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팽만감(Functional Bloating)의 진단과 치료
Diagnosis and Treatment of Functional Bloating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Functional abdominal bloating is a common and significant problem in men and women of all ages. Bloating is very common in patients with irritable bowel syndrome and constipation, and also occurs in patients with organic disorders and psychiatric conditions. If an organic or psychiatric cause are not found, then bloating can be considered to be functional. The possible causes of functional bloating are combination of several factors such as gut microflora, gas production, intestinal transit, intestinal propulsion of gas, and sensory function within the gastrointestinal tract. Evaluation of a patient with bloating should begin with a careful history and physical examination to rule out an organic disorders. Reassurance and education are the first essential step as a treatment for functional bloating. The therapeutic approach involving diet, probiotics, and medications usually improve bloating. (Korean J Med 2012;83:562-567)
서 론
복부팽만감(abdominal bloating)은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다. 복부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객관적인 복부팽만(abdominal distention)을 볼 수 있다. 기질적인 원인이나 정신적인 원인이 없으면서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흔히 진료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기능성 팽만감(functional bloating)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성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한 평가와 진단,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아서 아직도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기능성 팽만감의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기존의 근거와 보고들을 종합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본 론
정 의
팽만감(bloating)은 공기삼킴증(aerophagy), 대식(gluttony), 위배출구 혹은 장폐색, 흡수장애(malabsorption), 위 혹은 장운동 저하, 비만과 복부내 종괴 혹은 액체 저류 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신경성식욕부진(anorexia nervosa), 대식증(bulimia) 혹은 신체화장애(somatization disorder)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질적, 정신적 원인이 없이 팽만감이 발생할 때 기능성 팽만감(functional bloating)으로 생각할 수 있다. 로마기준 III에서는 반복적인 복부 팽창감이나 측정 가능한 복부 팽만이 있으면서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증 혹은 다른 기능성 위장관 질환의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때 기능성 팽만감으로 진단하자고 제안하였다(Table 1) [1].
역학
1949년 Mayo Clinic의 Alvarez [2]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에서 발생한 복부 팽만에 대해서 처음으로 기술하였다. 미국의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3-6]에서 응답자의 15-30% 정도에서 팽만감을 호소하였다. 아시아 지역에서 이루어진 연구[7]에서도 15-23% 정도의 유병률을 보여 인종간에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연구[8]에서도 의원 혹은 3차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서 로마 기준 III에 의한 팽만감의 유병률은 14.8%와 12.4%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과민성 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환자의 90% 이상이 팽만감을 호소하였다[7]. 일반인구 연구에서는 남녀차이가 없었으나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팽만감을 호소하였다[3-6,9]. 또한 주로 변비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이 팽만감을 호소하였다[5,6].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중등도 이상으로 심하다고 하였으며 50% 이상에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았다고 하였다[4]. 다른 연구에서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팽만감이 과민성 장증후군의 심한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라고 제시하였다[10].
임상양상
팽만감(bloating)은 증상이고 팽만(distention)은 징후이다. 한 연구에서 팽만감을 호소하는 변비 주도형 환자의 48%에서만 실제로 복부 둘레가 증가하였다[11]. 기능성 복부 팽만감(functional abdominal bloating)은 지속적이지 않아서 완화와 악화를 반복한다. 대개 식후에 바로 발생하는 경우와 저녁 무렵에 서서히 심해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functional dyspepsia)의 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주로 여성에서 흔하며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로 갈수록 점점 심해진다. 금식하거나 소량의 음식을 섭취할 때는 덜하다가 과식하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월경 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헐렁한 옷으로 갈아 입는 것이 좋다. 트림(burping), 방귀 방출(farting) 혹은 배변(defecation)으로 약간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상당수에서 과민성 장증후군, 기능성 소화불량증, 변비 혹은 월경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 정신적 혹은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팽만을 동반한 기능성 복부 팽만감 환자 46명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에서 최근 체중 증가, 복부 근육의 약화와 운동 부족 등을 흔히 동반하고 있었다[12].
병태생리
팽만감의 병태생리는 아직 완전하게 이해되고 있지 않으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Table 2) [13]. 장내 세균, 장내 가스의 생성, 장통과(intestinal transit), 가스의 장내 이동(propulsion), 소화관의 감각기능, 음식과 장내에 저류되어 있는 액체, 대변, 복강내 지방, 복부근육의 운동 이상등의 인자들의 이상이 팽만감을 초래할 수 있다.
장내 세균(Gut microflora)
사람의 대장에는 약 500종의 세균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혐기성 세균이다. 대개 1014 이상의 균이 살고 있는데 이는 사람의 총 세포수보다 많은 수이다[14]. 장내 세균의 종류는 사람마다 다양한데 이는 식이, 항생제, 감염력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장내 세균의 경미한 변화도 장내 가스 생성 등 장기능의 중요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장내 가스(Intestinal gas)
사람의 장에는 100-200 mL 정도의 가스가 항상 존재한다[15-17]. 장관 내의 가스는 공기를 삼키거나, 혈관으로부터 확산되어 왔거나 장관 내에서 다양한 화학 반응의 결과로 발생한다. 주로 N2, O2, H2, CO2와 CH4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강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대개 하루에 700mL 정도의 가스를 생성하며 14-18번 정도 방귀를 뀐다[18].
