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췌장암은 악성 종양 중 5% 이하의 흔하지 않은 종양이며, 발병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흡연, 만성 췌장염, 비만 등과 연관이 있다. 췌장암은 그 예후가 지극히 불량하여 전신장기로 전이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흔한 전이장기는 복부 림프절, 간, 폐, 부신, 신장, 뼈 순서이다[1].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는 주로 유방암, 폐암, 위식도암 그리고 림프종에서 흔하며, 췌장암에서의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문헌을 포함하여 보고된 췌장암에서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는 총 10명이며, 이 중 국내의 보고 예는 2명에 불과하다(Table 1).
저자들은 복부 팽만감으로 내원한 83세 환자와 하복부 통증으로 내원한 71세 환자에서 복부 CT를 통해 췌장종괴를 발견하였다. 두 환자에서 CA 19-9는 현저히 증가되었으며, PET CT와 CT를 통하여 무증상의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를 발견, 조직 검사를 통하여 전이성 선암으로 진단된 2예를 경험하여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증례 1
환 자: 83세 남자
주 소: 2달 전부터 발생한 복부 팽만감
현병력: 내원 2달 전부터 발생한 복부 팽만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 및 사회력: 음주력은 없었으며, 약 20갑/년의 흡연력이 있었다. 6년 전 위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으로 본원 입원 치료받았던 기왕력과 현재 심방세동으로 약물 복용 중이었다.
가족력: 특이 사항 없었다.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전반적인 복부 팽만감 및 불편감을 호소하였으나 발열, 오한, 구토 등의 증상은 없었다. 신체 검사에서 활력증후는 혈압 100/60 mmHg, 맥박수 분당 88회, 호흡수 분당 20회, 체온 36.6℃였다.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고 공막에 황달은 없었다. 심폐 청진에서는 불규칙한 심박동을 보였으며, 복부는 팽만되어 있었으나 압통이나 반발통은 관찰되지 않았고, 촉진되는 복부 종괴는 없었다. 당시 림프절 종대의 유무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검사실 소견: 입원 당시 시행한 일반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5,680/mm3, 혈색소 12.6 g/dL, 혈소판은 246,000/mm3였고, 생화학적 혈액검사 소견은 AST 19 IU/L, ALT 10 IU/L, alkaline phosphatase 80, gamma-GT 21 IU/L, 총 빌리루빈 0.86 mg/dL, amylase 30 U/L, lipase 57 U/L였고, CA19-9 1,946 U/mL였다.
방사선학적 소견: 복부 CT에서는 췌장의 두부, 체부, 꼬리에 걸쳐 약 7.6 × 5 cm의 경계가 불명확한 저음영성 종괴가 있었으며(Fig. 1A), 췌장과 좌측 대동맥 주변에 여러 개의 중심부 괴사소견을 보이는 림프절 전이가 있었다. 주간문맥, 우측문맥 및 상장간막 정맥에 종양색전이 관찰되었으며, 많은 양의 복수가 있었다. 복수의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복부천자를 시행하였다. 천자 결과 혈청-복수 알부민차(serumascites albumin gradient) 1.1 g/dL 이상, protein 1.8 g/dL, CA19-9 339.2 U/mL였으며 세포 검사상 악성 종양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 복부 CT에서 우측 폐 하엽에 석회화된 육아종 및 작은 결절이 관찰되어 폐 전이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CT를 시행 하였다. 결절 및 육아종들은 3년 전 본원에서 촬영하였던 흉부 CT와 비교하였을 때 변화는 없는 상태였으나, 종격 및 폐문 그리고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 비대가 관찰되었다. PET CT에서는 췌장의 두부, 체부, 꼬리(Fig. 1B) 및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에 fluorodeoxyglucose (FDG) 섭취율의 증가를 보여(Fig. 1C),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에 대해 조직생검절제를 하였다. 면역조직 화학검사에서 CK7은 양성, CK20은 음성 소견으로 전이성 분화 선암(adenocarcinoma, well differentiated, metastatic) (Fig. 3A)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
치료 및 경과: 이상의 소견으로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로 전이된 췌장암으로 진단할 수 있었으며, 복수의 원인은 종양 색전으로 인한 문맥압 항진증으로 판단하였다. 진단 후 gemcitabine으로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을 한 차례 받았으나 더 이상의 치료를 원치 않아 보존치료 하던 중 전신상태 악화되어 6주 후 사망하였다.
증례 2
환 자: 71세 남자
주 소: 식후 복부 팽만감 및 통증, 한 달 사이 약 5 kg의 체중감소
현병력: 내원 1달 전부터 있어온 식후 복부 팽만감 및 통증 그리고 한 달 사이 약 5 kg의 체중 감소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 및 사회력: 음주력은 없었으나 25갑/년의 흡연력과 8년 전 폐결핵 및 복부 결핵으로 타 병원에서 치료, 완치된 기왕력이 있었다.
가족력: 특이 사항 없었다.
