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발생한 저체온증에 의한 심실 무수축과 이후 발생한 부정맥
Ventricular Asystole and Arrhythmia during Surgery Provoked by Profound Hypother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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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저자들은 특이 병력 없는 환자에서 수술 중 저체온에 의해 발생한 심실 무수축과 부정맥을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A 55-year-old man underwent a posterior decompression and fusion under general anesthesia. Near the end of the operation, the pressure waveform from the radial artery became flat, and his oxygen level could not be measured using pulse oximetry. Palpation of the carotid artery revealed no heart rate, and ventricular asystole was diagnosed. The patient was given cardiovascular drugs, but his hemodynamic status deteriorated, leading to severe hypotension, with sinus bradycardia, sinus tachycardia, sinus arrest, and paroxysmal supraventricular tachycardia. The patient had hypothermia based on an axillary temperature of 31.9°C. After active warming, his cardiovascular status stabilized. (Korean J Med 2011;81:382-386)
서 론
심실 무수축(ventricular asystole)은 심전도 감시 및 혈압 측정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원인으로는 저산소증, 산증, 혈량 저하증, 전해질 이상, 긴장성 기흉, 심장 눌림증, 심근 경색, 아나필락시스, 폐혈전색전증, 저체온증과 베타 차단제, 삼환계 화합물, 디지털리스 등의 과용량 투여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부정맥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1].
이 중 저체온증은 수술실에서 간혹 발생하는 상황으로 감염, 내분비 기능 저하, 대사성 산증, 응고 장애, 심박출량 감소, 심근 경색, 부정맥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2-5].
저자들은 척추 협착증 환자에서 후방 감압술, 후방 고정술 및 후방 추체 유합술 시행 중에 발생한 심실 무수축, 부정맥을 동반한 저체온증이 발생했던 증례를 문헌적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55세 남자 환자가 1개월 전부터 점차 심해지는 좌측 둔부와 허벅지의 방사통으로 척추 협착증 진단받고 보존적 치료하다가 증세의 호전 없어 후방 감압술, 후방 고정술 및 후방 추체 유합술 시행하기로 하였다. 수술 전 검사에서 환자는 혈액학, 생화학, 뇨화학, 흉부 촬영, 심전도 모두 정상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환자는 마취 1시간 전에 glycopyrrolate 0.2 mg과 midazolam 3 mg을 근주하여 전처치 하였다. 수술실 도착 시 혈압은 140/70 mmHg, 심박수는 90회/분이었으며, 사전 산소화 후 1% lidocain 30 mg, propofol 120 mg, rocuronium 30 mg을 정주하여 기관내 삽관을 하였고, 마취 유지는 N2O 2 L/min, O2 2 L/min과 sevoflurane 1-3 vol %로 하였다. 좌측 요골 동맥에 20게이지 동맥 도관을 거치하였다.
수술 시작 당시 환자의 액와부 체온은 36.3℃였으며 평균 동맥압은 90 mmHg, 맥박수는 75회/분이었고 수술 시작 후 2시간 뒤에 시행한 동맥혈 가스 검사 소견은 정상이었다.
