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조기진단
Screening and surveillance of hepatocellular carcin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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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Hepatocellular carcinoma (HCC) is common cancer in Korea. Although HCC has been decreased recently, mortality rate is still high, especially in the 6th decades in men. While hepatitis B and C viral hepatitis is the most common cause of HCC, alcoholic hepatitis is being the major risk factor in Korea. For early detection of HCC, it is important to identify the risk group and to monitor with regular interval. Serum alpha fetoprotein and abdominal ultrasonography is mainstay for screening of HCC. Recently, new advanced techniques, including new biomarkers have been developed and introduced, but it is not certain for its usefulness as a screening method. The screening program suggested by National Cancer Center and associated society of liver disease is widely used in Korea. Based on screening programs, individual personalized surveillance program is needed for the high risk patients in practice. (Korean J Med 79:224-230, 2010)
서 론
간에 발생하는 종양의 대부분은 간세포에서 기원하는 간세포암으로 우리나라 원발 간암의 약 85%를 차지하며 기타 간내 담도암, 간내담도암과 간세포암의 혼합형, hepatoblastoma, 전이암종 등의 다양한 종양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이 중 간세포암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흔한 종양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이 되었을 때의 치료 성 적이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은 암종으로 분류되고 있다1). 우리나라에서의 간암 발생률은 2007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전체 암 발생자 161,920명 중 14,924명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자가 여자보다 흔하여 성별 기준으로 하였을 때 남자는 4위, 여자는 6위의 흔한 종양으로 보고되고 있다(표 1, 2)2). 특히 남자의 경우 35~64세 연령군의 흔한 암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간세포암의 원인이 B형이나 C형간염바이러스로 인한 원인뿐 아니라 음주로 인한 만성 간질환이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생존율은 2002년 이후부터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데, 이것은 조기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가적으로 간암에 대한 조기검진 홍보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간암이 초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간암의 주요 원인인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이 의무화되었고, 만성 B형간염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발전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간암은 다른 위장관 종양에 비해 자각 증상이 별로 없지만 위험군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검진 대상자를 정하기가 용이한 편이다. 조기 검진을 크게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간암에 잘 걸릴 수 있는 위험군을 구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직 간암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위험군으로 분류된 대상에 대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감시 검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논문에서는 간세포암을 중심으로 주로 두 번째의 조기검진 의미로 위험군에 대한 감시(surveillance) 검사 방법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간암의 위험인자
간경변증 같은 만성 간질환, B형과 C형간염바이러스 감염, 음주, 비만, 흡연, 아플라톡신, 유전성 질환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성별로 비교하였을 때 남자가 여자에 비해 위험도가 더 높으며 연령별로 보았을 때, 30세 이하에서 드물고 40세 이상부터는 위험도가 증가한다3).
1.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간경변증과 같은 만성 간질환은 그 원인에 관계없이 간암의 위험도가 높다.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약 73~85%는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간경변증으로 사망한 환자를 부검해 보면 약 20%에서 간암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다4,5). 간경변증의 원인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서 유럽이나 북미의 경우 C형간염과 음주로 인한 간경변증이 흔하지만, 아시아에서는 B형간염이 더 흔한 원인이다6). 바이러스 감염 이외의 원인으로는 알코올, 선천성 혈색소증, 원발성 담즙성 경화증, 기타 대사성 질환 등이 있지만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을 때 매년 약 1~6%의 비율로 간암으로 진행된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염증 상태에서 반드시 경화 단계를 거쳐서 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성 간염이 있다면 검진의 대상군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7).
