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결정유발성 관절염은 관절과 연부조직에 여러 가지 결정이 침착되면서, 급성 염증성 관절염, 만성 관절염, 힘줄염, 윤활낭염 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통풍(gout)과 이수화피로인산칼슘(calcium pyrophosphate dihydrate deposition disease, CPPD) 침착질환을 꼽을 수 있다[1,2].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진단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침범된 관절이나 연부조직을 천자하여 윤활액이나 조직에서 해당 질환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결정을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1,2]. 그러나 급성 관절염이나 만성적인 요산 결절성 통풍에서는 병소의 선별 및 적절한 검체를 얻기가 용이한 반면, 간헐기 통풍 같은 비염증성 병기에 있는 질환의 경우에는 적합한 병소의 선별 및 검체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3]. 침습적인 검사를 시행하기에 앞서 질환을 진단하고, 감별할 수 있는 여러 영상학적 방법들이 제안되었으나, 임상에서 일차적으로 시행하게 되는 일반 방사선영상 검사는 결정유발성 관절염 초기의 비특이적인 성상과 질병이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난 뒤에야 의미 있는 영상소견이 나타나게 되는 특성으로 인해[4] 조기 진단에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으며,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computed tomography, CT)나 자기공명영상 검사(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역시 가격 효율적인 측면에서 기본 검사로는 부적합하다[5-8]. 이에 반해, 초음파 영상 검사는 결정 물질들이 주변 조직보다 음파를 더 강하게 반사하여 관찰이 용이하기 때문에 질환의 초기부터 진단과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9]. 초음파 영상 검사가 다른 영상 장치들보다 유리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0.1 mm 이하의 작은 결정들을 검출하는 데 있어 민감도가 높다.
2. 비침습적이며, 여러 해부학 구조물의 결정 침착의 분포를 빠르고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3. 아주 작은 병변이라도 초음파 유도 하에 침착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결정 확인을 위한 흡인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4. 요산저하제 등을 이용한 결정유발성 관절염 치료의 효과 판정을 관절 및 건에서도 확인 가능하며, 추적관찰시 적용이 간편하고 용이하다[10].
2015년 미국과 유럽 류마티스학회에서 제안한 통풍성 관절염의 진단기준을 보면, 전형적인 임상증상이나 일반 방사선영상소견과 더불어, 초음파 영상 검사와 dual energy CT (DECT)를 이용하여 획득할 수 있는 질환에 특이적인 영상소견들을 새로이 포함하였다[11]. 이렇듯 현재는 그 동안 축적되어진 질환에 특이적인 초음파 영상소견들을 활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감별하는 것에서 나아가[9,12-14], 여러 영상 검사들을 통해 미세 결정 침착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전통적인 진단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영상 검사들의 활용은 향후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본문에서는 결정유발성 관절염을 대표하는 통풍과 CPPD 침착 질환의 특징적인 초음파 영상소견들을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관절염의 진단 및 감별 진단 그리고 치료 효과 평가에 있어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유용성을 다루고자 한다.
본 론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비특이적 초음파 소견
결정유발성 관절염에서 초음파 영상 검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흔히 발견되는 염증의 소견은 활액의 증가(effusion)와 활막의 비후(synovial hypertrophy)이다. 100명의 결정관절염 환자의 무릎을 대상으로 초음파 영상 검사를 시행한 연구에서, 활액의 증가는 통풍과 CPPD 침착질환 환자군에서 각각 35%, 37%, 활막의 비후 소견은 각각 17%, 15%의 빈도로 관찰되었다[15]. 또한 요산(monosodium urate, MSU) 결정이나 CPPD 결정은 공통적으로 초음파에 대해 높은 반사율을 보이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 검사시 탐촉자(probe)의 각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에코 음영을 나타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통풍과 CPPD 침착질환의 감별 진단은 이러한 소견 외에, 각 질환에 보다 특이적인 초음파 영상소견을 확보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결정유발성 관절염은 응집된 결정의 크기, 응집체 표면 윤곽의 다양성, 응집체 밀도 차이에 따른 내부 음영의 불균질성, 침범된 구조물의 해부학적, 조직학적인 차이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초음파 영상소견을 보일 수 있는 이질적인 질환이며[14], 질환의 감별에 도움이 되는 특이적인 초음파 소견들은 이러한 요인들에서 기인함을 염두에 두고 진단적 접근을 하여야 한다.
