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이상이 없이 반복적으로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를 비심인성 흉통(noncardiac chest pain, NCCP)이라 하며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많은 수가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1). 이들은 지속적, 반복적인 통증 및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며 반복하여 병원을 찾게 된다. 비심인성 흉통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며, 근골격계 질환, 정신과적 질환, 종격동 및 늑막 질환, 결체 조직 질환, 그리고 담도 및 위장관 질환 등 여러 원인이 관여하며, 최근 식도 질환이 중요시되고 있고, 그 중 위식도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2). 최근 비심인성 흉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전향적 연구를 보면, 비심인성 흉통의 원인 질환으로서 약 41%가 위식도역류질환이고, 식도운동질환(esophageal motility disorder)을 포함하면 64%가 식도질환임이 보고된바 있다3).
위식도역류질환과 관계 없는 비심인성 흉통(non GERDrelated NCCP) 환자 중 약 30~40%는 식도운동질환을 나머지는 식도의 통증의 과감각 즉, 내장 과민성(visceral hypersensitivity)을 나타낸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비심인성 흉통의 식도관련 병태생리는 위식도역류질환, 식도운동질환 그리고 내장과감각(visceral hyperalgesia)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비심인성 흉통의 병태생리를 명확히 규명하여 임상적으로 감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비심인성 흉통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흉통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에 대한 체계적인분석이 중요하다. 최근 국내의 전향적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세한 병력 청취 및 구체적 증상 분석이 비심인성 흉통 환자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고함으로써 자세한 증상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3).
심장 질환에 의한 흉통이 배제된 환자들에서 식도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현재까지 잘 알려진 검사로는 상부 위장관 내시경, 식도내압검사,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검사 등을 들 수 있다. 비심인성 흉통 환자 중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미란성 식도염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약 5~35%로 비교적 낮게 보고되고 있다4). 그러나 상부위장관 내시경은 식도 및 위, 십이지장의 구부를 육안적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로서 미란성 식도염 및 그로 인한 합병증을 확인하고, 위암이나 소화성 궤양 등 상부위장관의 다른 병변을 감별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꼭 필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식도내압검사는 비심인성 흉통 환자 진단에 낮은 민감도를 보이며, 다수의 비심인성 흉통 환자가 정상 식도 운동을 보이므로 그 임상적 유용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과적 식도운동 및 호두까기식도와 미만성식도경련증 등은 비심인성 흉통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서 여겨진다.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미란성 식도염을 보이지 않는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검사 방법으로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검사가 있으며 검사의 침습성 및 환자에게 주는 불편감 등 여러 요소에 의해 현재는 유용성이 떨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양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의 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PPI 검사는 양자펌프억제제를 투여하고 증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으로서 현재 서양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Fass 등은 비심인성 흉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연구에서 PPI 검사의 진단적 유용성을 처음 보고하였으며5) 그 이후로 여러 연구에서 PPI 검사의 유용성이 입증되어 왔다6). 최근 국내에서 시행된 비심인성 흉통 환자에서의 PPI 검사의 진단적 의의 및 적정 기간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서양과 달리 PPI 검사 기간이 7일보다는 14일이 적절하였고, 그 민감도 및 특이도는 각각 83%와 62%였다7).
미국 AGA (American Gastroenterology Association)에서 비심인성 흉통 환자 접근법에 대해 제시한 지침을 살펴보면, 첫째, 식도내압검사는 특이도가 낮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질환을 발견할 확률이 낮으므로 첫 번째 검사법으로는 부적절하며 둘째,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상 특이병변이 없으며, 고용량의 PPI 치료에 반응이 없는 비특이적 역류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검사가 유용하나 진단율은 낮은 편이며, 마지막으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로 약물에 반응이 없는 난치성 역류 환자에게는 impedence monitoring이 필요하다고 권하고 있다8).
위식도역류질환과 관련 있는 비심인성 흉통 환자의 경우 양자펌프억제제가 일차 선택 약제이며, 유지 요법이 필요하다. 한편, 위식도역류질환과 관련없는 비심인성 흉통 환자 중 식도운동질환에 대한 치료로는 평활근 수축을 조절하는 약물 등이 제시되나 그 효과에 대한 연구 보고는 드물며, 내장과감각의 조절 등을 위해 trycyclic antidepressants (TCA), trazodone 그리고 serotonin uptake inhibitors (SSRIs) 등이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9). 최근 국내에서 위식도역류질환과 관련 없는 젊은 연령의 비심인성 흉통 환자에서 새로운 정신작용약제인 selective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가 효과적임을 발표한 이중 맹검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고 하겠다10).
이번 호에 실린 김 등의 논문은 비록 전향적으로 수행되지 않아 환자 선택 및 추적검사의 일부 제한점은 있으나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식도 미란이나 궤양이 관찰되지 않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서 비심인성 흉통의 원인 및 양자펌프억제제의 치료 성적을 제시하고자 한 점에서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다만, 이전의 국내연구가 전향적인 연구였던 점과 비교할 때, 그 증상 분석에 있어서 신뢰도가 높은 증상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및 양자펌프억제제의 투여 용량이 일정하지 않았던 점 등은 후향적 연구의 단점 등으로 기인할 수 있겠다. 그러나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서 표준용량 이하의 양자펌프억제제에 대한 반응을 제시한 의미있는 연구로써, 양자펌프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심인성 흉통 환자에 대한 향후 치료 전략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