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Churg-Strauss 증후군은 기관지 천식, 호산구 증가증, 혈관염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 질환이다. 위장관 침범 증상은 비교적 흔하지만, 담낭염은 담석 유무와 관계없이 문헌 보고가 드물다. 저자들은 무결석 담낭염으로 내원한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배〇〇, 여자, 23세
주 소: 우상복부 통증
현병력: 병원 방문 3일 전부터 발생한 복통으로 외부병원에서 급성 담낭염 추정하에 항생제를 이용하여 보존적 치료하였으나 증상 호전 없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였다. 환자는 이전부터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다 하며, 1년 전 기관지 천식으로 진단되어 간헐적으로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본원 내원 당시 발열과 함께 우상복부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고, 통증은 식후에 심해지며 간혹 등으로 방사되는 양상을 보였다.
과거력: 10년 전 충수절제술을 6년 전 장폐색으로 유착박리술을 받았다.
가족력 및 사회력: 특이사항 없었다.
이학적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10/70 mmHg, 맥박수 72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8.5℃였으며, 우상복부에 심한 압통이 있었다.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머피 징후가 관찰되었다. 흉부 청진에서는 양측 폐하에 수포음이 들렸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검사상 백혈구 17,000 mm3 (호중구 32%, 호산구 50%), 혈색소 14.6 g/dL, 혈소판 305,000 mm3, AST 16 IU/L, ALT 19 IU/L, ALP 218 IU/L, LDH 519 IU/L, total bilrirubin 0.96 mg/dL, total protein 7.2 g/dL, albumin 3.1 g/dL, BUN 3.1 mg/dL, creatinine 0.5 mg/dL, CRP 12.68 mg/dL였다. 항호중구 세포질항체(ANCA) 양성이었다.
방사선 소견: 내원 당시 흉부 단순방사선촬영과 복부 단순촬영은 모두 정상이었다. 부비동 촬영에서 양측 상악동의 음영 증가가 관찰되었다. 복부 초음파검사와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담낭벽의 비후가 관찰되었고, 담석은 보이지 않았다.
임상경과: 우상복부 압통과 발열, 백혈구 증가, 복부 초음파 검사시 Murphy’s sign 양성소견, 복부 초음파검사 및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담낭벽의 비후 소견(그림 1) 등을 보여 Tokyo guidelines에 따라 담낭염으로 진단하였고1), 응급실에서 경피경간적 담낭 배액술을 시행받고 일반외과로 입원하였다. 제3병일 후, 좌측 하지가 붓고 홍반이 나타났으며, 점차 양측 상하지로 범위가 넓어지고, 사지감각이상을 호소하였다. 제6병일에 피부 괴사 소견(그림 2)을 보여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혈액검사상 백혈구가 26,750 mm3 (호산구 15,782 mm3)까지 증가하였다. 호흡곤란 증상도 있어 호흡기내과로 전과되었고, 흉부 단순방사선촬영 및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상에서 양측 폐야에 침윤이 관찰되었다(그림 3). 피부 병변 조직검사상에서 호산구 침윤을 동반한 혈관염이 관찰되었다(그림 4). 미국류마티스협회(ACR) 기준 6개를 모두 만족하여 Churg-Strauss증후군으로 진단하여, 3일간 메틸프레드니솔론 강압요법(1 g/day)을 시행하였고, 이후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cyclophosphamide (600 mg/m2)를 병용 투여하였다.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 2일 후부터 피부 병변이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점차 신경증상과 호흡곤란도 호전되었다. Cyclophosphamide는 강압요법으로 3주 간격으로 2회만 시행되었고,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 1 mg/kg/day)는 4주 후 감량하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호흡기내과로 전과되면서 감염의 우려 등으로 배액관 삽입한 지 2주 만에 제거하였는데, 배액관 제거 3일 후에 담즙 유출에 의한 담즙성 복막염이 발생하여 내시경적 역행성 담도 배액술과 내부 배액술 등을 시도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내원 2개월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받았다. 환자는 프레드니솔론 15 mg으로 감량하여 퇴원하였고, 현재는 프레드니솔론 5 mg을 유지하며 특별한 문제없이 외래에서 경과관찰 중이다.