활액의 증가
활액의 증가는 결정유발성 관절염에 특이적인 소견은 아니며, 통풍이나 CPPD 침착질환 모두에서 흔히 관찰된다.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초기에는 무에코 음영의 일반 관절액 양상으로 관찰될 수 있으나(Fig. 1A and 1B),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에 다양한 에코 음영을 나타내는 요산 결정의 응집을 보이게 된다(Fig. 1C) [3,16-18]. 1 mm 이하의 고에코 음영의 응집체들이 “starry sky” 징후로 관찰되거나 (Fig. 1D) [19], 탐촉자로 적절한 압박을 가하게 되면 이러한 응집체들이 관절 내강으로 떠오르며 “snow-storm” 형상을 나타내기도 한다[12,18,20]. 이런 응집체들은 관절강 내부의 거품이나 파편 같은 비결정성 고에코 음영 물질들과 구분하여야 하는데[12,21], 초음파 기기의 증폭(gain)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22]. 이러한 활액 내부에서 관찰 가능한 고에코 음영의 응집체들은 특정 결정유발성 관절염에 특이적인 소견은 아니지만[4,20], 결정유발성 관절염과 비결정 관절염의 구분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활막의 증식(synovial hypertrophy or proliferation)
활막의 증식 역시 결정유발성 관절염에서 관찰될 수 있는 비특이적인 소견으로, 두터워진 활막 벽의 비후로 관찰되며(Fig. 2A and 2B), 파워 도플러로 혈류의 증가가 동반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Fig. 2C and 2D). 혈류의 증가가 grade 2-3 (0 = no vessel in the synovium; 1 = up to 3 single spots signals or 1 confluent spot + up to 2 single spots; 2 = vessel signals in less than half of the area of the synovium; 3 = vessel signals in more than half of the area of the synovium) 정도로 증가되어 있다면, 새로이 발생한 급성 병변일 가능성이 크다[22]. 치료가 잘 이루어질 경우 추적 검사에서 도플러 음영의 감소 및 소실을 관찰할 수 있는데[23], 이러한 소견은 치료 효과 평가에 간편하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24].
통풍성 관절염
요산 응집체(MSU aggregates)
혈중 요산 수치가 6.8 mg/dL을 초과하게 되면 혈액내 과포화 상태가 되어 체내에 녹아있던 요산이 결정화된다[25]. 이론적으로는 생체내 모든 구조물에 침착이 가능하며, 주변 조직에 비해 초음파를 강하게 반사하기 때문에 구별이 쉽고, 탐촉자의 각도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4,12,20,26]. 요산 결정의 침착물은 질병의 병기, 침착된 부위, 분포, 크기에 따라 초음파 상에서 각각 다른 특징적인 양상을 보이게 된다[26].
Hyperechoic spot
1 mm 이하의 요산 결정으로 통풍 환자의 초음파 검사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소견이다. 관절액 안에서 관찰될 경우 ‘눈보라(snow storm)’ 징후를 보이며, 활막 증식 부위 안에서 관찰되는 것은 통풍에 특이적인 소견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22].
요산 결절(Tophi)
세포 밖에 요산 결정이 침착하게 되면, 이물 거대세포(foreign body giant cell)와 단핵구들에 둘러싸여 육아종과 비슷한 구조물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요산 결절이라 한다[29].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이 가능하나 주로 발가락(특히 첫째 발허리발가락 관절), 손목, 손가락, 무릎, 발목 등에서 관찰된다[3,19]. 압축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초음파 영상소견을 나타내는데 soft, hard, mixed의 세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12,18,20,30]. Soft tophi는 촉지시 부드럽고 저에코 음영의 작고 균일한 결절로 관찰되며, 고에코 음영을 띄는 테두리에 둘러싸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Fig. 3B) [5]. 결정이 지속적으로 침착하게 되면 점차 고에코 음영의 기질로 변화하면서 주변 조직과 확연히 구분되며, 크기가 커져 주위 조직들을 압박하게 된다. 수년이 경과하게 되면 촉지시 단단하고, 후방 음영 감소를 동반하는 불균질한 음영의 종괴로 발달하게 되는데 이를 hard 또는 mixed tophi로 표현한다(Fig. 3C and 3D). 이 단계의 tophi는 대식 세포나 임파구, 거대세포들에 의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저에코 음영의 테두리를 동반하기도 하며[31], 염증 반응을 통해 인접한 뼈의 미란과 파괴를 유발한다[9]. 증상이 없는 요산 결절성 통풍 환자에서 골미란이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러한 요산 결절에 의한 만성적인 염증 반응에서 기인할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32].
