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게실염으로 오인된 진행성 대장암 1예
A Case of Colon Cancer with Ovarian Metastasis Mimicking Acute Diverticul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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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저자들은 복통 및 발열을 주소로 내원하여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구불결장의 게실염 의심 소견을 보여 항생제 치료 후 증상 호전되어 퇴원한 여자 환자에서 퇴원 후 외래추적 중 복부 불편감 및 빈혈이 있어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동일한 위치의 대장암 및 좌측 난소의 전이 의심 소견 보여,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상 대장암을 확진 받고 수술적 치료를 시행 받은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Colonic diverticulitis develops in 10-25% of patients with colonic diverticulosis. Most patients complain of lower abdominal pain and fever. The complications of diverticulitis are abscess, fistula, bowel obstruction, free perforation, and panperitonitis. The relationship between diverticulitis and colon cancer is complicated and conflicted. We report a 35-year-old woman diagnosed with metastatic colon cancer, who initially presented with acute colonic diverticulitis in the same location 3 months earlier. To the best of our knowledge, this is the first case of colon cancer with ovarian metastasis presenting as acute diverticulitis. (Korean J Med 2012;82:459-464)
서 론
대장 게실염은 대장 게실증 환자의 10-25%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하복부 통증, 발열을 호소한다. 대장 게실염의 합병증으로는 농양, 장루, 장 폐쇄증, 천공, 복막염 등이 있으며 게실염과 대장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1-3]. 대장 게실염 환자에서 복부 통증,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장벽 전층의 염증 및 결장 주위 지방침윤이 있어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대장의 악성 종양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어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대장내시경은 조기에 시행하는 경우 천공의 위험이 있고 맹장 도달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어 치료 후 약 6주경에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대장암과의 감별 및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한 조기 대장내시경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고되었다[4].
본 증례는 복통 및 발열을 주소로 내원하여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구불결장의 게실염 의심 소견을 보여 항생제 치료 후 대장내시경 예정 중 복부 불편감 및 빈혈이 있어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동일한 위치의 대장암 및 좌측 난소의 전이 의심 소견을 보여,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 검사상 대장암을 확진 받고 수술적 치료를 시행 받은 것으로, 이에 대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임〇〇, 여자 35세
주 소: 좌하복부의 복통
현병력: 35세 여자 환자가 내원 약 2주 전 발생한 좌하복부의 복통 및 발열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특이 과거력 및 가족력은 없었으며 급성 병색을 보였다.
이학적 소견: 내원하여 시행한 신체검사상 혈압 100/70 mmHg, 맥박 96회/분, 체온 37.4℃였으며 복부 진찰상 좌하복부 압통이 있었고 반발 압통은 없었으며 종물은 촉지되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일반혈액검사상 백혈구 11,620/mm3, 혈색소 12.6 g/dL, 헤마토크리트 37.4%, 혈소판 321,000/mm3이었고, 일반화학검사상 혈액요소질소 10.8 mg/dL, 크레아티닌 1.2 mg/dL, 총 단백 6.9 g/dL, 알부민 4.5 g/dL, 총 빌리루빈 0.6 mg/dL, AST 12 IU/L, ALT 7 IU/L, 알카라인 포스파타제 55 IU/L이고 CRP는 47.5 mg/L로 증가되어 있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발열 및 복통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구불결장 주위의 염증 및 3 cm 크기의 농양이 관찰되었고, 경도의 장벽비후를 동반한 구불결장의 게실염으로 강력히 의심되었다(Fig. 1).

Initial abdominal computed tomography (CT) shows segmental thickening of proximal sigmoid colon (~5.5 cm in length) with pericolic infiltration.
치료 및 경과: 입원하여 수액 공급 및 경정맥 항생제(ciprofloxacin, metronidazole)로 10일간 치료 후 증상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퇴원 일주일 후 외래 내원 당시 약간의 좌하복부 불편감을 호소하여 경구 항생제(ciprofloxacin) 복용 후 호전되었고, 대장내시경 예정 중 퇴원 후 3개월 뒤 안색이 창백하여 외부 병원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상 혈색소 5 g/dL이고, 좌하복부 통증 및 압통을 호소하여 본원 외래로 내원하였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구불결장 주변의 염증은 호전되었으나 4 cm 길이의 장벽 윤상 비후 소견이 관찰되었고, 좌측 자궁 부속기에 4.4 cm 크기의 낭성 병변이 관찰되어 구불결장의 종양, 크루켄버그 종양 의심하에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다(Fig. 2B and 2C). 대장내시경상 구불결장에 관강 둘레를 100% 차지하고 내시경 통과가 불가능하며 자발성 출혈을 보이는 원주형 궤양침윤성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이 병변에 대해 대장내시경 생검을 시행하였고, 조직검사상 분화도가 좋은 선암으로 확진되었다(Fig. 2A).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에서는 좌측 자궁 부속기에 FDG 섭취 증가 소견이 관찰되어 전이암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다.

