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신증후군은 사구체투과성이 증가되어 하루에 3.5 g 이상의 심한 단백뇨를 특징으로 하며 지질뇨증, 부종, 저알부민혈증, 고지혈증을 동반하는 증후군이다. 대개 저알부민혈증에 의한 부종을 초기 증상으로 내원하며, 사구체신염에 대한 확진은 신장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 진다. 또한 신증후군의 합병증으로는 부종, 급성 신부전, 단백질 영양실조, 고지혈증, 세균감염, 혈전 색전증, 신정맥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신증후군에 발생할 수 있는 동맥 혈전증은 정맥 혈전증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고, 과거의 여러 증례들은 주로 신증후군 환자에서 스테로이드나 이뇨제 등의 치료 중에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1-4]. 신증후군의 초기 증상으로 동맥 혈전증이 발생한 경우는 국내에서도 2예가 보고된 바 있는데, 좌측 하지 동맥 혈전증이 발생한 경우[3] 및 양측 하지동맥 혈전증이 발생한 경우였고[5] 신장조직 검사에서 두 증례 모두 미세변화 신증으로 진단되었으며, 막성 신증에서 치료 전 초기 증상으로 동맥혈전증이 발생한 경우는 국내 문헌 보고가 없는 상태이다. 저자들은 우측 총장골동맥 혈전증이 초기 증상으로 발현된 환자에서 신증후군 진단하에 신생검을 실시하여 막성 사구체신염을 진단한 예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38세, 여자
주 소: 우측 하지의 통증
현병력: 내원 3일 전 치질 수술 위해 개인병원에서 수술 준비 중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 소견을 보였으며, 내원 8시간 전부터 갑자기 시작된 보행 불가능할 정도의 우측 하지 통증을 주소로 응급실 내원했다.
과거력: 담배 하루 1갑 20년 흡연력 이외 특이 사항 없었다.
가족력: 특이 소견 없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10/70 mmHg, 맥박은 74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은 36.8℃이었다. 이학적 검사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급성 병색을 보였고,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다. 청진상 심박동은 규칙적이었고 심잡음은 없었으며 양측 폐야의 호흡음은 정상이었다. 내원 당시 양하지에 경도의 함요부종(+/+)이 관찰되었으며, 우측 하지는 청색증, 냉감, 감각 이상을 보였고, 우측 대퇴동맥 및 족배동맥의 맥박은 촉진되지 않았다.
검사 소견: 일반혈액 검사상 백혈구 9970/μL, 헤모글로빈 15.4 g/dL, 혈소판 223,000/μL이었고, 생화학 검사상 Ca/P 7.3/3.9 mg/dL, BUN/Cr 19.2/0.8 mg/dL, total protein/albumin 4.1/1.4 g/dL, total cholesterol 407 mg/dL, triglyceride 489 mg/dL, LDL- cholesterol 249 mg/dL로 고지혈증 소견 관찰되었으며, 일반 뇨화학 검사상 단백 3+, 적혈구 < 1/HPF이었고, 24시간 소변 검사에서 creatinine clearance 106.69 mL/min/1.73 m2, 뇨단백 17,005 mg/day로 신증후군 범위의 단백뇨가 관찰되었다. 면역혈청학 검사에서 ANA 1:80 (+), Lupus anticoagulant (weakly present) 소견을 보였으나, C3/C4 141/23.1 mg/dL, anti-dsDNA Ab 7.1 IU/mL, anti-Sm Ab (-), anti-Histone Ab (-), anti-Cardiolipin Ab IgG/IgM (-/-)로 정상 소견 보여 전신성 홍반성 낭창 및 항인지질 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없었다. HBs Ag (-), HBs Ab (-), anti-HCV Ab (-), T3 1.23 ng/mL, fT4 0.93 ng/dL, TSH 3.3 μIU/mL로 정상 소견을 보였다. 혈액응고 검사에서 PT 126%, aPTT 33sec로 정상이었으나, D-dimer 9645.14 ng/mL, fibrinogen > 850 mg/dL로 증가되어 있었고 antithrombin III는 37%로 감소되어 있었다. Protein C/S activity는 136%/65%로 정상 소견을 보였다. 신증후군에서 드물게 보이는 동맥혈전증 소견 관찰되어 환자 동의하에 Methylenetetrahydrofolate reductace mutation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고, homozygous C677T mutation 결과를 보였으나, homocysteine 3.88 μmol/L로 정상 소견이었다.
