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면역글로불린 G4 연관성 질환(IgG4-related disease, IgG4-RD)은 최근 보고된 새로운 질병군으로 다발 장기를 침범하는 특징을 가진 섬유염증성 질환이다[1,2]. 이 질환군은 다수의 면역글로불린 G4 양성세포가 조직내 침투해 있는 병리 소견을 보이며, 여러 보고들에 의해 췌장, 담도, 침샘, 뇌수막, 림프선, 폐, 신장 등을 침범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3,4]. IgG4-RD의 치료는 아직까지 확립된 바가 없으며, 치료에 대한 무작위가 부족한 상태로 현재의 치료는 증례보고 및 전문가 의견에 의존하고 있다[1]. 저자는 재발성 IgG4-RD 환자에서 마이코페놀릭산(mycophenolic acid, MPA) 투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질병의 활성이 조절되어 장기간 유지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환 자: 62세 남자
주 소: 어지러움 및 식욕부진
현병력: 내원 3주 전부터 어지러움,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 및 오한을 동반하지 않는 미열이 지속되어 외부병원을 내원하여 시행한 초음파에서 신장 종양이 의심되어 의뢰되었다.
과거력: 55세 경부터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진단받고 신시로이드(synthyroid)를 복용 중이었다. 내원 5년 전 췌장미부 종양으로 수술 후 자가면역성 췌장염으로 진단받고 4개월간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와 스테로이드 치료로 호전된 병력이 있다. 내원 3년 전부터 단백뇨로 조직검사 후 막사구체신염 진단하여 신장내과 진료 중이었고, 내원 1년 전 뇌기저동맥갈림동맥류(basilar tip aneurysm)에 대해 묶음술을 시행받은 기왕력이 있었다. 또한 혈담 소견에 대해 호흡기 내과 진료를 시행 중에 있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40/80 mmHg, 맥박 68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8.2℃였다. 급성 병색을 보이고 있었으며 의식은 명료하였고, 두경부 진찰에서 아래턱밑 림프절이 촉진되었다. 흉부 진찰에서 심음 및 호흡음의 이상소견은 없었고, 복부 진찰에서 압통, 장기 비대 및 종물은 촉지되지 않았다.
방사선 소견: 흉부 단순 방사선 촬영 및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양측 폐문부 및 종격동의 림프절 크기 증가를 보이며(Fig. 1),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대동맥 주위와 대동정맥 주위 다수의 림프절 증가 및 양측 신장주변 지방침윤 및 피질수질 접합부의 흐려짐을 동반한 신장 크기가 증가되며, 췌장 미부의 위축이 관찰되었다(Fig. 2).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는 헤모글로빈 8.1 g/dL, 백혈구 22,100/μL (호산구 65.0%), 혈소판 505,000/μL이었으며, 말초혈액도말 검사에서 정적혈구 고색소성 빈혈, 절대호산구 증가(68%) 및 경도의 혈소판증가가 관찰되었다.
혈청 생화학검사에서 혈중요소질소 23 mg/dL, 크레아티닌 2.8 mg/dL 소견을 보이며, 간기능 검사는 정상이었다. 단백면역 검사에서 면역글로불린 G 4,470 mmg/dL (참고치 650-1,500 mg/dL)와 면역글로불린 G4 1,630 mg/dL (참고치 11-157 mg/dL)였으며, 요검사에서 비중 1.010, 요단백 2+, 요미세적혈구 5-9/HPF 소견이 있었다.
내원 후 시행한 24시간 요검사에서 요단백 899.3 mg/일을 보였다.
혈액질환 감별을 위하여 시행한 골수 검사에서 호산구 증식을 동반한 세포과다성 골수로 진단되었다. 단백뇨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초음파유도 신장조직검사에서 Ehrenreich와 Churg 분류 2단계의 막사구체신염(membranous glomerulonephritis)과 동반하여 사이질콩팥염(interstitial nephritis)이 관찰되었고 사이질에 침윤된 세포는 형질세포로 면역조직화학적 염색법으로 확인되었다(Fig. 3).
