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염으로 인한 혈담낭염이 발생한 현미경적 다발혈관염 1예
A Case of Hemocholecystitis in a Patient with Microscopic Polyangi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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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AN에 의한 담낭 혈관염과 혈담낭염에 대한 보고도 있으나, 현미경적 다발혈관염에 의한 담낭염 및 담낭내 출혈은 저자들이 처음으로 증례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Microscopic polyangiitis (MPA) is a systemic necrotizing vasculitis, primarily associated with 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and alveolar hemorrhage. Approximately 50% of MPA cases are associated with gastrointestinal involvement, but rarely do cases involve the gall bladder. We report an unusual case of MPA complicated by hemocholecystitis. A 62-year-old woman was admitted to our hospital with rapidly progressive renal dysfunction and pneumonia unresponsive to antibiotics. A chest CT scan showed bilateral diffuse alveolar consolidation, and perinuclear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p-ANCA) staining was positive. During the course of hospitalization, the patient complained of severe abdominal pain, and an abdominal CT scan revealed acalculous cholecystitis with hemorrhage. Cholecystectomy was performed, and a gall bladder biopsy revealed fibrinoid necrosis of small arteries without granuloma. Cholecystitis should be considered in patients with unexplained upper abdominal pain and MPA. (Korean J Med 2012;83:127-131)
서 론
현미경적 다발혈관염은 육아종 염증이 없는 괴사성 혈관염으로 소혈관을 주로 침범하는 질환이다[1]. ANCA-associated vasculitis의 한 종류로 p-ANCA와 연관성이 높아 다른 혈관염, 주로 결절다발동맥염(polyarteritis nodosa, PAN)과 감별시에 유용하다. 현미경적 다발혈관염은 90%에서 신장 침범, 50%에서 폐 침범, 50%에서 위장관계, 40%에서 피부를 침범한다고 알려져 있다[1]. 위장관 침범은 식도에서 항문에 걸쳐 다양하게 발생하나, 담낭염으로 보고된 경우는 2009년 Juliano 등[2]이 보고한 1예의 경우가 있으며, 담낭내 출혈이 동반된 경우는 국내외 처음이다. 저자들은 급속히 진행하는 신기능 악화와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폐렴으로 입원하여 혈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 시행 후 조직검사를 통해 혈관염으로 인한 담낭염을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증례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환 자: 62세 여자
주 소: 혈액흔적가래와 혈뇨
현병력: 당뇨병성 만성신부전 환자가 내원 10일 전부터 혈액흔적가래와 발열 및 육안적 혈뇨 주소로 인근병원에 입원하여 폐렴 및 요로감염으로 치료 하던 중 신기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폐렴 호전이 없어 전원되었다.
과거력: 당뇨병성 만성신부전(타원에서 내원 한달 전 시행한 혈청 크레아티닌은 2.2 mg/dL이었다), 고혈압으로 약물복용 중이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30/70 mmHg, 맥박수 9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은 36.1℃이었다. 급성 병색 양상을 보이나 의식은 명료하였고, 양 하부폐야에서 수포음이 들렸으며, 양측 하지에 함몰성 부종이 관찰되고 늑골척추각 압통은 없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8,200/uL (중성구 67%), 혈색소 8.5 g/dL, 혈소판 314,000/uL이었고, 혈청 생화학검사에서 혈당 110 mg/dL, BUN 74.3 mg/dL, Creatinine 8.5 mg/dL, 총 단백질 6.6 mg/dL, 알부민 3.6 mg/dL, 칼슘 8.0 mg/dL, 인 6.3 mg/dL, AST 15 IU/L, ALT 7 IU/L, Na 138 mEq/L, K 4.4 mEq/L, Cl 103 mEq/L, total CO2는 20 mEq/L이었다.
요검사에서 단백뇨(2+), 잠혈(3+), 현미경 고배율시야에서 요적혈구 > 100/HPF, 백혈구 1-4/HPF, 요 적혈구 형태 이상은 52%로 측정되었으며, 요단백/크레아티닌비는 4.48이었다.
