.4%)였으며, 심각도 분류별 다른 범주에서 환자당 경험한 사례가 4건 이상인 비율과 비교하였을 때 높은 수치였다(Fig. 1). 환자당 경험한 사례가 4건 이상일 때 3건 이하 경험한 군에 비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아 보였으나, 심각도 분류군별로 중복된 환자를 제외하고, 4사례 이상 경험한 환자군과 그 미만 경험한 군에서 심각도 분류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value = 0.170).
계통별 및 단일 증상별 사례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은 계통별로 백혈구와 세망내피계(reticuloendothelial system) 장애가 15.1%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일반 심혈관 질환(13.6%), 전신적 질환(12.4%), 피부계통(8.7%), 호흡기계(7.4%) 순서였다. 일반적인 부작용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계통인 피부와 소화기계는 각각 8.7% (4번째), 6.4% (8번째)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단일 증상별로 가장 높은 것은 499사례(14.7%)로 백혈구 감소증이었고, 그 다음으로 저혈압이 444사례(13.1%), 아나필락시스 215사례(6.3%)의 순서로 높았고, 일반적으로 보고된 모든 이상반응에서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설사, 구토, 복통 등은 SADRs 분석에서는 1% 이하였다. 단일 증상 및 원인 약제를 각각 상위 5위까지 표시하였다(Table 2).
백혈구감소증을 유발한 약제는 항암제인 fluorouracil, cisplatin, doxorubicin 순서였다. 종양에 사용되는 약제를 제외하고서, 항생제 중에서 백혈구감소증을 가장 많이 일으킨 것은 piperacillin/tazobactam으로 28사례가 있었고, 그 뒤로는 vancomycin (10사례)이었다. 또한 azathioprin과 methimazole도 각각 8사례, 6사례가 보고되었다.
저혈압을 일으킨 대표적 약제는 propacetamol 주사제였다. Propacetamol 주사제에 의한 저혈압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망을 초래하는데 일부 기여가 의심되는 경우는 1사례였고, 생명에 지장을 준 경우 19사례, 입원이 필요하거나 입원 기간이 연장된 경우는 35사례, 지속적 또는 중대한 불구나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경우는 1사례, 기타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황은 89사례였다. 최근 들어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fentanyl 계통의 약이 다양한 형태로 임상에 이용되고 있다. Fentanyl 제제가 저혈압을 일으킨 경우 대부분(73/74, 98.6%)이 정맥 주사였다. Fentanyl 계통의 약이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을 보인 103사례 중 주사제가 대부분(93/103, 90.3%)이며, 구강정은 3사례(2.9%), 패취 7사례(6.8%)였다.
아나필락시스 215사례를 분석하였을 때, ATC 코드(2단계)상 전신작용 항생제가 56사례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항종양제(34사례), 조영제(30사례)였다.
출혈 증상을 일으키는 약제 분석
출혈과 연관된 질환들은 332사례였으며, 이는 단일 증상별 이상반응과 사례 수를 비교하면 3번째로 백혈구감소증, 저혈압 다음 순서이다. 원인 약제 1위는 warfarin (130사례)였고, 2위는 heparin (24사례)이었다. 그 뒤로 cisplatin (17사례), piperacillin/tazobactam (13사례), fluorouracil (10사례), aspirin (9사례) 순서였다. 이 중에서 cisplatin, piperacillin/tazobactam, fluorouracil은 저혈소판증을 유발하였다.
출혈과 연관된 질환 중에서 위장관계 출혈과 연관이 있는 질환을 다시 소그룹화하여, 위출혈, 혈변, 토혈, 위장관출혈에 해당하는 90사례를 분석하였을 때, warfarin이 47사례, heparin 10사례 그리고 aspirin이 7사례로 확인되었다. 최근에 도입된 경구용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s, NOAC)로 인한 소화기계 출혈 사례는 dabigatran 3사례, rivaroxaban 2사례였다.
