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신경병증과 근위축을 동반한 쇼그렌 증후군 1예
A Case of Sensorimotor Polyneuropathy in a Patient with Sjögren’s Syndrome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근력약화와 따끔거림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에서 병발한 다발신경병증을 진단하고 고용량스테로이드 치료 및 면역억제제 치료하며 경과관찰 중 근 위축까지 진행된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증례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Sjögren’s syndrome is a chronic inflammatory disorder characterized by lymphocytic infiltration of the exocrine glands, especially the lacrimal and salivary glands. Although it is characterized primarily by a particular form of dry eyes (keratoconjunctivitis sicca) and a dry mouth (xerostomia), this condition may affect a wide variety of organ systems, including the skin, lungs, heart, and kidneys, and it may rarely have neurological manifestations. The peripheral neuropathy results from nerve damage due to vasculitis or nerve sheath demyelination, which adversely affects the ability of nerves to send messages. We report the case of a 71-year-old woman who presented with polyneuropathy of the lower limbs that was diagnosed as Sjögren’s syndrome but progressed to muscle atrophy during her treatment. (Korean J Med 2011;81:273-278)
서 론
쇼그렌 증후군(Sjögren's syndrome)은 눈물샘, 침샘과 같은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윤되어 눈 마름증과 입안 마름증이 나타나는 만성 자가 면역 질환이다. 대부분 중년과 노년의 여성에서 발생하고 분비샘 외 증상으로 관절염, 레이노 현상, 림프절 종대, 폐 침범, 혈관염, 신장 및 간 침범, 림프종, 비장 종대, 그리고 드물게 신경침범이 있다.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에서 말초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는 약 2%로, 약 2-21%에서 말초신경계를 침범하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등 다른 자가 면역질환에 비해 비교적 그 침범 정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은 좌측 하지의 통증과 근력약화를 주소로 내원하여 다발성 신경병증과 동반한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하였고, 이후 근육 위축의 진행과정을 보인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증례 보고한다.
증 례
환 자: 71세 여자
주 소: 좌측 하지의 근력약화와 따끔거림
현병력: 수년 전부터 안구건조와 구강건조 있어 왔으나 이에 대한 심각한 불편감이 없어 경과관찰하였으며, 내원 4개월 전부터 주로 좌측 하지의 근력약화와 간헐적으로 찌르는 듯한 따끔거리는 통증이 있어 경과관찰하던 중 내원 1개월전 전신 무력감으로 인근 병원 방문하여 빈혈 진단하에 위내시경 시행하였으나 만성 위염 외에 특이소견 보이지 않아 경과관찰 중, 내원 1주일 전부터 주로 하지의 따끔거리는 통증의 발생하면서 내원 3일 전부터 상기 증상이 수면장애를 일으킬 만큼 심해지고 어지러움증과 무기력함이 동반되어 자세한 검사 위해 내원하였다.
과거력: 5년 전 당뇨병 진단받았으나, 식이요법만으로 조절이 잘 되고 있다. 내원 4년 전 lumbar spinal stenosis로 laminectomy 시행하였다.
가족력: 특이병력 없었다.
신체 검사 소견: 내원 시 활력징후는 혈압 130/85 mmHg, 맥박 72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4℃이었다. 결막은 창백하였으며, 경부 림프절 종대 및 갑상선 비대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안구소견상 건조안 관찰되었으며, 이비인후과 소견상 구강건조 관찰되었다. 위의 증상은 수년 전부터 있었으나 별다른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두동 압통은 없고 이외의 결절이나 전신의 부종 소견은 없었다. 흉부 청진상 양쪽 호흡음과 심음은 정상이었다. 복부 진찰에서 특이 소견 없었다. 따끔거림을 호소하였던 하지는 관절변형이나 정맥염주, 함요부종 등은 관찰되지 않았고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grading system을 이용한 신경학적 검사상 근력은 정상이었으며, 통증, 촉각, 온도 및 심부건 반사 정상이었고, Babinski 징후는 음성이었다.