(A) Colonoscopic findings showed a circumferential ulceroinfiltrative mass lesion in the sigmoid colon, suggesting colon cancer. (B) Follow-up abdominal CT after 3 months showed circumferential thickening of proximal sigmoid colon, suggesting the possibility of underlying colon cancer. (C) Initial abdominal CT showed no specific findings in the pelvis. (D) Follow-up abdominal CT after 3 months showed a newly developed cystic lesion in the left adnexal portion, suggesting the possibility of a Krukenberg tumor.
환자는 전이성 구불결장암 진단하에 저전방절제술, 복식전체자궁절제술과 양측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 받았으며(Fig. 3), 수술로 얻은 조직 병리 소견에서 원발암은 복막을 통과하여 복벽에까지 퍼져 있었으며 결장주위 2개의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었고 양측 난소 및 자궁 주위조직에서도 암세포가 관찰되어 수술 후 병기는 stage 4B (T4bN1bM1b)로 판정되었다. 조직검사상 좌측 자궁부속기의 낭성 병변에서 전이성 선암 소견을 보여 대장암에서 전이된 크루켄버그 종양으로 확진되었다(Fig. 4). 환자는 수술 후 퇴원하였고, XELOX 항암요법(oxaplatin 100 mg/BSA [m2], Xeloda 2000 mg/BSA [m2])을 시행 받으며 경과관찰 중이다.

An anterior resection specimen showed an irregular ulceroinfiltrative tumor, measuring 4 × 2 cm in the sigmoid colon. The mass involved the entire circumference of the bowel and appeared to invade the serosa.
고 찰
대장 게실증과 그로 인한 합병증인 급성 게실염은 식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최근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5,6], 게실증의 경우 65세 이상에서 65-70%까지 유병률이 높게 보고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7]. 그러나 대장 게실증 및 급성 게실염과 대장암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1-3]. 서구의 보고에서 대장 게실증은 대장암의 위험인자라는 연구가 있으며[3], 급성 게실염, 특히 구불결장의 게실염이 대장암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 반면 몇몇 연구에서는 게실증 및 게실염 환자의 대장암 유병률이 정상인보다 낮거나 두 질환 간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5,8,9]. 대장 게실증 및 게실염이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한 기전으로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인한 악성 변화 및 게실 안에 정체되어 있는 장 내용물이 분비하는 발암 물질의 노출 등이 제시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급성 게실염이 대장암의 위험인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은 급성 게실염을 진단하는 데 있어 검사의 비침습성, 대장 주위 염증 평가에 있어서의 유용성, 게실염의 범위와 합병증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검사이다[10].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게실염은 장벽의 비후, 결장 주변의 염증 침윤, 조영 증강, 농양, 장 폐쇄, 장 주위 림프절의 크기 증가 소견을 보일 수 있어 악성 종양과의 감별이 힘들 수 있다[11]. 최근에 고해상 전산화 단층 촬영의 정확도가 80-100%까지 높아졌다는 연구도 있으나 여전히 전산화 단층 촬영으로 게실염 환자에서 악성 종양을 감별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12]. 따라서, 게실염 환자의 악성종양 감별을 위해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 시행이 권고되고 있다[13].
본 증례의 환자는 내원 당시 백혈구 및 CRP 증가, 미열, 급성 복통 등 게실염을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되었고, 반면에 체중 감소나 대변 직경의 감소 등 악성 종양을 의심할 수 있는 임상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적 검사로 시행한 대장내시경 및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상 빠른 진행을 보이는 구불결장의 대장암이 발견되어, 환자의 나이가 젊고 대장암의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에서도 대장내시경 시행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증례와 같이 나이가 젊고 대장암의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 환자들이 대장내시경을 거부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나이가 젊을수록 암의 진행이 고령의 환자보다 빠를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대장내시경 추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최근 급성 게실염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조기 대장내시경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4,14]. 조기 대장내시경이란 급성 게실염으로 입원 치료 중 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기 대장내시경은 대장 천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통증 및 게실염에 의한 염증성 협착으로 인해 맹장 도달률이 75-82%로 낮아 급성 게실염 치료 후 약 6주경에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15-18].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조기 대장내시경은 안전하고 급성 게실염의 감별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기도 하지만[4], 또 다른 연구는 조기 대장내시경이 안전하기는 하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어 추후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14].
본 증례의 경우 환자가 퇴원 후 약 한달 간 좌하복부의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이와 같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조기 대장내시경이 유용성을 가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Lahat 등[19]의 연구에 따르면 총 224명의 환자 중 약 10%의 환자에서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이상 게실염의 증상이 지속되었고, 이 환자들에서 조기 대장내시경을 시행한 결과 약 17%에서 대장암 또는 이물질로 인한 게실염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 증례와 같이 치료 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나이가 젊고 대장암의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조기 대장내시경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Choi 등[20]은 대장 조영술에서 종괴가 관찰되어 시행한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상 만성 염증 소견이 나와 보존적 치료를 하였으나 종괴 크기의 변화가 없어 수술을 시행하였고, 수술 후 점액암종으로 진단된 증례를 보고하였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에서 악성소견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염증 치료 후 호전이 없을 경우 악성 가능성 고려하여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증례의 경우 입원할 당시 시행하였던 전산화 단층 촬영상 장벽 비후가 동반된 급성 게실염이 의심되었고 임상적으로 게실염에 합당한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항생제 및 수액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입원 중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래에서 대장내시경 예정 중 증상 재발로 시행한 대장내시경 및 조직검사에서 대장암으로 진단된 점을 고려할 때, 게실염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라도 장벽의 비후가 두드러지거나 증상의 호전이 없고 증상 재발 시에는 반드시 악성종양과의 감별을 위한 조기 대장내시경의 유용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