심장 검사: 심전도 검사는 정상 동성 리듬을 보였으며, 심장초음파 검사상 심장구혈률은 58%, 심장내 혈전증 및 심낭삼출은 소견은 없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하지 동맥 혈전증 의심하에 시행한 하지 전산화단층 동맥혈관조영술 검사에서 우측 총장골 동맥 및 외장골 동맥의 완전 폐색과 우측 슬와 동맥의 혈전에 의한 색전증이 관찰되었다(Fig. 1).
신장조직 검사: 광학현미경 검사에서 국소적인 미세한 세뇨관 위축 및 간질내 단핵구의 침윤이 관찰되었고, 면역형광현미경 검사에서 면역침착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자현미경 검사에서 미만성 족세포돌기 소실 및 상피하 전자고밀도 침착(subepithelial electron dense deposits) 소견 관찰되어 stage I 이전 단계의 초기 단계의 막성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되었다(Fig. 2).
치료 및 경과: 응급실 내원 당일 우측 하지 동맥 혈전증에 대한 외과적 혈전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수술 후 헤파린 및 와파린을 사용한 항응고 치료를 시행하였다. 혈전절제술 후 하지의 동통은 감소하였고, 하지의 맥박도 다시 촉지되었다. 환자 소변 검사에서 신증후군 범위의 단백뇨 소견 및 혈액 검사에서 저알부민혈증 소견 관찰되어 신증후군 의심 하 항응고 치료 중단 2일 후 신생검을 시행하였다. 신장조직 검사 결과 초기 단계의 막성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되었으나, 혈전증 및 저알부민혈증(1.4 g/dL), 17 g/day의 심한 단백뇨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신증후군 소견을 보였기에 스테로이드 1 mg/kg 및 면역억제제(cyclophosphamide 2 mg/kg) 경구투여를 시작하였다. 항응고제인 와파린 및 항혈소판제(clopidogrel 75 mg/day) 투여를 지속하였고 항고지혈증제도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5개월간 약물 복용 후 요 dipstick 검사상 단백 2+로 단백뇨 감소 및 혈중 albumin 3.6 g/dL, total cholesterol 181 mg/dL, triglyceride 184 mg/dL, LDL-cholesterol 88 mg/dL로 저알부민혈증, 고지혈증 등의 소견 호전되었다. 이후 환자 배변 시 치질에 의한 출혈 지속되어 항응고제 및 면역억제제 약물 복용을 자의로 중단하였고, 약물 복용 중단 1년 후 환자 외래 내원하였으나 부종 증상 없었으며, 일반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 및 혈전증의 재발 없이 생활 중이다.
고 찰
신증후군에서 혈전증은 주로 정맥에서 발생하며 그 중에서 신정맥 혈전증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신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사구체신염 중 막성 사구체신염에서 신증후군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신증후군에서 동맥혈전증은 신동맥, 대동맥, 뇌혈관, 대퇴동맥 장간동맥 등 다양한 동맥혈관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과응고상태가 유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신증후군에서는 단백뇨 증가뿐만 아니라 혈액응고 인자 중에서 분자량이 작은 factor IX, X, XI, prothrombin, antithrombin 등의 소변으로 배출량이 증가되며, 반대로 분자량이 큰 factor V, VIII, von Willebland factor, fibrinogen 등의 소변 배출량은 감소하면서 간에서의 합성이 증가된다. 이러한 혈액응고인자의 변화가 정맥 및 동맥의 혈전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8]. 또한 내인성 항응고인자인 antithrombin III, protein C, protein S가 신증후군 환자에서 대부분 감소되어 있으며, 특히 antithrombin III는 소변으로 배출이 많이 되어 40-80%의 환자에서 낮은 수치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antithrombin III 수치가 정상의 70% 미만으로 감소되어 있을 때 혈전증이 잘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9]. Nishimura 등은 미세변화 신증 환자에서 우측 하지 동맥 혈전증이 발생하였으며 antithrombin III 수치가 9.3%로 감소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10]. 본 증례에서는 protein C, protein S의 내인성 항인고인자는 정상 수치를 보였으나, fibrinogen의 증가 및 antithrombin III의 감소 소견을 보였다.
