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사구체기저막 항체 및 MPO-ANCA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
A Case of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with Coexisting Anti-Glomerular Basement Membrane Antibodies and Myeloperoxidase-Anti-Neutrophil Cytoplasmic Autoantibo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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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급속진행성 사구체신염의 병리학적 진단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은 면역학적 발병기전에 따라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면역 복합체, 무면역침착(ANCA 양성) 질환 등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면역학적 발병기전이 중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항사구체기저막 항체와 ANCA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항사구체기저막 항체와 MPO-ANCA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 1예를 경험하였기에 최근까지 보고되고 있는 두 가지 항체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의 임상소견과 특징 및 예후에 관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RPGN) is a clinical syndrome involving abrupt or insidious onset of hematuria, proteinuria, and anemia, and rapidly progressive renal failure.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is a histopathological term for RPGN showing extensive extracapillary proliferation, i.e., crescent formation. There are three major immunopathological categories of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anti-glomerular basement membrane (anti-GBM) antibody disease, immune complex-mediated, and pauci-immune (anti-neutrophil cytoplasmic autoantibody [ANCA]-positive). A small minority of all patients with glomerulonephritis develop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Anti-GBM antibodies and ANCA rarely coexist. There have been a few reports of dual positive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with anti-GBM antibodies and ANCA in Korea. Here, we describe the case of a 73-year-old woman showing RPGN clinically and crescentic glomerulonephritis pathologically with coexisting anti-GBM antibodies and myeloperoxidase-ANCA. (Korean J Med 2012;83:654-658)
서 론
급속진행성 사구체신염(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RPGN)은 사구체 염증이 빠르게 진행되어 혈청 크레아티닌이 며칠만에 빠르게 상승하는 임상증후군이다. 초승달 사구체신염(crescentic glomerulonephritis)은 RPGN의 병리학적 진단으로 사구체 상피세포 증식이 특징적인 초승달 모양의 형성이 50% 이상의 사구체에서 관찰된다. 초승달 사구체 신염은 면역학적 발병기전에 따라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면역 복합체, 무면역침착(ANCA 양성) 질환 등의 세 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1]. 그러나 이런 면역학적 발병기전이 중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Jayne 등[2]에 의하면 RPGN 환자중에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하나만 양성이 5%, 항중성구세포질 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NCA) 하나만 양성은 28%이고, 두 가지 모두 음성이 65%인 반면, 두 가지 모두 양성은 2%였다. RPGN 자체가 흔치 않은 질환임을 감안해 보면 두 가지 항체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증례 보고가 2예에 불과하다[3,4]. 저자들은 항사구체기저막항체와 myeloperoxidase (MPO)-ANCA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 1예를 경험하였기에 최근까지 보고되고 있는 두 가지 항체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의 임상소견과 특징에 관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73세, 여자
주 소: 전신통, 육안적 혈뇨
현병력: 내원 10일 전부터 전신통 있어오다가 4일 전부터 전신통 및 전신쇠약감 지속되며 붉은 소변 관찰되어 개인의원 방문하였다. 검사 결과 혈뇨와 단백뇨 관찰되어 급성 사구체신염 추정진단으로 본원 신장내과로 전원되었다.
과거력: 흡연이나 음주는 하지 않았고 당뇨병의 과거력은 없었으며 2년 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아 약 복용 중이고 위용종으로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 받았다.
가족력: 특이사항 없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신장 145 cm, 체중 45.9 kg이었고, 혈압 118/75 mmHg, 맥박수 8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36.6℃이었다. 외견상 급성 병색을 보였으나 의식은 명료하였다. 폐 및 심음 청진상 특이 소견은 없었고 복부 촉진 소견은 정상이었다. 우측 늑골척추각 압통이 있었으나 하지 부종이나 피부발진은 관찰되지 않았다. 소변색은 육안적으로 짙은 콜라색을 나타내었다.