건내 요산 결절은 슬개골 인대(patellar ligament), 아킬레스건(achillestendon), 삼두근건(tricepstendon), 대퇴사두근건(quadricipital tendon), 앞정강근건(tibialis anterior tendon), 발바닥근막(plantar fascia)에서 잘 관찰되는데,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불균질한 양상의 고/저에코 음영의 병변으로 보이며, 후방 음영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통풍 결절은 건을 약화시켜 쉽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33].
골미란(bone erosion)
골미란은 직각의 두 탐촉 면에서 모두 관찰되는 골피질의 결손으로, 통풍에 이환된 기간이 길고 발작 횟수가 많거나, 통풍 결절이 동반되어 있는 질환의 경우에 더 쉽게 관찰될 수 있다(Fig. 4A and 4B) [39]. 통풍에 의한 골미란이 흔히 관찰되는 부위는 첫째 발허리발가락관절의 내측과 손허리손가락관절이다[19,24,40]. 첫째 발허리발가락관절에서 골미란이 발견되는 빈도는 정상 대조군에서 6%, 다른 관절염에 이환된 환자군에서 43%를 보인 데에 비해, 통풍 환자에서는 67%로 높게 나타난다[39].
통풍에 의한 골미란의 경우,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만성 관절염에 의한 골미란에 비해 더 깊고, 파괴적인 양상을 보이며, 비대칭적으로 발생하고, 주위 뼈의 경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단독으로는 통풍의 진단에 특이적이지 않으며, 골미란 주위의 요산 결정 침착이나 요산 결절의 동반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18,36].
현재로서는 통풍에 의한 골미란의 등급 기준(scoring system)이 정립되지 않아 Wakefield 등[41]이 류마티스관절염의 골미란에서 제시한 정량적 기준(small < 2 mm, moderate 2-4 mm, large erosions > 4 mm)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절 연골의 특징적인 요산 결정의 침착
정상 유리질 연골은 초음파에서 고에코 음영을 띄는 두 개의 선명한 경계면으로 둘러싸여 주변 조직과 명확히 구분되는 균질한 양상의 무에코 음영 층으로 관찰된다. 연골의 표층면은 탐촉자의 각도를 수직으로 조절하면 관찰이 용이해지는데, 정상적으로 표층의 경계면이 심부의 경계면보다 얇게 나타난다. 요산 결정은 연골의 표층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주로 이 부위에 침착되며[22], 이로 인해 침착된 연골의 표층면은 요산 결정의 침착 정도에 따라 국소적으로, 혹은 미만성으로 연골하 골피질에 필적하는 고에코 음영을 띄게 된다. 이것을 ‘이중윤곽(double contour, DC) 징후’라고 하며 대개 탐촉자의 각도와 상관없이 뚜렷하게 관찰된다(Fig. 5) [9,12,25,39]. DC 징후는 통풍 진단에 있어서 민감도는 43.6%로 다소 낮은 반면, 특이도는 99%로 매우 높고[25], 다른 관절 질환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오직 통풍에서만 관찰되기 때문에 감별 진단에 유용하다[39]. 또한 초음파 술자 간 숙련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재연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어[25,42], 통풍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신뢰할만한 소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DC 징후는 발허리발가락, 무릎, 손허리손가락관절에서 잘 관찰되며, 골관절염에 이환된 관절처럼 연골이 얇은 경우에서는 잘 관찰되지 않는다[4]. 또한, DC 징후는 CPPD 결정이 연골 내부에 띠 모양으로 침착되거나, 증가된 관절액으로 인한 후방 조영 증강 효과로 인해 정상 연골의 표층면이 고에코 음영으로 관찰되는 경우와 반드시 감별하여야 한다[4,12,20].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한 초음파 연구에서 27%에 해당하는 7명의 환자에서 DC 징후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DC 징후가 질병의 병기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43]. 그러나 증상이 없더라도 요산 결정의 침착이 관찰되는 경우, 향후 통풍성 관절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 통풍으로 진단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DC 징후가 관찰되는 통풍 환자에서 요산의 농도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44] 질병의 경중을 대변하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으며[45], 통풍의 치료가 잘 이루어질 경우 소실되는 특성을 이용하여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28,38,46].
