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남자가 10일 전부터의 기침, 콧물과 1일 전부터 발생한 발열 및 심한 두통으로 응급센터에 방문하였다. 4년 전 좌측 사골동염, 상악동염으로 비중격 성형술 및 비갑개 절개술을 받은 과거력 외의 특이 내과적 과거력이나 가족력은 없었다. 처음 진찰 시에 혈압 169/103 mmHg, 맥박수 107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7.6℃였다. 의식은 명료하였고 급성 병색을 보였다. 경부림프절 및 액와부 림프절은 만져지지 않았고 호흡음 및 심음은 정상이었으며 복부 진찰 상으로도 이상 소견은 없었다. 상하지 운동 범위 및 감각은 정상이었고 발진이나 멍 및 경부 강직 등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말초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는 10,170/mm
3 (중성구 70.3%, 림프구 15.3%, 단핵구 13.0%)였고, 혈색소는 15.5 g/dL, 혈소판수는 250,000/mm
3였으며 적혈구 침강속도 84 mm/hr, C-반응성 단백 8.81 mg/dL였다.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는 혈중 요소 질소 8.9 mg/dL, 크레아티닌 0.70 mg/dL,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 46 I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77 IU/L,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70 IU/L, 총 빌리루빈 0.56 mg/dL, 총 단백 7.5 g/dL, 알부민 3.9 g/dL였다. 단순 흉부 X-선 검사 및 요 검사상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뇌척수액 검사는 정상 범위에 있었고,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우측 접형동 부비동염 소견이 확인되었다(
Fig. 1). 2일째 혈액 배양 검사에서 균이 배양되고 그람염색에서 그람음성구균으로 확인되었으며 우측 접형동 입구에서 내려오는 점액고름양 분비물에 대하여 흡인 후 배양 검사를 진행하였다. 경험적 항생제인 piperacillin/tazobactam 4.5 g을 1일 3회 용법으로 정맥 투여를 시작하였다. 혈액 배양 검사와 부비동 흡인물 배양 검사에서는
H. influenzae가 동정되었고 Cefinase
TM Discs (BD diagnostics, Sparks, NV, US) 방법으로 β-lactamase 생성 균주임을 확인하였으며, 디스크 확산 검사에서 ampicillin, cefotaxime, ampicillin/sulbactam, Trimethoprime/sulfamethoxazole에 대해서는 내성을 보였고, meropenem에는 억제대 20 mm로 감수성이 있었다. 분리된 균의 혈청형 분석을 질병관리본부로 의뢰하였고, 그 결과 항혈청(a-f)을 사용한 응집반응법과 real time-polymerase chain reaction법에 의한 유전자 검출법 모두에서 음성인 비피막형
H. influenzae로 판정되었다. 감수성 결과에 따라 doripenem으로 변경하여 총 14일간 사용하였고 두통, 발열의 임상 증세는 호전되었다. 퇴원 후 경구 ciprofloxacin 500 mg, 1일 2회 용법으로 7일간 사용하였고, 특별한 합병증 없이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본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을 방문한 만 18세 이상의 환자에서 확인된
H. influenzae 균혈증 환자는 본 증례를 포함해서 총 9명이었다(
Table 1). 평균 나이는 64세였고, 남성이 55.6%였다. 기저 질환으로는 단세포감마글로불린병증, 기관지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심부전, 신부전, 당뇨 등이 있었고 감염 병소에는 폐렴, 담도염, 난소 농양 및 원발성 패혈증 등이 있었다. 대부분은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에게서 폐렴의 형태로 발생한 경우가 많았으며, 패혈성 쇼크가 동반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았으며 사망률은 33.3%였다. Ampicilin, cefotaxime, imipenem에 대한 내성 비율은 각각 30%, 11.1%, 22.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