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변대장염의 임상적 결과
Clinical Outcomes of Stercoral Col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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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숙변대장염은 대장에 분변이 꽉 채워져 장관 내 압력이 증가되고 이와 관련되어 장벽의 허혈 및 압력 괴사를 초래하여 발생하는 대장염이다. 숙변대장염은 드문 질환으로 예후가 불량하다. 저자들은 숙변대장염의 임상적 특징과 치료 전략에 따른 결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방법:
2004년 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본원에서 CT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후향적 연구를 하였다. 대상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을 조사하고 수술적 치료와 보존적인 치료에 따른 임상적 결과를 조사하였다. SIRS, 패혈증 혹은 패혈성 쇼크가 동반된 경우를 중한 숙변대장염이라 정의하였다.
결과:
총 11명의 환자가 포함되었으며 이들 중 3명이 남자였고, 8명은 여자였다. 평균 연령은 70±8세였다. 10명의 환자들은 변비의 유발요인들을 갖고 있는 고령의 환자였다.
저자들의 정의에 의해 9명의 환자가 심한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되었고, 이들 중 5명은 수술적인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4명은 보존적인 치료를 받았다. 수술적 치료를 받은 5명 중 1명(20%)이 사망하였고, 보존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n=4)들은 모두 사망하였다.
결론:
만성 변비의 유발요인을 갖는 고령의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고 CT상에서 분변박힘 소견과 함께 대장 벽의 국소적인 비후가 관찰되거나 장 주위 지방침윤이 동반되면 숙변대장염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더욱이 환자가 SIRS, 패혈증 혹은 패혈성 쇼크가 합병된 중한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경우라면 조기의 수술적 치료가 사망률을 감소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Trans Abstract
Background/Aims:
Stercoral colitis is an inflammatory condition related to increased intraluminal pressure, itself caused by impacted fecal material. Stercoral colitis is a rare condition and has a generally poor prognosis. The aims of this study were to investigate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outcomes of stercoral colitis according to management strategy.
Methods:
From January 2004 to August 2009, 11 patients were diagnosed with stercoral colitis at our center. The medical records of these individuals were reviewed retrospectively with regard to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management strategy, and clinical outcomes. We defined severe stercoral colitis as stercoral colitis complicated by 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sepsis, or septic shock.
Results:
Eleven patients (three men and eight women) with a mean age of 70±8 years were included. Ten patients were elderly with constipation as a predisposing factor. Nine patients had severe stercoral colitis according to out criteria. Of these, five patients underwent surgery, and the other four were treated with a conservative management strategy. One patient (20%) in the surgical group and all patients in the conservative management group (n=4) died.
Conclusions:
Stercoral colitis should be considered in elderly patients with predisposing factors and presents as fecal impaction with colonic wall thickening or pericolic fat stranding on CT scan. In patients with severe stercoral colitis, early surgery may be effective in reducing mortality. (Korean J Med 2011;80:187-192)
서 론
숙변대장염(stercoral colitis)은 대장에 분변이 꽉 채워져 장관 내 압력이 증가되고 이로 인해 장벽의 허혈 및 압력 괴사를 초래하여 발생하는 대장염이다[1-3]. 이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1894년에 처음 보고되었다[4]. 만성변비는 분변박힘(fecal impaction)을 유발하고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드물게 숙변대장염, 숙변궤양 혹은 숙변천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숙변천공의 경우 사망률이 22~23%로 보고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5,6]. 숙변대장염은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발생률이나 진단기준, 치료 방법에 따른 예후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들은 본원에서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임상적인 특성을 분석하고 치료방침에 따른 예후를 알아보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2004년 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강릉아산병원에서 임상적으로 숙변대장염이 의심되고 전산화단층촬영술(computed tomography, CT)에서 분변박힘 소견을 보이는 환자들 중 Heffernan 등[5]이 보고한 CT소견상 대장벽의 국소적인 비후가 관찰되거나 장 주위 지방침윤 소견이 보이는 경우를 숙변대장염으로 진단하였다. 그 외에 CT 상에서 숙변천공을 암시하는 장관외가스가 보이는 경우와 분변박힘 소견과 함께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숙변궤양이 관찰되는 경우도 진단기준에 포함하였다. 총 11예가 포함되었고, 전신성염증반응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SIRS), 패혈증 혹은 패혈성 쇼크가 동반된 경우를 중한 숙변대장염(severe stercoral colitis)로 정의하였다. 이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조사하여 연령, 성별, 임상증상, 동반질환, 유발요인, 치료, 임상경과 및 사망률을 조사 분석하였다.
