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닭 섭취 후 발생한 급성 콩팥기능상실 동반한 스티븐슨존슨증후군 1예
A Case of Stevens-Johnson Syndrome with Acute Renal Failure Induced by Rhus-Chicken Ing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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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질환으로 대개 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음식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며, 특히 옻닭 섭취 후 발생한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의 보고는 없었다. 이에 저자들은 특별한 약물 복용력 없이 옻닭 섭취 후 급성콩팥기능상실을 동반하여 발생한 스티븐슨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을 진단하고 치료한 경험 1예가 있어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Trans Abstract
Stevens-Johnson syndrome (SJS) and 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 are severe, diffuse mucocutaneous reactions that can be elicited by drugs, infection, malignancy, and herbal supplements. A wide variety of mucocutaneous events, such as systemic contact dermatitis, have been reported to be elicited by Rhus chicken, although cases of SJS and TEN are rare. Here, we present a case of SJS caused by Rhus-chicken ingestion. A 48-year-old man who wanted to improve his health and treat a gastrointestinal problem ingested Rhus chicken in the traditional manner. Twenty-four hours later, he developed a multiple erythematous maculopapular skin rash with vesicles and bullaes on 30% of the body surface and multiple erosions on the lips. He was diagnosed with SJS/TEN and showed characteristic clinical findings induced by Rhus chicken. After the patient stopped Rhus-chicken ingestion and received methylprednisolone and antibiotics, his symptoms, signs, and laboratory findings improved. With this case, we emphasize that SJS and TEN can occur after ingesting Rhus chicken, although the incidence is very low. (Korean J Med 2011;81:680-684)
서 론
옻은 나무의 방부효과와 변색을 막는 기능이 있어 아시아에서는 주로 가구에 칠을 입히는 재료로 이용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위장관계통의 치료나 건강증진을 위해 민간요법의 일환으로 옻닭을 섭취하여 왔다. 최근에는 옻 가공품의 증가와 옻의 효능에 대한 과장된 광고로 인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옻닭 섭취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옻닭의 섭취는 주로 전신성 접촉 피부염 및 급성 전신성 발진성 농포증, 독성간염 등을 유발한다는 국내의 증례 보고가 있다[1-3]. 그러나 지금까지 스티븐스존슨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SJS)이나 독성표피괴사융해증(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이 옻닭에 의해 유발된다는 국내에서의 증례보고는 없다.
이에 저자들은 옻닭 복용 후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이 발생한 환자를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단기간 사용 및 2차 감염에 대해 항생제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 례
환 자: 남자, 48세
주 소: 전신 홍반성 구진, 수포, 점막 미란
현병력: 이전 옻 복용 및 옻가구 사용이 없던 환자로 내원 3일 전 처음으로 옻닭을 먹었고 2일간 총 3회 먹은 후 24시간 이후부터 전신 쇠약 및 열감이 있고,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한 양쪽 하지의 홍반성 구진, 수포 및 구강, 구순, 항문 주위의 점막 미란이 발생하여 내원하였다. 하지부터 다수의 홍반성 구진, 수포, 가피가 발생하여 복부, 상지로 번졌으며 전신으로 퍼졌다고 한다. 그리고 구강, 구순의 점막 미란으로 물도 마시지 못하는 상태였고, 전신 탈수가 심하였다.
과거력: 특이한 병력은 없었으며 약물 복용력 및 알레르기 질환력도 없었다.
가족력: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은 없었다.
이학적 소견: 입원 당시 급성병색이었고, 활력징후는 혈압 120/80 mmHg, 맥박 108회/분, 호흡 22회/분, 체온 37.8℃이었다.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구강점막, 구순점막의 미란, 혀의 탈수 소견이 관찰되었다. 안과 검진상 결막의 미란, 결막염 등은 없었으나 심한 결막충혈을 보였다. 경부, 액와부및 서혜부에서 림프절은 촉지되지 않았고, 폐음과 심음은 정상소견이었다. 복부는 심와부 압통이 있었지만 반동압통은 없었고, 장음은 정상이었다. 피부는 양측 하지에 가피와 수포가 혼재되어 있었으며, 전신에 홍반성 반점구진상 피부발진과 표적모양의 구진수포가 관찰되었다. 피부 병변의 범위는 머리 및 목 약 1%, 몸통 약 10%, 발목 및 발 약 10%, 어깨 포함한 팔 및 손목 약 8%로 전체의 약 30%의 피부 침범을 보였다(Fig. 1A and 1B). 환자의 정상 피부부위를 압력을 가해 문지르면 쉽게 박리되거나 수포가 형성되는 니콜스키징후가 확인되었다. 기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 감염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배뇨통 및 갈비척추각통 등 요로감염을 의심할 만한 소견도 보이지 않았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내에 백혈구 17,800/mm3(중성구 49%, 호산구 33%), 혈색소 14.2 g/dL, 헤마토크리트 40.0%, 혈소판 102,000/mm3이었다. 혈청 생화학 검사에서 총 단백 6.5 g/dL, 알부민 3.9 g/dL, 총 콜레스테롤 135 mg/dL, LDH 543 IU/L, AST/ALT 20/12 IU/L alkaline phosphatase 396 IU/L, r-GTP 193 IU/L, 혈액요소질소 65.4 IU/L, 크레아티닌 4.3 mg/dL, 나트륨 132 mEq/L, 칼륨 3.7 mEq/L, C-반응단백질 16.97 mg/Dl, 혈청 총 IgE는 350 IU/mL이었다. 사구체 청소율 15.16 mL/min, FeNa 0.1% 이하였다. 혈액 및 소변, 대변, 가래 배양검사,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모두 음성으로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은 없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특이소견 없었고, 단순 복부 방사선 촬영에서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심전도 소견: 동성빈맥 외에 특이소견은 없었다.