출혈을 일으킨 warfarin과 NOAC의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을 비교하면, NOAC이 warfarin에 비해 보고 사례가 적었다.
전체 개별 약제 순위와 ATC code에 따른 약제 순위
SADRs의 원인이 되는 약제를 상위 10번째까지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propacetamol (153사례), warfarin (139사례), cisplatin (108사례), fentanyl citrate (103사례), fluorouracil (93사례), doxorubicin (88사례), docetaxel (80사례), piperacillin tazobactam (69사례), iopamidol (68사례), vancomycin (64사례)이다. 상위 3개 ATC 코드(1단계)는 항종양제 및 면역조절제(969사례), 신경계(670사례), 전신작용 항감염제(652사례) 순서였다(Table 3).
Piperacillin/tazobactam에 의한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는 백혈구감소증 28사례, 저혈소판증 13사례로 높았고, 그 다음으로 저혈압, 아나필락시스가 각각 3사례였다. Vancomycin에 의한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는 크레아티닌 상승이 16사례, 신기능이상이 10사례, BUN 증가 3사례로 확인되어 신장손상과 관련된 부작용이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백혈구감소증 10사례였고, 저혈소판증, 발진이 각각 5사례였다.
고 찰
일반적인 약물 이상반응의 경우는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1.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12] 국내의 이전 연구에서도 여자에서 약물 이상반응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되었으나[6,7,13], 본 조사에서는 중대한 약물 이상 사례는 성별에 따라 사례 수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는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았다. 이러한 경향이 성별에 따른 약제 처방의 차이로 인해 기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성별에 따른 기저 질환의 차이로 인한 것일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사망에 일부 기여한 원인 약물은 ATC 코드(1단계)로 분류할 때, 항종양제 및 면역조절제, 신경계약제, 전신작용 항감염제 순으로 높았다. 이탈리아에서 약물로 인한 사망을 조사하였을 때, 그 원인으로 항감염제가 가장 높았고, 항종양제와 면역조절제, 신경계약제 순이었던 것과 유사하다[14]. 따라서 항종양제 및 항생제를 사용할 때 심각한 약제 부작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러나 사망을 초래한 약물 이상반응을 분석한 FDA에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1998년에서 2005년 동안 사망을 초래한 1위는 5,548건의 oxycodone이었고, 2위는 3,545건으로 fentanyl이었다[5]. 그러나 본 조사에서 oxycodone (naloxone 복합제 포함) 및 fentanyl에 의한 사망 보고는 없었다. 다만 생명에 위협을 가한 경우는 각각 3사례, 44사례가 있었기에,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 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 조사에서 단일 증상으로는 백혈구감소증이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이었다. 백혈구감소증 및 패혈 쇼크로 사망한 경우 상당수가 항종양제였기에, 항종양제로 인한 골수기능억제를 주의해야 한다. 이전 연구들에서 약물로 인한 사망을 조사하였을 때, 가장 흔한 2가지 단일 증상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골수 기능 저하(15.8%), 출혈(14.4%) [14], 스웨덴에서는 출혈(60.9%), 골수 기능 저하(7.2%) [15], 핀란드에서는 백혈구감소증과 출혈이었다[16]. 이러한 연구들과 비교하였을 때, 골수 기능 저하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경우가 상당수인 점은 비슷하지만, 출혈에 의해 사망에 이른 경우가 적은 점(2사례, 4.4%)은 차이점이다. 이는 약제 사용빈도의 차이나 약물 보고 체계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Amiodarone은 치명적인 급성 및 만성 폐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며, amiodarone에 의한 폐질환 발생률은 약 5-7%이다[17]. 이로 인한 사망률을 보면 만성적인 폐렴인 경우 9%에서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인 경우 50%에 이른다[18]. 본 조사에서도 amiodarone에 의한 SADRs의 상당수(7/16사례)가 호흡기계 질환이었으며, 이 중 2사례는 사망에 이 약제가 일부 기여하였으리라 의심되므로 amiodarone의 호흡기계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본 조사에서 사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 SADRs는 약재에 의해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각각 다른 사례로 보고하였기에 사례 수와 환자 수가 차이가 난다. 