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급성 간부전이란 기저 간질환이 없는 사람에서 간손상의 증상 발현으로부터 26주 이내에 간 기능의 급격한 저하와 함께 혈액 응고 장애 및 의식 변화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1]. 내과적 치료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간 이식 이외에는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없어서 간 이식을 받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50-8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1]. 따라서 급성 간부전이 의심되는 경우 빠른 진단과 이식 준비, 환자 상태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집중 치료가 요구된다. 본고에서는 급성 간부전의 기본 개념 및 치료에 대해 임상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함으로써 일차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마주하였을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론
정의
간질환의 과거력이 없는 사람에서, 급성 간손상의 증상 발현으로부터 26주 이내에 간 기능의 급격한 저하와 함께 혈액 응고 장애(prothrombin time-international standardized ratio ≥ 1.5) 및 다양한 정도의 의식 변화(간성 뇌증)가 나타나는 상태이다[1]. 과거에는 예후 예측을 목적으로 증상의 기간에 따라 초급성(< 7일), 급성(7-21일), 아급성(> 21일) 등으로 세분화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급성 간부전을 유발한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이러한 분류가 임상적으로 크게 중요하지는 않게 되었다[1].
치료
일반 치료
급성 환자의 치료에 있어 우선적으로 반드시 시행해야 할 3가지는 중환자실 입실 및 집중 관찰, 간 이식 공여자 확인(ABO 혈액형 불일치도 가능) 및 수여자 준비, N-acetylcysteine (NAC) 투여이다[2]. NAC는 간성 뇌증 1-2 단계 환자들에서 무이식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내과적 치료법이므로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간부전 환자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서 진단 즉시 투여하도록 한다[1]. 치료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으며 용량은 다음과 같다.
정주 요법: 150 mg/kg in 5% dextrose solution (loading dose, 15분에 걸쳐 주입) → 12.5 mg/kg/hr (4시간 동안 주입) → 6.25 mg/kg/hr (16시간 동안 주입)
경구 요법: 140 mg/kg diluted to 5% dextrose solution (1회) → 70 mg/kg q 4 hr (17회)
각 장기 및 상황에 따른 치료
급성 간부전 환자에서는 뇌 부종, 경련, 혈역학적 불안정, 신부전, 감염, 위장관 출혈, 영양 부족, 기타 대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예방이 필요하며 만약 위의 상황들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2]. 다만 이러한 처치들은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지는 고도의 집중 치료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한다. 간 이식이 가능한 상급 의료 기관으로의 전원을 준비하면서 해볼 수 있는 치료로는 lactulose 30 g q 8 hr 복용(관장은 간성 뇌증 초기에 2회까지 시도하고 효과가 없으면 중단), 혈역학적 안정 유지(충분한 수액 공급, 반응이 없을 경우 노르에피네프린 주입), 예방적 항생제(3세대 세팔로스포린) 투여, 위장관 출혈 예방 약제(양성자 펌프 억제제 혹은 H2 차단제) 투여 등이다[2]. 또한 일부 특수 상황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로는 첫째, 아세트아미노펜 독성이 의심될 경우 활성탄 1 mg/kg 투여(아세트아미노펜 복용 3-4시간까지도 효과적일 수 있음), 둘째, Amanita 속 버섯류 독성이 의심될 경우 위 세척 및 활성탄 투여와 함께 silymarin (legalon®, Bukwang Pharm. Co., Ltd, Seoul, Korea) 25-50 mg/kg 투여, 셋째, B형간염이 의심될 경우 경구 항바이러스제 투여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