검사 소견: 내원 당시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0.2 g/dL, 백혈구 5,980/mm3 (호중구 68.0%), 혈소판 191,000/mm3이었다. 요검사상 비중 1.015, 단백 1 (+), 잠혈 3 (+), 적혈구 > 100/HPF, 백혈구 10-29/HPF, 이형 적혈구 90%, 임의뇨 단백/크레아티닌 비율은 0.97이었고, 요 배양 검사상 ESBL (extendedspectrum β-lactamase) 음성인 Escherichia coli가 배양되었다. 혈청 생화학적 검사상 총 단백질 6.7 g/dL, 알부민 3.8 g/dL, 콜레스테롤 130 mg/dL, BUN 23.5 mg/dL, 크레아티닌 1.75 mg/dL, AST/ALT 21/9 IU/L, 나트륨 140 mEq/L, 칼륨 4.2 mEq/L, 염소 105 mEq/L, 포도당 106 mg/dL, CRP 4.80 mg/dL, HbA1C 6.0%이었다. 혈청 면역학적 검사에서 항핵항체, B형 간염 표면 항원 및 항체, C형 간염 항체 모두 음성이었고, IgG/ IgA/IgM은 1510/161/89 mg/dL, C3/C4 139/34 mg/dL로 정상범위 이내이었다. 효소면역법(ELISA)으로 측정한 정량 검사상 proteinase 3-ANCA (PR3-ANCA; c-ANCA)는 63 AAU (음성 < 150 AAU)로 음성이었으나 myeloperoxidase-ANCA (MPO-ANCA; p-ANCA)는 1019 AAU (음성 < 150 AAU), 항사구체기저막항체는 320 EU/mL (음성 < 10 EU/mL)로 증가되어 있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흉부 X-선상 폐부종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양측 신장의 크기는 정상이었고 수신증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우측 신장에서 에코가 증가된 소견을 보였다.
신병리 소견: 광학현미경 검사에서 9개의 사구체 모두에서 세포성 초승달 모양이 관찰되었다(Fig. 1A). 세뇨관 상피의 괴사와 중증도의 급성 및 만성 염증 세포 침윤이 간질에서 관찰되었으나 혈관염은 관찰되지 않았다. 면역형광현미경 검사에서 사구체기저막에 선형으로 면역글로블린G 항체가 침착된 소견이 관찰되었으며(Fig. 1B) 전자현미경 검사에서 면역복합체의 침착은 보이지 않았다.
진단, 치료 및 경과: 내원 당시 급성 사구체신염에 요로감염이 동반된 경우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진찰 소견에서 우측 늑골척추각 압통과 검사 소견에서 CRP 상승으로 상부 요로감염을 배제할 수 없어서 경정맥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경과 관찰하였으나 혈청 크레아티닌이 빠르게 상승하고 임상적으로 RPGN이 의심되어 입원 후 7일째에 신생검을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 병리학적으로 초승달 사구체신염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면역형광 현미경 검사에서 항사구체기저막 질환 소견이 관찰되어 시행한 혈청 면역학적 검사에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가 양성으로 확인되어 최종적으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및 p-ANCA 모두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되었다. 입원 후 7일째(혈청 크레아티닌 5.99 mg/dL)인 신생검 시행 당일부터 methylprednisolone을 경정맥으로 하루 500 mg씩 3일간 연속 투여하였고 이어서 경구 prednisolone 50 mg을 매일 투여하였으며 cyclophosphamide와 혈장분리교환술(plasmapheresis)을 고려하였으나 환자 및 보호자가 거절하여 시행하지 못하였다. 입원 후 12일째 혈청 크레아티닌은 10.35 mg/dL로 증가하고 전신부종이 관찰되어 혈액투석을 시행하였다. 이후 신기능은 회복되지 않았고 현재 정기적으로 주3회 혈액투석 유지 중이다.
고 찰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은 사구체기저막 항원에 대한 자가항체에 의해 사구체신염을 초래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에 폐출혈이 동반되는 폐-신증후군(pulmonary-renal syndrome)을 굿파스처증후군(Goodpasture's syndrome)이라 부른다. 본 증례는 폐출혈 등과 같은 폐 침범 소견이 관찰되지 않으므로 굿파스처증후군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3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굿파스처증후군과 달리 폐침범이 없는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은 본 증례처럼 중년이나노년에 남녀 구분 없이 발생한다. 발병기전은 사구체 및 폐포기저막에 존재하는 제4형 콜라겐의 알파-3 사슬(α-3 chain)의 구조가 감염, 흡연, 산화제(oxidant), 용매(solvent) 등에 의해 변형되면 항원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진단은 항사구체기저막 항체를 혈청이나 신장에서 확인함으로 가능하다. 본 증례는 혈청과 신장 모두에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가 확인되었다. 신병리소견으로 면역현미경에서 면역글로블린 G가 사구체 모세혈관을 따라 선형으로 연속해서 침착되는 것이 질병특유(pathognomonic) 소견이다. 이러한 소견은 항사구체기저막 질환 외에는 당뇨병성 신증과 섬유성 사구체신염(fibrillary glomerulonephritis)에서 관찰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증례에서는 광학현미경에서 초승달 사구체신염 소견과 혈청에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양성으로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을 확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뇨병력이나 당뇨병성 사구체 경화증 소견 및 전자현미경상 원섬유(fibril) 등이 관찰되지 않은 점 등으로 상기 두 질환을 배제할 수 있다[5,6].
