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 virus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고 1-2주 정도 안에 발열, 설사, 구토, 전신 근육통,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다발성 장기 부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1].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국내에서도 2013년 5월 처음으로 발견되었으며 이후 2013년 36명의 환자가 발생해 17명이 사망하고 2014년 55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16명이 사망하였다. 2015년에는 79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21명이 사망하는 등 발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치사율도 높은 편이다[1,2].
저자들은 고혈압이 있던 77세의 여자 환자가 림프종으로 생각되어 항암(rituximab,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prednisolone으로 구성된 R-CHOP 등) 치료를 계획하였다가 골수 검사 시행 후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emophagocytic lymphohistiocytosis, HLH) 및 그 이후 SFTS virus 양성을 확인하고 항바이러스제(리바비린, ribavirin)를 추가하여 치료하는 중에 악화되면서 인공호흡기, 지속적 신대체 요법까지 적용하였으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자: 77세 여자, 경상남도 양산시 거주
주소: 3일 전부터 지속된 발열과 전신 위약감
현병력: 진드기에 왼쪽 팔을 물려 아들이 진드기를 제거하였다고 하며 진드기에 물린 후 6일째부터 발열이 있었고 8일째에 발열, 전신 위약감으로 본원 응급실을 내원하였다.
과거력: 고혈압
직업력: 농사
신체 검사 소견: 혈압 100/60 mmHg, 맥박수 93회/분, 체온 39.3℃, 호흡수 19회/분으로 전신 위약감이 있었으나 의식은 명료하였다.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고 공막은 황달 소견을 보이지 않았고 두경부 림프절은 만져지지 않았다. 흉부 청진상 폐음은 깨끗하였고 복부 검진상 복부 팽창은 없었고 만져지는 종물이나 압통은 없었고 장음은 정상이었다. 하지부종은 관찰되지 않았다. 진드기에 물린 자리는 가피 등 별다른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말초 혈액 검사 소견은 백혈구 1,300 μL, 혈색소 11.3 g/dL, 혈소판 84,000 μL였다.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T) 127 IU/L,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T) 43 IU/L, 젖산탈수소효소(lactate dehydorgenenase) 734 IU/L, 혈액요소질소 23.9 mg/dL, 크레아티닌 1.07 mg/dL, C-반응성단백 0.29 mg/dL, 크레아틴인산화효소(creatine kinase) 1,513 U/L였다. 나중에 orientia tsutsugamushi Ab (blood) 양성(320×), 페리틴(ferritin) > 8,000 ng/mL,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1,887 mg/dL, 피브리노겐(fibrinogen) 242 mg/dL, soluble interleukin-2 receptor 1,020 U/mL (일본 Life Science Institute Medience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Epstein-Barr virus anti-viral capsid antigen IgM (blood) 음성(0.04)으로 나왔다. NK 세포활성도(NK cell activity)에 대한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영상 검사 소견: 전산화단층촬영상 양폐 하부에서 5 mm 결절이 여러 개 보이고 신장문 높이의 대동맥 근처에 중심괴사를 동반한 조영 증가되는 2.4 cm 종괴가 관찰되었다(Figs. 1 and 2).
기관지내시경 소견: 특별한 endobronchial lesion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right middle lobe에서 bronchoalveolar lavage을 시행하였다. 검사상 cell count 330, neutrophil 27%, lymphocyte 39%, monocyte 34%로 나왔으며 배양 검사, acid fast bacilli 농축 염색, M. tuberculosis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respiratory virus PCR 등에서 특별히 검출된 것은 없었으며 병리 검사에서도 악성 세포는 보이지 않았고 반응성 변화(reactive change)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골수 검사 소견: 과립세포성 과증식을 동반한 대략 40%의 세포성 골수와 독성 변화를 보였으며 거핵세포 수는 적절하나 조직구 수는 증가되어 있으며 특히 혈구 탐식 조직구(CD3:-,CD20:-,CD68:+)가 발견되어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 소견을 보였고 임상 양상과 CT 소견을 고려하여 림프절 종양을 의심하였으나 이후 SFTS virus 양성으로 나와 결과적으로 감염과 관련된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으로 나왔다(Fig. 3). SFTS virus 양성 판정은 질병관리본부에 급성기 때 혈액 샘플을 보내서 real time reverse trasncription PCR을 통해서 M7 segment Gn gene의 viral RNA를 증폭하여 확진 검사를 시행하였다.
