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체외 충격파 쇄석술(extracorporeal shock wave lithotripsy, ESWL)은 신결석과 근위부 요관결석에 대한 대표적인 치료 중에 하나이다. ESWL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환자의 병변에 가해진 초음파 충격으로 파괴된 결석의 파편이 요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혈관 손상에 따른 출혈, 혈종의 발생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급성 신 손상에 이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1]. 저자 등은 양측 신 결석에 대한 ESWL을 시행 받고 급성 신 손상이 발생하였으나 보존적 요법으로 신기능이 정상화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1세 남자 환자가 어지러움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내원 직전 자가로 측정한 혈당치 44 mg/dL라 기술하였고, 증상 발생 3일 전부터 시작된 요량감소가 악화되며 전신무력증과 식이곤란이 발생하였다. 환자는 10년 전에 당뇨를 진단받고 경구당뇨약제로 metformin, glimepiride을 복약하고 있었으며, 12년 전 좌측 신우 결석을 진단받고, 수 차례 반복된 재발로 여러번의 체외 충격파 쇄석술(ESWL)과 좌측 신절석술(nephrolithotomy)과 우측 신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 받은 경력이 있는 자였다.
내원 3개월 전부터 양측 신에서 신결석이 다시 발견되어(Fig. 1) 우측 신부터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 본원 비뇨기과 외래에서 치료받기 시작하였다. 우측 신에 총 6회(1,500 shock/회에서 2,500 shock/회까지) 좌측 신 또한 6회(1,500 shock/회에서 2,500 shock/회까지) 시행하였으나 완전히 관해되지 않아, 추가적으로 체외 충격파 쇄석술을 시행키로 예정되어 있었다.
활력징후는 혈압 135/85 mmHg, 맥박 101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6.4℃으로 측정되었으며, 식이곤란을 호소하였다고 하나 입술과 혀 등의 신체검사에서 탈수소견이 뚜렷하지는 않았다. 늑골척추각압통은 없었으나 치골 부위 상승소견 있어 방광 팽창이 의심되었다.
환자의 혈당은 37 mg/dL로 50% DW 100 cc를 정주하였고, 이후 명료한 의식상태와 정상적인 지남력 확인되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말초혈액검사에서 다른 이상소견은 없었으나 BUN 54.1 mg/dL, Cr 13.5 mg/dL로 체외 충격파 쇄석술을 시작하기 전의 BUN 14.9 mg/dL, Cr 1.18 mg/dL에 비하여 크게 증가되어 급성 신 손상(acute kidney injury, AKI)이 의심되었고, fractional excretion of sodium (FeNa)은 34.5%로 신후성 신 손상(post-renal kidney injury)에 해당되어 도뇨관 삽입을 시행하였다. 삽입 후, 신결석으로 의심되는 작은 돌조각들이 도뇨관을 통하여 배출되는 것이 관찰되었고, 방광 내 잔여 요량이 600 mL로 측정되었으며 이후에도 안정적인 요량배출이 확인되었다.
ESWL에 합병될 수 있는 출혈의 동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을 시행하였고, 양측 신 모두에서 다수의 결석은 관찰되었으나 신장주위 혈종은 없었다(Fig. 2). 혈액투석 요법 등의 신 대체 치료를 대비하고, 보존적인 수액 치료 및 임상경과 관찰을 위해 입원 치료를 결정하였다.
환자는 입원 직후 1일 소변량은 1,500-2,800 mL로 유지되었고, 배뇨 장애나 복부 팽만, 복부 통증 등의 증상 호소 없었으며, 혈당 또한 안정적으로 측정되었다. 충분한 소변량이 관찰되어 이뇨제의 투여는 고려하지 않았고 혈액투석 또한 필요하지 않았다. 입원 제4일의 BUN 51.5 mg/dL, Cr 11.70 mg/dL로 보존적인 수액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기대되었고, 입원 제5일에 도뇨관을 제거하였다. 제거 직후 수십개의 결석 조각이 도뇨관 끝을 따라 나오는 것이 관찰되었다. 추적관찰을 위하여 시행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이전 복부 CT에서 관찰된 결석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신의 크기나 음영 또한 정상 소견으로 관찰되었다(Fig. 3).
