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통풍은 성인 남성에서 가장 흔한 염증성 관절염으로 최근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 인구 노령화 등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그 유병률이 증가되고 있다. 비교적 치료방법이 명확하고 잘 조절될 수 있는 질환의 하나이나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되어 있어 약에 부작용이 있거나 일반적인 치료로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환자 관리와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만성질환으로 발병 후 오랜 기간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하므로 환자의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높지 않거나 요산의 적절한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만성 통풍으로 발전하게 된다. 여기서는 장기간 요산의 부적절한 조절로 인해 초래된 만성결절성통풍(chronic tophaceous gout) 및 요산결석(uric acid stone)과 같은 통풍의 합병증의 치료와 요산저하제인 알로퓨리놀의 사용이 힘든 경우, 신부전이 동반된 경우 등 통풍 치료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만성결정성통풍의 치료
만성결정성통풍은 장기간의 고요산혈증으로 인하여 요산결정이 관절, 연조직, 인대, 뼈돌기 등에 침착된 상태이다. 급성통풍성관절염이 발생한 후 10년 이상 경과한 후에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며 만성 통풍의 말기 증후로서 발생한다[1]. 요산강하제 복용과 관리로 그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으나 통풍 환자의 약 5%의 환자에서 약물치료 저항성을 보이며 결국은 만성결정성통풍으로 발전하게 된다[2]. 또한 요산저하제를 복용하지 않은 통풍 환자의 30%에서 5년 내에 만성결절성통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 일반적으로 요산저하제를 사용할 때 치료의 목표는 요산치를 6 mg/dL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상일 경우 요산결정의 생성과 침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4]. 급성 통풍발작뿐 아니라 만성결절성통풍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장기적으로 요산농도를 정상농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통풍결절이 발생한 후에는 통풍결절의 흡수를 위해서는 혈중 요산 농도를 5 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추천된다[5]. 적극적인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기능장애가 지속될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결절성통풍의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은 통풍 결절이 감염의 포커스가 되거나 신경 등 주변구조를 압박할 경우 관절과 인대의 운동제한을 가져온 경우가 되겠고 미용상의 목적, 통증의 감소를 위해서 제한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될 수 있다[6]. 수술 후 약 25%에서 창상 치유 지연, 감염, 혈종 등 수술 창상과 관련된 합병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 또한 통풍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당뇨 등의 동반 질환도 수술 전후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술적 제거 후 같은 부위에 통풍결절이 재발되는 것은 흔치 않으나 일단 통풍결절이 발생하여 수술적 치료를 한다 해도 주변 조직으로부터 통풍결절을 완벽하게 제거하거나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통풍 진단 초기부터 요산농도를 정상화 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충실히 하는 것이 통풍의 만성화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며 결절성통풍 진단 후에는 보다 엄격한 요산 수치 관리가 수술의 필요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6].
요산결석의 치료
요산결석은 전체 신결석 중 5~10%의 빈도로 발견되나 통풍환자에서 그 빈도가 증가한다. 통풍 환자의 약 20%에서 신결석이 발견되고 그 중 80%가 요산결석이었다는 한 보고를 보면 일반 결석환자와 큰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다[8]. 특히 통풍 환자 중 고요산뇨증(hyperuricosuria)을 가지는 경우 요산결석의 생성이 증가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요산 배설이 300 mg/d 이하였을 때 요산결석의 유병률이 10% 정도인데 비하여 1,100 mg/d 이상인 경우 요산결석 유병률은 33%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8]. 혈중요산농도가 높은 통풍 환자에서 요산결석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얼핏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고요산혈증과 통풍 환자의 90%에서 요산의 소변으로의 배설이 감소되어 있다[9]. 따라서 통풍 환자에서 요산결석이 증가하는 이유가 고요산혈증 및 고요산뇨증 때문이라기 보다는 소변의 낮은 pH와 보다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10]. 산성소변은 대사증후군, 비만, 당뇨 등 통풍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질환들의 공통적 특징인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으며 통풍이 없는 대사 증후군, 당뇨 환자에서도 요산결석의 빈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0,11]. 따라서 요산결석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소변의 pH를 높여 요산의 용해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소변 pH가 높아지면 배설되는 요산이 용해도가 낮은 요산(uric acid) 보다용해도가 높은 요산염(urate)으로 존재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소변양을 하루 2 L 이상으로 유지하고 알로퓨리놀(allopurinol)로 혈청 요산농도를 낮추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소변 양이 작은 것은 요산결석의 위험인자는 아니나 모든 종류의 신결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12]. 소변의 알칼리화를 위해서는 중탄산염(bicarbonate)이나 구연산염(citrate) 등의 알칼리를 복용한다. 처방의 한 예로 Potassium citrate 100 mEq/day를 2~3회 분복하며 상기 약제의 복용으로 요pH를 6~6.5로 유지하는 것이 추천된다. 그 이상으로 요pH가 높아지면 인산칼슘결석의 생성을 유발할 수 있다. 요산결석이 동반되었던 통풍 환자에서는 요산배설촉진제(uricosuric agent)를 사용하면 요산결석의 형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요산합성저해제인 알로퓨리놀을 혈청 요산저하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알로퓨리놀 부작용 또는 부적합 반응 환자에서의 통풍 치료