치료 및 경과: 발열, 전신 위약감 등으로 환자 내원하여 시행한 검사상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빈혈, 간효소단백의 상승 소견 및 전산화단층촬영상 신장문 높이의 대동맥 근처에 중심 괴사를 동반한 조영 증가되는 2.4 cm 종괴가 관찰되어 림프종을 의심하여 호중구 감소성 발열에 대해 항생제(piperacillin + ciprofloxacin)를 사용하면서 골수 검사 고려하에 입원하였다. 입원 후 orientia tsutsugamushi Ab 양성(320×) 소견으로 나왔고 동시감염 또는 위양성 의심되었지만 배제할 수 없어 doxycyclin을 추가하여 사용하였다. Orientia tsutsugamushi Ab titer를 추적 검사하여 수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동시 감염 또는 위양성 등의 감별에 도움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그 당시에 추적 검사를 하지 않은 점은 감별진단을 함에 있어 부족한 점으로 생각된다. 골수 검사 결과상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 및 림프절 종양 의심 소견이었으나 이후 SFTS virus 양성으로 나와 항바이러스제(리바비린[ribavirin] 4 g/d)를 추가하였으며 의식 저하 등 환자 상태가 더 악화되면서 승압제, dexamethasone (HLH-2004 치료지침에 기준하였으며 인공호흡기, 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적용 중이어서 에토포시드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인공호흡기, 지속적 신대체 요법까지 적용하였으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결국 입원 22일째 사망하였다.
고 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버냐바이러스 과(Bunyaviridae family), 플레보바이러스 속(Phlebovirus genus)에 속하는 SFTS virus에 의해 매개되는 감염병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에 물렸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진단은 SFTS virus의 분리, 급성기에 SFTS virus RNA의 검출, 회복기에 SFTS virus에 대한 혈청 IgG 항체가 급성기에 비해 4배 이상 증가된 경우 또는 혈청 전환의 탐지 중에 한 가지 이상일 경우 진단할 수 있다[1]. 현재까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는 명확하지 않으나 리바비린(ribavirin)이나 인터페론(interferons)이 도움을 준다는 보고도 있고 사망률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3,4].
또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있는 환자에서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는 빈도를 고찰해보면, Yu 등[1]의 논문에서 81명의 환자 중에 23명(33%), Liu 등[4]의 논문에서 311명의 환자 중에 132명(42.4%)에서 림프절 종대가 나타났으며 이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있는 환자에서 림프절 종대가 관찰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주며 이에 대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례와 기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환자의 경우에 림프절 종대가 있어 처음에 림프종을 의심하였으므로 림프종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가 필요했으나 환자 상태가 조직검사를 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림프절 종대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서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림프종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폐에서 발견된 결절의 경우에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병변인지에 대해 명확히 발표된 다른 논문을 찾을 수 없었으며 우연히 발견된 양성 병변이나 실제로 관련이 있을 가능성 등을 생각하여 앞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에서 폐결절이 있는 사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은 성인의 경우에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체내 면역기전이 활성화되었다가 신호 전달의 이상으로 비활성화가 되지 못해 계속적인 면역 세포의 자극으로 정상 세포를 공격하여 장기부전을 일으키고 분비된 사이토카인들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질환이다[5]. 진단은 HLH-2004에 따르면 골수나 비장 또는 임파선에서 혈구탐식증(hemophagocytosis)의 발견, 38.5℃이상의 열이 7일 이상 지속, ferritin ≥ 500 mcg/L, soluble CD25 (sIL-2 recepter) ≥ 2,400 U/mL, 비장 종대, NK세포활성도가 정상치보다 낮은 경우, cytopenia가 2계통 이상인 경우(Hb <9 g/L, PLT < 100 × 109/L, absolute neutrophil count < 1.0 × 109/L), 고중성 지방혈증(fasting triglycerides ≥ 265 mg/dL) 또는 저섬유소혈증(fibrinogen ≤ 1.5 g/L) 이상 8개 기준 중 5개 이상일 경우이고[6] 치료는 종양, 감염, 류마티스 질환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 대한 교정 및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덱사메타손)와 세포독성항암제(에토포시드) 등이 고려된다[5-8].
골수 검사에서 나온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소견은 SFTS virus 양성 소견과 연관하여 감염과 관련된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으로 생각되었는데,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종양, 감염, 류마티스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진드기에 물리고 나서 열이 나는 등 환자 병력과의 관련성을 고려해 볼 때 SFTS virus 감염으로 인한 가능성을 크다고 보았다. 물론 림프종에 대한 조직검사가 필요했으나 환자 상태로 인해 하지 못한 점은 림프종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제한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