면역혈청검사에서 HBs Ag 음성, anti-HBs Ab 음성, anti-HCV 및 anti-HIV는 모두 음성이었다.
CRP 155.4 mg/dL, C3/C4 101.8/36.36 mg/dL, FANA 정상, c-ANCA 음성, p-ANCA 양성(1:160), anti-proteinase 3 (PR3) 음성, anti-myeloperoxidase antibody (anti-MPO Ab)는 양성(1:32)이었다.
방사선 소견: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양 폐하부에서 흐림이 보였고, 고해상컴퓨터단층활영(HRCT)에서 양폐첨부 및 양폐하부에서 폐경화 및 젖빛유리가 관찰되었다(Fig. 1). 복부초음파에서 양쪽 신장 모두 10.5 cm 정도였고, 신실질의 에코발생도가 증가되어 있었고, 당시 담낭 부종 및 비후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2A).
입원 중,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여 다시 시행한 복부 초음파에서는 심한 담낭 비대와 담낭내 3.3 cm 정도의 종물이 관찰되었고(Fig. 2B), 이 종물은 복부단층촬영에서 고음영으로 보여 담낭 내 출혈이 의심되었다(Fig. 3).
기관지경 소견: 좌하엽 주기관지로 점막의 경한 충혈 외에는 특이 소견 없었다.
수술소견 및 조직소견: 복강경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담낭은 육안적으로 비후가 심하고, 충혈되어 있으며, 담낭 내에 혈괴가 있었다(Fig. 4). 담낭 조직을 확인한 결과 점막내 혈관 주위로 섬유화를 동반한 괴사 및 백혈구 침윤이 보이는 혈관염 소견을 보였고, 육아종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5).
치료 및 경과: 입원직후 요독증상으로 영구적 도관 삽입 후 혈액투석을 시작하였고, 혈액흔적 가래 양은 줄었으나 여전하였고, 흉부촬영에서 흐림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급속히 진행한 신기능저하와 폐병변으로 혈관염 의심하여 폐병변에서 조직 검사를 할 예정이던 중 혈담낭염이 발생하여 경피경간적 담낭 배액술과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p-ANCA 양성 및 폐, 신장 침윤 소견, 그리고 담낭 조직검사에서의 소혈관염 소견으로 현미경적 다발성 혈관염을 진단하였고,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병합치료를 시작하였다. 3주 후 외래에서 추적관찰한 p-ANCA는 1:20으로 감소하였고, 6주 후에는 p-ANCA는 음성으로 전환되었다. HRCT에서 폐경화 병변은 크게 호전되었으나(Fig. 1B) 신기능은 회복되지 않아 현재 혈액투석 중이다.
고 찰
혈관염은 조직학적으로 혈관벽에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인체의 다양한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다. 혈관염을 정의할 때 침범하는 혈관의 크기도 기준으로 삼기도 하는데, 소혈관염은 동맥보다 작은 혈관, 즉 세동맥, 세정맥, 모세혈관을 침범하는 혈관염이다. 하지만 혈관의 크기와 혈관염 분류가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소혈관염이 중형혈관을 침범하기도 한다[1]. 1866년 Kussmaul과 Maier가 처음으로 괴사성 혈관염에 대해 기술하면서 중형혈관과 소혈관에서 발생한 결절성 염증 병변에 대해 결절동맥주위염으로 명명하였고, 1950년 들어서, Godman과 Churg이 동맥보다 작은 크기의 혈관염의 임상적, 조직학적 특징을 발견하여, ‘현미경적 동맥주위염’이라는 독립된 질환을 분류하여 명시하였다. 괴사성 혈관염의 다른 두 아형, 베게너 육아종증, Churg-Strauss 증후군에 대해서도 기술하면서 위 3개의 소혈관염이 PAN과는 유사하나 별개의 질환임을 주장하였고, 이후 ANCA의 발견과, 연관성으로 이 주장은 현재까지 지지되고 있다[1]. 이 현미경적 동맥주위염은 1994년, Chapel Hill Consensus Conference에서 ‘현미경적 다발 혈관염’으로 바꿔 불리우게 되었다.