검사실 소견: 입원 당시 시행한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7,800/mm3, 혈색소 6.6 g/dL (참고치 12-16), 적혈구침강속도 120 mm/hr (참고치 0-20), C-반응단백질 13 mg/L (참고치 0-0.5)이었다. 혈액생화학검사에서 AST/ALT 13/9 IU/L, 총 단백 6.08 g/dL, 알부민 2.9 g/dL, 혈액요소질소 21 mg/dL, 크레아티닌 1.05 mg/dL, 나트륨 142 mEq/L, 칼륨 3.6 mEq/L, 마그네슘 2.27 mEq/L, 칼슘 8.2 mg/dL, 인 6.6 mg/dL, 혈당 98 mg/dL이었다. 말초혈액 도말 표본상 정적혈구성 정색소성 빈혈이 관찰되며, 철 5.4 μg/dL, 총 철 결합능 120 μg/dL, 페리틴 274 ng/mL, 시아노코발라민 2,000 pmol/L 이상, 엽산 24.0 ng/mL 이상, 적혈구 생성인자 45.5 mU/mL으로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 양상이였다. 유산탈수소효소 574 U/L (참고치 108-460), 크레아틴 인산효소 25 U/L, 요산 5.5 mg/dL보였다. 면역학적 검사상 항핵항체는 양성(1:160)으로 speckled 형태였고, 류마티스인자는 620 IU/mL (참고치 0-15)이었다. SS-A/Ro 항체 27.4 EU (참고치 0-20)로 양성이었으며, SS-A/La 항체 2.1EU (참고치 0-20), 항CCP 항체 4.3 U/mL (참고치 0-5)이었다. 면역혈청 검사에서 HBsAg 음성, anti-HBs 양성, anti-HCV 음성, VDRL음성, HIV 항체 음성이었다. 또한 Schirmer 검사에서 5분동안 우안 4 mm, 좌안 3 mm로 눈물이 적셔져 분비감소 소견을 보였다.
방사선 소견: 타액선 스캔영상에서 귀밑샘과 턱밑샘 모두에서 완전 충만이 잘 되지 않으며, 자극을 준지 20분 후에도 배출이 되지 않는 타액선 배출 장애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소견은 우측보다 좌측에서 정도가 더 심했다(Fig. 1).
신경근전도 검사 소견: 복합근활동전위(compound muscle action potentials; CMAPs) 측정결과 양측 하지의 비골신경은 정상이었으나, 양측 하지 앞 경골신경은 감소되어 있었다. 우측 상지의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은 정상이었으며, 좌측 상지의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은 감소되어 있었다(Fig. 2A). 치료 경과 중 1개월 후 복합근활동전위 재 검사결과 이전 검사에 비해 활동 전위는 더욱 낮아졌으며, 근전도 결과 양 하지의 앞 경골근과 좌측 하지의 새끼 외향근, 비복근에서 근수축의 저하 소견을 보였다(Fig. 2B).
치료 및 경과: 본 환자는 구강건조와 건조안, 항핵항체와 SS-A/Ro 항체 27.4 EU 양성, Schirmer 검사 양성, 그리고 타액선 스캔영상에서 관찰된 타액선 배출장애로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었으며, 신경근전도를 통해 다발성 신경병증이 함께 동반됨이 확인되었다. 고령이고 전신 위약감이 심하여 침습적인 검사를 배제하고자 침샘 조직검사는 시행하지 않았으며 또한 최근 연구결과 타액선 스캔영상이 침샘 조직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는 점을 감안하였다.
안구와 구강의 건조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와 함께 심한 다발성 신경병증에 대하여 고용량 스테로이드 충격 치료를 시행하였다. 빈혈을 교정하고도 ESR과 CRP 증가 및 임상 양상에 큰 호전 없어 사이클로 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500 mg을 4주 간격으로 3차례 투여하였다. 이후 ESR, CRP는 정상화되었고, 좌측 하지의 통증 및 근력약화도 호전되었다(Fig. 3). 그러나 심한 오심, 구토 및 기회감염으로 인한 발열로 사이클로 포스파마이드는 3차 치료까지 시행 후 중단되었다. 이후 메칠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8 mg으로 유지 치료 중 좌측 하지의 이상감각 및 통증이 재발되었다. 메토트렉세이트(metotrexate), 하이드록시클로로퀴닌(hydroxychloroquine),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등을 투여하였으나 무력감, 오심, 구토증상 심하여 저용량스테로이드 외에는 투여할 수 없었다. 치료 시작 약 1개월 후 근전도 추적 검사결과 양측 앞경골근과 좌측 비복근, 좌측 족부의 새끼 외향근의 근위축이 진행됨이 확인되었고(Fig. 2B),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시작 6개월 후에는 외관상으로도 뚜렷이 확인되었다(Fig. 4). 이후로는 환자 전신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추가적인 근전도 검사는 시행하지 못하였으며, 보존적 요법과 통증 조절하며 외래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쇼그렌 증후군은 1892년 Mikulicz가 처음으로 양측 누액선, 이하선, 악하선 종창과 함께 조직검사상 선포위축과 림프구의 광범위한 침착을 보이는 질환을 소개하였고, 1933년에 Henrik Sjogren이 관절염과 입의 건조증상을 동반한 건성 각막염을 보인 19예를 보고하면서 “Sjogren’s syndrome”이라고 명명하였다[1]. 1965년에 Bloch 등이 동반된 자가면역질환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일차성으로 분류하였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성경화증, 전신홍반루푸스, 근염, 원발성 담관성 간경화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면서 나타나는 경우를 이차성 쇼그렌 증후군으로 분류하였다[2].