본 증례처럼 항사구체기저막 항체와 ANCA가 공존하는 이중 항체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의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항사구체기저막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10-30%에서 ANCA 또한 양성이고, 대부분은 MPO-ANCA(p-ANCA)이며, 혈관염 소견은 관찰되지 않고 ANCA 역가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5]. 본 증례의 경우도 MPO-ANCA양성이었고 ANCA 역가는 높았으나 혈관염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항사구체기저막 항체와 ANCA의 병태생리학적 역할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령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의 임상경과 중에 ANCA 양성이 발생했는지, 아니면 ANCA 연관 질환의 임상경과 중에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양성이 발생했는지는 불분명하다[7]. Rutgers 등[8]은 이중 항체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의 경우에 항사구체기저막 질환과 MPO-ANCA 연관 질환이 공존하고 있고, 두 질환의 연관성은 MPO-ANCA 연관 질환이 먼저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이 동반되는 관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으로는 먼저 존재하는 MPO-ANCA가 호중구를 활성화시키고 산화제를 생성하여 사구체기저막 구조를 변화시킴으로 결과적으로 항사구체기저막 항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설명했다.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에서 내원 당시 신기능은 약간 저하되어 있는 정도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기능이 급속히 저하되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5]. 본 증례의 경우도 내원 당시 혈청 크레아티닌은 1.75 mg/dL로 신기능은 약간 저하되어 있는 정도이었지만 동반된 요로감염을 치료하면서 경과관찰하던 중 임상적으로 RPGN 진단으로 입원 후 7일째 신생검과 스테로이드 충격요법을 시작하였지만 이미 혈청 크레아티닌은 5.99 mg/dL이었고 모든 사구체가 초승달 모양으로 침범된 상태이었으며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이 확진된 입원 후 12일째에는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어 혈액투석을 시행하게 되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이 5-6 mg/dL 이상이거나 이미 대부분의 사구체가 초승달 모양으로 침범된 상태에서는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막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록 환자의 경과가 매우 급속히 진행된 측면은 있지만 보다 빨리 임상적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내원 당시에 처음부터 ANCA 뿐만 아니라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검사도 동시에 시행하는 것도 빠른 임상적 판단에 도움이 된다. 항사구체기저막 질환의 치료는 혈액에 이미 존재하는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분리교환술과 새로운 항체 생성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제(prednisolone과 cyclophosphamide)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 방법은 혈청 크레아티닌이 6 mg/dL 미만이거나 폐출혈이 동반된 환자에게 적응증이 되지만 본 증례와 같이 ANCA가 동시에 양성인 경우에는 치료에 예후가 비교적 좋기 때문에 혈청 크레아티닌이 6 mg/dL 이상일지라도 치료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기존에 알려져 있었다[2,5-7]. 그러나 이중 항체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이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단독에 의한 초승달 사구체신염보다 예후가 좋은지, 아니면 더 나쁜지 여부도 최근에는 이견이 존재한다[2,5-10]. 가령 기존에 알려진 것[2,5-7]과는 달리 이중 항체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의 신생존율은 MPO-ANCA만 양성인 경우보다 나쁘고, 항사구체기저막 항체만 양성인 경우보다도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8-10]. 이러한 나쁜 임상적 결과는 ANCA에 의한 내피세포의 파괴에 더하여 항사구체기저막 항체에 의한 광범위한 사구체 손상 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9]. 과거 국내에서 보고된 2예의 경우도 임상경과는 매우 급속히 악화되었고 예후는 좋지 않았다. 한 예[4]는 약 10일만에 혈청 크레아티닌이 0.8 mg/dL에서 8.7 mg/dL으로 급격히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여 결국에는 신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지속적인 혈액투석을 시행하게 되었고, 다른 예[3]의 경우도 증상 발현 후 20일만에 혈청 크레아티닌이 6.9 mg/dL으로 빠르게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였으나 폐혈증으로 사망하였다. 그러므로 본 증례와 같은 이중 항체 양성인 초승달 사구체신염은 임상 발현 초기에 ANCA 뿐만 아니라 항사구체기저막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신기능 악화가 진행되기 전 가능한 빠른 시기에 신생검을 시행하여 조기에 진단함으로서 혈장분리교환술과 면역억제제를 너무 늦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