2. B형, C형간염바이러스
바이러스와 관련된 간경변증에서 간암이 발생하는 빈도는 연 3% 정도로 보고되어 있는데 유럽, 북미와 같은 서구 국가의 경우 연 1.5~2%인 것에 비해 B형간염바이러스의 호발 지역인 아시아에서는 연 3~7%까지도 보고되고 있다8).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1989~1994년까지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HBsAg의 양성률은 약 68.6~76%이며, HCV Ab는 3.2~9.8%로 보고하였다9).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을 일으키는 기전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지속적인 감염 상태가 되면, HBV DNA가 숙주의 세포 내로 끼어 들어가거나 반복적인 만성 염증 유발 등의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세포의 유전자 변화를 일으키고 이러한 상태에서 주위의 여러 인자와의 상승효과를 통해 간암이 유발될 수 있다10,11). 따라서 HBV 감염이 있는 상태에서 고령이거나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암이 더 잘 생길 수 있으며 남자, ALT 상승, AFP 상승, HCV와의 중복감염, 알코올 다량 섭취 등의 요소가 동반되어 있을 때에도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더 증가할 수 있다11).
HCV 감염은 만성적인 감염이 되었을 때 간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데, C형 감염 후 간의 섬유화가 발생하게 되면 그로부터 10~20년이 경과되면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12). C형간염의 경우도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유사하게 고령, 간경변증, B형 간염 바이러스와의 중복감염이 중요 위험인자이며 바이러스 아형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3. 알코올
알코올을 다량 섭취하는 경우 알코올 자체가 간암을 유발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장기간 과량의 상습적 음주자에서 간암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음주 자체가 간암을 유발하기 보다는 만성 간질환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며 그 결과로 인해 간암의 발생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알코올은 국제 암 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 기준에서 발암원으로 분류되어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간암 환자의 약 32%는 알코올성 간 질환이 원인이라고 보고하고 있다13). 국내에서도 음주량이 증가하고 음주문화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알코올과 관련된 질병의 발병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는데 특히 남자에서 알코올로 인한 간암의 위험도가 급격히 상승하였다14).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 간암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서도 특히 과량의 음주력이 있는 환자에서 간암 발생 위험도가 높다15).
4. 기타
비만이 있거나 이와 관련된 대사성 증후군이 있을 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steatohepatitis)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간경변증이 진행했을 때 역시 간암의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16,17). 국내에서도 최근 당뇨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흡연의 경우 뚜렷한 연관성이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IARC에서는 흡연 역시 발암 위험인자로 구별하였다. 국내에서도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바이러스성 간염이 있는 환자가 하루에 20개비 이상의 흡연을 하게 되면 간암의 발병위험이 의미있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8).
그 외 흔한 원인은 아니지만 아플라톡신 섭취, 유전적 이상 질환인 선천적 혈색소증, αl-antitrypsin 결핍증 등이 간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별과 연령도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는데, 간경변증 환자 중 AFP 수치가 정상이면서 53세 이하인 여자는 53세 이상 남자이면서 AFP가 상승되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 비해 간암의 발생률이 연간 1.5% 정도로 낮은 편이다19).
조기 검진 대상자
Zhang 등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 18,816명을 대상으로 하여 조기검진을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관찰하였는데, 6개월마다의 조기검진은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37%나 낮추는 결과를 보임으로 해서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증명하였다20).
일반적인 암의 조기 검진을 위한 대상은 성인 모두가 될 수 있지만 앞에서 나열한 바와 같이 간암의 경우 위험군이 비교적 분명하기 때문에 위험군을 선별하는 검사가 선행된 다음 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반복적으로 추적검사하는 감시검사가 효율적일 것이다. 30세 이하에서는 간암의 발생률이 매우 드물지만 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조기 검진은 시행해볼 수 있다. B형 간염 보균자 혹은 C형 간염 항체 양성자이거나 간경변증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40세 이상부터 모두 감시검사의 대상이 되며 조기 검진에서 간기능의 이상을 받았다거나 알코올성 혹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의심이 되는 상태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표 3과 같이 간암의 조기 검진 대상자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국내 간 관련 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개발한 암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있으며 40세 이상으로 간경변증이 있거나 B형, C형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조기 검진 방법
