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은 부갑상선호르몬의 부적절한 과다 생산으로 인하여 칼슘 조절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고칼슘혈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은 부갑상선샘종(80-85%) 및 부갑상선비대증(10-15%)으로 인해 대부분 발생한다[1,2]. 증상이 있는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환자에서 부갑상선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1차적으로 추천되나, 고령의 환자에게 있어서는 수술적 치료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1,3]. 이때 고주파절제술은 종괴를 제거할 수 있는 대체요법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에 비해 덜 침습적이다. 고주파절제술은 이미 다양한 종양 치료에 이용되어 왔고(폐, 신장, 유방, 뼈, 간), 갑상선 결절에 있어서도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4]. 고주파절제술은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수술을 견디기 어렵고 동반 질환이 많은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좀 더 안전하게 이용될 수 있다.
이에 저자 등은 여러 가지 기저 질환을 가진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부갑상선샘종의 고주파절제술 증례를 수술적 치료의 대안법으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92세 여자
주 소: 의식 혼미
현병력 및 과거력: 1998년 왼쪽 고관절치환술을 시행받았고, 2012년 오른쪽 대퇴골 골절로 수술받으며 당시 고혈압, 만성 콩팥 질환을 진단받아 약물 치료를 시작하였다. 3년 전부터 치매로 요양병원에서 침상 안정 상태로 지냈다. 4일간의 혼미한 의식을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하였으며 외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가족력: 특이 사항은 없었다.
사회력: 특이 사항은 없었다.
약물력: 환자는 nortriptyline 10 mg 1회/일, acetaminophen 650 mg 1회/일, torsemide 5 mg 1회/일, rebamipide 100 mg 1회/일, amlodipine besylate 5 mg 1회/일 복용 중이었으며, 그 외 thiazide나 bisphosphonate 등의 약물은 복용하고 있지 않았다.
신체 진찰 소견: 응급실 내원시 혈압 160/90 mmHg, 맥박 86회/분, 체온 36.5°C, 호흡 수 12회/분이었다. 혼미한 의식 상태로 급성 병색 소견을 보였으며 피부는 따뜻하고 건조하였다. 경부 진찰상 갑상선 결절이나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았다. 심음은 규칙적이며 심잡음은 청진되지 않았고, 폐 청진상 대칭적인 호흡음이 들리고 천명음 및 수포음은 들리지 않았다. 복부는 부드럽고 편평하였고, 압통, 반발통은 없었으며 장음은 정상이었다.
검사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4.0 × 103/mm3 (참고치 3.4-10.6 × 103), 혈색소 10.7 g/dL (참고치 10.7-15.3), 혈소판 249 × 103/mm3 (참고치 134-387 × 103),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혈중요소질소 40.4 mg/dL (참고치 8.0-25.0), 크레아티닌 2.04 mg/dL (참고치 0.50-0.90), 총 단백 7.2 g/dL (참고치 6.0-8.5), 알부민 4.2 g/dL (참고치 3.5-5.3), 혈청 전해질 검사에서 나트륨 141 mM/L (참고치 135-145), 칼륨 4.8 mM/L (참고치 3.5-5.5), 칼슘 13.0 g/dL (참고치 8.2-10.2), 인 3.3 mg/dL (참고치 2.7-4.5), 마그네슘 5.0 mg/dL (참고치 1.8-2.8)로 측정되었다. 그리고 부갑상선호르몬(intact parathyroid hormone) 784 pg/mL (참고치 20-65)까지 상승 소견을 보였으며 25-OH-vitamin D 5.7 ng/mL (참고치 9.0-37.6)로 감소 소견을 보였다.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는 갑상선자극호르몬 150 uIU/mL (참고치 0.55-4.78), T3 64.5 ng/dL (참고치 60.0-181.0), free T4 0.34 ng/dL (참고치 0.89-1.76)로 측정되었다. 초기 치료 과정에서 24시간 소변 칼슘 배설량은 측정하지 못하였다.
방사선 소견: 흉부 X-선 촬영에서 양측 폐 음영은 정상이었고, 심장 비대는 보이지 않았다.
임상 치료 및 경과: 혈액 검사 결과를 토대로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을 의심하였고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하였다. Tc-99m sestamibi 부갑상선 신티크램에서는 부갑상선샘종이나 부갑상선 비대증을 의심할 만한 경부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부 초음파 상에서는 우측 갑상선 엽 후부에서 고에코성의 경계가 명확한 14.3 × 7.86 mm 결절이 관찰되었고 부갑상선샘종으로 생각되었다(Fig. 1A and 1B). 세침흡인 조직검사를 시행하였고 결과는 부갑상선샘종의 병리 결과를 보였다. 또한 흡인 조직의 부갑상선호르몬(intact parathyroid hormone) 수치도 1,500 pg/mL까지 상승하여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을 진단할 수 있었다.
환자는 고령 및 다양한 과거력(고혈압, 만성 콩팥 질환, 고관절 및 대퇴골 수술 병력, 침상 안정 상태)을 고려하였을 때 전신 마취와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고위험군으로 판단되었다. 저자 등은 수술의 대안으로 초음파 유도하 부갑상선샘종의 고주파절제술을 제안하였고 환자와 가족이 동의하였다. 경험 있는 중재시술 전문 의사가 시술을 시행하였다. 시술 부위에 국소 마취가 이루어진 후 고주파 발생기(VIVA multi RF Generator, STARmed, Goyang, Korea) 및 고주파 전극(Well-point RF Electrode, STARmed)을 이용하여 갑상선 협부를 경유한 고주파절제술이 시행되었다. 우측 갑상선 후부의 병변에 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고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Fig. 1C and 1D). 고주파절제술 이후 환자의 활력 징후는 안정적이었으며 부갑상선호르몬(intact parathyroid hormone) 수치는 고주파절제술 시행 전 784 pg/mL에서 약 3주 뒤 62 pg/mL까지 감소하였고, 칼슘 수치는 고주파절제술 시행 전 13.3 mg/dL에서 약 3주 뒤 7.7 mg/dL까지 감소하였다(Fig. 2). 환자의 의식 상태는 회복되어 명료하였으며 3개월 동안 추적 관찰 결과 칼슘, 인 수치는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되었다. 환자는 외래를 통해 추적 관찰 중이며 의식은 명료한 상태로 요양원에서 생활 중이다.
