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itinib 투여로 유발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1예
A Case of Sunitinib-Associated 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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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다발성 장기 손상 및 미세혈관병증 용혈빈혈을 보이는 급성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VEGFR-TKI가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어, 저자들은 전이성 콩팥세포암종 환자에서 수니티닙을 사용한 뒤,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발생한 1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and hemolytic uremic syndrome (TTP-HUS) is an acute condition with abnormalities of multiple organ systems. It is characterized by microangiopathic hemolytic anemia and thrombocytopenia. Several chemotherapeutic agents have been implicated in causing TTP-HUS. We report a case of TTP-HUS during treatment with sunitinib in a patient with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A 53-year-old woman visited our hospital for fever and cough. She was diagnosed with sunitinib-induced TTP. Discontinuation of sunitinib and plasmapheresis improved her TTP. When she experienced disease progression after a prolonged period without treatment, sorafenib was tried, resulting in a partial response without recurrence of TTP-HUS. (Korean J Med 2013;84:303-307)
서 론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다발성 장기 손상 및 미세혈관병증 용혈성 빈혈을 보이는 급성 질환이다. 성인에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대부분 원인 불명으로, 몇몇 약제 부작용에 의하여 이 질병이 증가된다고 알려져 왔다. 약 50가지의 약이 혈전성 혈소판 감소상 자반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보고에 따르면,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이 의심되는 2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37%가 특발성, 13%가 약제 유발성, 13%가 자가면역성 질환과 관련 있음이 보고되었다[1].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발생 시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항암제 중에 이러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로는 mitomycin C, cisplatin, daunorubicin, bleomycin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2].
최근 저자들은 전이성 콩팥세포암종 환자에서 수니티닙(sunitinib)을 사용한 뒤,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발생한 1예가 있어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신○○, 53세, 여자
주 소: 내원 1일 전부터 발열
현병력: 2000년에 콩팥세포암종(renal cell carcinoma) 진단받고 항암치료 중인 환자로, 내원 1일 전부터 발열 및 오한 발생하여 응급실 내원하였고, 내원하여 시행한 복부 CT에서 발열 원인은 발견할 수 없었으나, 당시 기침, 가래 호소하여 비전형 폐렴으로 판단 후 경험적 항생제 투여 후 병동 입원하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수치가 7,000/mm3로 확인되어 혈소판 수혈을 시행하였다. 입원 후 시행한 이학적 검사에서 인두가 부어있었고, 편도비대가 확인되었으며 바이러스 검사에서 제1형 파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으로 리바비린(ribavirin) 300 mg 하루 3회 투여 시작하였다. 발열, 오한, 기침, 가래는 점차 호전되었으나, 매일 혈소판 수혈에도 불구하고 혈소판 수치는 상승하지 않았고 6,000/mm3에서 9,000/mm3를 유지하였다.
과거력: 2000년 왼쪽 콩팥세포암종을 진단받고, 근치콩팥절제술을 시행하였다. 2004년 폐, 간, 요추골 전이가 발견되어, 2004년부터 4년 동안 카페시타빈(capecitabine)과 인터페론알파(interferon-alpha)를 투여하였으나 진행하여 2007년 5월부터 수니티닙(SuteneTM, Pfizer, NY)을 시작하였다. 수니티닙은 일반적인 4주 투약 및 2주 휴약하며 3년 동안 투여 중이었으며 종양은 부분 반응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환자는 내원 3일 전에 4주 간의 투약 일정을 마친 상태였다.
가족력: 특이사항 없었다.
문진 소견: 발열감 및 기침, 흰색 가래를 호소하였고, 호흡곤란은 호소하지 않았으며 이외의 다른 증상은 없었다.
진찰 소견: 입원 당시 혈압은 165/89 mmHg, 맥박은 분당 85회, 호흡수는 분당 20회, 체온은 36.9℃였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흉부 청진에서 정상 소견이였고, 복부 촉진에서 간 비장의 종대는 없었다. 피부 발진이나 손발 증후군, 피부변색도 보이지 않았으며, 신경학적 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3,100/mm3(호중구 56.0%, 림프구 37.4%, 단핵구 5.9%, 호산구 0.0%, 호염구 0.7%), 혈색소 12.5 g/dL, 혈소판 6,000/mm3였다. 망상적혈구는 4.3%로 증가되어 있었고, 말초혈액펴바른표본에서 적혈구 분절과, 분열적혈구(schistocyte, 3-4/HPF)가 확인되었다. 젖산 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 LDH)는 981 IU/L (참고범위, 16-200 IU/L)로 상승되었고, 합토글로빈(haptoglobin)은 7.6 mg/dL 미만 (참고범위: 16-200 mg/dL), 혈장 헤모글로빈은 14.1 mg/dL (참고범위: <5 mg/dL)였다. 일반화학 검사에서 총 단백 6.5 g/dL, 알부민 3.4 g/dL 혈액요소질소 13 mg/dL, 크레아티닌 1.6 mg/dL였고, 총빌리루빈, 직접빌리루빈, 나트륨, 칼륨, 인, 칼슘, 요산 수치는 정상이였다. 소변 검사에서 요단백은 보이지 않았고 직접 항글로블린 검사 및 간접 항글로블린 검사 모두 음성이였으며 ADAMTS 13는 56%로 경미한 감소 소견을 보였다.