치료 및 임상 경과: 자가면역성 췌장염의 기왕력과 호흡기 질환, 호산구 수치의 증가, 신장조직검사 결과 및 방사선 소견의 림프절 침범 의심소견을 종합하여 IgG4-RD로 생각되어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1 mg/kg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8개월에 걸쳐서 프레드니솔론은 5 mg/day으로 점진적으로 감량하였다. 이후 점차 혈청 호산구증가 악화소견을 보여 시클로포스파마이드(1 mg/kg)를 추가하여 7개월간 유지하였다. 그러나 저용량 프레드니솔론과 시클로포스파마이드를 유지하는 동안 환자의 크레아티닌, 요단백 수치 등의 검사실 소견이 변동을 보여 시클로포스파마이드 대신 MPA (720 mg/day)로 대체하였고, 이후 62개월간 동일한 치료를 유지하였으며 MPA로 변경 후 6년 경과 후까지 환자의 검사 소견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헤모글로민 16.1 g/dL, 백혈구 6,100/μL, 혈소판 153,000/μL, 호산구 7.8%, 혈청 크레아티닌 1.07 mg/dL, 24시간 요단백 42.4 mg/day, 혈청 면역글로불린 G4 250.1 mg/dL) (Fig. 4).
고 찰
본 증례의 특징은 저용량의 프레드니솔론에 MPA 추가로 6년 이상 안정적으로 추적함과 치료 반응을 호산구증가로 판단한 점이다.
IgG4-RD는 비교적 최근에 그 개념이 확립된 질병군으로 병태생리와 진단기준에 대한 의견은 발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최선의 치료에 대해 확립된 바는 없다[1,5,6]. 병태생리적으로 IgG4-RD의 발생에 면역학적 방아쇠가 되는 것은 자가면역성, 유전학적 위험인자와 세균감염 등으로 생각되며, 질환의 진행에 있어 Th2 cell 면역반응에 따른 과발현된 인터루킨 4, 5, 10, 13과 TGF-β가 호산구증가 및 섬유화의 진행에 기여하여 IgG4-RD 임상양상이 발현되게 하며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1,5].
IgG4-RD의 치료와 연관된 증례는 상당수 보고되었으나 MPA의 사용에 대한 근거는 적은 수의 증례보고에 한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대부분의 증례에서 스테로이드가 주치료 약제로 사용되었으며,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추가 약제로는 rituximab을 사용한 증례보고가 여럿 있었으며, 그 외에 본 증례와 유사하게 mycophenolate mofetil를 투약하였거나, azathioprine, cyclosporine A, 혹은 mizoribine을 사용한 증례들이 보고되어 있다[7-10].
현재까지 본 증례와 같은 신장의 막사구체신염이 주 증상으로 발현된 IgG4-RD는 23예가 보고되었고[7-10], 그중 치료제로써 mycophenolate mofetil를 투약한 증례는 현재까지 3 증례가 보고되었으며, 세 증례는 혈청 크레이티닌 수치 및 단백뇨의 일부 호전을 보였으나 치료 후 3 증례 모두 단백뇨는 1 g 이상으로 지속되는 것을 보고하였다[8].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단백뇨가 0.9 g/일 정도로 비록 이전의 세 증례에 비해 치료 전 요단백 수치가 낮은 편이나 MPA를 유지하면서 요단백은 42.4 mg/일까지 완전관해가 되었다.
본 증례에서는 프레드니솔론 치료 시작 후 임상경과는 호산구 증가 수치, 면역글로불린 G4 및 크레아티닌 수치 등을 통해 추적관찰하였으며, 그중 호산구증가가 가장 먼저 나타났고 이에 치료 약제를 변경하였다. 이전 증례들은 주로 요단백 수치와 크레아티닌 수치 변경을 측정한 반면에 본 증례에서는 호산구증가를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주된 지표로 사용하였다[7,8,10]. 치료반응 및 질병 활성의 조기 지표로의 호산구 수치 유용성에 대해서 다른 증례 보고를 통한 향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MPA는 면역억제제 중 하나로 여러 임상연구에서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될 뿐 아니라, 루프스 신염이나 혈관염, 면역 매개성 사구체신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본 증례는 재발성의 IgG4-RD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감량으로 악화소견이 보여 저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유지하면서 MPA의 추가적인 투약으로 장기간 추적에도 신기능의 호전 및 혈청 면역글로불린 G4 수치의 호전, 요단백 수치의 호전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MPA가 IgG-RD 유지 치료의 방안이 될 가능성과 치료 반응 지표로 호산구 수치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며 본 증례가 그에 대한 연구에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어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