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심근교는 관상동맥이 근육 안으로 지나가는 행로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관상동맥은 심실 수축기에 주로 눌리게 되고 이완기에 풀리게 된다. 심장 관류의 3분의 2가 이완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심근교는 대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2 cm 이상 긴 심근교는 심근의 허혈 및 관상동맥의 혈전, 혹은 돌연 심장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1].
본 저자들은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 동반한 완전 폐색을 보이는 3 cm 정도의 매우 긴 심근교 환자에서 약물에 반응하지 않은 지속적인 흉통이 있어, 혈관내 초음파를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여 흉통이 호전되고 10년간 좋은 임상 경과를 보인 예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0세 남자가 휴식 상태에 발현한(Canadian Cardiovascular Society class III-IV) 식은땀과 함께 쥐어짜는 양상의 전흉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3개월 전에는 보다 약한 강도의 통증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였으나 내원 1시간 전부터는 호전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하였다. 내원시 혈압은 110/60 mmHg였고 심박수는 120회였으며 심음은 규칙적이었으며 심잡음은 들리지 않았다. 특이 병력은 없었으며 20갑년의 흡연력이 있었다. 심전도는 동성빈맥을 보였으며 ST-T파의 변화 소견은 없었다. 단순 흉부 사진과 혈액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심초음파에서 심실 중격이 17 mm 정도로 두꺼워져 있었으며, 좌심실 유출로의 폐쇄가 관찰되었고 최대 속도는 3.5 m/sec 정도였다. 입원하여 3일간 베타-1 선택적인 베타차단제인 atenolol을 점차 증량하며 관찰하였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운동 부하 심전도에서 1 mm 정도의 ST 분절 하강이 V4-6에서 관찰되어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관상동맥조영술에서 3 cm 이상의 좌 전하행지 중위부 혈관 분절이 수축기에 완전히 폐색되고 이완기에 50% 정도의 협착을 보이는 심근교가 관찰되었다(Fig. 1). 혈관내 초음파를 시행하였을 때 수축기에는 초음파 도자를 완전히 감쌀 정도의 심한 압박이 관찰되었고, 이완기에는 완화가 지연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Fig. 2). 초음파를 이용하여 병변의 길이와 혈관의 직경을 구한 후, 3.5 × 20 mm의 풍선을 이용하여 넓히고 3.5 × 32 mm의 일반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였다(Express®, Boston Scientific Corp, Natick, MA, USA) (Fig. 3A). 스텐트 삽입 후 시행한 혈관내 초음파에서 스텐트의 적절한 혈관내 안착과 팽창을 확인하였고, 스텐트 경계면에 박리 등의 합병증이 없음을 확인하였다(Fig. 3B). 시술 후 시행한 좌심실조영술에서 심실 중앙부의 폐색 및 좌심실 유출로와 좌심실 간의 압력 차가 40 mmHg에 달함을 확인하였다(Fig. 3C and 3D). 시술 후 흉통은 완화되었고,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및 베타차단제를 처방하여 퇴원하였다.
1년 후 추적 관상동맥조영술(2005년 8월 11일)에서 경미한 협착 소견만 관찰되었다. 추적 운동 부하 검사에서 예전에 관찰되었던 ST 분절 하강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운동 능력 장애는 보이지 않았다. 약물 치료를 지속하면서 1년에 한 번씩 심초음파를 시행하면서 꾸준히 외래 추적 관찰을 시행하였다.
10년째 되는 해에 추적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기 위해 내원하였다. 추적 검사(2014년 6월 27일)에도 경미한 협착만 보였고, 2005년에 시행한 영상과 비교하였을 때 저명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4). 이후 지속적인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고 찰
심근교는 비후성 심근병증의 15-40% 정도의 환자에서 관찰되며,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심근교와 돌연사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2,3]. 하지만 이러한 보고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 증례와 같이 3 cm 정도의 긴 병변에 나타나고 완전 폐색이 될 정도로 심한 협착으로 있다면 심장허혈 및 돌연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증상이 심한 심근교 환자에서 스텐트 삽입술을 하면 관상동맥의 혈역학 및 심근허혈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지만[4,5], 여전히 이러한 시술은 선호되는 방법은 아니다. 그 이유는 심근교 환자에서 스텐트 삽입술 후 재협착과 합병증의 빈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6,7].
심근교에 대한 스텐트 시술 후 장기 임상 경과를 관찰한 대표적인 연구는 다음 두 가지가 있다[7,8]. 하나는 일반 금속 스텐트로 시술 후 2년간 경과 관찰을 하였다[7]. 36% 정도의 재협착을 보였지만 증상 완화를 관찰하였고 사망을 비롯한 심혈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비교적 최근에 발표한 연구는 약물 용출 스텐트로 시술 후 5년간 관찰을 하였다[8]. 재협착은 일반 금속 스텐트를 사용한 경우와 비교하여 감소한 18.7%를 보였다. 1명에서 스텐트 삽입술시 관상동맥 파열로 인한 합병증을 경험하였으며 즉각적인 스텐트 삽입술을 통하여 회복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5년간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였으며 재협착 이외의 사망, 심근경색증 등의 심장 사건은 관찰되지 않았다. 본 증례에서는 일반 금속 스텐트 삽입 후 10년간 유의한 재협착을 보이지 않았으며, 증상 완화를 보였고 다른 심장 사건 또한 보이지 않았다. 다만 본 증례의 시술 당시에는 약물 용출 스텐트가 도입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일반 금속 스텐트의 재협착을 줄이기 위하여 혈관내 초음파를 유도 하에 시술을 진행하였으며, 이는 또한 시술 중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그 기전으로는 먼저, 병변의 길이와 혈관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하여 적절한 크기와 길이의 스텐트를 선택할 수 있어 혈관 파열을 예방할 수 있고, 병변을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시술 후 스텐트의 적절한 안착과 팽창 정도를 평가하여, 부족하다면 non-compliant 풍선 도자를 이용한 고압력의 추가 시술로 재협착과 스텐트 혈전증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술 후 스텐트 전후방의 박리 등의 합병증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다[9,10].
본 증례와 같이 수축기에 완전 폐색되는 긴 길이의 심근교와 비후성 심근병증이 합병될 경우 이완기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또한 심근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본 증례와 같이 이완기 초기에도 지속적으로 50% 이상의 협착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할 수 있다(spill over phenomenon). 본 증례의 경우 심근효소가 증가하거나 심초음파에서 국소벽 운동 장애는 보이지 않았지만, 3일간의 약물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운동 부하 검사에서 심근허혈이 의심되었기 때문에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였고, 긴 길이의 심근교를 발견하였다. 또한 심근교를 시술시 일반 금속 스텐트 삽입술의 합병증과 재협착을 줄이기 위해 혈관내 초음파 유도 하에 시술을 진행하였고, 시술 후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었음은 물론 10년간 큰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추적 관찰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