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성 쿠싱 증후군 환자에서 발생한 크립토코쿠스 근육근막염 1예
A Case of Cryptococcal Myofascitis in a Patient with Iatrogenic Cushing’s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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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크립토코쿠스에 의한 피부 감염은 비교적 흔하지만 심부연조직 감염은 매우 드물다. 저자들은 의인성 쿠싱증후군으로 진단된 72세 여자 환자에서 외상 후 Cryptococcus neoformans에 의한 연조직염과 근육근막염을 진단하여 fluconazole을 12개월간 투약 후 호전된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Trans Abstract
The skin is the third most common site of cryptococcosis after infections of the central nervous system and lungs. However, cryptococcosis rarely involves deep soft tissue. Here, we report a case of cryptococcal cellulitis and myofascitis in a 72-year-old woman with iatrogenic Cushing’s syndrome. Despite the administration of antibiotics, the patient continued to suffer from aggravated wounds and pain. Cultures of pus and an excisional biopsy of the skin revealed Cryptococcus neoformans. She was treated successfully with intravenous fluconazole (400 mg/day) for 14 days followed by oral fluconazole (400 mg/day) for 12 months. (Korean J Med 2014;86:102-105)
서 론
Cryptococcus neoformans는 환경에 널리 존재하는 효모균으로 조류 분비물에 오염된 토양과 부패된 나무, 과일 등에서 발견된다. 크립토코쿠스증(cryptococcosis)은 기회감염증으로 후천성 면역 결핍증, 장기이식, 종양, 당뇨, 사르코이드증, 장기간 코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한 환자에서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1]. 폐와 중추신경계 감염이 가장 많지만 피부, 부신, 전립선, 눈, 뼈, 복막, 비뇨기계, 심장 등도 침범할 수 있다[1]. 국내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자와 의인성 쿠싱증후군 환자에서 일차 피부 크립토코쿠스증(primary cutaneous cryptococcosis)은 2예가 보고되었다[2,3]. 그러나 근육염에 대한 보고는 당뇨 환자에서 폐 크립토코쿠스증과 동반되어 수술과 항진균제 사용으로 호전된 1예밖에 없었다[4]. 저자들은 의인성 쿠싱 증후군(iatrogenic Cushing’s syndrome) 환자에서 외상 후 C. neoformans에 의한 크립토코쿠스 연조직염과 근육근막염이 발생하여 수술적 치료 없이 항진균제만으로 호전된 1예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 례
환 자: 김〇〇, 72세, 여자
주 소: 내원 3주 전 발생한 피부 병변
현병력: 양쪽 무릎의 퇴행성 골관절염으로 약 10년 전부터 일차 의료기관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 추정되는 약물을 투여 받던 환자로 내원 6개월 전부터 피부가 쉽게 벗겨지고 멍이 잘 들기 시작하였다. 내원 3주 전 계단에서 넘어져 양쪽 무릎이 멍이 들고 피부가 벗겨지는 상처가 생겼다. 내원 2주 전부터 병변에 고름이 나와 일차 의료기관에서 cefazedone과 netilmicin을 투여받았으나 호전이 없어 본원으로 전원되었다.
과거력: 6년 전 상행결장암과 위암으로 우반결장절제술과 원위부 위 절제술을 시행받았다. 5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valsartan/hydrochlorothiazide를 당뇨병으로 sitagliptin/metformin을 복용 중이었다.
신체 검사 소견: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50/90 mmHg, 맥박 수 91회/분, 호흡 수 20회/분, 체온 36.8℃이었다. 키는 151 cm, 몸무게는 53 kg이었다. 급성 병색을 보였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전신 피부는 얇고 건조하였다. 양측 정강이에 불규칙한 다발성의 미만과 궤양, 농성 삼출이 있었고 인접 피부에는 종창과 발적이 있었다. 가장 큰 궤양의 크기는 우측 하지는 10 × 10 cm, 좌측 하지는 3 × 3 cm였다(Fig. 1A).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3,500/mm3, 혈색소 9.2 g/dL, 혈소판 562,000/mm3였다. 혈청생화학검사에서 AST 26 IU/L, ALT 6 IU/L, 총 빌리루빈 0.4 mg/dL, BUN 19 mg/dL, Cr 0.7 mg/dL, Na 135 mmol/L, K 3.3 mmol/L, Cl 96 mmol/L, CRP는 2.28 mg/dL였다. HIV 항원/항체검사는 음성이었다.
방사선 소견: 흉부 단순촬영은 정상이었다. 자기공명영상에서 양측 하지의 피하조직에 심한 종창과 그물 모양의 조영증강이 있었으며 표재근막과 심부근막을 따라서 조영증강이 있었다. 우측 전방구획 근육 및 좌측 후방구획 근육에 조영이 증강되어 있었다. 이는 연조직염(cellulitis)과 근육 근막염(myofascitis)에 합당한 소견이었다(Fig. 2A).
치료 및 경과: 급속 ACTH 자극검사 결과 250 μg cosyntropin 직전, 30분 뒤, 60분 뒤 혈청 cortisol 측정치가 각각 0.46, 3.4, 4.3 μg/dL으로 부신기능저하증에 합당하였다. 의인성 쿠싱증후군에 의한 이차 부신피질기능저하증으로 판단하고 경구하이드로코르티손 10 mg을 투여하였다.