현미경적 다발 혈관염의 발생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진 않으나, 면역학적인 발견들이 이어지면서 특정 항체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82년, Davies는 항호중구 세포질항체를 발견하였고, 1985년, van der Woude가 C-ANCA를 다시 3년 후 Falk가 P-ANCA를 각각 처음으로 기술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표적항원이 PR3, MPO임을 알아냈고, 혈관염과 연관성이 높아 진단에 유용하게 쓰이기 시작하였다[3]. 베게너 육아종증에 대한 ANCA의 양성률은 90% 정도이고, 현미경적 다발성 혈관염에서는 80%, Churg-Strauss 증후군에서는 70% 정도이다. 하지만 ANCA, 특히 p-ANCA는 비혈관염 질환에서도 PR3, MPO 외에 다른 호중구내 구성물과 반응하여 가양성을 흔하게 일으킬 수 있어 ANCA 관련 혈관염에 대해 특이도가 떨어지나, ANCA 검사를 PR3, MPO에 대한 ELISA 검사와 함께 시행하면 특이도는 98% 정도 향상되어 진단이 더 유용해진다[4].
현미경적 다발성 혈관염은 폐와 신장을 가장 흔하게 침범하는데,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는 경우 급속진행성 사구체신염으로 진행거나, 폐출혈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어 주요한 독립된 예후인자이며, 다른 소화기, 피부 침범은 사망률과 큰 연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환자의 경우 최근 한달 사이에 악화된 신기능의 원인으로 급속진행성 사구체신염을 의심할 수 있으나 당뇨로 인한 만성신부전이 악화된 가능성이 있으며, 적절하게 면역요법을 한다 하더라도 신기능 회복 기대가 어려워 투석을 유지하고, 폐출혈이 지속되어 면역억제 치료를 하기로 하였다.
혈관염에 의한 담낭염은 국내외에서 여러 보고된 바 있으며, 담낭내에 국한되어 발현하기도 하고 전신 혈관염으로 발현하기도 한다[6]. 전신성 혈관염 질환에서는 주로는 PAN[7], 전신성홍반성루푸스(SLE)에서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그 외에도 국내외에서 Churg-Strauss 증후군, 전신 피부경화증 환자, 혼합결합조직병에서 보고된 경우가 있다. 담낭 혈관염의 유병률은 PAN 환자에서 1.6-2.7%에서 발현된다고 하며[7], 이 중 혈관염에 의한 낭종성 동맥류 파열로 담낭내 출혈도 보고된 바 있다[8]. 하지만 현미경적 다발 동맥염에 의한 담낭염에 대한 증례는 2009년 Juliano 등[2]이 보고한 1예 밖에 없으며, 국내에서 보고된 경우가 없다. 그리고 출혈 합병증을 동반하기로는 국내외 처음이다.
급성 담낭염의 합병증으로 담낭내 출혈은 드문 편이며, 대부분이 담석과 연관되어 발생하고, 외상, 종양, 동맥류 파열, 간문맥의 정맥류 파열, 기생충, 항응고제 복용 및 응고장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9].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에서 다른 장기의 출혈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요독, 빈혈, 혈소판 기능장애,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 복용이 원인으로 담낭내 출혈이 보고된 예가 있다[9]. 하지만 이런 원인과 출혈 소인이 없이 자발적으로 발생한 출혈성 담낭염에 대한 보고도 있다.
출혈성 담낭염의 진단은 복부 초음파가 가장 이상적이며, 담낭 비대 및 담낭벽의 비후, 담낭내에 에코발생 덩이의 관찰이 특징적이고, 음향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담낭 혈관염에 대한 치료는 담석이 있는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PAN, SLE, Churg-Strauss 증후군의 환자에서 발생한 비결석성 담낭염은 수술보다 스테로이드 등을 투약하며 호전된 경우가 많아[10]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도해 볼 수 있다. 저자들의 증례 환자의 경우에서 수술적 치료 없이 경과관찰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나 담낭내 출혈이 다량 있어 수술을 결정하였고, 혈관염을 조직학적으로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