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암의 발생기전에서 mTOR (mammalian target of rapamycin)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증식, 생존과 관계된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는 단백질로[1],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에서 mTOR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는 기전을 보인다[2]. Everolimus는 mTOR 억제제로 전이성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에서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sunitinib이나 sorafenib 등의 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 효과적인 치료약제로 사용된다[3]. Everolimus가 효과적인 2차 약제로 사용되면서 약제와 관련된 부작용들이 여러 문헌에서 보고되었으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약물 관련 간질성 폐렴이 있다[2,4,5]. 저자들은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에서 everolimus 투약 후에 발생한 간질성 폐렴 1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남자, 72세
주 소: 무증상의 흉부 단순 촬영 이상 소견
현병력: 환자는 5년 전 좌측 신장의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이 진단되어 좌측 근치적 신장절제술을 시행 받았다. 신장절 제술 3년 후에 우측 폐 중엽에 종괴가 발견되어 경피적 세침 생검을 시행하였으며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의 재발이 확인되었다. 폐 전이에 대한 우중엽 쐐기절제술과 sunitinib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1년 후 폐 우중엽에 폐 병변이 새롭게 발견되어 interferon 치료를 시행하였다. 본원에서 시행한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우측 폐 하엽에 새로운 병변이 발견되었으며 중엽의 전이성 폐 병변의 크기가 증가한 소견 관찰되어 everolimus를 하루 10 mg 경구투약 시작하였다. Everolimus 투여 7일째에 궤양을 동반한 구내염이 발생하였으나 보존적 치료 후에 소실되었으며 투약 8주 후 외래 추적관찰 중에 시행한 흉부 단순 촬영에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정밀검사 위해 입원하였다.
과거력: 25년 전 폐결핵 치료받았으며 5년 전 조기위암으로 위아전절제술을 시행 받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투약중이다. 당뇨, 고혈압 등의 다른 병력은 없었다.
사회력: 50갑년의 흡연력 있으며, 1년 전부터 금연하였다.
가족력: 특이사항 없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혈압은 120/70 mmHg, 맥박 9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4℃였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증상은 없었으며, 흉부 청진에서 우측 폐 하부에 수포음이 들렸고, 심음은 정상이었다. 그 밖에 이학적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3,430/mm3, 혈색소 10.7 g/dL, 혈소판 189,000/mm3이었다. C-반응단백 5.28 mg/dL, 적혈구 침강속도 49 mm/hr였다. 동맥혈 가스검사는 pH 7.464, 이산화탄소 분압 28.6 mmHg, 산소분압 99.0 mmHg, 중탄산염 20.3 mmol/L, 산소포화도 98.2%였으며, AST 27 IU/L, ALT 15 IU/L, 혈중 요소 질소 13.6 mg/dL, 크레아티닌 1.00 mg/dL를 포함한 다른 생화학 검사 및 소변검사는 정상범위 내에 있었다.
방사선 소견: 입원 후 시행한 흉부 단순 촬영(Fig. 1B)과 흉부 전산화 단층 촬영(Fig. 2B)에서 우중엽 병변은 4.7 cm에서 4 cm으로, 우하엽 병변은 2 cm에서 1.7 cm으로 각각 크기가 감소하였고, 우하엽의 반점상 경화(patchy consolidation)와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appearance)이 새롭게 관찰되었다.
치료 및 경과: everolimus 사용 후 일부 환자들에서 간질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임상적으로 감염성 폐렴의 가능성이 적어 약제 유발 간질성 폐렴을 의심하였다. 내원 후 everolimus 투약을 중단하였고, 감별진단을 위하여 기관지 내시경 검사로 우하엽에서 기관지 폐포 세척과 경기 관지 폐생검을 시행하였다. 기관지 폐포 세척술에서 세포분획은 림프구 86%, 호중구 4%, 단핵구 9%, 호산구 1%로 림프구의 증가가 관찰되었고, 기관지 내시경으로 시행한 미생물 검사에서 동정된 균은 없었다. 경기관지 폐생검(Fig. 3)에서는 비특이적 염증소견이 관찰되었고, 종양세포는 없었다.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보이는 반점상 경화와 간유리 음영 소견은 약제 유발 간질성 폐렴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된 영상 소견과 유사하였다. 검사소견을 종합하여 everolimus 유발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하여 1주일간 약제를 중단하였고, 흉부 단순 촬영에서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 Everolimus 용량을 감량하여 하루 5 mg으로 다시 투약을 시작하였으며,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산발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은 종양억제 유전자인 von Hippel-Lindau (VHL) 유전자가 비활성화 되면서 종양으로의 진행이 시작된다[6]. VHL 유전자에 의해 합성되는 단백질인 pVHL은 hypoxia-inducible factor (HIF) alpha를 ubiquitination시켜 분해한다. HIF alpha는 hypoxia-inducible gene의 전사촉진(transactivation)을 통해 VEGF,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등의 proangiogenic 인자 생성을 증가시키는데, VHL 유전자의 이상으로 pVHL의 생성이 감소하면 HIF alpha의 분해가줄어들면서 hypoxia-inducible gene이 과생성되어 종양으로 진행하게 된다[7]. 또한 mTOR는 mTORC1과 mTORC2 다단백복합체를 형성하고 mTORC1은 phostphatidyl-inositol-3 kinase (PI3K)/Akt/mTOR 경로를 통해 HIF 생성을 증가시킨다[8]. 이러한 발병기전이 규명되면서 VEGF 억제제와 mTOR 억제제가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의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Everolimus는 mTOR 억제제로, 진행성 혹은 전이성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에서 sunitinib, sorafenib 등의 VEGF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이 유의하게 향상된 결과를 보고하였다[3].
