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초음파로 진단된 췌장의 동정맥 기형 1예
A Case Report of Pancreatic Arteriovenous Malformation Diagnosed by Endoscopic Ultrason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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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췌장의 AVM은 매우 드문 질환이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복통, 반복적인 상부위장관 출혈 환자에서 감별 진단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컬러 도플러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 등의 적극적인 검사로 빠르게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Trans Abstract
Pancreatic arteriovenous malformations (AVMs) are rare, and most cases occur as congenital anomalies. Many patients with AVM are asymptomatic, but occasionally present with abdominal pain or gastrointestinal bleeding. The increased portal vein flow that forms these malformations can lead to portal hypertension and gastrointestinal bleeding in the absence of primary liver pathology. Early diagnosis can lead to successful surgical resection or percutaneous transarterial embolization. We report a case of a patient with pancreatic AVM in the tail of the pancreas, in which endoscopic ultrasonography was helpful. This patient presented with abdominal pain and was subsequently treated with distal pancreatectomy. (Korean J Med 2013;84:708-712)
서 론
소화기의 동정맥 기형(arteriovenous malformation, AVM)은 드문 질환이며 대부분 소장과 대장에 위치한다[1]. 그 중에서도 췌장에서 AVM 발생은 극히 드물다. 췌장 AVM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생하며, 증상 없이 발견되기도 하나 위장관 출혈 등의 문맥압 항진과 관련된 합병증이나 복통 등의 증상으로 검사 중에 발견되기도 한다[2,3].
저자들은 원인 불명의 상복부 복통으로 내원한 환자에서 내시경 초음파(endoscopic ultrasonography, EUS) 및 칼라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췌장의 동정맥 기형을 진단하고 수술로 치료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8세 여자가 2개월 전부터 식후에 심해지는 배꼽 주위의 복통과 새벽에 발생하는 상복부 동통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10년 전에 당뇨병 진단, 2년전 고혈압으로 진단받고 약물 치료 중이었으며 3년 전부터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었다. 내원 2주 전 2차병원 방문하여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에서 미란성 위염이 관찰되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약물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었다.
내원 당시 환자는 급성병색을 보였고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혈압 140/80 mmHg, 맥박수 72회/분, 체온 36℃이었다.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고, 공막의 황달은 없었다. 흉부 청진에서 특이 사항 없었으며, 심음은 규칙적이었다. 복부 진찰에서 상복부에 경한 압통이 있었으며, 그 외 특이 소견은 없었다. 음주는 소주 1병/회, 2-3회/월 마셔왔으며 30년갑의 흡연력이 있었다.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8,090/mm³ (중성구 66.8%), 혈색소 12.0 g/dL, 헤마토크리트 35.6%, 혈소판 275,000/mm³이었고,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AST 19 IU/L, ALT 21 IU/L, 총 단백 7.2 g/dL, 알부민 4.5 g/dL, alkaline phosphatase 182 IU/L, GGT 33 IU/L, BUN 15.4 mg/dL, creatinine 0.8 mg/dL, amylase 55.3 IU/L이었고, lipase는 97.1 U/L로 경하게 상승되어 있었다. 혈청 전해질은 Na 140.2 mEq/L, K 4.3 mEq/L, Cl 102.1 mEq/L이었고, 종양표지자 검사는 CA19-9 13.44 U/mL, CEA 2.01 ng/mL이었다.
지속되는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에서 췌장의 미부에 약 2.6 cm 크기의 경계가 불명확한, 조영증강되는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1). 췌장 종양의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행한 EUS에서 췌장의 미부에 약 3.4 × 1.2 cm의 낭성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칼라 도플러 초음파 검사에서 모자이크 패턴의 박동성 혈류들이 확인되어 췌장 AVM이 의심되었다(Fig. 2). 췌장 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도 췌장의 미부에 AVM에 합당한 혈관성 병변이 관찰되고, 그 원위부 췌장 실질의 위축 및 지방변성이 관찰되었다(Fig. 3).
췌장 AVM에 의한 복부 통증으로 진단하고 원위부 췌장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시 췌장 미부에 혈관이 부풀어 오른 양상의 종괴가 관찰되었고, 이는 위의 소만과 유착되어 있고 췌장 후면에 섬유화와 곁순환 혈관들이 다수 관찰되어 비장 동맥 및 정맥으로부터 박리가 불가능하여 비장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였다. 절제된 췌장의 육안적 소견에서 췌장 내부에 약 4.0 × 1.5 cm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풍부한 혈관을 동반하는 종괴가 관찰되었다. 병리 조직 검사에서 췌장 AVM으로 진단되었고 만성 췌장염과 농양을 형성하는 가성낭종이 췌장 실질에 동반되어 있었다(Fig. 4). 수술 시행 12일 후에 퇴원하였으며 이후 복통 호소 없이 외래에서 경과관찰 중이다.
