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관상동맥누공은 드문 심기형으로 1865년 Krause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다1). 관상동맥과 폐동맥, 우심방, 우심실 간의 연결이 흔하나 좌심방, 혹은 좌심실로 연결되는 경우도 드물게 발견되기도 한다2-4). 증상으로는 60%에서 피로감 및 운동 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3~7%에서는 관상동맥 ‘steal’에 의한 협심증 및 심근경색이 나타난다. 19%에서는 울혈성 심부전증이 나타나고 20%에서 심내막염이 발생하며 드물게 자연적으로 파열하여 혈성심낭 및 심낭압전을 초래한다5). 증상이 있는 관상동맥누공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심도자를 이용한 선택적인 색전술도 수술과 동일한 수준의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6-8). 한편, 의인성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는 심도자의 조작과 관련된 혈관 손상으로 발생하고 자연경과상 관상동맥의 완전패쇄를 일으켜 혈류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만들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9). 저자들은 다발성 관상동맥누공의 선택적인 코일 색전술 도중 의인성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를 경험하고 치료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환 자: 한〇선, 여자, 44세
주 소: 호흡곤란
현병력: 2년 전부터 명치 불쾌감 있어 소화기 내과에서 위식도 역류를 진단받고 약물치료 중이던 환자로 내원 1달전부터 시작된 운동 시 유발되는 호흡곤란을 주소로 외래를 방문하였다.
과거력: 2년 전부터 소화기내과에서 위식도 역류를 진단 받고 약물치료 중이었다.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혈압은 120/80 mmHg, 맥박은 80회/분, 호흡수는 20회/분, 체온은 36℃였고, 다른 신체검사에서 특이소견은 없었다.
검사실 소견: 내원 당시 creatin kinase (CK)는 64 U/L, CK-MB는 6.8 ng/mL, troponin I (TnI)은 <0.01 ng/mL로 정상이었다. 또한 말초혈액검사, 혈청 생화학 검사, 전해질검사, 지질검사 및 요검사에서는 이상소견은 없었다.
심전도 및 흉부 X-선 검사 소견: 내원 당시 심전도 및 흉부 X-선 검사는 정상이었다.
다검출 나선형 CT (MDCT) 소견: 좌전하행지의 근위부와 중간부에서 기시하는 관상동맥누공이 관찰되었고, 우관상동맥에서도 개구부와 근위부에서 기시하는 관상동맥누공이 관찰되었다(그림 1A). 또한 관상동맥누공을 통해 조영제가 폐동맥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확인되었고, 대동맥근보다 폐동맥의 내경이 상대적으로 더 커진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그림 1B).
관상동맥 조영술 및 중재시술 소견: 우측 요골동맥을 이용한 진단적 관상동맥 조영술상 협착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폐동맥으로 유출되는 5개의 관상동맥누공이 관찰되었다. 우관상동맥의 개구부와 근위부에서 기시하는 2개의 큰 관상동맥누공이 관찰되었고, 좌주간부에서 기시하는 작은 관상동맥누공 1개와 좌전하행지의 근위부와 중간부에서 기시하는 2개의 큰 관상동맥누공이 관찰되었다. 저자들은 우선 우관상동맥에서 기시하는 2개의 관상동맥누공에 대해 성공적으로 코일 색전술을 시행하였다(그림 2A, 2B). 다음으로 좌전하행지의 근위부와 중간부에서 기시한 관상동맥누공들에 대해 코일 색전술을 시도하였다. 먼저 좌전하행지의 중간부에 2개의 코일을 삽입하여 색전술을 시행하였는데 순간의 부주의로 인하여 두 번째 코일의 꼬리부분이 좌전하행지로 돌출되고 좌전하행지의 혈행이 느려지는 소견이 관찰되어 중간부에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였다. 다음으로 좌전하행지의 근위부에서 기시하는 관상동맥누공에 대해 코일 색전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그림 3A, 그림 3B). 그러나 코일 색전술을 마치고 시행한 관상동맥 조영술에서 좌주간부의 관상동맥 박리가 관찰되었다(그림 4A). 환자의 활력징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증상의 호소는 없었지만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NHLBI) classification type C혹은 D에 해당하는 관상동맥 박리였으며 박리가 원위부와 근위부로 진행하고 있었기에 즉각적인 긴급 스텐트(Taxus 4.5×20 mm, Boston Scientific) 삽입술을 시행하였다(그림 4B). 그러나 혈관내 초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 부위에 삽입한 스텐트의 내경이 혈관의 내경에 비해 작은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5A). 이에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 부위에 추가적인 스텐트(Liberte 5.0×24 mm, Boston Scientific) 삽입술을 시행하고 혈관내 초음파검사로 스텐트가 혈관 내에서 완전히 확장된 것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실시하여 좌주간부의 조영제 저류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였고, Thrombolysis in Myocardial Infarction (TIMI) flow grade 3의 관상동맥 혈류를 확인하였다(그림 5B). 스텐트 삽입술 후에 좌주간부에서 기시하는 작은 관상동맥누공은 코일 색전술 없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었다.
