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수근골은 태생기에 형성되기 시작해서 연골화 및 골화를 통해 근위열 4개와 원위열 4개로 총 8개의 뼈들로 만들어진다. 수근골의 골유합은 원인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뉘어지고, 이 중에 선천성 골유합은 태생기에 수근골간의 관절이 형성되지 않아 생기며 인종과 성별에 따라 유병률은 다르지만 약 0.1%로 보고되고 있다1). 수근골 유합은 대개 인접한 2개의 뼈가 유합되며 가장 흔한 것은 월상골-삼각골간의 유합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두골-유구골간의 수근골 유합은 Dwight 등2)에 의해 1907년에 처음 보고되었다. 이러한 수근골간의 선천성 골유합은 대부분 무증상이며 기능적인 장애가 동반되는 것이 드물어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는 것이 많다.
국내에는 현재까지 보고된 선천성 수근골 유합은 원 등3)이 보고한 1예가 유일하며, 유두골-유구골간의 유합 소견에 관한 보고는 아직 없다. 이에 저자들은 손목에 통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선천성 수근골 유합(유두골-유구골) 소견을 2예에서 관찰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증례 1
환 자: 여자, 39세
주 소: 6개월간의 좌측 손목의 경미한 통증
현병력: 6개월 전부터 심한 운동시 좌측 손목의 경미한 통증이 발생하였으며, 이후 증상이 지속하여 내원함.
과거력, 가족력: 특이사항 없음.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정상소견을 보였고, 전신상태는 양호하였다. 좌측 손목의 경미한 압통소견을 보였으나 부종, 열감 및 발적의 소견은 없었고, 좌측 손목의 운동 범위는 정상소견을 보였다. 그 외 특이소견은 없었다.
검사 소견: 특이사항 없음.
방사선 소견: 좌측 손목의 단순 방사선 사진의 전후 및 측면 촬영에서 유두골-유구골 간의 수근골 유합 소견을 보였다(그림 1). 좌측 손목의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유두골-유구골 간의 등부 유합 소견을 보였다(그림 2, 3).
치료 및 경과: 보존적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외래에서 경과관찰 중이다.
증례 2
환 자: 55세, 여자
주 소: 1년간의 우측 손목의 통증
현병력: 1년 전부터 우측 손목에 심한 운동시 경미한 통증이 발생하였으며, 이후 증상이 지속하여 내원함.
과거력, 가족력: 특이사항 없음.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정상소견을 보였고, 전신상태는 양호하였다. 우측 손목의 경미한 압통소견을 보였으나 부종 열감 및 발적의 소견은 없었고, 우측 손목의 척측변위시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운동 범위는 정상소견을 보였다. 좌측 손목은 정상소견을 보였다.
검사 소견: 특이사항 없음.
방사선 소견: 양측 손목 관절의 단순 방사선 사진의 전후 촬영에서 양측 손목 관절 모두 유두골-유구골간의 유합 소견을 보였으며 그 외 특이소견은 없었다(그림 4).
치료 및 경과: 보존적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외래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선천성 수근골 유합은 수근골간의 관절이 태생기의 공동화(cavitation)에 따른 관절 형성부전에 의해 생기는 기형이다4). 선천성 수근골 유합의 유병률은 약 0.1%로 알려져 있으나1) 미국내 흑인은 1.6%5), 아프리카인은 8%로 백인보다 흑인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며6), 남자보다는 여자가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 수근골 유합은 2개 또는 그 이상의 인접한 뼈들로 이뤄지며, 가장 흔한 것은 월상골-삼각골간의 유합이고, 다음으로 유두골-유구골간의 유합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다각골-유두골간의 골유합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유두골-유구골간의 선천성 골유합은 Dwight 등2)이 1907년 처음으로 발표한 이래 여러 저자들에 의해 보고되었다. 유두골-유구골간의 선천성 골유합의 유병률은 흑인들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8) Singh 등은 인종에 따른 유병률 조사에서 동아프리카인 0.14%, 백인 0.25~0.29%, 서아프리카인 0.4~0.8%으로 보고하기도 하였다7). 유두골-유구골간의 선천성 골유합은 대개는 양측성으로 동반되지만 일측성으로 보고된 경우도 있다6).
수근골 유합은 대개 무증상으로 기능적인 장애를 수반하는 것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부분적 유합이나 낭성변화를 동반할 때는 증상을 동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유합된 관절 사이에 소실된 운동기능으로 인해 주위 관절의 보상적인 운동이 증가하면서 주위 연부조직에 자극을 주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10). 또한 완전 유합의 경우에는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Stabler 등은 무증상의 월상골과 삼각골의 유합을 가진 환자들에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한 결과 퇴행성관절염 환자와 유사하게 스트레스나 외상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하였다11).
수근골 유합은 후천적 원인에 의해 생길 수도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외상, 수술 및 약물에 따른 관절 파괴를 들 수 있다7). 수근골 유합을 일으키는 약물로는 임신 초기 탈리도마이드 복용에 의한 것과 모성 알콜 중독에 따른 태아 알코올 증후군에 의한 유두골-소다각골 유합을 들 수 있다7). 수근골 유합에서 골유합의 시기는 다양한데, 유두골-유구골간의 유합은 대개 2세 이전에 일어지만6) 드물게 8세 이후에도 생길 수 있으며12), 월상골-삼각골간의 유합은 6~15세경에6,12), 유두골-소다각골은 14세경으로 알려져 있다12).
수근골 유합은 단독으로 생길 수도 있으나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질환으로는 Ellis-van Creveld 증후군, 결합지, 선천성 다발성 관절만곡증, 박리성 골연골염, 터너증후군, 태아 알코올 증후군, Holt-Oram 증후군, 이구개지단 증후군, 이영양성 왜소증 등이 알려져 있다7). 이 중 Ellis-van Creveld 증후군, 결합지,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유두골-유구골 유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Ellis-van Creveld 증후군, 결합지, 선천성 다발성 관절 만곡증, 이영양성 왜소증과 터너증후군은 대개 3개 이상의 뼈들이 유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선천성 수근골 유합에서 치료는 무증상인 경우에는 거의 필요하지 않고, 관절염, 신경통 및 골절과 같은 이차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행해지며, 치료법으로는 관절고정, 감압 및 수근골 제거와 같은 방법이 행해질 수 있다9).
본 증례에서는 2예 모두 여자였으며, 모두 유두골-유구골 간의 선천성 골유합 소견을 보였다. 이제까지 보고된 대부분의 유두골-유구골간의 유합에 대한 증례에서는 증상이 없었으나 본 증례에서는 2예 모두에서 운동시에 불편함을 호소하였고, 경미한 압통 소견을 보였으나 동반된 질환이나 다른 선천성 기형은 없었고, 관절 운동범위도 비교적 잘 유지되었다. Singh 등7)의 수근골 유합의 분류법에 따르면 증례 1은 Type II (b) Dorsal fusion 형태를 보였으며, 증례 2에서는 전산화단층촬영을 하지 않아 정확한 분류를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