CPPD 침착질환
CPPD 침착질환은 고령 인구에서 흔한 결정 침착질환으로 65-75세에서 10-15%, 85세 이상에서 30-60%로 발생한다. 환자의 80% 이상이 60세 이상이고 70% 이상의 경우에서 과거 관절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노화된 연골의 생화학적인 변화가 결정 침착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골관절염이 있거나 무기피로인산염(inorganic pyrophosphate)이 관절강 내에 많은 경우, 대사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 관절내 결체 조직 부위 중 혈관이 없는 연골 부위에 칼슘 침착이 호발되기 때문에[47], 그동안 CPPD 침착질환의 진단은 주로 임상적으로 이환된 부위, 특히 관절의 연골 부위에 일반 방사선영상 검사를 시행하여 특징적인 연골석회화(chondrocalcinosis) 소견을 찾는 데 그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 방사선영상 검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으며[48],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질병이 발생하고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소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 방법으로서 초음파 영상 검사의 진단적 유용성이 주목받게 되었다. 연골석회화 소견에 대한 여러 영상학적 검사들의 민감도를 비교하는 연구에서, 초음파 영상 검사는 일반 방사선 영상 검사는 물론,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보다도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49,50], 고해상도 초음파 기기의 도입으로 연골 부위 이외에 건이나 섬유 부착부(enthesis)에도 CPPD 결정의 침착이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서[10], 초음파 영상 검사의 진단적 유용성은 더욱 부각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CPPD 침착질환의 영상학적 진단은 연골석회화로 대표되는 관절 연골의 특징적인 칼슘 침착 양상과, 전신적인 퇴행이나 대사 질환의 결과로 발생하는 연부 조직의 칼슘 침착 양상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진단적 접근에 있어서 다양한 부위에 적용이 가능하고,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초음파영상 검사는 그 초석이라 할 수 있다.
Hyperechoic aggregates
CPPD 결정은 초음파 영상에서 MSU 결정만큼 관찰이 용이하며, 작은 고에코 음영의 점에서부터 후방 음영감소를 동반한 광범위한 응집체까지 다양한 소견으로 관찰된다. CPPD 결정은 골연골 잔해(osteochondral debris), 관절내 공기(intra-articular air)와의 감별은 물론, 고에코 음영을 띄는 결정의 응집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통풍의 원인인 MSU 결정과의 감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CPPD 결정과 MSU 결정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결정유발성 관절염에서 결정이 주로 침착되는 해부학적 부위를 숙지하고, 각각의 구조물에서 진단에 특이적인 결정의 침착 양상을 확인하여야 한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활액 내에서 관찰되는 고에코 음영의 점들은 진단에 특이적이지 않지만, carpal triangular fibrocartilage complex나 무릎의 반월상 연골, 또는 유리질 연골의 표층이 아닌 내부에 고에코 음영을 띄는 점들이 관찰되는 경우는 통풍보다 CPPD 침착질환일 가능성을 더욱 시사한다[15,25,51].