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에서 비교적 선외증상이 자주 관찰되는데, 관절통과 관절염이 가장 빈번하고, 신경계 합병증은 드물게 발생하며, 중추신경계 침범이 더욱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말초신경병증은 신경병적 임상증상, 운동-감각 결손, 주로 감각신경의 활동전위(action potential)의 진폭 감소로 나타나는 신경 전도 검사의 비정상 소견, 신경조직검사의 병리적 소견들 중 2개 이상의 비정상소견을 보일 때 진단할 수 있다[7,8]. 증상으로는 통증, 이상 감각증과 전반적인 감각상실이 특징이고, 주로 손과 발 말단에서 시작되는 양상을 보이며, 때때로 자율신경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본 환자에서 호소하였던 전신무력감과 근력약화 증상은 실제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grading system을 이용한 신경학적 검사에서는 근력약화는 거의 없었는데, 말초 신경병증인 다발성 신경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호소하는 근력약화가 신경학적인 검사와 동일하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다. 병인적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혈관염에 의한 축삭신경병(axonal neuroapthy)과 탈수초성 신경병(demyelinating neuropathy)으로 나타나거나,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a) 형태로 나타난다는 주장들이 있으며, 감각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것은 운동신경에 비해 감각신경의 침범하는 빈도가 많기 때문이다[9]. 중추신경계의 침범 증상은 경련, 인지장애, 무균 뇌막염, 급성 또는 만성 진행 척수병증, 거미막 밑 출혈, 편측마비, 횡단 척수염, 뇌염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10]. 중추 신경계 침범은 말초 신경계 침범에 비해 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요구되는데, 그 중 급성 횡단 척수염의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Williams 등에 의해 보고되었다[11]. 치료는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면역 억제제의 병합요법을 추천하고, 질병 초기에 사이클로 포스파마이드를 투여할수록 더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12]. 그 외에도 아자티로프린, chlorambucil 등의 다른 면역 억제제 치료나 혈장 교환술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다.
스페인에서 1,010명의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전신 증상의 유병률을 조사한 GEMESS연구 결과 미미한 증상까지 포함한 폭넓은 범위의 말초신경병증은 11%의 환자에서 발생하였고,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 당시의 유병률 19%에 비해 10년 이상 지속된 환자에서 유병률 58%로 확인되어 질병이 경과할수록 말초신경병증이 병발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SS-A/Ro, La항체가 양성일 경우 음성일 때에 비해 그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13]. 말초신경계의 침범은 각각의 형태에 대한 구체적인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대칭성 감각운동신경병(symmetric sensorimotor neuropathy)이 가장 흔하며, 대칭성 감각신경병(symmetric sensory neuropathy), 삼차신경침범(trigeminal sensory neuropathy), 다발성단신경병(mononeuropathy mulitplex), 그리고 순수감각 신경원병(pure sensory neuropathy)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14-17]. 신경병증을 동반한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조사결과 7명에서 말초 신경병증이 확인되었고 다발성단신경병, 감각운동신경병, sensitive neuropathy 등이 진단된 환자에게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나 스테로이드로 치료한 증례가 발표되기도 하였고[18], Chol 등[6]은 사지의 감각과민증과 운동 쇠약증으로 내원하여 쇼그렌 증후군에 동반된 말초의 감각운동신경병증을 진단하고, 스테로이드(Prednisolone 0.5 mg/kg/day), 하이드록시클로로퀴닌(300 mg/day) 및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경구투여를 추가함으로써 약 3개월 후 사지의 감각과민증 및 운동쇠약의 호전을 보인 증례를 보고하였다. 또한 운동실조와 사지의 건 반사 저하소견으로 말초신경병증이 동반된 쇼그렌증후군에서 infliximab (3 mg/kg)으로 치료한 증례도 보고되었으나[19], 본 증례처럼 근위축까지 진행된 경우는 드물다. 이처럼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에서는 다양한 면역 억제제로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특히 노인에서는 대사 청소율과 표적 기관 효과들의 변화, 동반되는 질환 유무, 복용하고 있는 약물, 감염에 취약한 점 등으로 면역 억제제를 투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쇼그렌 증후군에서 특징적인 다발성 감각신경병증을 초기증상으로 하는 신경계 침범은 많지 않으며 또한 치료 과정 중 근 위축 소견을 보인 보고는 드물다. 이에 저자들은 71세 여자 환자에서 감각 운동성 신경병증이 병발된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하고 치료 과정 중 근위축까지 진행된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증례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