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비만의 유병률이 1980년에 비해 2008년 전세계적으로 거의 두 배 증가하였고, 유럽 여성의 23%, 남성의 20%가 비만이라고 발표하였다[1]. 한국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에 의하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이 1998년 26.0%에서 2011년 31.4%로 증가하였다[2].
세계보건기구는 아직 대부분 국가에서 간과하고 있으나 비만을 가장 뚜렷한 공중보건문제 중 하나라고 하였다. 비만은 독립적으로, 혹은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많은 건강관련 문제를 야기시킨다[3]. 특히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특정 암의 발생 증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호흡기 합병증, 관절염과 연관되어 있다[4]. 따라서 비만은 질병 위험의 증가와 연관되어 수명을 단축시키며[5,6], 40세 성인은 비만으로 인해 수명이 약 7년 단축된다고 보고되었다[7].
5-10%의 체중감소는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의 감소를 포함하여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건강 이득과 연관되어 있다[8-10]. 따라서 비만을 선별하고 체중감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비만관련 질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본문에서 일반적인 비만의 정의 및 역학, 비만과 연관되어 있는 질병 및 비만의 선별과 중재치료에 대한 권고안 현황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비만의 기준
비만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것으로 정의된다[11]. 지방은 몸 속에 저장되어 있어 직접적으로 측정될 수 없고, 신체의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몸무게로 몸 속의 지방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허리 엉덩이 둘레비 등 체지방을 추정하는 지표들이 있으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지표가 체질량지수로서 비교적 측정하기 쉽고 대부분의 사람에서 체지방과 근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12].
세계보건기구 아시아 태평양 기준(WHO, Asia-Pacific Perspective, 2000)은 성인 아시아인의 체질량지수 25 kg/m2 이상을 비만, 23 kg/m2 이상을 과체중으로 구분하였고 한국도 이기준을 적용하고 있다[13-15] (Table 1).
비만 관련 위험도를 결정하는 데는 지방의 양뿐만 아니라 지방의 분포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복부의 내장 비만은 대사 증후군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와 연관되어 있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 단층 촬영(CT),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으로 측정할 수 있다. 복부의 내장 비만을 반영하는 간편한 지표로 허리둘레와 허리 엉덩이 둘레비가 있으며 허리둘레가 더 선호되는 방법이다[13]. 한국은 복부 비만의 기준으로 국제 당뇨병 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의 기준인 남성 허리둘레 90 cm 이상, 여성 85 cm 이상을 적용하고 있다[14,16].
비만과 질병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은 공복 혈장 인슐린 농도 증가와 경구 당부하에 대한 인슐린 반응의 악화를 특징으로 한다[3].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90%가 체질량지수 23 kg/m2 이상이었고 당뇨병의 위험은 소아시기에 체중 증가가 있을 때 더 높았다[25]. 체질량지수와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은 강한 선형의 관계가 있는데 비만은 당뇨병의 위험을 10배 증가시킨다[11].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체질량지수가 21 kg/m2 미만인 여성에 비해, 체질량지수가 25 kg/m2인 여성은 당뇨병의 위험이 5배 더 증가했고 체질량지수가 30 kg/m2인 여성은 당뇨병의 위험이 28배 더 증가했다[26].
암
비만은 예방 가능한 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암 유병률은 정상 체중인 성인에 비해, 비만 남성에서 1.33배, 비만 여성에서 1.55배 더 증가한다[27]. 세계보건기구의 국제 암연구 협회는 비만과 활동량 감소는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암의 위험을 높인다고 하였다[28]. 복부 비만으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암을 유발할 수 있고 대장암은 비만과 연관된 고인슐린혈증과 연관된다. 비만한 폐경기 여성은 유리 에스트로겐이 증가되고 이는 유방암 위험과 관련이 있다[29]. 비만한 성인은 정상 체중 성인에 비해 식도암, 대장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신장암, 비호즈킨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위암,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았고, 비만으로 인해 남성의 암 사망률은 14%, 여성의 암 사망률은 20% 증가하였다[30].
기타 질환
호흡기 질환 환자는 체중의 증가로 호흡곤란이 악화될 수 있고 흉부와 복부의 지방이 폐활량을 제한할 수 있다. 비만한 환자는 마취 후에 무기폐와 폐렴과 같은 호흡기 합병증이 쉽게 발생한다. 또한 비만한 사람은 목 주위의 비대한 지방조직이 호흡 폐쇄를 유발하고 수면 무호흡을 야기시키며[31] 수면 무호흡은 폐동맥 고혈압, 우심실부전, 약물 저항성 고혈압, 뇌졸중, 부정맥과 관련되어 있다[32].
비만에 동반된 에스트로겐 과다는 생식기능의 이상을 가져오고 배란 주기를 불규칙하게 한다. 한 역학 연구에서 비만 여성의 30-47%에서 배란 주기가 불규칙했고, 비만의 정도가 심할수록 배란 주기가 더 불규칙했다[33]. 비만 관련 호르몬 농도의 변화는 임신에도 영향을 주며 정상 체중 여성에 비해 병원 입원율을 4-7배 증가시킨다. 비만한 임산부에서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병, 난산, 제왕절개율이 3-6배 더 높았다[34].
비만은 고요산혈증, 통풍, 무릎과 고관절의 통증과 퇴행성 관절염을 증가시킨다[35]. 또한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 간염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만하다[36].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발병률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는 많은 선진국에서 말기 간부전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37]. 담석과 비만은 강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담즙의 콜레스테롤 과포화 때문이다. 담석증의 위험은 체질량지수 32 kg/m2 이상인 여성에서 3배 증가되고 45 kg/m2 이상 여성에서 7배 증가된다[38].
비만의 선별과 치료에 관한 권고안
12년 미국에서는 성인 비만의 선별과 치료에 관한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 권고안이 발표되었으며 의사는 모든 성인의 진찰 시 체질량지수를 계산하여 비만을 선별하도록 하였다. USPSTF의 또 다른 중요한 권고 사항은 환자의 체질량지수가 비만에 해당하면 의사는 직접 진료하거나 다른 의사에게 의뢰하여 집중적인 행동치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USPSTF는 성인 비만에 대한 다각적인 요소의 행동중재요법이 평균 4-7 kg의 체중을 감소시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과 내당능 상태를 개선시킴을 검증하였다. USPSTF는 성인 비만에 대한 선별은 중등도의 이점이 있다고 결론지었다[40-42].
영국의 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와 유럽의 WHO Reginal Office는 성인 비만의 선별에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함께 적용하도록 하였고 체중감소와 유지 치료는 열량제한식이, 신체활동 증가 및 행동 치료를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체질량지수 28 kg/m2 이상이고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체중감소 약물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하였다[43-45].
한국은 현재 대한내분비학회와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시한 비만치료지침 2010 권고안을 따르고 있다[14]. 이에 따르면 체질량지수로 보는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kg/m2 이상으로 하고 허리둘레로 본 복부 비만의 기준은 남자에서는 90 cm 이상, 여자에서는 85 cm 이상을 권고한다. 여기서는 비만의 행동지침, 식사치료 지침, 운동치료 지침, 약물치료 지침, 수술요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으나 선별에 대한 지침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