관절 연골의 특징적인 CPPD 결정 침착 소견
관절 연골은 노화와 관련된 질환의 병태 생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CPPD 결정의 침착이 가장 잘 발생하는 부위이며, 관절 연골에서 질환에 특징적인 칼슘 침착 소견을 확인하는 것은 CPPD 침착질환의 감별 진단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 검사를 시행할 경우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유리질 연골(hyaline cartilage)
유리질 연골에서 CPPD 결정의 침착은 연골의 내부에서 표층과 평행하게 진행하는 고에코 음영을 띄는 점들의 무리 및 띠의 양상으로 관찰되며, 대부분 후방 음영감소를 동반하지 않는다[9,12,13,15,25,50,51,59]. MSU 결정은 주로 연골과 활액의 경계면(chondrosynovial interface)에 침착되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데[25], CPPD 결정이 침착된 경우 고에코 음영을 보이는 점들의 무리 및 띠의 양상이 연골의 표층과 심층 사이에 분포하여 마치 ‘샌드위치’처럼 관찰되기 때문에, 통풍의 특징적인 소견인 DC 징후와 감별이 가능하다(Fig. 6A, B, and Fig. 7). 무릎의 대퇴과(femoral condyle)에 위치하는 유리질 연골은 CPPD 결정이 자주 침착되며, 넓은 탐촉면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소견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위이다[51]. CPPD 침착질환과 통풍, 다른 관절염에 이환된 세 환자군 132명, 총 264개의 무릎을 대상으로 초음파 영상 검사를 시행한 연구에서, 대퇴과 유리질 연골 내부의 고에코 음영 소견은 CPPD 침착질환의 진단에 있어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68.7%를 나타냈으나, 특이도는 97.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25].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유리질 연골의 변화는 CPPD 침착질환의 진단에 중요한 소견으로 활용되고 있다.
섬유 연골(fibrocartilage)
섬유 연골에 침착된 CPPD 결정은 고에코 음영을 띄는 하나의, 혹은 다수의 동그랗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punctate form”으로 관찰되며, 대개 후방 음영감소 소견이 동반되지 않는다(Fig. 6C) [12,13]. 무릎의 반월상 연골은 칼슘 침착이 가장 흔히 관찰되는 부위로, CPPD 침착질환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41명이 최소 한쪽 무릎 이상의 반월상 연골에서 CPPD 결정 침착을 보였다[51]. 이외에도 어깨의 견봉쇄골 관절(acromioclavicular joint)의 섬유 연골 역시 칼슘 침착이 호발되는 부위로 알려져 있어[10], CPPD 침착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관찰하는 것이 좋다.
건과 섬유부착부
관절 연골 외에 CPPD 결정이 자주 침착되는 주요한 부위는 건과 섬유부착부이다. 이 부위에서 CPPD 결정은 건섬유와 평행하게 진행하며, 뼈와 연속되지 않고, 대부분 후방 음영감소가 동반되지 않은 선상의 고에코 음영으로 관찰된다(Fig. 6D) [12,27,59]. 회전근개건과 아킬레스건은 CPPD 결정의 침착이 자주 관찰되는 부위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아킬레스건은 증상이 없는 CPPD 침착질환 환자에서도 칼슘 침착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 특이도는 98-100%로 알려져 있어[53,60] CPPD 침착 질환의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건의 칼슘 침착으로 석회화 건병증에 이환된 경우에는 갑작스런 건파열의 발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병증은 통풍과 CPPD 침착질환에서 모두 관찰될 수 있는 소견이나, Fillippucci 등[54]은 CPPD 침착질환에서 통풍에 비해 극상근(supraspinatus tendon)의 파열이 7배나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감별 진단을 위한 초음파 영상 검사 평가 체계
초음파 영상소견으로 통풍과 CPPD 침착질환을 감별하는 것은 결정 침착의 양상과 침착 부위의 해부학적 차이를 확인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통풍이나 CPPD 침착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초음파 영상 검사를 시행할 때, 어떤 부위를 검사해야 하며, 증상이 없는 부위까지 검사해야 하는지, 검사를 한다면 어떤 소견을 관찰해야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진단에 있어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 현재까지도 완연히 정립된 평가 체계는 없다.