장내 가스의 이상은 팽만감이나 팽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다. 장내 가스의 생성양은 정상인과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18-21]. 또한 팽만감을 주로 호소하는 환자 47명에서 팽만감을 심하게 호소할 때 복부 CT를 촬영하여 장내 가스의 양을 측정하였을때 가스는 약간만 증가하였다[22]. 이는 장내 가스의 생성이 증가하여 팽만을 유발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장내 가스의 통과시간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하여 지연되어 있었다[20]. 또한, 장내에 가스를 주입한 후 가스 제거(clearance)를 비교하였을 때, 소장과 대장 모두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하여 지연되어 있었다[23-25].
내장 과민성(Visceral hypersensitivity)
58명의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팽만감을 호소하였던 군에서 비호소군에 비하여 직장 감각 역치가 유의하게 더 낮았다[26]. 이는 팽만감이 내장 과민성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 준다.
진단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는 우선 철저한 병력조사와 신체검사를 시행하여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여야 한다. 빈혈,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등 경고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지 우선 점검하여야 한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혈액검사와 내시경검사 등을 시행하도록 한다. 또한 팽만감과 함께 다른 증상을 호소한다면 각각의 증상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만약 팽만감과 함께 오심,구토를 호소한다면 소장촬영과 위배출능 검사를 시행하고 설사가 동반되어 있다면 분변 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검사를 통하여 위장관 폐색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있다. 서구에서는 복강병(celiac disease)이 원인질환일수 있으므로 배제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치료
팽만감이 기질적인 원인으로 유발되지 않았다고 확인되면 환자를 일단 안심시키고 기능성 팽만감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직까지 근거에 기초를 둔 치료 알고리즘이 없는 실정이므로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29]. Lacy 등[30]은 최근에 팽만감과 팽만에 대한 단계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Table 3). 우선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증상이 팽만감과 팽만 중 어느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파악한다. 이를 통하여 병태생리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이러한 증상을 일으켰을 만한 원인들에 대하여 환자에게 설명한다. 비록 증상이 대단히 심하고 불쾌하지만 대개 경과는 양호하다고 환자를 안심시킨다. 최종적으로 특이적이고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한다. 기능성 복부 팽만감 환자의 치료에 대한 무작위-위약대조군 연구가 아직 없는 실정이며 대부분은 과민성 장증후군에 대한 연구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식이(Diet)
자세한 식이 섭취력은 아주 중요한데 특히 대장에서 발효하는 식품인 dairy, fructose, frucans, fiber와 sorbitol 등에 대해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31]. 이러한 발효식품을 삼가하였더니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 팽만감이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다[32,33].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만하다.
운동과 자세(Exercise and Posture)
8명의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운동을 한 후 장내 가스의 제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증상도 완화되었다[34]. 또한 앙와위에서 가스 저류가 더 심해지고 기립자세에서 완화되므로 낮에는 되도록 누워있지 않도록 교육시킨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과 자세에 대하여 교육한 후 환자의 가스와 팽만감이 많이 호전되었다[35].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였을 때 팽만감이 호전되었다는 여러 보고가 있다[36-41]. 60명의 기능성 장질환자를 대상으로 Lactobacillus acidophilus와 Bifidobacterium lactis 혹은 위약을 8주간 투여하였을 때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군에서 팽만감이 현저히 감소되었다[36].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위약대조군 연구들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군에서 위약군보다 팽만감이 유의하게 감소되었다[37-41]. 기능성 팽만감 환자에서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나 이에 대한 무작위-위약대조군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항생제(Antibiotics)
비흡수성 항생제인 rifaximin이 팽만감에 대한 치료제로서 시도되어왔다[42-44]. 124명의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rifaximin과 위약을 투여하였을 때 rifaximin군에서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팽만감이 더 호전되었다(41.3% vs. 22.9%) [42].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서도 rifaximin의 투여 후 위약에 비해 유의하게 팽만감이 호전되었다. 그렇지만, 팽만감에 대한 항생제의 치료효과는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삼투성 하제(Osmotic laxatives)
만성변비 환자에 대한 polyethylene glycol 투여에 대한 한 연구에서 팽만감이 호전되었다[45]. 그렇지만, 기능성 팽만감 환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위장운동촉진제(Prokinetic agents)
위장관 운동촉진제는 위식도역류질환, 위마비,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과민성 장증후군 등의 환자에서 위장관 증상을 일부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Neostigmine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로서 급성가성장폐색증 시 사용된다. 공장내 가스를 주입하여 팽만감을 유발한 28명의 환자에서 neostigmine을 정주한 군에서 위약군에 비하여 장내 가스가 유의하게 더 많이 배출되었다[46]. 최근에 이루어진 소규모 연구에서 20명의 팽만감을 호소하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pyridostigmine을 투여하였으나 단지 약간의 증상 개선 효과만 있었다[46]. 또한 Metoclopramide를 소화불량증 환자에게 투여하였을 때도 복부 팽만은 개선되지 않았다[47]. 위장운동촉진제가 팽만감을 개선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한 상태이지만 향후 효과적인 새로운 약제의 개발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결 론
기능성 팽만감은 대단히 흔하며 환자가 심한 불편감을 호소한다. 기능성 팽만감의 발생 기전은 아직도 완전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데 장내 가스, 내장과민성과 비정상적인 복부 근육과 횡격막의 반사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팽만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하게 되면 우선 철저한 병력 청취, 신체검진과 몇 가지 검사를 통하여 장폐색 등의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여야 한다. 기능성 팽만감으로 진단하게 되면 우선 환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하여 안심시킨다. 그 다음 식이, 프로바이오틱스, 기타 약제 등을 시도하게 되며 대개 증상은 호전하게 된다. 아직까지 표준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은 실정이므로 개개인별에 따른 진단 및 치료 접근을 하게 된다. 향후 기능성 팽만감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