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으로 발현한 전신홍반루푸스 1예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Presenting with Idiopathic Retroperitoneal Fibr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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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저자들은 초기의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으로 진단받은 뒤 전신의 저림 증상이 발생한 44세 남자 환자에서 신경계를 침범한 전신홍반루푸스를 새롭게 진단하였고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치료로 두 질환 모두 성공적으로 치료한 증례를 경험하였다.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소견을 보일 경우 드물지만 전신홍반루푸스를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검사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문헌 고찰과 함께 국내 첫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Retroperitoneal fibrosis (RPF) is a rare inflammatory fibrotic condition affecting the peri-aortic retroperitoneum in which fibrosis of the surrounding tissue can encase the ureters, resulting in obstructive uropathy. RPF is generally idiopathic in nature, but may also arise in response to other conditions, such as malignancies, infections, surgery, radiotherapy, or drugs. Idiopathic RPF is commonly seen in association with various autoimmune diseases, such as autoimmune thyroiditis, autoimmune pancreatitis, rheumatoid arthritis, and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Here, we describe the first case of RPF in Korea. A 44-year-old man with SLE presenting with pain in both flanks due to RPF is discussed, along with a review of the relevant literature.
서 론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후복막강 내의 구조물 및 연부조직에서 비정상적인 염증성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1905년에 처음으로 프랑스 비뇨기과의사인 Albaran이 기술하였고, 1948년에 Ormond에 의해 두 증례가 영문으로 처음으로 보고되면서 독립된 질환으로 분류되었다[1]. 후복막강의 연부조직에서 비특이적인 염증성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주로 신장보다 아래 위치하는 복부대동맥이나 장골동맥 근처에서 발현되며, 인접 기관인 요관, 하대정맥 등을 침범하여 종양 효과로 인한 압박증후군의 증상을 나타낸다[2].
약 2/3의 환자에서는 기저의 원인 없이 특발성으로 발생하지만, 나머지 1/3의 환자에서는 종양, 감염, 외상, 방사선 치료, 수술, 약물섭취, 석면 등에 대한 노출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나게 된다[1]. 후복막강 섬유화증에 대해 아직까지 확립된 분류 기준은 없으나,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복부 대동맥 주위에서 균일하게 증강되는 연부조직의 음영을 가지는 종괴가 확인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다만,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된 이차적인 원인들을 감별하기 위한 선별 검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특히 원발암이나 전이암과 같은 악성종양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후복막강에 대한 조직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3].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드물게 자가면역 갑상샘염, 자가면역 췌장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혈관염, 전신홍반루푸스, 쇼그렌증후군,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4,5]. 해외에서는 전신홍반루푸스와 동반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나[6], 아직까지 국내에는 보고가 없다. 저자들은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으로 발현한 전신홍반루푸스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남자, 44세
주 소: 양측 옆구리 통증
현병력: 2주 전부터 양측 옆구리 통증과 복통 및 발열, 배뇨지연, 잔뇨감 등의 증상이 발생하였고, 내원 당일 증상이 악화되어 본원 응급실에 방문하였다. 발열의 평가 및 통증조절을 위해서 감염내과에 입원하였다. 입원 중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신장하부 복부대동맥을 둘러싼 불규칙한 연조직 종양의 소견이 보여 초기 후복막강 섬유화증으로 원인감별을 위해서 류마티스내과에 의뢰되었다. 환자는 구강 및 성기부 궤양, 피부 발진, 레이노현상, 광과민증, 염증성 요통 및 부착부염, 구강 및 안구건조증 등의 증상을 경험한 바 없었다. 혈액응고 검사에서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이 63.1초로 연장되어 있어 mixing test를 시행하였으나 교정되지 않았다.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원인으로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원인감별을 위해서 항핵항체와 류마티스인자 및 항인지질항체 등의 혈액 검사를 시행하였다. 일주일간의 경험적 항생제 투여와 보존적인 수액 치료를 하면서 발열과 옆구리 통증 등의 증상은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으나 증상은 남아있는 상태로, 환자의 개인사정으로 조기 퇴원을 원하여 추가 검사 결과 확인 및 치료는 퇴원 후 외래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과거력: 수술이나 외상을 포함한 특이병력은 없었고 평소에 복용하고 있는 약물도 없었다.