치료 및 경과: 환자는 시술 후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았으며, 입원 4일째 퇴원하였고, 이후 별다른 증상이 없이 호흡곤란이 호전된 상태로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관상동맥누공은 관상동맥과 다른 분지의 관상동맥 또는 관상동맥과 정맥 순환계가 연결되는 비교적 드문 혈관기형으로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생되나 후천적으로 혈관성형술이나 흉부 수술 후 발생하기도 한다2,10). 혈관 조영술 시 우연히 발견될 확률은 약 0.1%로 보고되고 있다10). Baue 등11)은 관상동맥 누공의 자연 진행에 대한 가설을 기술하였는데 태생기와 신생아 시기는 폐동맥압이 높기 때문에 폐동맥에서 관상동맥으로 혈액이 흐르며 영유아기까지 지속되나 유아기를 지나면서 폐동맥 혈류압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혈류 방향이 역전되어 관상동맥에서 폐동맥으로 혈류가 흐르게 되어 성인이 된 후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누공의 크기가 점차 커지고 그로 인한 관상동맥 관류가 줄어드는 관상동맥 ‘steal’ 현상이 심화되어 심근 허혈이나 심부전이 발생하는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11). 따라서 관상동맥누공은 젊은 나이에서는 대개 증상이 없으나 나이가 들수록 증상 발현율이 높아진다. 본 증례에서 환자는 평소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나 관상동맥 ‘steal’ 현상이 악화되면서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되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어떠한 인자로 인해 ‘steal’ 현상이 악화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관상동맥누공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심도자를 이용한 선택적인 색전술이 있다. 수술적 치료로는 관상동맥 근위부 결찰술이 주로 사용되나 심도자를 이용한 선택적인 색전술도 수술과 동일한 수준의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6-8). 심도자에 의한 코일 색전술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누공에 혈류공급을 하는 관상동맥 혈관분지를 정확히 도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색전술 시술 중 부주의로 다른 큰 혈관 분지에 색전술이 시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다발성으로 연결되는 누공이 아니며, 누공형태가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12). 본 환자에서는 다발성 누공이었기에 수술을 권유하였으나 환자가 거부하였고, 젊은 여자 환자였기에 상처가 남지 않고 비교적 회복이 빠른 코일 색전술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다발성 관상동맥누공을 코일색전술로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가 발생했는데, 이는 배후 지지력의 확보를 위해 여러 종류의 심도자 사용 및 심좌법 등 과도한 심도자 조작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는 진단적 목적의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관상동맥 중재술 중 드물게 발생하나 상당한 관상동맥 관류저하를 초래하여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게 될 수 있고, 이때 빠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9). 의인성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는 흔히 다른 관상동맥 부위에 있는 병변의 중재술 도중에 심도자의 조작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혈관 손상의 결과로 발생한다. 특히, 요골 동맥을 통한 관상동맥 조영술 시에는 쇄골하 동맥이나 무명 동맥의 굴곡, 근위부 혈관의 굴곡으로 인하여 심도자 삽관이 어렵거나 불안정 할 수 있다13). 본 증례에서는 요골 동맥을 통해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였고, 좌전하행지의 근위부에서 기시하는 관상동맥누공의 굴곡때문에 심도자 삽관을 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심도자 조작이 이루어져 좌주간부 관상동맥 혈관 손상을 초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의 치료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과 응급 관상동맥 우회술이 있을 수 있다14). 응급 관상동맥 우회술의 경우 장시간의 심근 관류장애로 인한 심부전 등으로 성공적인 수술 후에도 사망하는 경우가 있고,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관상동맥 시술 도중 발생한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에 대한 스텐트 삽입이 기술적으로 안전하고 단장기적인 결과가 좋음을 보고하고 있다9,15). 본 증례에서는 좌주간부 박리가 발생하고 나서 즉각적으로 긴급 스텐트 삽입술을 시도하여 성공적인 치료를 하였다. 그러나 좌주간부 박리 부위에 삽입한 스텐트의 직경이 혈관의 내경에 비해 작아 두 번의 스텐트 삽입을 하였다. 따라서 스텐트의 크기를 선택함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좌주간부 관상동맥 박리의 발생에 대한 예방과 심도자의 선택과 조작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13).
저자들은 관상동맥누공을 심도자 코일 색전술로 치료하던 중 예상치 못한 두 가지의 합병증을 경험하고 이를 치료 후 증상 호전을 보인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