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한 전격성 제1형 당뇨병 1예
Fulminant Type 1 Diabetes Developing during Pregnancy in Patient with 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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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임신 후반기에 주로 발생할 수 있는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은 드물지만 산모와 태아의 사망률이 높고, 임신성 당뇨병 진단 하에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와 함께 면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겠다.
Trans Abstract
A 32-year-old pregnant woman (34 + 5 weeks) was admitted with dizziness, nausea, and vomiting. Previously, she was diagnosed with 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at 28 weeks with 100 g-OGTT and insulin therapy was started. Her average fasting glucose level was 97 mg/dL and postprandial 1-hour glucose level was 130 mg/dL with basal-bolus insulin therapy (total dose of 28-30 IU/day). At 34 + 0 weeks of gestational age, polyuria and unexpected weight loss (2 kg/week) with hyperglycemia occurred, and total dose of daily insulin requirement was increased up to 50 IU/day. At admission, her serum glucose level was high (502 mg/dL), and urinalysis revealed ketonuria +3. Arterial blood gas analysis revealed pH of 6.83, pCO2 of 9 mmHg, and bicarbonate of 2 mmol/L with an anion gap of 23.5 mmol/L. The diagnosis of diabetic ketoacidosis was established and emergency caesarean section was conducted due to fetal distress. She was finally diagnosed with fulminant type 1 diabetes mellitus, and multiple daily insulin injection therapy was continued after delivery.
서 론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은 2000년 이후 제시된 제1형 당뇨병의 새로운 아형으로서, 1) 빠른 시간 내의 췌도세포의 파괴, 2) 이로 인한 고혈당과 케토산증, 3) 상대적으로 낮은 당화혈색소 및 4) c-peptide 분비능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고 췌도 관련 항체가 음성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1].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국내에서는 Jung 등[2]의 보고 이후 현재까지 30여 건의 증례가 보고되고 있으며[3], 그중에서 국내에서는 임신과 관련한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발생에 대해서 현재까지 세 건[4-6]의 증례가 보고되었다.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인슐린 치료를 통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성 케토산증을 동반한 태아절박가사가 발생하였고,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이 발병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첫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31세 초 산모(34 + 5주 임신나이)
주 소: 어지러움, 오심과 구토
현병력: 하루 전부터 악화된 어지러움증과 오심 구토 증상을 주소로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5일 전부터 다뇨 증상과 일주일간 2 kg 정도의 체중 감소가 있었으나 추가적인 조치없이 경과 관찰하였고, 내원 당일 증상 악화 소견을 보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최근 발생한 발열, 상기도 감염의 증상이나 복통,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은 없었다.
과거력: 기저 질환은 없는 산모로서, 임신 28주에 시행한 50 g 경구 당부하 검사상 179 mg/dL, 100 g 경구 당부하 검사상 기저 혈당 121 mg/dL, 부하 1시간 혈당 221 mg/dL, 2시간 혈당 145 mg/dL, 3시간 혈당 163 mg/dL가 확인되어 임신성 당뇨병 진단 하에 기저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였다(detemir 6단위/일). 일주일 뒤 외래 방문시 자가혈당 측정 검사상 아침 공복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게 측정되어 기저 인슐린을 12단위/일까지 증량하였고, 식후 고혈당이 자주 발생하는 점심 식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속효성 인슐린(aspart 4단위)을 추가 처방하였다. 이후 환자는 하루 3-4번 자기혈당 측정을 시행하면서 인슐린 치료를 유지하였다. 임신 33주 1일에 외래 내원시, 환자는 기저 인슐린 용량은 28-30단위까지 증량 및 유지하였고, 속효성 인슐린은 하루 한 번 2-4단위 투여하였으며 응급실 내원 6일 전까지(33 + 6주 임신나이) 평균적으로 아침 공복 혈당은 97 mg/dL, 각 식후 1시간 혈당은 아침 133 mg/dL, 점심 132 mg/dL, 저녁 123 mg/dL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아침 공복 혈당 및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 소견을 보여 응급실 내원 전까지 detemir 인슐린을 50단위까지 스스로 증량하였으나 고혈당 소견이 지속되었다(일주일간 아침 평균 공복 혈당 224 mg/dL, 평균 각 식후 혈당 아침 183 mg/dL, 점심 200 mg/dL, 저녁 257 mg/dL) (Fig. 1).
가족력 및 사회력: 가정 주부이며 음주나 흡연의 과거력은 없었다.
신체 검사 소견: 키와 몸무게는 157.6 cm, 64.7 kg였고,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 132/66 mmHg, 맥박 120회/분, 호흡 수 20회/분, 체온 36.6℃였다. 급성 병색을 보였고, 혀가 건조되어 있었으나 의식은 명료하였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7,490/mm3, 혈색소 14.5 g/dL, 혈소판 271,000/mm3였다. 동맥혈 가스 분석상 pH 6.87, 이산화탄소분압 25 mmHg, 산소분압 275 mmHg, 중 탄산염 5 mmol/L, 산소포화도 99.2%였고, 혈청 전해질 검사에서 나트륨 125.5 mmol/L, 칼륨 5.1 mmol/L, 염소 97 mmol/L, 음이온차는 23.5 mmol/L였으며,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포도당 508 mg/dL, 당화혈색소 5.6%, AST/ALT 45/36 U/L, 혈액요소질소 19.1 mg/dL, 크레아티닌 1.11 mg/dL였다. 갑상샘 기능 검사상 삼요오드티로닌 77.22 ng/dL, 갑상샘자극호르몬 3.05 mIU/L, 유리 티록신 1.05 ng/dL였으며, 요 검사에서 비중 1.023, glucose +3, protein +2, ketone +3이 확인되었다.