고 찰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은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1,000명당 연간 3명의 유병률을 보이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지고, 고령의 환자들에 있어서는 100명당 연간 1명까지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5].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은 특히 골격계 및 신장계에 영향을 끼치며 그로 인해 골다공증 및 신장 결석 질환을 발생시키고, 심혈관 기능 및 신경인지 기능과도 연관성이 있다[2]. 따라서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은 여러 가지 질환을 가진 활동에 제한이 있는 고령의 환자들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또한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에서 부갑상선호르몬의 증가는 고칼슘혈증을 유발하는데, 그 정도에 따라 오심, 소화기 궤양, 췌장염과 같은 소화기계 증상에서부터 우울감, 인지기능 장애와 같은 신경계 증상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정신병 및 혼수까지 일어날 수 있다.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중 가장 흔한 부갑상선샘종의 진단을 위해서는 경부 초음파 및 Tc-99m sestamibi 부갑상선 신티크램을 시행해볼 수 있는데, 본 증례에서는 Tc-99m sestamibi 부갑상선 신티크램에서는 localization이 되지 않아 경부 초음파 및 흡인 조직의 부갑상선호르몬(intact parathyroid hormone) 검사를 통해 진단하였다. Tc-99m sestamibi 부갑상선 신티크램은 다중 부갑상선샘이나 갑상선, 부갑상선의 비대 시에 위음성 빈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도 샘종의 크기가 작거나 상부에 위치할 경우 위음성이 발생할 수 있다[6]. 본 증례의 경우 Tc-99m sestamibi 부갑상선 신티크램에서 갑상선 실질의 전반적인 비대 및 이질성을 보이고 있었고, 만성 콩팥 질환으로 인한 부갑상선의 비대도 동반되어 위음성을 보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부갑상선샘종이 동반된 증상이 있는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의 표준적인 치료는 부갑상선절제술이다[1]. 하지만 다양한 동반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에서 전신 마취를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는 높은 위험성을 수반하는 것이 사실이다[3]. 이 때 고주파절제술은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들에 있어서 수술의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고주파절제술은 종괴를 제거하는데 있어서 수술과 비교하였을 때 최소한의 침습적인 시술이다.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을 앓는 고령의 환자들을 치료할 때 고주파절제술을 이용하면 수술적 치료시 필요한 전신 마취의 위험성을 더 이상 감수할 필요가 없다. 또한 수술적 치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제반 사항 및 의료진 인원에 비해 고주파절제술은 초음파 유도 및 고주파절제술 장비(발생기, 전극), 숙달된 중재시술 전문 의사만으로 시행될 수 있어 편리하다. 본 증례에서도 초음파 유도 하의 고주파절제술을 이용하여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의 원인이 된 부갑상선샘종을 간단하고, 안전하게 제거하였다.
고주파절제술은 이미 다양한 종양의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원발성 갑상선항진증의 치료로는 활발하게 쓰이고 있지 못하다[4,6]. 국내에서는 Kim 등[7]이 수술적 치료를 거부한 32세 여자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환자를 고주파절제술로 치료한 사례를 보고하였고, 부갑상선과 인접한 반회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식염수 주입법을 함께 제시하였다. 국외 보고로는 2013년 중국에서 Xu 등[8]이 부갑상선샘종을 가진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남자 환자 2명을 초음파를 통한 고주파절제술로 치료한 사례를 보고하였고, 2002년 독일에서 Hänsler 등[9]이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과 폐경 후 골다공증을 앓던 여자 환자에서 부갑상선샘종에 대해 고주파절제술을 시행하여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갑상선 결절에 대한 고주파절제술 시행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신경 손상으로 인한 목소리 변화, 혈종, 피부 화상, 갑상선항진증, 갑상선저하증 등이 보고되었으며, 부갑상샘의 위치를 고려할 때 부갑상선샘종에 대한 고주파절제술 시행 시에도 비슷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갑상선 결절에 대한 고주파절제술 시행 이후 통증, 목소리 변화, 신경 손상, 혈종, 결절의 파열 등이 보고되었다. 다만 이러한 합병증들은 발생률이 낮은 편이었고 대부분 자연적인 회복을 보였다[10].
본 증례는 국내에서 드물게 보고된 전신 마취가 어려운 고령의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 환자에서 발견된 부갑상샘종을 초음파 유도하 고주파절제술을 시행하여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이다. 초음파 유도하 고주파절제술은 본 증례와 같이 수술적 치료가 어려울 때 비교적 안전한 대안법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시행 이후 고칼슘혈증을 포함한 혈액학적 지표 및 증상의 회복이 빠른 편이다. 고주파절제술 또한 목소리 변화, 신경 손상, 혈종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은 사실이나, 가능성이 낮고 대부분 자연 회복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고주파절제술은 부갑상샘종이 동반된 원발성 부갑상선항진증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대안법으로 고려해볼 가치가 있으며 특히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에 있어서 앞으로 많은 임상적인 적용 및 경험, 장기적 예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