가족력: 특이 사항 없음
사회력: 흡연을 하지 않았고 석면에 대한 노출력도 없었다.
신체검사 소견: 내원 당시 혈압은 120/90 mmHg, 맥박은 9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8.4℃였다. 체중은 67.6 kg이었으며 신장은 172.4 cm였다. 경부, 흉부 및 피부 진찰에서 특이한 이상소견은 없었다. 하복부에 미약한 압통이 있었으나 반발압통과 늑골척추각압통은 없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9,160/mm3(호중구 81.3%, 림프구 9.1%, 단핵구 6.4%, 호산구 0.6%), 혈색소 13.4 g/dL, 헤마토크리트 37.2%, 혈소판 365,000/mm3 였다. 혈청생화학 검사에서 신장 및 간기능 검사는 정상이었고, 요 검사에서 특이소견은 없었다. 적혈구 침강 속도는 27 mm/hr (정상 범위 0-20 mm/hr), C-반응성단백은 181.6 mg/L (정상 범위 0-5.0 mg/L)로 증가 소견을 보였다. 면역혈청 검사에서 항핵항체의 역가는 >1:1280 (speckled pattern)으로 강양성이었고, 항dsDNA IgG 항체 39.8 IU/mL (정상 범위 0-9 IU/mL), 항Sm 항체 55.9 U/mL (정상 범위 0-6 U/mL), 항카디오리핀 IgG 항체 40.4 GPL/mL (정상 범위 0-9 GPL/mL), 항ß2GPI IgG 항체 28.0 U/mL (정상 범위 0-6 U/mL), 항Ro 항체 32.9 U/mL (정상 범위 0-6 U/mL)로 모두 양성 소견을 보였다. 류마티스인자는 음성이었고 C3 102.0 mg/dL (정상 범위 79-152 mg/dL), C4 36.9 mg/dL (정상 범위 16-38 mg/dL)로 정상이었다. Direct Coomb’s test는 양성이었으며 혈청 IgG4는 40.6 mg/dL (정상 범위 3.9-86.4 mg/dL)로 정상 범위였다.
흉부 및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신장하부 복부대동맥을 둘러싼 연부조직의 불규칙한 음영 증가 소견이 horizontal view (Fig. 1A)와 coronal view (Fig. 1B)에서 관찰되었으나 요폐색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흉부전산화단층촬영에서 감염이나 악성종양 등을 포함한 특이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배양 검사: 발열시 시행한 혈액과 객담 및 소변 검사에서 동정된 균은 없었으며 객담의 항산균 염색 및 결핵균에 대한 특이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 모두 음성이었다.