조기 검진을 위한 방법은 크게 혈청학적인 검사와 영상의 학적인 검사,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검사는 장단점이 있으며 민감도와 특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검사를 번갈아 하게 되면 오히려 한 가지 검사를 꾸준히 할 때 보다 더 효율이 낮다. 그렇기 때문에 간암 발병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영상의학적 검사와 혈액학적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 혈액학적 검사(serological test)
1) 혈청 알파태아단백(alpha fetoprotein, AFP)
AFP는 발생학적인 시기에 상승하였다가 태생 후 정상화되며 성인에서 그 수치가 다시 상승하였을 때에는 병적인 상태인 경우가 많다. 주로 간염, 간경변증, 간 종양, 간 내 전이된 암 등등 다양한 간 질환에서 상승하며 그 외에도 각종 위장관 종양에서 상승할 수 있다. 간암의 진단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검사이긴 하지만 간염과 같은 만성 간 질환에서도 간염의 활성도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가 측정될 수 있기 때문에 혈청 레벨이 정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해서 간암을 의심할 수는 없다. 일반 성인에서 AFP 수치가 16~20 ng/mL 이상 상승하면 60~62.4%의 민감도와 89.4~90.6%의 특이도를 갖기 때문에 B형, C형 감염 바이러스 감염이 있으면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떨어지게 된다21). 한 연구에서는 44명의 B형 간염 보균자를 추적검사하였을 때 AFP가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간암은 6명에서만 진단이 되었으며 나머지 환자들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가 활성화될 시기였거나 만성 간 질환이 진행하면서 AFP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22). 또한, 만성 C형 간염이 있는 환자에서도 간암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AFP가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자주 관찰되었다23). 실제 국내에서 조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경우 AFP가 3,200 ng/mL 이상이 되어야 간암에 대한 양성 예측치가 95%까지 도달하며24), 일반적인 기준인 20~37 ng/mL을 선별기준으로 적용하게 되면 간암 진단의 민감도는 39~64%, 특이도 76~91%, 양성 예측율은 9~32% 밖에 되지 않는다25,26).
종양의 크기 또한 AFP의 수치 변화의 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AFP를 분비하는 간암의 경우 종양의 크기와 AFP 수치가 비례하기 때문에 아주 초기 혹은 크기가 작은 간암에서는 AFP 수치가 그다지 높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7). 일반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1~2 cm가 되면 AFP 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크기가 작은 초기 간암뿐 아니라 진행된 간암에서도 약 30~50%는 정상 수치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AFP 하나만으로는 조기 검진 방법으로 적절치 않으며 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시 검사를 위해서는 영상의학적 검사와 병행해야 한다25).
그렇게 때문에 만약 위험군 환자에서 AFP가 200 ng/mL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역동적 조영증강 CT 혹은 MRI와 같은 검사를 추가해야 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2) des-γ-carboxyprothrombin (DCP, PIVKA II)
DCP 는 또 다른 이름으로 protein induced by vitamin K absence II (PIVKA II)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 검사는 주로 감시검사용이기보다는 간암의 진단적 목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간암의 초기 진단뿐 아니라 간암으로 수술 후 재발한 환자에서도 상승하기 때문에 수술 후 추적검사의 표지자로 이용되기도 한다27). AFP 상승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에 AFP나 DCP 한 가지의 검사를 단독으로 할 때보다 2가지의 검사를 동시에 하면 간암 진단의 민감도는 74.2%, 특이도는 87.2%까지 상승한다고 보고되고 있다28).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에서는 AFP 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DCP를 같이 검사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기검진용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
3) 기타
AFP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검사로 glycosylated AFP와 AFP의 비율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작은 간암의 경우 이 비율이 상승하기 때문에 진단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DCP 검사와 마찬가지로 이 검사 또한 조기진단 혹은 감시 검사용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의 진단을 위한 검사에 더 유용하다28,29). 그 외에도 fucosylated AFP, r-glutamyl transferase, glypican-3 등과 같은 혈청학적 표지자가 최근 간암의 진단율을 높이고 특이도와 민감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자주 보고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간암의 조기 진단법으로의 효과를 말하기는 어렵다27).
2. 영상의학적 검사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복부 초음파이지만 최근 CT나 MRI를 찍기도 한다. 영상검사의 정확도는 종양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2 cm 이상 크기의 종양인 경우 한 가지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될 수 있지만 5 mm~2 cm 크기의 결절로 존재하는 종양은 두 가지 영상 검사를 복합적으로 검사했다고 하더라도 2/3에서 진단을 놓칠 수 있다30).
