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Staphylococcus lugdunensis는 응고효소 음성 포도알균(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us, CNS)의 일종으로 1988년 Freney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1]. S. lugdunensis는 주로 피부에서 발견되며 혈액배양 검사에서 발견시 오염균인 경우가 드물다. S. lugdunensis는 Vandenesch 등에 의하여 급성 감염성 심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균으로 사망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서 S. lugdunensis에 의한 감염성 심내막염은 최 등에 의한 1예 외에는 보고된 바가 없었다[3]. 이에 저자들은 혈액배양에서 S. lugdunensis가 동정되었고, 수술로 치료한 자연 판막에서 발생한 감염성 심내막염 1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정○○, 여자 37세
주 소: 발열
현병력: 환자는 평소 건강하였고, 내원 1개월 전부터 기침 및 객담을 동반한 발열이 지속되었고, 1주 전부터 심한 좌측 고관절 및 하지 통증으로 입원하였다.
과거력: 1년 전 자궁근종으로 자궁 적출술을 시행 받았고, 철분결핍성 빈혈로 경구용 철분 제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가족력 및 사회력: 특이한 가족력 및 사회력은 없었다.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30/80 mmHg, 맥박 96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7.6℃로 급성 병색을 보였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두경부 검진에서 결막 창백이 관찰되었고, 심박은 규칙적이며 심첨부에서 수축기 심잡음이 들렸다. 좌측 오금 동맥(popliteal artery)의 맥박이 감소되어 있었다.
흉부사진과 심전도 소견: 정상이었다.
검사실 소견: 입원 당시 일반혈액 검사 소견은 혈색소 9.8 g/dL, 백혈구 21,430/mm3 (중성구 85.3%), 혈소판 146,000/mm3였다. ESR 57 mm/hour, CRP 24.8 mg/dL로 증가되어 있었다. 류마티스 인자가 53.4 u/mL로 증가되어 있었으며 이외의 혈청 전해질 농도 및 간 기능 검사, 소변 검사는 정상이었다. 발목-상완 지수(ankle-brachial index)가 좌측이 0.68로 감소되어 있었다.
방사선 소견: 하지 전산화 단층촬영 혈관 조영술(computed tomography angiogram)상 좌측 온 엉덩동맥(common iliac artery)에서 바깥 엉덩동맥(external iliac artery)까지 폐쇄가 관찰되었다(그림 1A).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상 비장(spleen) 내에서 다발성 조영감소가 관찰되었다(그림 1B).
심초음파 소견: 경흉부 심초음파(transthoracic echocardiogram)에서 승모판에 직경 약 1 cm 정도의 우종(vegetation)이 2개 관찰되었고, 심한 승모판 역류증이 동반되어 있었다(그림 2).
치료 및 임상경과: 상기 소견으로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추정 진단하고 경험적 항생제 치료로 ceftriaxone과 gentamicin을 정주하였다. 입원해서 시행한 혈액 배양 검사에서 S. lugdunensis가 분리, 동정되었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참조하여 항생제를 ampicillin-sulbactam, nafcillin 및 gentamicin으로 변경하였다. 이후 2주간 사용하였으나 발열이 지속되었고, 심초음파상 소견도 변화가 없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환자는 흉부외과로 전과되어 승모판막 치환술 및 좌측 엉덩동맥의 색전제거술을 시행 받았다. 절제한 승모판의 병리조직 소견상 급성 염증 세포의 침윤이 보였다(그림 3). 환자는 이후 특별한 수술 후 합병증 없이 회복되어 퇴원 후 외래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감염성 심내막염의 원인균으로 그람 양성세균인 S. aureus와 Streptococcus viridans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4-6]. 그 중에서 S. lugdunensis는 CNS의 일종으로 심내막염의 원인으로 비교적 드물고, 최근의 후향적인 연구에 의하면 감염성 심내막염을 일으키는 CNS 중 18%를 차지한다[7]. S. lugdunensis는 경한 피부감염에서 심내막염, 복막염, 패혈성 쇼크, 골수염, 뇌농양 등의 침습성 감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염증의 원인으로 임상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자연 판막 심내막염의 원인균으로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8,9]. S. lugdunensis에 의한 감염성 심내막염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여 심장 내 농양의 형성, 판막의 파열에 의한 심부전이 흔히 발생하고 이는 높은 사망률과 연관을 가지게 된다[10]. Seenivasan 등과 Yu는 전이성 감염으로서의 전신 색전증이 증례의 32%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도 이와 유사한 색전증이 발생하였다[11]. S. epidermidis 같은 대부분의 CNS에 의한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한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치명적인 경우가 드물지만 S. lugdunensis는 보다 더 침습적인 임상경과를 보여 S. aureus에 의한 감염성 심내막염과 비슷한 임상양상을 띈다[12].
S. lugdunensis 감염성 심내막염의 감염 경로는 본 증례에서 찾을 수 없었고, 지금까지의 문헌보고를 종합해보면 대부분 피부를 통해서 감염되며 많은 수에서 뚜렷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었다[2]. S. lugdunensis는 베타락탐 계열의 항생제에 대부분 감수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3,14]. 사용기간은 잘 알려진 바가 없으나 항생제만으로 완치되었던 경우의 치료기간은 4~6주였다[11]. 그러나 항생제 사용에도 균혈증이 지속되거나 심장이나 전신적인 합병증이 나타나면 조기에 감염된 판막의 치환을 포함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본 증례의 경우에서는 2주간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 기초한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았고, 심한 승모판 역류가 있어 수술적 치료로 완치되었다.
1993년에 Vandenesch 등은 20증례의 분석에서 70%의 사망률을 보고하였으나[2], 1993년 이후의 28증례를 분석한 Seenivasan과 Yu의 보고에서는 사망률이 18%로 이전보다는 크게 감소된 양상을 보였는데[11], 이러한 사망률의 차이에 대해서 Seenivasan과 Yu는 조기에 시행된 수술적 치료를 사망률 감소의 요인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헌고찰들로 볼 때 조기에 시행된 수술적 치료가 전체적인 사망률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시기 적절한 균의 동정과 수술이 환자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본 증례의 경우 균의 동정 및 적절한 항생제의 사용과 수술적 치료를 통해 감염성 심내막염을 완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