신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나 부종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뇨제 또한 신증후군에서 혈전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과거의 증례 보고들은 신증후군을 진단 받은 이후 약물 치료 중에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factor VIII과 같은 주요 응고인자의 농도를 증가시키며 섬유소의 용해 능력을 감소시킨다. 이뇨제의 사용은 혈관내 순환 체액량을 감소시켜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여 혈전증이 잘 발생할 수 있다[11]. 본 증례에서는 내원전 특이 약제의 복용력이 없으며, 스테로이드 또는 이뇨제와 같은 신증후군에 대한 치료 약제를 투여하기 전에 우측 하지의 통증이 발생하여 전산화단층 동맥혈관조영술 검사에서 총 장골동맥 혈전증이 진단된 경우로서 심한 저알부민혈증과 함께 혈액 응고인자의 불균형에 의해 동맥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신증후군에서 동맥 혈전증이 혈액 응고인자 및 약제 이외에 유전적인 요인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Factor V Leiden은 factor V의 single point mutation으로 활성화된 protein C에 대한 저항성을 일으키게 되는 정맥혈전증의 가장 흔한 유전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12]. 그리고 MTHFR은 혈장 homocysteine의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혈관 질환의 중요한 유전적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13]. Buyukcelik 등[14]은 소아 막성 사구체신염 환자에서 양하지 동맥 혈전증이 발생한 경우를 보고하였는데 factor V Leiden 및 methylenetetrahydrofolate reductase (MTHFR) C677T mutation과 관계 있다고 하였으며, 혈전증 및 색전증이 있는 신증후군 환자에서 혈액 응고인자 factor V 및 MTHFR C677T gene mutation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것을 주장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factor V Leiden에 대한 검사는 시행하지 못하였으나 환자 동의 하에 MTHFR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는데 C677T mutation의 결과를 보였다. MTHFR C677T mutation이 있는 경우 혈액 homocysteine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나 Buyukcelik의 증례에서와 같이 본 증례에서도 homocysteine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혈액내 homocysteine의 증가 없이도 MTHFR C677T gene mutation이 동맥 혈전증에 관여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갑작스런 하지 통증은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눌 수 있고 비외상성으로 하지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은 혈전이나 말초 혈관 질환 등의 혈관성 질환들과 그에 따른 궤양 형성, 추간판 탈출증, 당뇨, 말초 신경염 등으로 인한 신경성 질환,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 종양 등에 의한 염증성 관절이나 피부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이 있다. 그 중 동맥 혈전증으로 인한 통증은 청색증, 혈관의 박동 소실, 감각 이상, 마비, 냉감을 동반하므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치료를 요하는 위중한 질환이다[15]. 동맥 혈전증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적 혈전제거술 후 항응고 요법을 사용하나, 방사선학적 치료 방법으로 혈전 용해술 후 항응고 요법을 시행하여 치료한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1,5]. 본 증례에서는 응급실 내원 당일 수술적 혈전제거술을 시행하였으며, 이후 5개월간 항응고 요법 및 신증후군에 대한 스테로이드 치료 및 면억억제제 치료를 하였으나 환자 자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였다. 약물 복용 중단 1년 후에도 특이 증상 및 동맥 혈전증에 대한 재발 없이 생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