치료 및 경과: 내원 즉시 수니티닙의 투여는 중단되었고 입원 6일째부터 혈장분리교환술이 시작되었다, 총 4회 시행된 후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었으며 혈소판 수치도 증가되었다. 말초혈액펴바른표본에서 분열적혈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아 환자는 입원한지 17일 되는 날 퇴원하였고 퇴원 후 1주 뒤 외래에서 확인한 혈소판 수치 및 젖산 탈수소효소는 정상이였다(Fig. 1). 수니티닙을 중단하고 1개월 후 병의 진행이 확인되었으며 환자는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 소라페닙(sorafenib)을 투여 받았다. 소라페닙으로 객관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었고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재발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8개월간의 소라페닙 치료 후 병이 진행하여 에버롤리무스(everolimus)로 치료 받았고 그 후 질병의 악화로 사망하였다.
고 찰
수니티닙은 경구 복용이 가능한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s (VEGFR)과 platelet 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s (PDGFR) tyrosine kinase 억제제이다. 진행된 콩팥세포암종 환자들에게 수니티닙과 인터페론을 비교한 3상 임상 연구에서 인터페론 치료군에 비해 수니티닙이 유의하게 무-진행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콩팥세포암종의 일차 치료로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흔한 부작용으로 피로감, 고혈압, 설사, 식욕감퇴, 구역, 구토, 점막염, 수족증후군 및 구강 내 출혈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부작용들은 가역적인 것으로, 약을 영구 중단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혈전미세혈관병증의 하나로서, 적혈구의 과도한 분절들이 섬유소성 괴사와 더불어 좁은 혈관 내강을 지나면서 혈관주위의 부종을 유발시키고, 내피의 손상으로 인하여 활성화된 혈소판의 과도한 소모를 유발한다. 혈소판 감소증, 미세혈관병증, 발열, 의식장애, 신장 침범 등의 임상양상 및 검사 소견으로 진단되며, 발병되면 치명적이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90%가 사망하고, 혈장분리교환술을 통해 비정상 von Willebrand factor (vWF) 및 ADAMTS 13 inhibitor antibody를 제거하고, 부족한 정상 protease (ADAMTS 13)을 공급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이후 25-45%는 30일 이내 재발하며, 12-40%는 뒤늦게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니티닙 투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은 이전에 4건이 보고된 바 있다(Table 1). 제시된 증례들을 분석해보면 중한 증상 및 징후를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그 예후는 비교적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진단 이후 약을 중단하고, 혈장분리교환술을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고 혈소판 수치는 증가되었다. 다만 유일하게 Talebi 등[3]이 보고한 증례만이 수니티닙 중단 및 혈장분리교환술과 투석을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사망하였다[3]. 동반 증상은 비특이적이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신부전을 경험하였으나 이번 증례만이 신장 합병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수니티닙을 시작하고 나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이 진단될 때까지의 간격은 3주에서 33개월까지 다양하였다.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의 발생 원인 중의 하나로 혈중 아연 금속분해 효소인 ADAMTS-13 (A Disintegrin-Like And Metalloproteinase with Thrombospondin-1-like domains)의 부족을 들고 있다. ADAMTS-13은 von Willebrand factor (VWF) multimer의 크기를 조절하는 생리학적 조절효소이다. 약물로 인하여 유발된 이차적인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의 발병기전에 혈중 ADAMTS-13의 활성도의 감소가 관련될 것이라는 보고가 제시되고 있다[8].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이전에 제시되었던 가설인 약물 유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중증 ADAMTS-13 부족이나 ADAMTS-13 억제 항체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제시하고 있다[9]. 따라서 ADAMTS-13 활성도와 약물 유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의 연관성에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맥락으로 중증의 ADAMTS-13 감소(< 5%)는 수니티닙과 연관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에는 확인된 바가 없으나, 경도에서 중등도 감소는 위의 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확인되고 있다.
수니티닙으로 인하여 유발되는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의 선행적인 생물학적 기전에 대하여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증례에서 수니티닙이 직접적으로 VEGFR와 PDGFR를 막음으로써 모세혈관의 내피에 손상을 유발한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10]. 혈전미세혈관병증을 유발하는 VEGFR-TKI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tyrosine kinase inhibitor)의 기전은 여전히 불분명하나 Eremina 등[10]이 보고한 연구에 의하면 podocytes에서 VEGF-A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A)의 생산을 못하도록 변형된 유전자 이전 마우스가 신부전으로 인하여 3주 뒤 사망하였고, 이는 VEGF-A 생산의 감소가 사구체 세포의 손실로 인하여 결국 혈관사이세포의 분해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혈관사이세포와 내피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에는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10]. 하지만 이 환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일 계열의 VEGFR-TKI인 소라페닙으로 재-치료하였을 때 이러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유발되지 않았다는 점과 이러한 부작용이 VEGFR-TKI로 치료 받는 많은 환자 중 극히 소수에서만, 특히 소라페닙이 아닌 수니티닙으로 치료 받은 경우에서만 발생한다는 점은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의 주된 발생 기전이 VEGF pathway의 억제에 의해서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해 준다.
이번 증례를 통해 저자 등은 수니티닙이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및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중대한 합병증도 조기 진단, 조기 약제 중단 및 적극적인 혈장분리교환술로 개선 될 수 있고 다른 VEGFR-TKI인 소라페닙을 사용하여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의 재발 없이 다시 병세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니티닙 등 VEGFR-TKI 치료가 점차 증가되는 추세이므로, 내과 의사들은 조기에 수니티닙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