무균적으로 농을 채취하여 세균 배양을 시행하였으며 피부병변에서 절개생검을 시행하여 일반 세균, 진균, 항산성균 배양을 시행하였다. 외부병원에서 항생제 사용 중에도 피부병변 악화를 보였기 때문에 정확한 균 동정을 위하여 경험적 항생제는 사용하지 않고 배양 결과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입원 일주일째 배양 검사에서 C. neoformans가 동정되었다. 신경학적인 증상과 징후는 없어 뇌척수액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혈액과 요 배양 검사에서는 분리된 균이 없었다. 혈청 내 크립토코쿠스 항원은 양성이었으나 역가는 측정하지 못했다. 조직생검의 H-E 염색에서 진피층에 림프구와 조직구, 거대세포의 침윤으로 이루어진 육아종성 병변과 다수의 염증세포가 관찰되었다. 효모균은 Gomori’s methenamine silver 염색에서 흑색으로(Fig. 3A), Mucicarmine 염색에서 적색으로 관찰되었다(Fig. 3B).
병변의 범위와 깊이가 너무 커서 수술적인 처치를 시행하지 못하였고 항진균제 투약을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다. Fluconazole 400 mg 하루 한 번 정맥주사로 2주간 투약하면서 점차 호전되어 퇴원 후 fluconazole 400 mg 하루 한 번 경구 투약을 지속하였다. Fluconazole을 9개월 간 복용 후 양 하지의 병변(Fig. 1B)과 자기공명영상(Fig. 2B)에서 호전을 보였다. 환자는 총 12개월간 투약한 후 치료를 종결하였다.
고 찰
크립토코쿠스에 의한 피부 감염은 중추신경계, 폐 감염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침범 부위이다. 후천성 면역 결핍증, 코티코스테로이드 투여, 장기 이식, 혈액암, 결합조직병, 당뇨 등이 크립토코쿠스증의 위험인자이며 특히 고형장기이식을 받은 환자와 tacrolimus를 투여받는 환자에서는 피부와 연 조직, 골관절의 크립토코쿠스증이 더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1].
우리나라에서 일차성 피부 크립토코쿠스증은 쿠싱증후군 환자에서 두 개의 보고가 있다. 한 환자는 fluconazole 1주 정주 후 itraconazole을 경구로 10주 투여 후 호전되었고[2], 다른 환자는 외과적 변연 절제술과 함께 fluconazole 10일 정주 후 경구로 3개월간 투약 후 치유되었다[3]. 더 깊은 부위의 감염으로 당뇨 환자에서 발생한 근육염 보고가 있었으나 혈행성으로 폐 감염이 동반된 증례였다[4]. 이 환자는 근육염 부위를 수술적 배농을 하면서 amphotericin B를 1달간 정주 후 fluconazole을 경구로 1년간 투약하여 치료가 되었다.
외국에서도 파종 감염(disseminated infection)의 증거 없이 근육에 침범한 증례 보고가 두 개가 있었다. 첫 번째 증례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로 외상 없이 하지의 피부와 근육에 발생하여 수술적 처치 없이 항진균제 투약만으로 호전이 되었다[5]. 두 번째 환자는 림프종 환자로 척추주위 근육에 발생하여 fluconazole 투약만으로 호전이 되었다[6]. 이번 증례 보고의 환자는 의인성 쿠싱 증후군 환자로 외상 후 피부와 연조직염으로 시작하여 진단이 늦어지면서 근육근막염까지 진행한 것이다. 범위와 깊이가 너무 커서 수술적으로 병변을 제거하지는 못하였고 항진균제 투약만으로 호전이 되었다.
이 증례 보고의 제한점은 뇌척수액 검사와 혈청 크립토코쿠스 항원 역가 측정을 시행하지 못하여 다른 장기로의 파종 여부를 구분하지 못한 점이다. 그러나 발열, 경부강직, 신경학적 징후 등 뇌수막염을 시사할 만한 증상, 징후가 없었기 때문에 중추신경계 감염 동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연조직 감염은 혈류 감염 동반율이 낮아 혈액 배양 양성률이 2%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7] Neuville 등[8]이 28명의 일차성 피부 크립토코쿠스증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7명의 환자에서 다른 장기 침범이 없이도 혈청 크립토코쿠스 항원에 양성이었고 HIV 감염이 없는 환자에서는 평균 역가가 1:40였다. Hafner 등[9]도 장기간 코티코스테로이트 투여를 받은 환자에서 발생한 일차성 피부 크립토코쿠스증에서 혈청 크립토코쿠스 항원이 낮은 역가(1:64)로 양성일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번 증례 보고의 환자도 혈청 크립토코쿠스 항원이 양성이었지만 이전 증례보고들[8,9]처럼 낮은 역가의 양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립토코쿠스 피부 연조직 감염과 근육염에 대해서는 치료 원칙이나 항진균제 사용 기간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0년에 미국 감염학회에서 발표한 크립토코쿠스증의 치료지침에 따르면 면역저하자가 아닌 환자에서 중추신경계와 폐 이외의 한 부위에 발생한 경우 fluconazole 400 mg을 6-12개월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10]. 그러나 이 치료지침에서도 면역저하자에서 발생한 일차성 피부 연조직 감염의 치료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지 않으며 피부나 근육염에서의 수술 필요 여부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Neuville 등[8]이 28명의 일차성 피부 크립토코쿠스증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약물 치료만 한 환자 11명 중 9명은 완치되었고 2명은 호전되었다.
이번 증례는 의인성 쿠싱 증후군 환자에서 외상 후 피부와 연조직염으로 시작하여 진단이 늦어지면서 근육근막염까지 진행하였고 수술적 처치 없이 항진균제 12개월 사용으로 호전된 경우이다. 크립토코쿠스 감염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경험적 항생제에 반응이 없는 피부 연조직 감염이라면 C. neoformans도 한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적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