고 찰
소화기의 AVM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주로 간 또는 간 외의 위치에서 발견된다. 간 외 AVM의 경우 78%가 맹장과 우측 대장에서 발견되며, 공장(10.5%), 회장(5.5%), 십이지장(2.3%), 위(1.4%), 그리고 직장(0.9%) 순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0.9%만이 췌장에서 관찰되었다[1]. 그러나 영상의학적 진단 방법의 발달로 최근에 췌장 AVM의 보고가 증가되고 있어 현재까지 실제 유병률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0% 이상의 AVM은 선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며, 이 중 10-30%는 Osler-Weber-Rendu disease와 관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 후천적으로는 췌장염, 종양, 물리적 손상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췌장 AVM 환자 중 많은 수가 무증상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것은 위장관 출혈로, 췌장 AVM의 임상증상으로 위장관 출혈(47-49%), 복통(41%), 황달(14%)의 빈도로 보고되고 있다[3,4]. 위장관 출혈의 기전은 AVM에 의한 문맥고혈압으로 발생한 식도나 위의 정맥류가 파열되어 출혈하거나, AVM에 인접한 십이지장 궤양에 의한 출혈, AVM에서 췌관으로의 출혈 등이 있다[5]. 드물게 담관의 미란으로 발생한 혈액담즙증 및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황달이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6]. 복통은 장간막 혈류가 AVM으로 인해 단락이 발생하면서 스틸 증후군(steal syndrome)이 발생하여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7].
본 증례는 위장관 출혈 없이 복통으로 내원한 환자로 AVM과 함께 췌장염이 동반되어 있었다. 췌장염이 췌장 AVM에 동반된 증례가 소수 보고되고 있으나 췌장 AVM과 췌장염의 병리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진 바는 없다. 췌장염의 발생 기전은 첫째, 췌장 AVM으로부터의 출혈이 췌관으로 퍼져서 발생하거나, 둘째, 뇌의 AVM에서와 같이 췌장 AVM에서 스틸된 혈류가 주변의 정상 췌장조직에 허혈성 손상을 주어 발생하거나, 셋째, 췌장 AVM 자체에 의해 췌관이 눌려져서 발생하는 기전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7]. 또한 췌장염 자체가 혈관 손상을 일으켜 췌장 AVM을 일으키는 원인일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이전에 췌장염이나 외상의 과거력이 없고 병리조직결과 췌장염이 췌장 AVM 주변과 원위부에서 주로 관찰되고 있어 선천적인 AVM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췌장 AVM 진단에 이용되는 영상의학적 검사에는 컴퓨터단층촬영, 복부 초음파, 혈관 조영술, 자기공명영상 등이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에서는 병변 부위에 매우 강한 결절성 조영과 동맥기에 문맥과 비장 정맥의 조기 조영 소견을 보인다. 본 증례도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유사한 소견을 보였으나 이러한 소견은 췌장 두부의 국소췌장염뿐 아니라 췌도세포 종양, 낭선종, 전이성 종양 등의 과혈관성 종양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감별이 힘들다[8].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췌장에 여러 개의 작은 저에코성 결절, 경계가 불분명한 큰 소엽 형상의 낭종성 종괴 등으로 관찰되며 컬러 도플러 초음파 검사에서 모자이크 모양과 문맥에서의 박동성의 파동이 확인되면, 비침습적으로 췌장의 AVM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복부 초음파 및 칼라 도플러 초음파 검사는 위와 십이지장 내 공기에 의해 췌장을 정확히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췌장 AVM 진단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8], 본 증례의 경우도 췌장 미부에 AVM이 위치하고 있어 복부 초음파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에 EUS는 위와 십이지장을 통해 바로 인접한 췌장을 전장에 걸쳐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고, 또한 최근에는 칼라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비침습적으로 췌장 AVM을 진단하는 좋은 방법으로 진단적 가치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췌장 AVM에서 가장 흔하게 발현하는 증상인 위장관 출혈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 상부위장관 내시경 소견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EUS의 큰 장점이다.
치료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나뉜다. 수술적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며 췌장 두부의 병변은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이외의 경우에는 원위부 췌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경동맥 색전술이 사용되나 여러 개의 혈관을 막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장괴사의 위험이 크다. 그뿐 아니라 색전술을 시행하더라도 AVM의 자연경과 시 새로운 측부 혈관이 자라나 반복적인 출혈을 일으키고 점차적으로 문맥고혈압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리고 문맥고혈압이 발생한 후에는 수술적으로 AVM을 제거하더라도 문맥고혈압을 감소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2]. 따라서 병의 완치를 위해서는 조기에 진단하여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2,3].
저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 환자에서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에서 발견된 췌장의 종괴에 대해 EUS 및 컬러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해 췌장 AVM으로 진단하였고, 원위부 췌장 절제술을 시행하여 완치된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