입원기간 동안 37.5℃ 이상의 열은 없었고, 소변 배양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급성 신손상의 원인을 감별하고자 신 조직 검사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입원 7일 BUN 46.4 mg/dL, Cr 3.8 mg/dL로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으나 소변량이 지속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퇴원을 결정하였다.
한달 뒤 외래에서 시행한 신장영상(99mc-DTPA [diethylenetriamine pentaacetic acid])에서는 양측 신 모두에서 경등도에서 중등도로 감소한 신배설능이 관찰되었고 우측에는 신수종이 남아 있음이 의심되었다(Fig. 4). 퇴원 6개월 뒤 외래에서 시행한 BUN 16.4 mg/dL, Cr 1.34 mg/dL로 정상화되었고 특이 소견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ESWL은 Chaussy 등이 1980년에 최초로 임상에 적용하였고[2], 비침습적 치료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요로기관에 발생하는 결석에 대한 주된 치료 중 하나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ESWL 이후의 합병증으로는 통증이 대표적이며 요로계 감염, 혈뇨 또한 자주 관찰된다[1]. 하지만 본 증례와 같이 급성 신손상을 발생시킨 경우는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있는데, 다소 흔한 합병증인 신주위 혈종과 관련하여 발생한 급성 신손상이 투석과 수술로 호전된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3,4]. 이와 달리 신주위 혈종 등의 유발 요인이없는 특발성 급성 신손상의 경우에는 보고된 바를 유추해 볼 때 그 발생 빈도가 더 낮고, 알려진 발생 기전 또한 충격이 가해진 신조직의 저관류나 독성물질로 인한 급성세뇨관괴사를 의심하고 있다[5]. 그러나 본 증례의 경우 비록 신조직 검사를 통한 감별에는 실패하였으나 양측의 요로가 쇄석술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동시에 폐쇄되어 발생한 신후성 급성 신손상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며, 그러한 면에서 증례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신후성 급성 신손상을 의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우측 신결석에 대한 체외 충격파 쇄석술 이후 좌측 신결석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는 중에 발생한 점 2) 양측의 치료가 1주의 짧은 기간을 두고 바로 진행된 점 3) 도뇨관 삽입 이후에 결석이 관찰되었고 배뇨가 이루어 진 점 4) ESWL 시행 이전부터(Fig. 1) 응급실 이후의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양측 신수종이 의심되는 점 5) 탈수 등의 소견이 이학적 검사에서 관찰되지 않았으며 FeNa 등의 임상적 검사상 신후성 신손상에 해당된다는 점 6) 퇴원 후 촬영한 DTPA scan에서 우측 신수종이 남아 있는 점에서 유추해 볼 수 있겠다. 아마도 환자는 우측 신수종이 심화된 상태에서 좌측 신결석을 연이어 시술하며 일시적으로 양측 모두에서 신수종이 급성 신후성 신손상으로 악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87년에서 1996년 사이에 양측 ESWL을 시행받은 120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Perry [6] 등의 연구에 따르면, 양측 ESWL 이후에도 급성 신후성 신손상이나, 신기능의 저하가 유발된 경우가 없었다고 보고하였고 이에 따라 양측의 ESWL 또한 비교적 안전할 수 있음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본 증례는 출혈이나 혈종 등의 유발요인을 찾을 수 없었음에도 신손상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기전에 있어 신후성 신손상이 가장 의심되므로 Perry [6] 등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본 증례의 환자는 신결석에 대한 치료 이전부터 이미 신수종이 의심되는 등 신후성 신손상을 예방하기 위하여 경피적신루설치술(percutaneous nephrostomy) 등의 고려가 필요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7].
본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총 10년간 600여건의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시행하였으나, 시행 전후의 신기능이나 요량의 변화를 기록하거나 평가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 발견되어 확인하지 못한 신 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비록 비침습적이고 간단한 시술이나 급성 신 손상에 따른 응급혈액투석을 시행한 증례도 보고된 바 있어[3,4], 체외충격파 쇄석술에 있어 시술 전 후의 신기능 평가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특히 본 증례의 환자와 같이 양측 쇄석술을 계획할 때에는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시행하거나, 경피적신루설치술과 같은 예방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저자 등은 양측 신결석에 대해 ESWL을 하던 중 급성신손상이 발생하여 보존적 치료로 호전된 예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