결 과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11명의 환자들 중 남자가 3예, 여자가 8예였고, 나이는 51세에서 81세까지였으며 평균연령은 70±8세였다. 9명의 환자에서 만성변비의 과거력이 있었다. 2명은 폐렴으로 인한 기관지천식과 만성폐쇄성폐 질환의 급성악화로 입원하여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거동이 제한된 환자였으며, 하제와 관장으로 치료하였으나 1주 이상 변비 증상이 지속되어 숙변대장염이 발생한 경우였다. 변비의 선행 요인으로 거동제한, 뇌졸중,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와 같은 변비 유발제제의 복용력 등이 있었다. 1예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로 거동제한이 있었고,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다른 1예는 불안장애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거동제한이 있었던 환자 5예, 뇌졸중 환자 4예, 당뇨병 환자가 2예 있었다(표 1).
패혈성 쇼크로 인해 의식상태가 저하되어 증상을 알 수 없었던 2예를 제외한 9예의 환자에서 복부 동통을 호소하였고, 7예에서 고열이 있었으며 1예에서 체온저하가 있었다. 이들은 마지막 배변일로부터 5일에서 10일 후 증상이 발생하였다.
2예는 특별한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을 정도의 경한 환자들이었고, 수술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하제와 관장 등의 보조적인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2예 중 1예에서는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였다. 9예는 임상적으로 패혈증 혹은 패혈성 쇼크가 동반되어 중한 상태로 판단되었으며, 이들 중 4예는 항생제를 포함한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였고, 나머지 5예는 항생제 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였다.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한 4예는 모두 사망하였으나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한 5예 중 4예는 호전되어 퇴원하였고, 나머지 1예는 입원 한 달 만에 기저 질환인 방광암의 다발성 전이로 사망하였다. 임상적으로 패혈증이나 패혈성 쇼크가 동반된 환자에서 사망률은 55.6%이지만 보존적인 치료만 시행한 군의 사망률은 100%로 높았으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군의 사망률은 20%로 낮았다(표 1).
숙변천공이 동반된 3예는 중한 숙변대장염의 소견을 보였고, 모두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2예는 호전되어 퇴원할 수 있었으나 1예는 1달 후 기저 질환인 방광암의 다발성 전이로 사망하였다.
본 연구에 포함된 모든 환자의 CT 검사에서 분변박힘 소견이 관찰되었고, 1예를 제외한 10예에서 숙변대장염을 의심할 수 있는 대장주위 지방침윤, 대장 벽의 비후 혹은 창자벽 공기증 등의 소견이 관찰되었다(그림 1). 11예 중에서 5예에서 내시경적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이들 중 4예는 CT소견상 분변박힘을 동반한 숙변대장염의 소견을 보인 위치에 심한 부종과 함께 자발출혈, 점막의 유약성 및 미만성 궤양을 보이는 대장허혈 소견이 관찰되었다. 1예는 오름잘룩창자와 가로잘룩창자에 1.5~2 cm 정도 크기의 숙변궤양이 관찰되었다(그림 2). 1예는 구불창자보개검사(sigmoidoscopy)에서 직장부터 구불잘룩창자에 걸쳐 다수의 숙변궤양 소견과 함께조직학적 소견상 숙변대장염을 의심할 수 있는 전층괴사 소견을 보였다(그림 3). 중한 숙변대장염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후 얻은 검체의 육안 소견은 대장의 광범위한 확장과 점막주름의 소실이 동반된 괴사가 관찰되었다(그림 4).