Naredo 등[3]은 통풍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12개의 해부학적 위치(bilateral radiocarpal joint, first metatarsal head cartilage, talar cartilage, second metacarpal/femoral cartilage, patellar & triceps tendon)를 검사하여 DC 징후와 고에코 음영의 응집체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민감도와 특이도(84.6%, 83.3%)를 보이는 검사법이라고 제안하였다. 반면, Peiteado 등[61]은 17개의 관절과 8개의 건에서 6가지 타입의 병변 소견(hyperechoic spots in synovial fluid, hyperechoic cloudy area, bright stippled aggregates, DC sign, erosions, doppler signal)을 확인한 결과, 93%의 환자에서 무릎과 발허리발가락관절에서 상기 병변이 관찰됨을 보고하였고, 나아가서 양 무릎과 첫번째 발허리발가락관절을 6분간 초음파로 검사할 경우 97%의 환자에서 hyperechoic cloudy area와 DC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CPPD 침착질환의 경우에는 통풍에 비해 병변의 해부학적 위치와 진단에 특이적인 초음파 소견을 종합하여, 보다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는 평가 체계를 확립하려는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Fillippou 등[51]은 42명의 CPPD 침착질환 환자군을 대상으로, 손허리손가락관절, 무릎, 손목, 아킬레스건, 족저근막에서 질환에 특이적인 초음파 영상소견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평균 4.7 부위에서 CPPD 결정의 침착 소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이중 무릎이 가장 자주 이환되는 부위였고, 손목, 아킬레스건, 족저근막, 손허리손가락관절 순으로 많이 침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51].
결과적으로 결정유발성 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초음파 영상 검사를 시행할 때, 환자가 통풍이나 CPPD 침착질환 중 어느 한 쪽 질환에 더 가까운 증상을 보인다면, 위에서 언급한 여러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각각의 검사법을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결정유발성 관절염 중 질환을 특정하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거나, 다른 비결정 관절염과의 감별이 필요할 경우에는 상기 검사법을 구분하여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모든 관절을 검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Grassi 등[10]은 결정의 응집 양상이나 분포가 개개인 간에 큰 차이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첫째 발허리발가락관절과 무릎관절은 MSU 결정과 CPPD 결정의 응집이 관찰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위이기 때문에, 설사 다른 관절이 이환된 환자라도 통풍과 CPPD 침착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전신적 평가에서 상기 두 부위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포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결정유발성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감별할 수 있는 초음파 영상 검사를 이용한 평가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 론
임상적으로 결정유발성 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나, 무증상 환자에서 통풍이나 CPPD 침착질환에 특이적인 소견을 초음파 영상 검사로 진단해 내는 것은 향후 치료 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고, 진단에 불필요한 고가의 검사를 하면서 시간과 경제적인 낭비를 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12].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초음파 영상 검사가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진단에 있어 가장 신뢰할 만한 검사법으로 꼽히는 데 주저하게 되는 고질적인 요인으로는 초음파 술자 간의 숙련도 차이에 따라 검사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센터별 초음파 기기의 성능 차이와 탐촉자(probe) 기기의 차이 그리고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검사를 진행하였을 때 진단에 있어 상대적인 차이를 보였다는 여러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본다면[27,62-64], 초음파의 잠재적인 진단적 가치는 술자의 경험은 물론, 장비의 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Gutiérrez 등[65]은 rheumatologist를 대상으로 7일간의 제한적인 초음파 영상 검사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한 뒤, 초음파 영상 검사를 통해 요산 결정의 응집 소견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에서 만족할 만한 진단율을 보였다는 결과를 보고하면서, 결정유발성 관절염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초음파 영상소견의 발견 및 해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이러한 단점을 줄일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이와 더불어 초음파 기기의 지속적인 발달로 인해 센터별 기기 성능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위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초음파 영상 검사의 상대적으로 낮은 재연성과 객관성은 점차 보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초음파 기술의 도입 역시 향후 결정유발성 관절염의 진단에 있어 초음파 영상 검사의 비중과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Micropure라는 새로운 기술은 미세 석회화(microcalcification)의 관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전의 회색조(grey scale)에서 진단에 특이적인 소견을 보이지 않았던 통풍의 진단에 특히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64]. 또한, 3차원 초음파 영상 기법은 치료 전후에 요산 결절의 정량적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요산 억제제의 치료 효과 판정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10].
현재까지 초음파 영상 검사를 이용한 결정관절염의 신뢰할만한 평가 체계는 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초음파 영상 검사는 이미 결정관절염의 진단과 흡인을 통한 확진, 병변내 정확한 주사 요법에 있어 큰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향후 초음파 기기의 발전과 더불어 보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