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간세포암 완치 절제술 후 재발은 대부분 간 내에서 발생하며, 간외 재발은 14-25.8%로 보고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간내 재발과 동시에 발견되거나 간내 재발 이후에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4]. 폐, 골, 임파선, 부신 등이 흔한 간외 전이 장기로 최근 간세포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법의 향상으로 생존기간이 길어지면서 간외 재발이 늘고 있으나[
3,
4], 간외 재발에 대한 표준 진단방법 등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궁은 타 장기 종양의 전이가 잘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유방암, 위암 그리고 대장암 등에 의해 주로 전이가 발생한다[
5]. 간세포암은 혈행 및 림프관을 통하여 모든 장기에 전이될 수 있으며 주로 폐, 임파절, 뼈 등이 흔한 전이 장소이다[
6,
7]. 간세포암이 여성 생식기 중 난소로 전이되는 경우는 간혹 보고되나 자궁에 전이된 경우는 아주 드물다. 문헌고찰상 간세포암의 자궁으로 전이는 국내외에 3예가 보고되었으며, 대부분 간내 재발 이후에 간외 전이가 발견되는 증례들이었다[
8-
10].
저자들은 간암 완치 절제술 4년 후 간내 재발 없이 자궁으로 전이된 간세포암을 진단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8세 여자 환자가 5년 전 만성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으로 진단받고 외래 치료 중 4년 전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간 좌엽에 약 2 cm 크기의 종괴가 발견되어 입원하였다. 혈청 AFP은 512.8 ng/mL로 증가되어 있었다.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3번 분절에 2.2 cm 크기의 종괴가 동맥기에 종양주위의 혈관이 보이고 문맥기와 지연기에는 말초부터 중심부 쪽으로 조영 증강되는 형태의 소견을 보였으며(
Fig. 1A), 간동맥혈관 촬영에서 3번 분절에 결절상으로 조영되는 종괴가 관찰되었고(
Fig. 1B), 간생검을 시행하여 간세포암으로 확진하였다. 환자는 TNM (T1.N0.M0) 병기 I로 좌측 간엽 절제술을 시행 받았으며, 수술 후 병리 소견에서 간세포암은 Edmonson- Steiner grade 2로 혈관 및 담도 침범 소견은 없었다.
환자는 수술 후 항바이러스 약물을 복용하며 4년간 추적검사에서 재발 없이 지내던 중 5개월 전부터 혈청 AFP의 상승이 있어 외래에서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을 시행하였으나 간세포암 재발 소견이 없었으며, 이후 추가로 시행한 AFP 검사에서도 지속적인 상승을 보여 추가 검사 등을 위해 입원하였다. 내원 당시 의식은 명료하였고 신체검사에서 혈압 132/72 mmHg, 맥박 77/분, 호흡 수 18회/분, 체온 36.4℃였다.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고 황달은 없었다. 비정상적인 림프절이 촉지되지 않았고 흉부 청진에서 이상 소견은 없었다. 복부는 편평하고 부드러웠으며 장음은 정상이었고 복부촉진에서 간은 커져 있지 않았고 비장도 정상적인 크기로 촉지되었으며 압통은 없었으며 다른 진찰 소견에서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
일반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수 3,510/mm3, 혈색소 12.3 g/dL, 혈소판 수 106,000/mm3, 프로트롬빈 시간 활성도는 97%였고,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총 알부민 3.6 g/dL, 총 빌리루빈 1.2 mg/dL, alkaline phosphatase (ALP) 87 IU/L, AST 28 IU/L, ALT 27 IU/L, Creatinine 0.7 mg/dL였다. 면역혈청 검사에서 HBeAg/anti-HBe (-/+), HBV DNA PCR < 60 IU/mL, anti-HCV (-)이었다. 5개월 전 외래에서 시행한 혈청 AFP은 421 ng/mL였으며, 당시 시행한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는 간내 재발소견은 없었다. 입원하여 검사한 혈청 AFP은 2,752 ng/mL으로 크게 증가되어 있으며 PIVKA-II는 34 mAU/mL, CA-125는 15.2 U/mL로 정상이었다.
자기 공명영상 및 간동맥 혈관 촬영을 시행하였으나 간내 재발은 발견되지 않았다(
Fig. 2). 흉부 X-선 검사와 전신 골주사 검사에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PET-CT 검사에서 자궁 저부에 18F-Fludeoxyglucose (FDG)의 대사율이 증가되어 있는 종괴가 발견되었으며 기타 장기에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Fig. 3A-1 and A-2). 골반 회음부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자궁에 접해 있는 5 cm 크기의 종괴가 발견되었다(
Fig. 3B-1 and
3B-2). 종괴에 대해 초음파 유도하 조직생검을 시행하였으나 암 세포가 발견되지 않았고,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개복하였으며 전 자궁 절제 및 양측 난관난소 절제술 시행하여 자궁종괴 및 자궁외 종괴를 모두 제거하였다.