수술은 특별한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고, 마취 시작 3시간까지 환자에게서 특별한 이상 징후는 찾을 수 없었으며 혈압, 맥박, 심전도, 호기말 이산화 탄소 수치, 맥박 산소 수치는 모두 정상을 유지하였다. 마취시작 3시간 뒤 수술이 거의 종료될 무렵 심전도, 동맥 파형이 편평해졌고, 맥박 산소 수치가 측정되지 않았다. 경동맥 맥박은 감지되지 않았고, 동맥 도관의 연결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여 심실 무수축을 진단하였고, 동맥혈 가스 검사를 시행하면서 즉시 epinephrine 1 mg, atropine 0.5 mg, dobutamine 15 μg/kg/min, dopamine 20 μg/kg/min 정주하였다. 이후 환자는 평균 동맥압 90 mmHg 측정되고 동빈맥소견과 함께 QRS파와 ST절 시작부 사이의 J점이 상승하여 만들어진 Osborn 파형을 보였다(Fig. 1A). 곧 심실 빈맥이 발생하여 제세동을 시행하고 lidocaine 60 mg, sodium bicarbonate 30 mEq와 calcium gluconate 195.29 mg을 서서히 정주하였고 환자 심박수는 분당 120회까지 상승하면서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곧 심박수 감소하며 평균 동맥압이 70 mmHg 이하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epinephrine 1 mg, atropine 0.5 mg 정주 후 심박수 점차 증가하다가 심실 빈맥이 다시 발생하였다(Fig. 1B). 이후 환자는 심실 빈맥과 동정지, 동빈맥,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이 지속적으로 번갈아가면서 발생하였고, 제세동은 총 12회 시행하였다. 체온 소식사(Temperature module, YSI, USA)를 액와부에 삽입하였을 때 체온은 31.9℃였고, 당시 수술실 온도는 20℃였다. 즉시 냉방 장치를 정지시키고 강제적 공기 가온기(Bair Hugger Warming unit Model 505, Arizant healthcare, USA) 및 warm saline 주입을 시작하였다.
환자 마취시간은 5시간 10분이었으며 수술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고, 심폐소생술 시간은 약 20여분이었다. 추정 실혈량은 500 mL, 소변량은 440 mL로 측정되었고, 수술과정에 들어간 수액은 정질액 1,600 mL, 교질액 1,200 mL로 측정되었다.
체온이 34℃까지 오르고 자발호흡 회복되는 것을 확인한 후 기관 삽관 유지하고 중환자실로 이송하였다. 중환자실에서 시행한 심초음파상 박출률은 67%로 정상 심근 수축 보이고 있었고, 심근 허혈이나 경색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이외 심 판막의 이상 및 폐 동맥 고혈압 소견도 보이지 않았다. 심장 효소 수치도 정상 범위로 심근 경색을 배제할 수 있었다.
중환자실 이송 1시간 후 혈압은 100/50 mmHg, 맥박은 110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5.4℃였고, 정상 심전도(Fig. 2) 소견 보이며 의식은 회복되어 기관내 튜브 발관을 시행하였다. Dopamine과 dobutamine도 지속적으로 감량하여 24시간 이내에 모두 중단할 수 있었다. 이후 6일간 중환자실에서 관찰했으나 특별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환자는 일반 병실로 옮긴 뒤 5일 후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고 찰
필수 활력 징후 중 하나인 체온은 환자의 열적 평형 상태, 저체온증, 고체온증 등 체온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환자 임상양상 변화 인지 및 다양한 임상적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6].
저체온은 익수 사고 및 수술실 등에서 간혹 발생하는 상태로 수술실의 경우 마취제에 의한 체온 조절 기능의 억제, 체열 재분포, 낮은 수술실 온도, 수술 부위에서 증발열 소실, 저온의 수액제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7].
저체온증은 심근 경색, 부정맥, 응고 장애, 내분비 장애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유발하며 수술 중 사용하는 마취제와 근이완제의 약동학적 작용을 변화시켜 약제에 의한 이차적인 마취 회복 지연, 전기 생리학적 측정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적 목적의 저체온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 중에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7].
본 증례에서 발생한 심실 무수축은 다양한 원인이 의해서 발생 가능한 상태이다. 발생 직후 시행된 동맥혈 가스 검사 에서 산증, 고칼륨혈증, 저칼륨혈증 등을 원인에서 배제할 수 있었고, 심장 효소 검사, 심초음파 검사로 긴장성 기흉, 심장 눌림증, 심근 경색, 폐혈전색전증 등도 제외할 수 있었다. 수술 중 혈량 저하증을 의심할 만한 소견도 보이지 않았고, 기관지 경력, 부종, 홍반 등의 증세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시스성 반응도 원인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본 증례의 환자는 외상, 수술력, 흡연, 비만, 감염, 악성 종양의 과거력 역시 없어 폐혈전 색전증의 위험도 높지 않은 상태였다.