치료 및 임상 경과: 고음이온차 대사산증, 케토산증, 고혈당을 근거로 당뇨병케톤산증으로 진단하여 인슐린 지속 정주요법 및 수액요법을 시행하였고, 태아절박가사 소견을 보여 응급으로 제왕절개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산모의 혈당 및 산증은 안정화되었으며 신생아는 출생 당시(체중 2.4 kg, 신장 50 cm) 아프가 점수 1분 1점, 5분 4점이었고, 심한 대사산 증(pH 6.87 이산화탄소분압 49 mmHg, 산소분압 51 mmHg, 중탄산염 9 mmol/L, 산소포화도 57%) 및 파종혈관내응고 소견으로 기관내 삽관 시행 및 중환자실 입원 치료를 시행받았고 입원 24일째 퇴원하였다. 산모는 수술 후 식이 진행함에 따라 다회 피하 인슐린 주사법으로 변경하여 유지하였고, 안정적인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총 42단위의 인슐린(detemir 24단위, aspart 18단위)이 필요하였다. 출산 후 다음날 시행한 채혈 검사상 공복 혈청 C-peptide 0.06 ng/dL, 당화알부민 19.0%로 확인되었고, 항 글루탐산탈수소효소(anti-glutamic acid decarboxylase) 항체 및 췌도세포자가항체는 모두 음성이었다. 출산 후 외래에서 지속적으로 다회 인슐린 요법을 시행하였고, 퇴원 후 100일 뒤 시행한 추적 검사상 c-peptide 0.04 ng/dL로 확인되어 현재까지 다회 인슐린요법(하루 총 40-45단위)으로 혈당 조절 중이다.
고 찰
전격성 제1형 당뇨병 발생의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 아직 밝혀진 바는 없으나 바이러스 감염과 유전적인 감수성이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고, 임신 또한 발생의 위험 인자로 보고되고 있다[1]. 또한 임신과 연관된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은 특징적으로 임신 3분기 또는 출산 후 10일 이내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세 건의 임신과 관련한 전격성 제1형 당뇨병 발생에 대해 보고하고 있는데,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았던 산모에서 임신 32주[5] 또는 출산 후 4일째 발생한[4] 증례들이며, Kim 등[6]은 저혈당 증상을 주소로 내원하여 인슐린자가면역증후군으로 진단되었던 산모에서 발생한 증례를 보고하였다. 본 증례의 경우, 임신 28주에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인슐린 치료 중인 환자에서 임신 3분기에 발생한 케토산증과 태아절박가사라는 점에서 예전의 증례와는 차이를 보인다.
Kim 등[3]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발생하는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임상적 특징을 비교하였는데, 감기 증상이 일본의 경우 71.7%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에 비해 한국인의 전격성 당뇨병에서는 감기 증상(42.9%)이나 다갈(65.2% vs. 93.7%), 발열(21.7% vs. 60%) 및 의식 저하(13% vs. 45.2%)와 같은 증상이 유의하게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한편 여성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환자-대조군 연구[8]에서는 당뇨병케톤산증이 비임신 시에 비해 임신 시에 더 자주 발생하고, 더 낮은 혈당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임신 중 발생하는 케토산증이나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상기도 감염과 같은 전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본 증례와 같이 임신성 당뇨병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심한 고혈당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슐린 요구량이 급증하거나 갑자기 조절이 안 되는 경우 당뇨병케톤산증에 대한 의심과 함께 보다 세심한 관찰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정상적으로 임신 상태에서는 임신 후반기로 갈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항인슐린 작용을 하는 프로락틴, 사람 융모성 생식샘자극호르몬, 코티솔과 같은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고혈당을 유발하게 되며[9], 이에 대한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적절하게 보상이 되지 않을 때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은 단시간 내에 발생하는 췌도세포의 파괴로 인해 인슐린 분비능의 절대적인 결핍으로 인해 고혈당 및 케토산증을 유발한다. 병태생리학적으로 인슐린 분비능의 감소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발생 기전이나 진행 과정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므로, 비록 인슐린 치료로 적절한 혈당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전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췌도세포의 파괴와 이에 따른 절대적 인슐린 결핍 상태에 대한 이해와 대비가 필요하다.
Shimizu 등[7]은 산모의 당뇨병케톤산증으로 인한 태아의 생존과 관련하여 동맥혈의 pH가 낮을수록, 고혈당 증상의 기간이 길수록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고, 발병 당시의 임신 주수와 태아의 생존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또한 임신과 연관된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임신과 상관없는 전격성 당뇨병에 비해 복부 증상이 적고, 더 낮은 당화혈색소 그리고 보다 심한 대사산증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증례에서도 인슐린 사용으로 혈당 조절이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응급실 내원 일주일 전부터 급격히 고혈당이 발생하고, 이와 동반된 산모와 태아의 심한 대사산증과 태아 절박가사까지 유발되어 응급 제왕절개술을 시행하였으며, 분만 이후 태아에서 파종혈관내응고와 심한 대사산증이 관찰되어 20일 이상 신생아실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였다. 임신 중 발생한 당뇨병케톤산증에 의한 산모의 사망률은 4-15% [9], 태아의 사망률은 9-35%로써[10], 태아와 산모 모두 높은 사망률이 보고되는 질환이므로 임신 후반기에는 당뇨병케톤산증 발생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