치료 및 경과: 병력과 임상소견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과 혈액검사에서 그에 동반된 전신성 급성콩팥기능상실(prerenal acute renal failure)을 진단할 수 있었다. 원인으로 생각되는 옻닭과 관련된 노출을 철저히 차단하였다. 가려움증과 미열이 지속되어 메틸프레드니솔론(250 mg/day)을 5일간 정주 치료하였고, 전신의 수포 발생, 점막의 탈락, 표피탈락 후 내원 3일째 다시 발열(38.5℃)과 점막 탈락 부위의 국소열, 통증을 동반하는 농포가 발생하여 피부2차 감염 의심 하에 매일 chlorhexidine과 silver sulfadiazine으로 하루 2회 2주간 습성 드레싱하였다. 피부 2차 감염 의심 소견과 고용량의 메틸프레드니솔론의 사용에 따른 폐렴, 패혈증 등의 발생 가능성으로 piperacillin 4 g/tazobactam 0.5 g으로 1주간 정주 치료 후 호전되었으며 피부 2차 감염 의심 소견으로 시행한 농 배양검사는 음성으로 확인되었으며 Cefteram pivoxil (300 mg/day)으로 변경하여 3일간 경구 복용하였다. 그와 동시에 탈수로 인해 급성콩팥기능상실이 있어 수액보충 및 전해질, 영양 상태 교정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서 경과관찰하였다. 2일 후 사구체 청소율 59.6 mL/min으로 급성 콩팥 기능 상실에서 회복되었고, 가려움증, 홍반성 구진 등의 피부증상이 호전되었다. 치료 2주 후 전신 증상 및 피부소견이 호전되었고(Fig. 2A and 2B), 옻닭에 대한 주의 후 퇴원하였다.
고 찰
옻나무는 옻나무과(Anacardiaceae)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옻닭에 사용되는 것은 Rhus속에 속하는 참옻나무(Rhus verniciflua)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옻나무는 페놀계통의 강력한 항원을 함유하고 있어 이를 섭취할 경우 여러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원료분류표에서도 옻은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식물원료”로 분류되며, 우루시올 제거가 확인된 것에 대해서만 옻닭 조리용으로 인정이 된다[1]. 산화된 형태의 우루시올은 합텐으로 작용해 항원전달세포와 결합으로 항원성을 획득하게 되어 전신성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2]. 전신성 접촉성 피부염은 과거 국소 접촉에 의해 감작된 사람이 동일 물질에 노출될 경우 체내에 알레르기 항원이 혈류를 통해 피부에 재도달하여 발생하는 것이다[3]. 이러한 옻에 의한 과민반응은 항원에 대한 순환 항체가 혈관내에서 면역 복합체를 형성한다는 제3형 과민반응과 CD+8 림프구가 각화세포의 괴사부위에서 관찰되는 제4형 과민반응의 복합으로 생각할 수 있다[4].
스티븐스존슨증후군과 독성표피괴사융해증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질환은 근본적으로 같은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두 질환을 정량적으로 구분하여 체표면의 10% 이하를 침범한 경우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 30% 이상을 침범한 경우는 독성표피괴사융해증, 10-30%를 침범한 경우는 두 질환의 중첩으로 정하여 분류한다[5]. 본 증례에서는 체표면의 30%를 침범한 경우로 두 질환의 중첩으로 진단된다. 임상증상은 환자에 따라서 다양하나, 전형적인 증상들은 원인약제 복용 후 수 일에서부터 1-3주 후에 시작되나 일부에서는 8주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6]. 전형적인 증상으로 고열, 전신 쇠약과 같은 비 특이증상이 선행한 후 피부에 홍반성 병변이 일어나고, 괴사와 함께 표적 모양의 수포성 병변으로 진행한다. 또한 안구, 구강 및 항문부 등의 점막을 침범하여 결막염, 홍채염, 각막의 미란 등이 1군데 이상 생기기도 한다[7].