이학적 소견: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만성병색을 띄었다. 혈압은 120/80 mmHg, 맥박수 분당 76회, 호흡수 분당 20회, 체온 36.8℃였다.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고 공막에 황달은 없었다. 흉부청진에서 호흡음은 청명하였고, 심음은 정상, 복부는 편평하고 부드러웠으나 장음은 다소 감소되어 있었다. 만져지는 종괴 및 림프절 종대는 없었으나 명치 부위에 압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검사실 소견: 입원 당시 일반 혈액검사 소견은 백혈구 6,200/mm3, 혈색소 13.3 g/dL, 혈소판은 259,000/mm3였고, 생화학적 혈액검사 소견은 AST 26 IU/L, ALT 23 IU/L, alkaline phosphatase 173 IU/L, gamma-GT 63 IU/L, 총 빌리루빈 0.75 mg/dL, amylase 65 U/L, lipase 285 U/L였고, CA19-9이 12,000 U/mL 이상으로 상승되어 있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복부 CT에서 약 2.8 × 1.9 cm의 경계가 불명확한 저밀도의 종괴가 췌장의 체부에서 관찰되었으며(Fig. 2A), 종괴 원위부 주췌관이 확장되어 있었다. 간문맥, 간동맥 및 상장간막동정맥의 침윤은 없었으나 간 전체에 약 1 cm 크기의 다발성 전이성 종괴들이 보여 췌장암에 의한 간전이로 진단하였다. 추가적인 전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PET CT를 시행하였으며 췌장 체부, 간, 양측 종격, 우측 좌골 그리고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에서 fluorodeoxyglucose (FDG) 섭취율의 증가를 관찰할 수 있었다(Fig. 2B).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에서 조직 생검 절제를 시행하였으며, 전이성 선암(metastatic adenocarcinoma) (Fig. 3B)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
치료 및 경과: 환자의 전신상태가 양호하여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하였으며 gemcitabine (1,000 mg/m2/day) 단독으로 현재 총 12주기까지 진행하였다. 10주기 이후 시행한 PET CT에서 치료 전 FDG 섭취를 보였던 양측 종격 및 간, 우측 좌골과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에서 FDG 섭취율의 소실을 보이고 있어(Fig. 2C) 치료반응이 양호하였고 항암화학요법을 계속 진행 중이다. 다만, CA19-9가 170.5 U/mL로 감소되었다가 12주기째 577.3 U/mL로 상승을 보이고 있어 향후 치료를 고민 중에 있다.
고 찰
췌장암은 대다수의 환자들이 진행된 병기에 발견되어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20% 이내이며, 절제를 한다고 하여도 미세 전이 및 림프절 침범으로 인한 재발이 많아 5년 생존율은 5% 미만인 예후가 지극히 불량한 암이다[2].
가장 흔한 전이장기는 복부 림프절, 간, 폐, 부신, 신장, 뼈이며[1], 췌장암의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의 빈도수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국내외 문헌을 종합하면 본 증례를 포함하여 총 12명에 불과하다(Table 1).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 전이는 주로 유방암, 폐암, 림프종 그리고 소화기 계통에서 병발한 종양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림프계의 흐름으로 설명될 수 있다. 복부 내장 장기들의 림프액은 합류되어 복부대동맥 부위에서 유미조(cistern chili)를 형성한 후 횡경막을 지나 흉관(thoracic duct)에 도달한다. 종격(mediastinum)에서 흉관은 좌측 쇄골 하정맥으로 연결되어 림프액을 수송하게 되는데[6], 복부 종양들에서는 흉관을 통한 림프액의 흐름에 따라 좌측쇄골 상부 림프절에 전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7].
췌장의 림프관은 주로 정맥의 주행을 따른다. 체부의 좌측과 미부의 림프액 대부분은 췌비장 림프절(pancreaticosplenic lymph node)을 통해 흉관으로 흘러 들어가며, 상대적으로 췌장목(neck of pancreas) 및 체부의 우측은 두부에 위치하고 있는 림프절을 통해 췌십이지장 림프절(pancreaticoduodenal lymph node)에서 끝나 상장간막 동맥(superior mesenteric artery)과 복강동맥(celiac trunk)이 기시하는 곳에 위치한 전대동맥(preaortic) 림프절로 흘러간다.
췌십이지장 림프절은 전방 임파선(anterior lymphatic chain)과 후방 임파선(posterior lymphatic chain)으로 나뉘는데, 이 림프절들은 췌장의 두부 및 십이지장에서 림프액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위, 간 그리고 창자간막(mesenteric) 림프절들과 연결되어 있어 림프절 전이에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췌장 주변의 풍부한 림프가지와 이들 간의 연결 그리고 췌장암 덩어리의 국소적인 압박으로 인한 림프절의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림프액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8].
췌장암에서 전이가 이루어지는 정확한 기전에 대하여는 아직 명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지만[12], 암의 직접접촉에 의한 침범, 종양색전에 의한 혈관성 전이 그리고 췌장 주변 풍부한 림프절을 통한 전이로 설명되고 있다[4].
이론상 췌장의 림프액 흐름을 보면 좌측 쇄골상부 림프절로 전이가 자주 발생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나 보고된 예가 많지 않은 이유로는 1) 췌장암의 진행이 빨라 상대적으로 쇄골상부 림프절까지 전이되기 전에 환자가 사망하거나 2) 췌장암이 진단된 경우 말기암으로 판단하고 쇄골상부 림프절의 검사를 하지 않아서 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기본적인 흉부, 복부 CT에서는 두경부 및 쇄골상부 림프절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 따라서 원격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PET CT를 시행하는데, PET CT의 전체적인 민감도는 69%로, CT의 83% 보다 낮다[5]. 즉 PET CT만으로 전이 유무를 확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CT의 보조적인 진단 방법으로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유의해야 한다.
발견 당시 원발 종양의 크기가 크고 다른 장기에 이미 많이 전이가 되었던 증례 2와는 달리, 증례 1과 같이 종양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쇄골상부 림프절에 전이가 있었다. 이는 췌장 주변의 풍부한 림프절 및 림프액 흐름에 따른 변수로 예측을 해볼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관관계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증례 보고의 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이를 조기 진단하고, 올바른 병기 진단을 위하여 원발 종양의 크기 유무와는 상관없이 PET CT의 적극적인 활용과 함께 가능하면 조직 검사를 하여 확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PET CT와 같은 영상 검사가 보편화되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췌장암의 쇄골상부 림프절로 전이 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췌장암의 주된 전이경로가 임파성 전이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증례보고와 더불어 대규모의 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