치료 및 경과: 퇴원 2주 뒤 갑자기 발생한 전신의 심한 저림 증상으로 인근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의 호전 없이 다음날 본원 류마티스내과 외래에 방문하였다. 통증조절 및 원인감별을 위하여 입원하였고 당시 혈압은 110/80 mmHg, 맥박은 76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8.2℃였고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신경학적 진찰에서 감각 기능이나 운동 기능 모두 정상이었다.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2,420/mm3(호중구 68.5%, 림프구 24.5%, 단핵구 2.7%, 호산구 0.6%), 혈색소 9.9 g/dL, 헤마토크리트 28.5%, 혈소판 403,000/mm3으로 백혈구와 혈색소의 감소 소견이 있었으나 haptoglobin과 혈장 헤모글로빈 및 간기능 검사 등은 정상이었고 말초혈액도말 검사에서도 용혈성 빈혈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C3 58.2 mg/dL (정상 범위 79-152 mg/dL), C4 11.6 mg/dL (정상 범위 16-38 mg/dL)로 3주 전에 정상이었던 보체의 감소도 관찰되었다. 이상의 검사에서 백혈구감소증, 항핵항체 양성, 항dsDNA 항체 양성, 항Sm 항체 양성, 보체(C3, C4)의 감소, 항인질 항체 양성, direct Coomb’s test 양성 등의 소견으로 루푸스 전문가 그룹으로 이루어진 Systemic Lupus International Collaborating Clinic에서 2012년 새롭게 제시한 분류기준에 의해 전신홍반루푸스로 진단이 가능하였다. 비전형적인 전신의 저림 증상에 대한 평가를 위하여 신경과에 의뢰하였고 신경학적 진찰과 신경전도 검사 및 근전도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뇌척수액 검사에서 압력 120 mmH2O로 정상이었고, 백혈구 9/mm3, 단백질 96.0 mg/dL로 증가된 소견을 보였으며, 포도당 58 mg/dL였다. 뇌척수액의 항산균 염색 및 결핵균에 대한 특이 중합효소연쇄반응 모두 음성이었으며 배양 동정된 균도 없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으나 척추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요추부의 신경 뿌리가 뭉쳐져서 두꺼워져 보였으며 외측으로는 서로 유착이 되어있는 거미막염(arachnoiditis) 소견을 보였다. 환자는 특히 양측 하지의 심한 저림 증상으로 서있거나 앉아있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는데, 통증의 원인으로 전신홍반루푸스의 신경계 침범에 의한 말초의 가는섬유신경병증(small fiber neuropathy)과 무균성 뇌막염 및 거미막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하였고 methylprednisolone 125 mg/day로 1주간 정맥 주사로 투여하면서 저림 증상은 어느 정도 호전되어 prednisolone 60 mg/day로 감량하여 3주간 유지하였고 약간 남아있던 양측 옆구리통증과 복통 및 발열은 완전히 소실되었으며 전신의 저림 증상은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 스테로이드 투여 시작 4주 뒤 추적 검사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검사에서 이전에 보이던 후복막강의 섬유성 종괴는 거의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C and 1D). Hydroxychloroquin 200 mg/day와 azathioprine 125 mg/day 병용 투여하면서 스테로이드는 투여 시작 후 6개월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여 prednisolone 12.5 mg/day으로 유지하면서 증상의 재발 없이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1948년 Ormond에 의해 영문으로 처음 보고된 이후 1984년까지 481개 이상의 증례보고가 있었고 최근 수년간은 비뇨기과, 류마티스내과, 신장내과, 소화기내과 등 다양한 의학분야에서 다수의 증례가 보고되고 있다.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발생 빈도는 0.1/100,000-1.3/100,000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는데 질환에 대한 의학적 지식의 증가와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차 발생 빈도의 보고가 늘어난 것으로 생각된다[5]. 주로 50-60대에서 발병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1]. 아직까지 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으나, 병리학적 소견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만성 대동맥주위염 혹은 염증성 복부대동맥류의 한 갈래로 이해되고 있다.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이 전체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을 면역글로블린 G4 연관질환(IgG4 related disease)의 범주로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7]. IgG4 연관질환은 췌장, 담낭, 침샘, 눈물샘, 폐, 간, 신장, 중추 신경계, 전립선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질환으로 조직학적으로 림프구와 형질 세포의 침윤과 섬유화를 일으켜서 종괴를 형성하는 면역질환이다. 혈청 IgG4의 증가와 병리조직에서의 IgG4 양성의 형질세포의 증가를 그 특징으로 한다.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 환자 중 IgG4 연관질환의 병리소견과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 환자들이 있다. Koo 등[8]이 최근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 환자 19명의 병리소견 중 9명만이 IgG4 연관질환의 병리소견을 보였고 이들은 나머지 10명의 특발성 환자에 비해서 질환의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 환자 중 어느 정도가 IgG4 연관질환일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가 않다. IgG4 연관성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과 IgG4 비연관성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비슷한 병리소견을 보이나, IgG4 연관성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에서 폐색성 혈관염과 호산구 침윤 증가 및 나선형 모양의 섬유화 소견이 조금 더 빈번히 나타나고, 특히 IgG4 양성 형질세포와 IgG 양성 혈질세포의 비율이 30-50%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7].