수술 후 육안상 종괴는 좌측 자궁 내에 4.5 cm 크기(black arrow)와 자궁에 바로 인접하여 있던 7.5 cm 크기(white arrow)로 발견되었다(
Fig. 4A). H&E 염색에서 종양세포들이 둥지모양을 형성하고 있으며(
Fig. 4B), 간세포와 비슷한 모양의 암세포가 관찰되고 인접한 혈관 침범도 관찰되었다(
Fig. 4C). 면역조직화학염색에서 간세포에 특이적인 Anti-hepatocyte antibody에 염색되어(
Fig. 4D) 전이성 간세포암으로 확진하였다. 수술 3개월 후 AFP가 28,531 ng/mL로 상승하였고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회음부 및 복막에 재발이 확인되었다. 환자는 고식적 화학요법을 거부하여 표적치료제(Sorafenib)를 사용하면서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간세포암은 크기가 작고 혈관 침습이 없으며 타 장기에 전이가 없고 수술 후 잔여 간 기능 상태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간 절제술을 시행한다. 간세포암 완치 절제술 후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는 5 cm를 초과하는 종양이거나, 종괴가 3개 이상인 경우, 주위 혈관을 침범하는 경우, 혈청 AFP가 20 ng/dL 이상인 경우, 종양 주위 간조직에 간경변이 진행되었거나, 엽절제술 이상의 대량 간절제가 시행된 경우로 알려져 있다[
11]. 또 간외 전이의 위험인자로 바이러스 간염,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다발성 간세포암, 혈관침습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12]. 본 증례의 경우는 초기 간 절제술 시행 당시 크기가 간세포암의 크기가 작고, 수술 전 간기능이 좋았으며, 수술 후 병리소견에서 혈관 및 림프관 침범이 없었던 환자로 수술 후 재발 없이 장기 생존이 기대되던 환자였다.
혈청 AFP는 간세포암의 고위험군에서 간세포암의 선별검사로 사용되며 간세포암 치료 후 재발을 확인하기 위해 이용된다[
13]. 본 환자도 간세포암 절제 후 정기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과 혈청 AFP 측정으로 추적 조사를 시행하였다. 간세포암 절제술 후 혈청 AFP의 상승은 재발을 강력히 시사하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14,
15]. 근치적 간세포암 치료 후 재발은 대부분 간내에서 발생한다. 최근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근치적 치료 후 5년까지 간내 재발확률은 80%로 간외 재발확률 0.9%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2]. 본 증례에서도 간내 재발을 먼저 의심하고 컴퓨터 단층 촬영, 자기공명 영상촬영, 간동맥 혈관조형술 등을 시행하였다. 그 외 흉부 X-선 촬영, 전신 골주사 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재발을 확인하지 못했다.
자궁은 여성 생식기 종양 이외 타 장기 종양의 전이가 잘 발생하지 않는 장기이다. 1878년 최초 악성 흑색종의 자궁전이 보고 이후 지금까지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이 주로 전이된다고 알려져 있다[
5]. 그러나 간세포암이 자궁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Charache에 의해 보고된 이후 국외 문헌에 총 3예가 보고되었다[
8-
10]. 그러나 본 증례처럼 원발암 절제 후 장기간 동안 간 내외 모두 재발이 없이 자궁에 단독으로 전이된 경우는 없었다. 간에서 자궁으로 전이 기전은 분명하지 않으나 혈행성 파종이나 림프선을 통하여 간세포암이 폐나 복부 림프절에 전이되는 것과 같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Stemmermann 등은 대부분의 자궁 전이는 난소 전이 이후에 국소 림프선으로 발생하며 난소 침범이 없는 경우 혈행성 전이 기전을 제시하였다[
16]. 본 증례에서 간세포암의 자궁전이 경로는 불분명하다. 환자는 간세포암 절제 수술 당시 2 cm 크기의 조기 간세포 암이었으며 술 후 조직 검사소견에서 혈관 침범소견이 없어 수술 당시 자궁으로 전이된 간세포암이 동시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 하나의 가능성인 수술 중 간세포암 탈락에 의한 전이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종괴 절제술이 아닌 좌엽 절제술을 시행하였으므로 가능성이 낮다. 본 증례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수술 후 4년간 간내 재발 소견이 없이 국소 자궁전이로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간세포암의 진행이 서서히 이루어진 것으로 사료되며 그 이유는 자궁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이성 자궁암의 예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Krumar 등의 보고에 의하면 평균 20개월의 생존율을 보였다[
5]. Yang 등에 의하면 간세포암 완전 절제술 후 간세포암의 간외 재발의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으며 다발성으로 발견되거나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발견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환자에게 항암 요법 등의 치료를 시도하였으나 생존율을 향상시키지 못하였다[
4]. 간세포암 완전절제술 후 간외 재발은 대부분 간내 재발과 동시에 발견되거나 간내 재발에 이어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전신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 등이 시도되었으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간외 재발만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 수술, 고주파 치료 등의 국소치료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진행성 간세포암에 사용된 표적치료제의 전이성 간세포암에 대한 효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17,
18]. 본 증례의 경우 간내 전이를 동반하지 않고 국소적으로 자궁에만 재발되어 있는 병변으로 수술적 제거를 하였으나, 3개월 후 회음부및 복강에 다시 재발하여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서 경과관찰 중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조기 간암 완치 절제술 후 4년 동안 재발 없이 지내던 환자에서 AFP 상승을 실마리로 간세포암 재발을 검사하던 중 간내 전이 없이 자궁에만 단독 전이된 흥미로운 간세포암 전이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