고 찰
Churg-Strauss 증후군은 폐, 말초 신경, 피부 등의 작은 혈관을 침범하는 전신적 혈관염으로, 특징적으로 천식, 부비동염,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다2). 진단은 1990년 미국류마티스협회(ACR)에서 발표한 기준에 따라 기관지 천식, 말초혈액에서 10% 이상의 호산구 증가, 단발 혹은 다발 신경병증, 흉부 단층촬영에서 폐침윤, 부비동염, 조직소견에서 혈관주위 호산구 침윤 중 네 가지 이상을 보이는 경우 진단이 가능하다3). 하지만 이러한 질환의 특징들이 질병 특유의 소견은 아니다. Churg-Strauss 증후군을 암시하는 두 가지 병리소견은 괴사성 혈관염과 호산구에 의한 혈관외 괴사성 육아종인데, 혈관외 조직의 호산구 존재가 좀 더 특이적인 소견이다. 그러나 병리소견 역시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특히 혈관벽의 호산구 침윤은 다른 종류의 혈관염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질병 특유의 소견도 아니다3-5). 이처럼 Churg-Strauss증후군의 진단은 확실치가 않다. 대개 진단은 임상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행해지지만, 진단 기준을 적용하는데 있어 가능하면 조직 검사 결과는 얻어져야 한다6,7).
임상양상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천식이나 비염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전구단계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며, 두 번째 단계에서는 호산구가 폐나 위장관을 침범하여 호산구성 폐렴이나 위장관염 등을 일으키고, 이어서 전신적 혈관염을 보이는 세 번째 단계로 진행한다8,9). 최근 3개의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가장 흔히 침범하는 장기는 말초신경(65~76%)이고, 다음으로 폐(51~65%), 피부(52~57%) 순이며, 위장관 침범은 22~32%로 보고되었다10-12). 위장관 침범시는 복통, 복수, 설사, 천공, 출혈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으며 췌장염이나 담낭염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2,6). 특히 담낭염은 결석성, 무결석성에 관계없이 문헌 보고가 많지 않은데, 문헌 검토상 무결석성 담낭염이 더 많이 보고되어 있다. 무결석 담낭염은 심한 외상, 화상, 비경구적 영양 공급을 받는 경우에 생길 수 있으며, 전신성 혈관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성 혈관염의 경우 담낭벽의 미세순환 장애로 무결석 담낭염을 일으킬 수 있다13).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에서 담낭염 발생에 대한 국내 문헌 보고는 2예에 불과한데, 두 증례 모두 담낭 조직검사는 시행되지 않았고, 김 등이 발표한 증례는 조직검사 없이 ACR기준 4개를 만족하여 진단된 증례였다13,14). 본 증례에서는 피부 조직검사에서 호산구 침윤을 동반한 혈관염은 관찰되었으나, 추후에 실시된 담낭절제술의 조직절편에서는 특징적인 조직검사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는 담낭절제 수술을 받기 전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받고 임상적으로 호전된 상태여서,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조직소견도 호전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저자들은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에서 발생한 담낭염 증례 중 본 증례와 같이 담낭조직에서 특징적인 혈관염이 없었던 경우를 조사해 보았으나 국내외를 통틀어 문헌 보고가 많지 않았다. 유사한 증례로는 Suzuki 등이 보고한 증례에서 담낭 조직에서 괴사성 혈관염은 보였으나, 특징적인 호산구 침윤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는데, 저자들 역시 스테로이드 치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15). 다른 장기를 침범한 증례 중, Kikuchi 등이 신장을 침범한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치료 후 두 번째 조직검사를 했을 때 조직소견이 호전된 것을 보고한 바 있다16).
최근에 Churg-Strauss 증후군을 항호중구 세포질 항체(ANCA) 유무에 따라 분류하여 그 임상양상이나 병태생리 등을 비교하는 문헌들이 발표되고 있다. Churg-Strauss 증후군은 그 임상양상이나 병리학적 특징이 Wegener육아종이나 현미경적 다발성 혈관염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항호중구 세포질 항체(ANCA) 관련 혈관염의 하나로 여겨지나, 이 두 질환은 천식이나 조직학적 호산구 침윤 등이 없어 구분된다. 또한 Wegener 육아종과 현미경적 다발성 혈관염에서는 ANCA가 75~95%정도에서 발견되지만4,17), 최근 두 연구에 의하면 항호중구 세포질 항체(ANCA)는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들 중 40%정도에서만 양성을 보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두 연구에 의하면 ANCA 유무에 따라 임상양상 등이 다소 차이가 나는데, ANCA 양성은 소혈관염과 관련되어 신장침범이나 단발성 신경병증을 주로 보이고, ANCA 음성인 경우는 혈관주위나 조직에 호산구 침윤이 더 흔하고 심장과 폐 침범이 더 높다고 한다11,12).
Churg-Strauss 증후군의 치료는 통상 프레드니솔론 1 mg/kg/day을 사용하며, 중증인 경우 메틸프레드니솔론(15 mg/kg)을 3일간 정맥투여 할 수 있다. 보통 수주 후 임상적 반응에 도달하면 스테로이드는 천천히 감량할 수 있는데, 대개의 환자는 스테로이드의존성 천식때문에 유지용량을 필요로 한다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