임상적인 발현 양상은 복부나 옆구리 혹은 허리의 비특이적인 통증이 가장 흔하고, 혈관, 림프관의 압박과 폐색으로 인한 혈관성 파행, 말초 혈관염, 수신증, 급성 신부전, 정맥류, 음낭수종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질환의 초기에는 전신 쇠약, 식욕 부진, 체중 감소와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만 나타날 수 있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은 후복막강 섬유화증을 진단하는 데 가장 민감도가 높은 검사로서, 복부대동맥과 복부대동맥의 분지인 신동맥, 장골동맥의 전방이나 외측에 섬유성 종괴가 관찰되거나 이 종괴의 압박으로 인한 영향이 인접 기관인 대혈관, 요관, 신장 등에 가해지는 것이 확인되면 진단할 수 있다.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대개 판(plague)과 유사한 음영으로 주변으로 침윤되는 특징을 보이나, 이차성의 경우 음영은 대개 결절형(nodular) 내지는 소엽상(lobulated)으로 관찰된다[9]. 상기 영상학적 검사에서도 진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후복막강의 조직 생검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후복막강 섬유화증에서 보이는 후복막강의 종괴는 결핵 및 히스토플라즈마증(histoplasmosis)과 같은 감염성 질환, 림프종과 같은 악성종양, 유육종증(sarcoidosis), 에드헤임-체스터 병(Erdheim-Chester disease) 등의 질환과도 감별이 필요하다[5].
본 증례의 환자에서 후복막강의 종괴에 대한 조직검사는 시행하지 못했는데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면 IgG4와의 관련성을 포함한 질환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진단을 더욱 명확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후복막강 섬유화증에서 전형적으로 관찰되는 신장하부 복부대동맥을 둘러싼 연부조직의 불규칙한 음영 증가 소견을 보였고, 감염 및 종양의 증거는 보이지 않았으며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약물(beta blocker, methyldopa, hydralazine, methysergide 등)복용, 석면노출 등의 병력이 없었다. 또한, 전신홍반루푸스를 진단하고 사용한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 4주 후 후복막강 종괴의 빠른 소실을 보여 전신홍반루푸스에 동반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을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의 치료는 염증성 섬유화 반응을 막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인접 기관의 압박과 폐색으로 인한 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있다. 질환의 활성도를 낮추고 재발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일차 치료제로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초기 용량 prednisolone 1 mg/kg/day로 시작하여 한달간 유지한 뒤 환자의 증상과 적혈구 침강 속도, C-반응성 단백질, 영상 검사 등으로 치료평가를 하는 것이 권고된다[5]. 스테로이드 사용이 금기인 환자에서는 tamoxifen이 사용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에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하는 환자에서는 methotrexate, mycophenolate mofetil, azathioprine, cyclosporine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의 추가 사용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표준화된 치료 지침은 없다. 요관 폐색으로 인한 신부전 등이 동반되어 있을 때는 요관 내 double J stent 삽입과 경피적 카테터 삽입술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전신홍반루푸스에 병발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은 1966년 Lipman 등[6]이 처음 보고한 이후 해외에서는 여성에서 발생한 총 6개의 증례보고가 있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는 보고가 없다. 특히, 본 증례는 남성에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 진단 후 연이어 발생한, 신경계를 침범한 전신홍반루푸스로 진단된 경우로 매우 희귀한 증례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이 자가면역 갑상샘염, 자가면역 췌장염 등과 연관되어 발생한 보고가 있고 류마티스질환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과 동반된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과 항인지항체 증후군과 동반된 1예의 보고가 있었다[10].
원인이 불명확한 복통, 허리통증, 요폐색을 의심할 만한 증상 등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드문 원인이지만 후복막강 섬유화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다. 특히, 본 증례처럼 특발성 후복막강 섬유화증이 발견된 경우에는 전신홍반루푸스를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이 기저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주의 깊은 신체진찰 및 검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