모든 연령, 성별, 인종에서 매년 100만 명당 0.4-1.2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발병률과 유병률이 낮으나 이환될 경우 사망률이 0-90%까지 이른다[8]. 사망률의 예측은 수포성 병변 질환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SCORTEN score를 이용한다. SCORTEN score는 나이(> 40세), 초기 체표면의 표피박리(> 10%), 혈중 요소(> 28 mg/dL), 혈중 포도당(> 252 mg/dL), 혈중 HCO3 (< 20 mEq/l), 맥박(> 120회/분), 암이나 혈액학적 악성신생물의 존재의 유무 등 일곱 개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구성된다[9]. SCORTEN score가 0-1점은 3.2%, 2점은 12.2%, 3점은 35.3%, 4점은 58.3%, 5점 이상은 90%의 사망률이 예측된다. 본 증례에서는 나이가 48세이며 초기 체표면의 표피박리가 30%로 10% 이상이었고, 혈액요소질소 65.4 IU/L으로 Score가 3점으로 35.3%의 사망률이 예측되었으나 성공적으로 치료되었다[9,10].
원인으로는 약물(설폰아마이드계 항생제[주로 sulfonamide 계통이며 국내에선 드물게 ciprofloxacin 등], 항경련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제, allopurinol 등)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세균(streptococci, mycoplasm pneumonia)이나 바이러스(herpes simplex) 결체조직 질환, 백신 접종(diphtheria-pertussis-tetanus, poliomyelitis, influenza vaccination) 및 이식편 대 숙주반응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7,11,12], 약 5% 정도에서는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다. 약물에 의해 유발된 경우에는 의심되는 약제로 피부반응 검사를 하여 확진하는 것이 원칙이나 검사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피부검사는 시행하지 않고 주로 병력이나 임상양상으로 진단하게 된다[13,14]. 본 증례에서도 조직검사 및 피부반응 검사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옻닭을 먹은 병력과 전신으로 퍼지는 홍반성 병변 및 점막 미란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은 Fas (CD95)가 각질형성세포를 발현시키는 수용체인데, Fas ligand (FasL)이 Fas (CD95)와 상호작용을 하여 각질형성세포의 세포자멸사가 일어남으로써 발생한다. 스티븐스존슨증후군 환자에서 Fas ligand (FasL)이 높은 농도로 확인된다[15]. 이러한 기전으로 면역글로불린과 스테로이드가 치료에 이용된다. 면역글로불린은 Fas-Fas ligand interaction을 막음으로써 각질형성세포의 세포자멸사를 방지함으로써 괴사된 표피가 수포화되는 것을 방지한다[15,16]. 스테로이드 사용은 괴사반응의 확산을 막고, 발열이나 통증을 조절하며, 초기에 내부장기의 손상을 막는 기전으로 스티븐슨존슨증후군의 치료에 이용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의 사용으로 인해 스티븐슨존슨증후군에서 2차 피부감염이나 패혈증, 폐렴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으므로,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은 항생제와 같이 사용할 수 있으나 모든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 환자에게 항생제의 사용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17-20]. 본 증례에서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과 함께 2차적인 피부감염이 강력히 의심되고 감염 자체가 스티븐슨존슨증후군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하였다[19,20].
본 증례에서는 발열과 전신에 홍반성 구진, 수포, 구강점막, 구순점막의 탈락 등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의 특이 증상과 급성콩팥기능상실 등 전신 질환이 동반되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건강보조식품, 한약, 옻 등의 복용력은 전혀 없었으며, 이전 옻닭 복용력이나 접촉력(옻에 의한 가구 사용없음)이 없었다. 특별한 약물이나 독소 노출이 없는 상태로 유일하게 처음으로 내원 3일 전 처음으로 옻닭을 섭취한 사실만 있었다. 여러 가지 검사에서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옻닭을 먹은 병력만 있으며 비특이적인 전신 증상이 있은 후, 피부증상이 시작되는 특징적인 임상양상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을 진단할 수 있었다[14].
치료는 옻에 대한 노출을 중단하고 발열이 지속되며 가려움증, 통증이 심하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였고, 피부감염 의심 소견으로 시행한 농 배양검사는 음성으로 확인되었으나 발열과 농포 발생 등 증상과 징후에 따른 피부 2차 감염 의심 소견과 스테로이드 사용에 의한 패혈증 및 폐렴 등의 발생가능성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였다. 이후 피부병변이 완전히 호전되었고, 이후 옻닭 섭취를 하지 않고는 더이상의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의 임상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임상적으로 옻닭 섭취가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을 일으킨 원인이었음을 확인하였다.
옻닭은 우리나라에서 과거에는 일부 위장관 계통 질병이 있는 사람들만 섭취하였으나 현재는 일반인들까지 널리 먹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옻닭을 판매하는 식당의 증가로 인해 옻닭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옻닭은 주로 전신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옻닭 섭취 후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와 같이 드물지만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융해증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여 본 증례를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