고 찰
만성변비는 분변박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숙변대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5]. 숙변천공에 대한 논문은 외과적 영역에서 일부 보고되고 있지만 숙변대장염에 대한 예는 매우 적다. 이는 숙변대장염이 드문 질환일 뿐만 아니라 진단기준이 모호하고 의사들의 인식부족으로 인해 간과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숙변대장염의 유병률에 대한 보고는 없지만 1959년 Grivalsky와 Bowerman [2]은 일년 동안 대장천공으로 사망한 175예의 부검소견상 10예(5.7%)에서 숙변궤양을 발견하였고, 그 중 4예(2.2%)에서 천공이 동반된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Maurer 등[7]도 대장천공 중 숙변천공이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 숙변대장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빈도 이상으로 발생함을 보여주고 있다. 숙변천공이 숙변대장염의 심한 경우라 생각하면 숙변대장염의 발생빈도는 더욱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성 변비와 분변박힘이 심해지면 숙변대장염이 발생할수 있다. 따라서 만성 변비의 원인이 숙변대장염을 유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본 연구에서 숙변대장염의 유발 요인으로 제시한 당뇨병, 갑상샘기능저하증, 뇌졸중, 약물들(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제산제, 칼슘통로차단제) 등은 만성 변비의 원인[8,9]과 유사하다.
숙변대장염은 생리학적으로 탈수된 대변의 복합체 형성(conglomeration)에 의해 발생한 대변덩이(fecaloma)와 관련이 있다[1]. 대변덩이는 대장의 내강을 팽창시키고 장벽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켜 혈액의 공급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하제, 관장 혹은 수기 탈감입(manual disimpaction) 등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관허혈이 발생하게 되고 더 심해지면 궤양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1-3]. 숙변궤양은 보통 원형이고 크며 경계가 분명하고, 약 27%의 예에서는 다발성으로 발생할 수 있다[1,10].
숙변대장염은 아직까지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기 때문에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변비의 유발요인을 가진 환자가 복통을 주소로 내원하였을 때, 복부 CT 검사를 시행하여 분변박힘과 함께 대장의 내강이 팽창되어 대장벽이 얇게 관찰되고, 대장벽의 국소적인 비후가 관찰되거나 장 주위 지방침윤 소견이 있으면 숙변대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5]. 이미 숙변천공이 발생한 경우에는 장관외가스 혹은 농양이 보일 수 있다. 조직학적 소견으로는 전층괴사, 뚜렷한 경계를 갖는 궤양, 고유판에 단핵세포의 침윤 혹은 막힌틈(crypt) 농양 등이 있다[5].
본 연구 결과 총 11예 중 경한 숙변대장염 2예는 하제 및 관장 등의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호전되었다. 중한 숙변대장염의 경우 9예 중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고 항생제, 하제, 수액요법 및 관장 등의 보존적인 치료만 시행한 경우는 모두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하였다. 그러나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한 경우 5명 중 1명만 사망하였다.
본 연구는 대상환자군이 제한적이고 후향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중한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환자 중 보존적인 치료만 받은 환자군에 수술을 시행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환자가 포함되어 사망률이 더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한 숙변대장염의 경우 보존적인 치료를 한 군의 모든 환자들이 사망한 점을 고려할 때,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이런 환자들을 회복시키기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변비와 분변박힘은 대장 내강의 압력을 증가시키고 장벽의 허혈 혹은 숙변대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숙변천공이나 숙변복막염 등을 일으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숙변대장염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환자는 변비의 예방을 위한 사전 교육 및 치료가 필요하며, 복통과 함께 CT소견상 분변박힘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는 하제, 관장 혹은 수기 탈감입 등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SIRS, 패혈증 혹은 패혈성 쇼크와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 중한 숙변대장염으로 진단된 환자의 경우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