1)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초음파로 간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민감도 60% 이상, 특이도 90% 이상의 효과가 있으면서도 방사선 조사의 위험이 없고, 비침습적 방법이어서 조기 검진 방법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31). 그러나 검사자의 기술과 경험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간경변증이 동반될 경우 경화 결절과 종양이 구별되기 어려우며 크기가 작은 초기 간암일 때는 진단이 쉽지 않다.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민감도 71%, 특이도 93%이며 양성 예측치 73%까지 보고되고 있지만32), 간경변증이 심하고 재생 결절이 있는 환자에서는 양성 예측률이 떨어지므로 환자에 따라서 나선형 CT 검사를 추가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초음파 소견에서 간암을 진단할 수 있는 아주 특징적인 소견은 없으며 3 cm 이하의 병변인 경우 균질성의 저에코도 음영을 보이지만 종양이 자라면서 일부 국소적인 괴사나 미세출혈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점점 비균질성 양상과 함께 고에코도 음영을 나타내게 된다.
2) 컴퓨터 단층촬영(CT)
CT는 초음파에 비해 좀 더 객관적이며 정확한 영상 진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민감도 89%, 특이도가 99%까지 보고되기도 한다33). 그러나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나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였을 때 조기검진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감시 검사를 하던 중 초음파 검사와 혈액학적 검사에서 간암이 의심되지만 진단을 내리기가 명확하지 않을 때 확인을 위한 검사로, 혹은 간암이 의심되었을 때 진단적인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간암이 의심되어 CT를 시행한다면 진단적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3상(arterial, venous, portal, 3-phase) CT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검진 주기
검진의 주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얼마나 많은 위험군에 노출되어 있는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종양이 어떤 속도로 자라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위험인자가 많은 환자라고 더 자주 검사할 필요는 없다. 과거 적절한 조기검진 주기로 4~12개월 간격이 제시되었는데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기검진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검사했을 때와 12개월 간격으로 검사했을 때 양 군에서 생존율 혹은 생존기간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34,35). 그러나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2개월 간격보다는 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하였을 때 보다 더 조기에 간암을 진단할 수 있으며 따라서 생존기간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36).
간암의 배가 시간(doubling time)은 평균 약 120일(140~398)로 알려져 있으며 크기가 작은 간암의 경우 1 cm에서 3 cm까지 자라는데 빠르게 자랄 때 약 5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종양의 부피와 배가 시간, 조기검진으로서의 경제성과 효과를 고려하였을 때 조기 및 감시 검사의 주기로 6~12개월 간격의 검사 주기를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 권고안에서는 위험군에 대해 6개월 간격의 검진 주기를 권하고 있다. 그러나 크기가 2 cm 미만의 작은 종양이면서 간경변증이 동반된 환자는 경화 결절과 종양의 감별이 잘 안될 수 있으므로, 간경변증의 원인에 관계없이 의심이 되는 환자라면 3~6개월 정도의 좀 더 짧은 간격의 추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37),38).
결 론
1990년대 이전 간암은 가장 예후가 나쁜 암이고 진단이 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암종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것은 간암 자체의 특성상 조기에 혈관 침범이 있어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며, 많은 환자들이 간 질환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암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자각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간암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에 간암을 진단하여 근치적 절제술을 비롯한 최선의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002년 이후 간암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내에서는 5대 호발암 중 하나이며 특히 50대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고 간암의 생존율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검진 대상자를 선별하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기 검진을 통하여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외국의 중요 학회 혹은 단체에서의 지침서가 소개되어 있으나 지역의 특성, 검진과 관련된 경제적 효과 및 비용 등을 고려한 국내 실정의 지침서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관련학회와 국립암센터에서 제시한 국가 암 조기 검진 지침이 있다. 여기에서는 40세 이상 남녀로 간경변증이나 간염 바이러스 감염된 대상자에 대해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나 AFP 검사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실제 진료에서는 이전의 검사 결과와 현재의 질병 상태, 다른 위험인자들을 감안하여 환자 개개인에 맞는 검진 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