또한 기저 질환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았기에 약제가 사망에 기여한 정도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은 그 원인 약제의 사용빈도가 전체 약물 이상반응과 차이가 있다. 전체 약물 이상반응의 발생률이나 임상적인 특성에 대해 국내 의료 기관에서도 분석한 것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원인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6], 조영제[3], 항생제[7]로 밝혔다. 그러나 본 조사에서는 SADRs의 가장 흔한 원인 약물이 항종양약제로 차이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의 상급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중 종양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것 그리고 정부의 4대 중증 질환 보장정책으로 암 치료에 경제적인 부담이 크지 않아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 발생되는 해부학적 계통별로 분류하였을 때, 기존에 연구된 전체 약물 이상반응에서의 발생 부위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약물 이상반응에서는 피부계통 병변과 소화기계 병변이 가장 많았으나[3,6,7,13], 본 연구에서는 피부병변은 296사례(8.7%)로 4번째, 소화기계 병변은 216사례(6.4%)로 8번째로 중요성이 높지 않았고, 백혈구와 세망내피계 장애가 511사례(15.1%)로 가장 많았다.
본 연구에서 단일 증상별로 본 가장 흔한 3가지 중대한 이상반응은 백혈구감소증, 저혈압, 아나필락시스의 순서였다. 항종양제에 의한 백혈구감소증 유발이 빈번하였으나, piperacillin/tazobactam, vancomycin, ceftriaxone과 같이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에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와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제로 많이 이용되는 azathioprine, 그레이브스 병에 사용되는 methimazole로 인한 백혈구감소증이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사망한 환자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백혈구감소증이 빈번이 발생한 항생제와 이들 약제를 사용시, 백혈구 수를 반드시 정기적으로 확인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무과립구증은 항갑상선 약제 치료 중 가장 심각한 부작용이며, methimazole 사용으로 인한 무과립구증은 0.35%에서 나타난다[19,20]. 항갑상선 약제 치료시 백혈구 감별계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혈압을 일으키는 약제로는 propacetamol 주사제가 145사례로 가장 많았다. 본 연구에서 단일 약제로 가장 많은 약제인 propacetamol (153사례)의 대부분(145사례)은 저혈압을 유발하였다. 이들 환자는 모두 피부에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가 동반되지 않고 혈압만 떨어지는 경우였으며, 세계알레르기기구(World Allergy Organization)에서 제정한 아나필락시스 진단 기준에 합당하지 않아 아나필락시스로 진단하지 않고 저혈압으로 분류하였다[21]. 입원환자의 주사 해열제로 사용되는 propacetamol(상품명 Denogan 정주)에 의한 저혈압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망을 초래하는데 일부 기여가 의심되는 경우는 1사례, 생명에 위협을 준 경우 19사례로, propacetamol에 의한 저혈압으로 사망 또는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를 요한다. 발열을 동반한 중환자에서 propacetamol 주사제를 해열제로 사용하였을 때 투여 15분 뒤에 흔히 혈압 저하가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으며[22], 심박출량 감소와 전신 혈관 저항의 감소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23]. 해열제로 propacetamol 주사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저혈압이 뒤따를 수 있는 위험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약물 투여 후 단시간 경과 후 혈압 측정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propacetamol 주사제보다는 경구용 acetaminophen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킨 약제로 경구 제제인 cefaclor가 가장 흔한 원인 약제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Cefaclor는 경구로 복용하는 2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로, 다양한 감염성 질환에 사용되며 경구약의 특성상 외래 또는 퇴원시 복용약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경구 cefaclor 복용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의 예가 다수 발표되었다[24,25]. Cefaclor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으로 약물 이상반응이 보고된 환자에서 아나필락시스가 76%로 가장 흔한 증상이었으며, 대부분 IgE 매개반응이었다[26].