투명세포형 신세포암에서 everolimus를 사용한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부작용들로 구내염, 무력감 및 피로, 피부 발진, 설사 등이 있고, 검사 이상으로는 빈혈, 혈소판 및 호중구 감소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당 등이 있다[1,3]. 비감염성 간질성 폐렴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투약 후 24-257일 사이에 발생하고 중앙값은 108일로 보고되었으며[3]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비감염성 간질성 폐렴은 National Cancer Institute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NCI CTCAE) version 3.0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는데, 1단계는 증상이 없고 방사선학적 소견만 있는 경우, 2단계는 증상은 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 3단계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 4단계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정의한다. White 등[4]은 everolimus를 투약받은 274명의 환자들에서 1단계는 3.3% (9/274), 2단계는 6.6% (18/274), 3단계는 3.6% (10/274)의 빈도로 발생하였고 4단계는 없었으며,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한 37명 중 20명은 간질성 폐질환이 회복되었고, 3단계 환자 중 2명은 사망하였는데, 1명은 칸디다 패혈증 및 폐렴으로, 다른 1명은 폐 전이의 악화 및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사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약제 유발 폐질환의 임상양상은 기침, 발열, 호흡곤란, 저산소혈증 등 비특이적이다. 진단검사 소견도 백혈구 증가나 적혈구 침강속도, C-반응 단백의 상승 등의 비특이적 소견을 보이고, 흉부 영상에서는 미만성 또는 반점상, 단측성 또는 양측성, 간유리 음영 또는 경화 소견을 보일 수 있다[9]. 기관지 폐포 세척술에서는 호중구 증가, 림프구 증가 소견이 자주 관찰되고 드물게 호산구 증가 소견을 보일 수 있는데[9,10] 기관지 내시경 및 기관지 폐포 세척술은 감염과 폐포 출혈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기관지 생검이나 개흉 생검도 림프관성 암종증(lymphangitic carcinomatosis), 혈관염, 폐렴 등의 다른 진단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할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검에서 비특이적 폐장염, 기질화 폐렴(organizing pneumonia), 호산구 폐렴, 폐섬유화, 미만성 폐포손상 등의 소견들이 흔히 나타나지만 약제 유발 폐질환에 특이적인 소견은 아니다. 약제 유발 폐질환의 진단에 특이적인 소견은 없으며, 약제 투약한 지 수 주 이내에 발생하였고, 호흡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이 배제되었으며 치료에 반응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9].
mTOR 억제제 유발 폐질환의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Everolimus와 유사한 sirolimus의 경우, sirolimus를 투약한 환자에서 기관지 폐포 세척술을 시행한 결과 다량의 림프구가 관찰되었고, 특히 CD8+ 세포와 보조 T 세포 림프구가 우세하게 관찰되었다는 보고가 있다[5]. 폐 조직검사 소견과 기관지 폐포 세척술 소견, 임상적으로 부신피질스테로이드 투여에 반응하는 것은 과민 반응 기전이 주된 발생 기전일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세포-매개 자가면역반응으로 sirolimus에 노출된 항원이 면역반응을 유발하고 간질성 폐렴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4].
약제 유발 폐질환의 주된 치료는 약제의 중단과 부신피질스테로이드 사용으로, everoloimus에 의해 유발된 간질성 폐렴의 치료는 중증도에 따라 치료방침을 달리한다. White 등[4]은 1단계의 간질성 폐렴은 약제를 중단하지 않고 경과관찰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았고, 2단계의 간질성 폐렴이 발생한 경우에는 약제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투약용량을 5 mg으로 감량하지만 호전이 되지 않는 일부에서는 부신피질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으며 3단계에서는 감염성 원인이 배제된 경우에 부신피질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며 everolimus는 간질성 폐렴이 1단계로 회복될 때까지 투약을 중단하고 1단계로 회복이 되면 임상적 효과가 명백한 경우에는 감량된 용량으로 재투약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everolimus 10 mg을 2개월간 투약한 후 흉부 단순 촬영에서 이상 소견을 보여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방사선 소견에서 약제 유발 간질성 폐렴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고, 기관지 내시경 검사에서 감염 및 종양이 배제되어 everolimus 유발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하였다. 환자는 고령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동반하여 1주일간 everolimus를 중단하고, 흉부 단순 촬영에서 호전된 소견을 보여 투약용량을 5 mg으로 감량하였다. 약제 중단 및 감량만으로 호전되는 경과였으므로 부신피질스테로이드는 투약하지 않았다
본 증례를 통해, mTOR 억제제인 everolimus를 투여할 때에는 약제 유발 간질성 폐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폐합병증의 평가를 위해 주기적으로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고, 흉부 방사선 검사를 시행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