저체온증이 발생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심전도 소견으로는 Osborn 파형, PR 간격과 QT 간격의 연장, 동서맥, 방실 접합부 율동, P파 높이의 감소 등이 있고 저체온증의 정도에 따라 심방세동, 심실빈맥, 심실세동, 무수축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8], 본 증례에서는 무수축 발생 후 동빈맥, 심실빈맥, 동정지,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이 번갈아가면서 발생하는 사이에 저체온증에서 보이는 Osborn 파형이 관찰되었다.
Osborn 파형은 QRS파와 ST절 시작부 사이에 나타나는 작은 심전도 파(J파)를 말하며 저체온증에 가장 특이적인 심전도 소견이다. 좌심실을 마주보는 유도에서 양성으로 잘 기록되고 체온이 감소함에 따라 더욱 커진다. Osborn 파형은 고칼슘혈증, 뇌손상, 지주막하 출혈, 심근허혈, 특발성 심실세동에서도 관찰된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이들과의 차이점은 저체온증에서는 동서맥, 심방세동, PR간격과 QT간격의 연장 등이 동반된다는 점이다[9].
따라서 심실 무수축의 원인으로 수술 중 발생한 저체온증을 의심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생각되며 가온 후 환자가 빠르게 정상 리듬으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실험적 보고에 의하면 32.5-35.5℃의 저체온증은 척수 좌상 후 이차적 척수 손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그 안전성 또한 확립되어 있지 않다[10]. 하지만 비교적 경도의 저체온증도 창상 감염, 출혈 증가, 주술기 심근 경색, 창상 치유 지연 등의 위험성이 존재하며, 32.5℃ 이하로 체온이 저하될 경우 고 위험군 뇌혈관 수술 중 허혈성 신경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부 수술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적용하고 있지만 지혈 이상, 부정맥 등 합병증 역시 같이 상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저 체온증의 상대적 위험성과 잠재적 신경 보호 작용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저체온 발생의 시점, 기간, 정도, 재가온의 속도 등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 정확한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한 상태이다[11].
중심 체온은 마취 유도 후 말초 부위의 혈관 확장에 의해 마취 시작 40분 이내에 1℃ 정도 하강하게 된다[12]. 또한 이 시기에는 수술 전 소독을 시행하기 때문에 환자가 차가운 소독액 및 주위 환경에 노출되어 증발 소실은 가속화 된다. 본 증례의 환자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가온 담요를 사용할 수 없는 수술대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초기부터 지속적인 체온감시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지속적인 체온 손실을 방치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저체온에 의한 심실 무수축에 이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체온 감시의 부위, 수술 종류와 노출 범위에 따라 측정되고 있는 온도가 얼마나 중심 체온을 반영하는 가를 정확히 판단하고 또한 그 변화의 경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불필요하게 수술실 온도를 낮추지 않는 것이 주술기 저체온증 발생의 예방에 중요하며 부정맥 및 심실 무수축과 같은 응급 상황의 발생 시 적절한 약물의 투여 및 감별해야할 질환에 대한 검사 및 임상 소견의 파악이 이루어져야 하며 나아가 내과와의 긴밀한 협진 및 적절한 중환자실에서의 감시가 필요하다.
본 증례는 환자가 저체온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감시를 소흘히 하여 적절한 예방과 가온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심실 무수축에 의해 혈역학적 이상이 초래 된 증례이다. 하지만 환자는 심실 무수축 발생 후 적절한 약물 투여 및 원인에 대한 적절한 판단으로 빠른 시일내에 정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통하여 적절한 체온 감시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수술실에서 저체온증에 의해 심실 무수축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가온 및 보존적 약물 처방, 그리고 심장 내과와의 적절한 협진이 환자의 회복에 필수적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