통풍환자의 요산저하제로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알로퓨리놀은 일반적으로 효과적이고 장기복용의 위험이 크지 않은 약제이나 일부 환자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부족하여 사용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알로퓨리놀의 부작용으로는 말초신경증, Guillain-Barré 증후군,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이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있다[13]. 알로퓨리놀을 복용하는 환자의 2%에서 피부 발진이 올 수 있는데 보통 치료 시작 후 3주 정도에 발생한다[9]. 피부발진이 있었던 환자가 다시 알로퓨리놀에 노출되면 과민반응(Hypersensitivity syndrome)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독성표피괴사융해(toxic epidermal necrolysis) 또는 Steven-Johnson증후군 등 심한 피부증상, 고열, 간, 신부전, 백혈구증가증, 호산구증가증을 동반하고 약 20%에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다[9]. 이런 부작용이 올 수 있으므로 무증상고요산혈증 등 알로퓨리놀의 불필요한 사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식사조절, 금주, 체중조절 등의 생활습관 변화로 요산을 낮추려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동반된 고혈압, 고지혈증의 치료제로 요산저하 효과가 있는 losartan, fenofibrate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14-16]. 그러나 환자가 요산저하제를 꼭 복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요산배설촉진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요산배설촉진제는 요산결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요pH를 측정하여 6 이하인 경우알칼리화를 위한 약제 복용을 고려한다. 국내에서는 벤즈브로마론(Benzbromarone)이 사용되며 심각한 간독성이 보고되어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17].
알로퓨리놀에 대한 치료 반응이 충분치 않아 목표한 요산농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역시요산배설촉진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알로퓨리놀 효과 부족의 가장 많은 원인이 신기능 저하에 따른 저용량 사용으로 알려져 있다[18]. 벤즈브로마론은 일부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크레아티닌 청소율 > 25 mL/min)도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19]. 이외에 uricase나 febuxostat 등 새로운 요산저하제가 개발되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
알로퓨리놀에 부작용이 있었으나 요산배설촉진제에 요산결석 등 사용금기가 있는 경우 알로퓨리놀에 대한 탈감작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탈감작치료의 대상은 알로퓨리놀에 대해 경미한 피부발적 반응만이 있었을 경우로 제한된다[20]. 방법은 경구로 극소량(50 μg)의 알로퓨리놀을 시작하여 서서히 용량을 올리는 것으로 피부발적이 있을 경우 일시중단하였다가 다시 용량을 줄여 재 진행하여 약 78%의 환자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고되었다[21].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주의 깊은 관찰과 환자의 복용 준수가 필수적으로 쉬운 과정이 아니므로 그 위험성과 이익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시행되어야 한다.
신부전 환자의 통풍 치료
신장 질환과 고요산혈증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구체여과율의 감소와 요산의 세뇨관 배출에 장애를 있는 경우 고요산혈증이 발생하며 반대로 만성통풍 환자에서 요산결정이 신장에 침착 되어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요산을 조절 필요성에 대해서는 확립되어 있지 않으나 신장 기능이 감소한 환자에서 고요산혈증과 통풍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을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22]. 신부전 환자에서 통풍 치료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요산저하제인 알로퓨리놀은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따라 용량을 감소시켜서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Table 1) [23]. 이 용량 조절 알고리즘은 알로퓨리놀의 활동 대사물질인 옥시퓨리놀(oxypurinol)의 반감기를 고려한 것으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실제로 이방법의 알로퓨리놀과민반응 예방효과와 요산조절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보고도 있다[24,25]. 특히 신기능에 따른 알로퓨리놀 용량감소를 따를 경우 요산조절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20%에 불과하여 용량을 증량하고 이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25]. 신기능 저하가 심하지 않은 환자(크레아티닌 청소율 > 25 mL/min)에서는 벤즈브로마론을 선택할 수 있다.
급성통풍성 관절염 치료 역시 제약을 받는다. 투석을 받지 않는 신부전 환자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항염제가 신기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26]. 투석을 하는 환자에서는 사용할 수 있으나 위장출혈, 수분저류 등 부작용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27]. 콜키친(colchicines)의 근독성은 신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할 위험이 높다. 크레아티닌 청소율 50 mL/min 이하 근독성의 예측인자이므로[28] 용량 조절이 필요하며 10 mL/min 이하인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신부전 환자의 급성통풍성 관절염의 치료로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스테로이드로서 경구, 관절강내 주사가 모두 효과적이다.
결 론
통풍은 비교적 잘 조절될 수 있는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되어 있고 장기적인 관리와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만성통풍으로 발전하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환자의 동반 질환에 따라 치료약제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신중한 약제 선택과 약제 부작용 감시가 필요하다. 통풍의 합병증과 특수한 상황에서의 통풍 관리는 환자의 동반질환, 병용약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통풍 환자가 만성결정성통풍으로 이행되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