소화기계 용약인 ranitidine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12사례, 정맥용 혼합비타민 제제에 대해서 9사례인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전 국내 조사에서 약물 유발 아나필락시스 발생 현황을 조사하였을 때 정맥용 비타민제와 ranitidine이 아나필락시스의 원인 약물 중 각각 5%, 3%를 차지하였던 것과 유사하다[27]. Ranitidine은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데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속쓰림, 위장관계 불편감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다. 처방하는 의사 및 복용하는 환자 모두 ranitidine이 매우 안전한 약물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아나필락시스를 유발 가능하다는 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단일 3차 의료기관에서 약 7년간 ranitidine에 의한 약물 이상반응을 조사하였을 때 그중 17%가 아나필락시스이었으며, 약물 이상반응의 원인 약제로 ranitidine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아서 82.6%의 환자에서 ranitidine이 재투여되어 동일한 부작용을 경험하였다[28]. 주사용 복합 비타민제 처방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도 적지 않게 보고되었으며, 주사용 복합 비타민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위험이 상존함을 인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비교적 손쉽게 처방되는 경구용 cefaclor 항생제, ranitidine, 비타민 주사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사선 조영제에 의한 이상반응은 과거의 이온성 조영제를 사용하였을 때보다 비이온성 조영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단일 3차 기관에서 조영제에 의한 약물 이상반응 양상을 조사하였을 때 비이온성 저삼투압성 조영제로 인한 약물 이상반응이 빈번히 발생하였다[3]. 이번 조사에서도 비이온성수용성 조영제로 인한 아나필락시스가 다수 확인되었기에, 비이온성 조영제의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출혈 관련 질환이 전체 SADRs의 9.8%를 차지하였다. Warfarin, heparin에 의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Warfarin은 본 조사에서 단일 원인 약제로 두 번째(139사례)로 많은 약제이며, warfarin에 의한 SADRs의 대부분이 출혈 관련 질환이었다. Warfarin의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으로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응고장애였다. 이는 warfarin에 의한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프로트롬빈시간 국제정상화비율(prothrombin time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수치 조절에 유의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이전 연구에서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은 warfarin에 비해 뇌졸중, 전신성 색전증, 출혈성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은 감소하였고, 대출혈(major bleeding)은 유사하였으나 소화기계 출혈은 더 높았다[29,30]. 본 연구에서 NOAC에 의한 소화기계 출혈 사례 수는 warfarin보다 훨씬 적었으나, 전체 출혈과 연관된 SADRs 중 소화기계 출혈의 빈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NOAC에서 38.5% (5/13사례), warfarin에서 33.8% (47/139사례)로 큰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단일 3차 의료기관에서 사용된 NOAC이나 warfarin의 전체 처방 수를 조사하지 않았기에, 어느 약제에서 더 소화기계 출혈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추후 NOAC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서 출혈에 의한 SADRs는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 여러 제한점이 있다. 단일 기관의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기관에 따라서 처방시 선호되는 약제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타 기관의 SADRs 발생 양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후향적 연구라는 점도 제한점이다. 신고된 약물 이상반응이 자발적 보고이며, 조사대상 의료기관에서 처방되지 않은 약제도 소수 포함되어 있어서 전체 처방된 모수를 파악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처방약제에 대한 SADRs의 발생률을 파악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의 임상 양상 및 원인 약제의 특징을 살펴 보았다.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과 전체 약물 이상반응은 임상 양상과 중요 원인 약제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항생제 및 methimazole 사용으로 백혈구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propacetamol 주사제 사용시 빈번히 저혈압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cefaclor, ranitidine, 혼합비타민제 등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면서도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약제에 의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출혈과 응고장애를 고려하여 warfarin 및 NOAC의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향후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